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봄 (장영춘 시집)

달그락, 봄 (장영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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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궁극의 리듬이 안내하는 길
한그루 시선 마흔한 번째 시집은 제주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영춘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총 5부로 나누어 66편의 시를 수록했다.
2018년 『단애에 걸다』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이번 시집 『달그락, 봄』에서는 인간의 본성에 기반하여 부재와 결핍으로 인한 관계의 단절을 회복하려는 욕망의 현시화(顯示化)를 시도하고 있다. 이별 혹은 사별로 인한 그리움의 정서가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일상에서의 자아와 근원적인 자아의 단절을 해소하려는 시도에서부터 자아와 타자의 불통을 넘어서려는 분투에 이르기까지 그 상관관계는 다분히 복합적이다.
임채성 시인은 해설에서 “‘결핍’은 사랑과 욕망을 매개한다. 결핍 안에서 정해지는 사유의 방향에 따라 인간의 영혼은 존재론적 상승을 바라보기도 하고, 욕망의 논리 속에서 세속과 염세에 물들어 하강하기도 한다.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는 장영춘 시학의 또 다른 특징은 부재와 결핍을 딛고 일어서려는 힘에 있다. 분명한 실재로서 존재했던 것들의 부재, 채워져 있어야 할 것의 결핍에 대한 반작용으로서의 사랑과 그리움이 이번 시집의 근간이자 궁극이라 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저자

장영춘

저자:장영춘
2001년《시조세계》등단.
제주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제주시조시인협회회원.
시집『쇠똥구리의무단횡단』,『어떤직유』,『단애에걸다』,현대시조100인선『노란,그저노란』.

목차


1부누구의안부일까,일렁이던파문은
봄,엿보다|연두의시간|산목련|해후|산정호수의아침|그여름|가을을전송하다|나바론절벽|자작나무소묘|상사화|외면했던날,뒤에오는|11월의숲|빙벽氷壁

2부사람도섬이되는그런날이있다
길없는길위에서|무인도|그사랑어쩌라고|번아웃|배설|맨발|남이섬연가|허공의집|족쇄를풀어줘|팔월의시|고지서|겨울엔|폭설|책장을정리하다

3부채우고채워도허기로피는꽃
어머니숲|노란지팡이|가을장마|반지기밥|아버지의바다|노각|아직도저기,|팔순의마당|영주기름집|아프리카펭귄|구피의하루|야학의꿈|시대변천사

4부메아리로가득찬그길위에마주서면
당신堂神을찾던당신|어머니의방|산방산,그자리|수산유원지|표해록발자취따라|창꼼바위|구상나무|봉근물|터진목|빛의벙커|물과물이손맞잡고|고시락당|하늘연못

5부기다린당신의봄은
한라산의겨울|그날,이후|달그락,봄|사월을노래하다|단비종일내렸다|어떤영상|싱어게인|보리밭|팽목항에서|탐라입춘굿|달밤|도문에말하다|만주

[해설]결핍의시간,충일의욕망(임채성시인)

출판사 서평

추천사

시집『달그락,봄』은자연과인간의내밀한교감을다루고있다.탈인간중심의시선으로화자가자연을호명하는발화방식은장영춘시의서정을개성적으로건설하는시적장치이다.시에서시적화자는자연사물을폭력적인눈길로재단하거나감정으로윤색하지않는다.때문에인간과자연은경계를넘어서서혼융되는세계를창안한다.또한,‘나무,들꽃,물매화,숲’등의의인화된자연사물은,시적화자가잠언과같은생의진실을인식하는동기를제공하고있다.왜냐하면시에다수등장하는자연물은화자의과거아픈경험의서사를내장하고있기때문이다.시각이청각과후각그리고촉각으로감각의전이와결합을통해고통의서사는추상적인관념에서구체적사물이미지로변주되고있다.장영춘의시세계는감각의전이와시적화자의개성적인발화형식으로소외된이들을호명하고,자연과인간의육체가뒤섞이는혼융의세계인동시에우주적인공간으로확장을시도한다.이시집은사물이우리에게건네는따스한흰손처럼“사람도섬이되는그런날”의아름다움,생의비의(秘義)를미문으로정확하게겨누고있는시집이다.
-서안나(시인)

책속에서

누구의안부일까,
일렁이던파문은

소금쟁이수묵화치던물장오리산정호수
언제나마르지않은푸른눈빛간직한

서둘러떠나간자리
여백으로남긴채

분화구에몰려든어진안개달래던
설문대둥근밥상에고봉밥한그릇

오늘도모락모락
한끼니위로를얹고

벼랑끝외줄타던산딸나무사이로
어느새수천마리나비우화를꿈꾼다

-‘산정호수의아침’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