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던 하늘 (최성각 산문집)

나무가 있던 하늘 (최성각 산문집)

$19.35
Description
“소나무를 쓰러뜨린 사람은 하늘도 파괴했다.”
우리는 나무가 있던 하늘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삶과 문학론이 담긴 산문집
에세이로 세상의 폭력에 맞서다

“어쩌다 ‘환경운동하는 작가’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소설도 썼지만 나는 그동안 에세이를 더 많이 썼다. 소설도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 열린 세계이지만, 내게 영향을 미치는 급박한 힘에 바로 대응하는 데에는 에세이가 더 빠르고 좋은 도구였던가 보다. ‘세상의 소설’은 여전히 인간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나는 인간이 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내 에세이에 담기 시작했다.”(‘작가의 말’에서)
작가로서, 환경운동가로서 끊임없이 이 사회에 발언해온 최성각의 새 산문집 《나무가 있던 하늘》이 나왔다. 이 산문집이 특별한 것은 최성각의 삶과 문학론이 온전히 실려 있다는 점이다. 이 세상의 거대한 폭력에 에세이로서 대응해온 작가의 일관된 삶이 아로새겨져 있는 산문집이다. 시간적으로는 1987년 광산촌 르포에서부터, 2022년 현재에 걸쳐져 있다. 특유의 생태주의 에세이를 비롯해, 성장기 등을 담은 자전적인 내용, 르포와 기행문, 1990년대 초 상계 소각장 건설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환경운동에 전념해온 시기의 글 등이 담겨 있다. 특히 탄광촌에서 5년 동안 국민학교 교사로 재직한 적이 있는 그가 1987년 쓴 〈검은 분노의 땅: 1987년 태백탄전의 뜨거운 8월〉은 새롭게 발굴된 귀중한 르포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최성각은 한 문예지의 청탁으로 1987년 태백 탄광촌에서 일어난 노사분규를 취재했는데, 이 글에는 ‘제2의 사북사태’로 번질지도 모르던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기자들은 현장에 찾아와보지도 않고 왜곡된 기사들을 썼는데, 최성각은 현장의 노동자들을 꼼꼼하게 만난 뒤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저자

최성각

1955년강릉에서태어났다.중앙대문예창작학과에서문학을공부했다.1976년《강원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당선,1986년《동아일보》신춘문예중편소설당선으로작가가되었다.젊은날에는중앙대,명지대등에출강한적도있다.1993년상계소각장문제로환경운동에뛰어들기시작했다.1999년화가정상명님과같이환경단체‘풀꽃세상’을창립해서새,돌멩이,억새,조개등비인간에게참회와감사의환경상을제정해드리는방식으로환경운동을벌였다.그즈음새만금갯벌을살리기위해‘삼보일배’운동을창안했으며,“21세기는’노벨평화’의시대가아니라‘생명평화’의시대”라는개념을창안했다.단체를회원들에게넘겨준후풀꽃평화연구소를개설했다.
소설집《잠자는불》《택시드라이버》《부용산》등이있으나모두절판되었다.그후,생태소설집《쫓기는새》《거위,맞다와무답이》《사막의우물파는인부》,생태산문집《달려라냇물아》(절판),《날아라새들아》(절판),《산들바람산들분다》,환경책서평집《나는오늘도책을읽었다》,《욕망과파국》등을펴냈다.《쫓기는새》로제30회요산문학상을,글과환경운동의병행으로제2회교보환경문화상을받았다.2004년부터춘천외곽에서시골살이를시작해현재에이르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흩어져있는글들을묶고나니,내삶이보인다

1.사람의도리를지키는삶

나무가있던하늘을무엇으로채울까
폴라니가족의식탁
생태적위기와새로운글쓰기
최성일장례식가는길
‘기증책도서관’건립을제안한다
사티쉬쿠마르
헬레나노르베리호지

2.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다

A4한장에서구름을본다
‘비’혹은‘물’에관한여섯개의잡설
흙에대한아홉가지단상
흔들리는생명의바람
‘100년후’에우리는없다
먼저말을바로써야한다
‘빤스’고무줄로새총을만들자
‘한살림’은계속우리시대의구명보트일수있을것인가
갯벌
“행인들에게피해를줘서는안돼”
나는분노한다,녹색성장을

3.인생은슬프지만아름답다

불량청소년과문학
나를만든것은고향의‘어른들’이었다
말향고래와멸치떼
‘어머니’는내게잔혹한글감이다
인생은슬프지만아름답고,세월은속절없다
내롤모델은내아버지다
외롭고심심해서책을읽었다

4.도대체산다는일은무엇일까

‘가평사내’는식당을이내찾았을까?
우리곁의이름모를조용한의인들
귀로본다:귀에대한다섯가지단상
소인배들의약속도위대할수있다
젊은이들에게건네는다섯개의질문
행복한가정보다는‘아름다운가정’을
프리드리히황제의언어실험
‘한사람’과세번결혼한내친구이야기
허망한,범죄의추억
보통사람을차별하는보통사람들
위대한바보들

5.속절없이시간은흐른다

‘후쿠시마이후’에도우리는끄떡없구나
쓰레기소각정책,망국으로가는길
우리를부끄럽게만든한노병의방한
캠프페이지이야기를또꺼내면불량시민일까?
검은분노의땅:1987년태백탄전의뜨거운8월

6.스스로아름다운사람들

모든민족은스스로아름답다
내가만난티베트전사
기억하라딸들이여,쿨루계곡의몬순을
히말라야의아침새소리
나마스테,네팔

출판사 서평

“작가란목숨을내걸고직언하는사람”

책제목은소로의글에서따왔다.우리는‘나무’가베어진빈하늘을무엇으로채울수있을까?지금으로서는그무엇으로도채우지못하고있다는안타까움이반영된제목이다.나무가베어지고그로인해재앙이시작되었지만,우리는아직도성장주의,경쟁과속도,욕망등에만매몰되어있다.소로는소나무한그루가베어지자다음과같이탄식했다.“소나무가차지하고있던하늘은앞으로200년간빈다.소나무는이제재목이되었다.소나무를쓰러뜨린사람은하늘을파괴했다.……강둑을다시찾아온물수리는앉아서쉴익숙한나뭇가지를찾아빙빙맴돌아도못찾을테고,매는새끼들을지켜줄만큼우뚝솟았던소나무들의죽음을슬퍼할것이다.”(16쪽)
최성각은“당신은왜환경운동을하는가?”라는질문에“사람들이나무를베기때문이다”라고답했다.이때‘나무’는최성각의어린시절깨끗하고아름답던바다이기도하고,댐소동에서간신히살아난‘동강’이기도하고,죽어버린‘새만금’이기도하고,잘흐르는강에보를만들어서강의흐름을잘라버린‘4대강’이기도하고,단사흘간의알파인스키장을위해500년된수림을베어버린‘가리왕산’이기도하다.
최성각은나무를베어거기에서이익을얻을게있다는사람들과이사회의시스템을아픈마음으로바라본다.그리고한작가로서이생태적위기의시대를증언한다.“일찍이겪어보지못한난공불락의난제(생태적위기)가인간성을파괴하고,오염시키고,근원적으로인간의속성에대해질문하게하는자기파괴적성격을띠고있”(49쪽)기때문이다.“작가란보통사람이알아들을수있는쉬운말로당대가직면한가장절박한문제를마치조선조선비들이목숨을내걸고그랬듯이직언하는사람이라고생각합니다.”(48쪽)
최성각의글은한국생태문학의보고이면서,한국환경운동의살아있는역사이기도하다.1990년대초상계소각장건설반대운동으로환경운동에뛰어든이후지금에이르기까지그는아름답고힘찬문체로이시대의산업시스템과인간의욕망을비판해왔다.소설도썼지만특히에세이를통해이시대를증언해왔다.이런최성각의글을읽으면우리를둘러싼이세계와나자신을끊임없이돌아볼수밖에없다.이지구라는행성에서인간은여러생명체와어울려사는한생명체에불과하다는것을절실히깨달을수밖에없다.이것이최성각의글이가진힘이다.일관되게생태문학을하면서‘행동하는작가’로살아온최성각의산문정신을가득엿볼수있는책이다.“우리가취하고나아가야할길은자연을파괴하고인간성을잃으면서까지이룩해야할건설과개발의길이아니다.그길은부자를더부자로만들고,우리서민들을더핍진하게만들그런길이다.비슷하게살고,자연에대해존경심을회복하고,‘하늘’을어려워하고사람과사람사이에서는‘경우’가흐르도록해야한다.그런노력이아닌모든헛된노력은우리를정말가난하게만들것이다.”(1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