어쩌면,

어쩌면,

$12.00
Description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가득한 아이의 세상
걱정과 미안함으로 가득한 엄마의 세상
각자의 세상을 연결하고 위로하는 또 다른 세상의 선물
제주아동문학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원경 작가의 장편 동화이다. 이혼 후 제주로 이주한 한 엄마와 아이의 애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를 비롯해 많은 엄마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바쁘고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데, 저자는 또 다른 삶을 그리며 찾은 제주에서 어린아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아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내 아이도 나를 이렇게 기다렸을까, 내 아이의 세상도 이렇게 외로웠을까, 생각하면서 기다림에 익숙한 아이들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동화를 짓게 되었다. 아이유의 ‘러브 포엠’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그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위로를 받은 저자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 같은 동화를 만들었다.
동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과 따뜻함으로 위로를 전한다. 우리가 외로움과 기다림 속에 있을 때도 달빛과 별들이, 꽃과 바람과 나비들이 우리를 지켜보며 애정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지친 하루를 더 크고 아름다운 세상과 만나게 해준다. 같은 엄마로서 저자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신기영 작가가 글에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따뜻함을 더했다.
저자

이원경

〈대한민국행복나눔〉문예콘텐츠공모전에서산문부문「가슴동생송이」로금상을받으며등단했습니다.미디어교육을전공하고관련교육을하면서수집한일화를엮어2018년『아스팔트에개미도살고있어!』를출간했습니다.
현재제주서귀포에서아이들과함께글을쓰고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나는30년차맞벌이엄마였다.언제나최선을다하는엄마라고주문을걸며늘아이들의성장속에내삶을두었다는것을느낀것은6년전이었다.정신없이치열하게살다,어느날문득지쳤다.내가정말하고싶었던일이아니라해야하는일에묶여있는건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그리고그런현실에서벗어나고싶다는이기적인생각을했다.그렇게제주로왔다.
제주에서의삶은초등학교학생들과함께시작됐다.20년넘게치열한경쟁속에있다가아이들의해맑고순수하고아름다운생활속으로들어가니마냥행복했다.이전처럼경쟁에서이기는것을가르치지않고,‘너의행복’을위한가치를가르치는일이참좋았다.그러다‘나와내아이들의삶’을마주할수있었다.제주에온첫해,돌봄교실에다니는아이들과많은시간을보내면서오래전돌봄교실속내아이들을만나게되었다.
‘아,내아이들도겉으론별일없이지냈지만,매일엄마가언제올지기다렸겠다.’
일찍데리러간다고해놓고는,간혹일때문에어쩔수없이늦게갔던적을떠올렸다.친구가모두돌아가혼자남은돌봄교실에서엄마를기다리던아이는어떤생각을했을까?엄마를만나고해맑게웃던모습만기억하던나에겐충격이었다.
‘어쩌면,내아이도엄마를거짓말쟁이라고생각하지않았을까?’
‘어쩌면,내아이도혼자남은시간이지독히외롭지는않았을까?’
어린내아이들이수많은날,수많은시간엄마를기다렸을것을생각하니갑자기눈물이차올랐다.그때의쓰린마음이이동화를시작하게했다.
어느날,문득외롭다는생각이들었다.내가원한제주생활이었지만,가족과떨어져지내는것은외로움의연속이기도했다.그날도참외롭다는상념에빠져있었다.그때아이유의‘러브포엠’이라는노래가들렸다.서정적멜로디도좋았지만,가사가귀에꽂혔다.그렇다.우리는모두각자의세상에갇혀각자의관점에서주변을판단하곤한다.하지만조금만눈을돌리면나의판단과다르게나를위로하는것들이정말많다는것을알게된다.
새삼내가제주로온이유를생각했다.외로움을느낄때바다를보고있으면외로움이사라진다.넓은품을가진바다에나의외로움을던지면바다는그대로받아주기때문이다.천천히걷다만나는제주의들꽃,나무의푸르름,노을,파란하늘,상쾌한바람,제주가품은많은것들이나의외로움을채워준다.이노래가사는6년전느꼈던마음에불씨를살렸다.아이들로시작해제주와함께동화를완성했다.
나는이동화를통해아이들을,엄마를,아빠를위로하고싶다.서로의마음을좀더읽고바라보라고말하고싶다.이동화의그림은맞벌이엄마동지인30년지기친구신기영화가가그려주었다.내글을읽고흔쾌히그림을그려준신기영화가께감사를전한다.사랑을담아따뜻하게전하는그녀의서정적인그림은언제나감동을준다.사랑하는친구,감사해요.두엄마작가의고백과위로가세상의외로움을조금덜어낼수있기를.

책속에서

먼산봉우리에걸린해가붉은빛으로퍼질때쯤솔은가만히마당을나와돌담으로갑니다.처음에는돌담에기대골목끝을봅니다.이내솔은돌담아래작은몸을포개앉아하염없이골목끝을쳐다봅니다.까만밤이되기전집에온다던엄마는왜아직오지않을까요?(7쪽)

오늘은정말이지솔의세상에오롯이솔만있는것같습니다.순애할머니는집안에있으라고했지만,솔은돌담으로나갑니다.돌담밑에작은몸을웅크린솔의어깨에서서히어둠이내려앉습니다.여기이렇게돌담밑에서골목끝을보면,버스불빛이잘보입니다.그렇게솔은돌담밑에서엄마를기다립니다.(18쪽)

시간이얼마나지났을까요?골목끝에불빛이비칩니다.버스가도착했어요.이번에는꼭엄마가탔겠죠?엄마가약속했잖아요.어둡기전에는꼭돌아온다고…….반가운마음에벌떡일어난솔은그대로골목끝으로달려갑니다.버스가이번에도불빛방귀를뿜고냅다달립니다.(27쪽)

솔의하염없는기다림의시간에하얀나비도함께합니다.사실하얀나비는오늘낮부터솔을따라다녔어요.돌봄교실이끝나고순애할머니와집으로가는솔을발견하고솔의어깨에앉아인사를했어요.하지만솔이지나가는자동차를보느라미처나비를보지못했어요.나비는아까부터솔의집근처에있었어요.나뭇가지에앉아달님과작은꽃들이솔을위로하는것을보고있었어요.(40쪽)

솔도제주의생활을좋아하는것같아다행이지만,이렇게일이밀려회사가늦게끝나면엄마의마음은조급합니다.솔이집에서혼자있는것을생각하면엄마의마음도아픕니다.솔이혼자있게된것이마치엄마때문인것같기도합니다.
엄마는사장님이준마지막일거리를빨리끝내려고열심히일을합니다.그런엄마를하늘의빛나는달님이지그시지켜봅니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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