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토요일 오후 - 한그루 시선 37

어느 토요일 오후 - 한그루 시선 37

$10.00
Description
‘시린 아름다움’에 감응하는 어느 오후의 시 세계
한그루 시선 서른일곱 번째 시집은 김순선 작가의 신작 시집이자 일곱 번째 시집 《어느 토요일 오후》이다. 총 5부에 걸쳐 61편의 시를 실었다.
이번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 책, 공연, 탐방 등 시인이 여러 문화예술 현장에서 보고 느낀 감정을 창작의 토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시인은 문학의 인접 장르를 두루 접하면서 그 속에 담긴 미적 가치와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대화적 상상력’을 시도하고 있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시인이 접한 다양한 예술 장르와 그 개별 작품은 서로 다른 예술적 완성도와 미적 성취를 자아낸다. 따라서 이것들과 조우하는 그의 시적 상상력은 그만큼 독특한 시적 개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시적 진실 면에서도 다양한 층위를 나타낸다.”고 평한다. 또한 시인이 포착한 ‘시린 아름다움’에 주목하며 “제주의 이러한 ‘시린 아름다움’은 제주 사람들과 제주의 풍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고 있는 제주의 귀중한 미적 가치가 아닐 수 없다.”고 전한다.
저자

김순선

저자:김순선

2006년『제주작가』신인상으로등단.

〈한국작가회의〉〈제주작가회의〉〈제주크리스찬문학회〉회원으로활동.

시집『위태로운잠』『저,빗소리에』『바람의변명』『백비가일어서는날』『따뜻한국물이그리운날』『사람냄새그리워』,ebook『사색,책의향기가우리를부를때』등이있음.

제5회제주어문학상수상.

목차

1부바다의숨소리를들으며
성산포의아침|빛이내리어|나무로살아가기|너에게로|아름다운능선|외딴곳|한마리새를위하여|새끼돌고래|향수|별을낚는사람|용천수의꿈|기쁨이솟아나네|아름다운귀|토산노단샘|태곳적여인|성에낀유리창

2부정전된카페에서
차나마시게|수레바퀴|단팥인생|의자|관|그림의떡|나는선택할수없어요|소통의부재|조르바,너는지금뭐하니|해무

3부새가허공의세계를넓혀가듯이
욕망|사랑의노예|봄의제전|슬픈오해|영원한사랑|여자의마음|첫사랑|가슴에별이총총|새가허공을넓혀가듯이

4부베지근한가을
하논마르|적송위의나부상|소금빌레|눈섬|대흥사연리근앞에서|몽돌해변|위태로운산담|돌에도길이있어|꽃잔대같은여인|부덕량의묘앞에서|성읍리정소암가는길|토종씨앗지킴이|전세비덕코지|불림모살길따라

5부봄을피워올렸다
거미줄|나도수정초|끝물에핀호박꽃|땅만보고사느라고|떨어져있는것들|밥심|순종|아침을여는수다|우울을씻으러|녹차들깨수제비를먹던날|이름따라|버스를기다리며

[해설]시의‘대화적상상력’,‘시린아름다움’의감응력(고명철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서시_어느토요일오후>

들깨바람불어오는들판쏘다니듯
거리를기웃거리다
중산간마을에펼쳐지는별들의고향같은
메밀집간판보고무작정들어갔다
하얀소금꽃이서걱거리는메밀밭언저리에서
오랜시간숙성된
가늘고긴이야기가이어지는
담백한메밀국수속으로

목적없이시선이머무는곳에서
물결사이에고여있는
풍경을조준하며
왜가리걸음으로
물위를더듬는다

돌담위에앉아멍때리는길고양이처럼
물속을들여다보노라면
누군가떨어뜨린
주인없는이야기하나
말갛게고개를
내민다

<돌에도길이있어>

한라산봉우리를움푹떠다세워놓은듯
봉긋한산방산
깎아지른절벽들이
지는해에빛나고있다

현무암천지인제주들녘사이에
귀하게솟아난누르스름한덩어리들
그옛날비석도만들고동자석도만들었다는
산방산조면암찾아갔다
구전으로흐르듯
쪼개진파편들이여기저기널려있다
조개무덤같은조면암자투리들이
옛이야기들려준다

돌에도길이있어
아무리힘이센장사라도
집채만한덩어리비석돌채취할때는
힘으로만은얻을수없어
돌의길을볼수있는돌챙이눈이필요해요
실금같은결을바라보며
돌의길찾아가듯
길없는길위에서
삶의길찾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