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 (기본소득을 넘어 국가를 다시 생각해보기)

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 (기본소득을 넘어 국가를 다시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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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본소득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구태의연하고 허술한 무기”

그렇다면 무엇을 보장할 것인가? 소득이 아니라 경제적 안전 보장을!
결국 문제는 민주주의!
《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기본소득론을 전면 비판하는 책이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저자 김공회는 기본소득의 역사와 자본주의 발달사를 함께 재점검하면서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그동안 기본소득론자들은 무엇을 주장했고 그 모순은 무엇인지를 밝힌다. 그러면서 저자는 단호하게 결론 내린다. 기본소득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구태의연하고 허술한 무기”라고. 즉 기본소득은 책의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공상 혹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론의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특히 자본주의 경제의 내적 메커니즘이 어떠하고 그것이 체계적으로 일으키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자본주의 스스로 어떻게 변모하면서 자신이 일으킨 문제에 대한 그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는지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몰이해 위에서 제시되는 대안이 얼마나 효력을 가질까?”(9쪽)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순하고 보수적인 기본소득론은 지난 역사에서 계속해서 실패했고, 또 앞으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큰 정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

김공회

경상국립대학교경제학부교수.서울대에서경제학학사·석사학위를영국런던대(SOAS)에서‘세계(시장)’의경제학적개념화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경제학)를받았다.유학에서돌아온뒤에는국회에서보좌관,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HERI)에서연구위원등으로있으면서현실경제의작동을지켜보기도했고,홍대앞한엘피(LP)바에서디제이로일하면서그현실의경제에직접뛰어들기도했다.대학에자리를잡은뒤에는대통령직속정책기획위원회위원,경상남도도정자문위원회위원등을지내며그간의연구와경험을결합하고자노력했다.
최근의주요논문으로는〈긴급재난지원금은기본소득의마중물인가〉〈소득주도성장론의본질과한계〉〈‘촛불정국’의사회경제적차원〉등이있으며,《기본소득시대》《왜우리는더불평등해지는가》《세계화와자본축적체제의모순:마르크스주의적접근》등을함께썼고,《세금이란무엇인가》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기본소득론이계속실패하는이유

1부.기본소득의과거:세번의전투,세번의패배

1장첫번째전투:자본주의형성과기본소득
자본주의경제의주기적위기와산업혁명들|‘기본’요구의등장|첫번째전투:자본주의의성립과‘기본’|‘기본’주장의즉자성,그리고보수성과발본성|자본주의의확립,그리고‘기본’의패배|맺음말:지나치게단순하고보수적인

2장두번째전투:자본주의변모와기본소득
두번째산업혁명과그결과|‘기본’,다시등장하다|두번째전투:자본주의모순의심화와국가의변모|‘기본’의재산관:‘카이사르의것은카이사르에게’|‘기본’이택한길:최소국가를향하여|맺음말:현대자본주의와복지국가

3장세번째전투:자본주의심화와기본소득
자동화와기본소득|음의소득세제의출현|복지국가에대항하는무기로등장한기본소득|조용한내전:보편적급부제vs음의소득세제|음의소득세제:보수의정책?자본주의심화의산물!|‘패배’판정의이유|음의소득세제의현실성|1부를마무리하며:‘기본’의역사적재구성

2부.기본소득의현재:‘기본’의부활

4장기본소득,몽상에서현실로?
왜지금기본소득인가:기본소득론이그리는세상|‘기본’의역사재고찰:기본소득론이말하는역사vs.실제의역사|기본소득개념(정의)재검토:복지국가에대한반발로서기본소득론|기본소득론해부:‘(선별적)징발’과‘(보편적)지급’|기본소득론과소유권:다시기본소득론의보수성에대하여|기본소득론이사회갈등을다루는방식|국가를향한기본소득론의모순된시선|맺음말:(복지)국가에대한불신의기원

5장기본자산의이상한부활
기본자산제의유혹|근본적인질문:왜‘자산’인가?|자산보다는소득|자산불평등은어찌할것인가?|기본자산제가내포하는문제들|맺음말:‘기본’이되는사회를향하여

6장우리는‘기본소득사회’로가고있는가
한국에서기본소득의현실|코로나19발경제위기의독특한성격:‘관리된위기’|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19위기에대한긴급처방전|긴급재난지원금,무엇의마중물인가?|맺음말:기본소득의‘제자리’는?

3부.‘기본’을넘어서

7장무엇을보장할것인가:소득이아니라경제적안전을
‘불평등’문제의식:환원주의|‘불평등’문제의식:의의와한계|자본주의경제의얼개:‘재생산’이라는문제를중심으로|불안정성:자본주의특유의경제문제|대응책:경제적안전의추구|맺음말:무엇을,어떻게보장할것인가

8장현대복지국가:경제적안전보장의사회화
세계적으로확산중인사회보장확대론|경제적위험과그대응|한국의사회보장:해체와재구성|한국의사회보장:확대의필연성|사회보장강화의방법들:분배와소비를중심으로|맺음말:기본소득의‘제자리’

9장결론:‘기본’이위태로워진시대,국가의역할은?
기본소득과사이비-기본소득:‘보편적수당’의전망|기본소득이촉발하는독특한순환|국가의역할재검토:생산의정치복원을위하여|맺음말:결국문제는민주주의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기본소득을전면비판하는책

기본소득이인기다.인기를넘어자본주의경제의불안정성을이겨낼하나의진보적인대안으로까지거론되고있다.기본소득론자들은4차산업혁명으로일자리가불안정해지는현실에서불평등과양극화를해결하기위해서는기본소득이꼭실현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마치기본소득이도입되면자본주의의모순이거의해결될것처럼주장하고있다.그렇다면기본소득은진정불평등과양극화를해결할수있을까?경제의성격을근본적으로바꾸는무기가될수있을까?4차산업혁명이완수되는미래에인류를위한새로운소득보장정책이될수있을까?무엇보다기본소득은현실적으로실현가능한정책일까?
《기본소득,공상혹은환상》은최근인기를끌고있는기본소득론을전면비판하는책이다.마르크스주의경제학자인저자김공회는기본소득의역사와자본주의발달사를함께재점검하면서기본소득이무엇인지,그동안기본소득론자들은무엇을주장했고그모순은무엇인지를밝힌다.그러면서저자는단호하게결론내린다.기본소득은“우리의미래를책임지기에는구태의연하고허술한무기”라고.즉기본소득은책의제목에나와있는것처럼‘공상혹은환상’에불과하다는것이다.“기본소득론의문제가바로이것이다.그것은우리가어디에서와서어디로가고있는지,특히자본주의경제의내적메커니즘이어떠하고그것이체계적으로일으키는문제가무엇인지,그리고더중요하게는자본주의스스로어떻게변모하면서자신이일으킨문제에대한그나름의해결책을내놓는지를올바로이해하지못한다.그런몰이해위에서제시되는대안이얼마나효력을가질까?”(9쪽)그렇기때문에지나치게단순하고보수적인기본소득론은지난역사에서계속해서실패했고,또앞으로도실패할가능성이큰정책이라고저자는말한다.
기본소득에대한찬반을넘어자본주의경제의흐름을한눈에살필수있는이책은3부로구성되어있다.1부는기본소득또는기본소득과유사한여러제안들의역사를살핀다.18세기후반부터20세기후반까지세차례산업혁명을겪을때마다‘기본을보장하라’고외치는사람들이등장했는데,이때마다‘기본’론자들은패배했다는게저자의주장이다.처음에는임노동체제의확립과근로조건의점진적개선을통해(1장),그리고두번째엔국가의유례없이적극적인역할을통해(2장),세번째는소득세제를통한정밀한소득보장제도를통해(3장).오늘날의기본소득론은임노동제나복지국가,그리고소득세제의의의를애써축소ㆍ부정해가면서매우편협한방식으로재구성된것이라는게1부의결론이다.
2부는오늘한국에서펼쳐지고있는‘기본소득의현주소’를고찰한다.복지국가에대한반발로서성립된기본소득의개념을재검토하고(4장),기본소득과함께최근‘기본시리즈’로각광받는기본자산의의의를살펴본뒤(5장),코로나19국면에서실행되어기본소득론자들의열광적인환호를자아내기도했던긴급재난지원금등의성격을밝힌다(6장).기본소득론자들이‘기본소득의마중물’로환호했던긴급재난지원금은‘보편적급부’일뿐이지기본소득과는전혀관계가없다는점도드러난다.결국저자는기본소득의현재는과거와마찬가지로‘패배’에가까울것이라고결론짓는다.
3부는기본소득이현실에서패배할정책이라면,과연무엇으로불안정한삶과위험에대비할것인지를논한다.삶의안정성이교란된대중에게보장해줘야할것은소득이아니라경제적안전이며(7장),그경제적안전의제공자로서국가의역할을다시조명한다(8장,9장).국가는자본주의경제를구성하는세측면,즉생산·분배·소비에모두관여할수있고,이를통해해결책을마련할수있는유일한기구라는점이강조된다.

누가안전을보장할것인가?:국가의역할을다시생각해보기

기본소득이대중의삶의안정성을보장해줄수없다면무엇을해야하는가?저자는‘국가의역할’을다시생각해보자고말한다.자본주의경제를구성하는세측면은생산·분배·소비이다.누구든일정한자격으로생산에참여하면,일정한소득을분배받고,이러한소득으로각자필요한물품을소비한다.생산-분배-소비의사이클이반복되면서인간의삶도,그리고경제전체도재생산된다.하지만마르크스가지적했듯이자본주의는주기적으로위기를겪게되어있다.이세측면이늘교란될수있는것이다.그렇다면삶의안정성이교란된대중에게무엇이보장되어야할까?저자는‘소득’이아니라‘경제적안전’이라고말한다.생산·분배·소비영역에서골고루경제적안전이보장되어야대중은불안을느끼지않고경제도안정적으로굴러갈수있다.그럼,누가경제적안전을보장해줄수있는가?자본주의경제에서가족,기업,국가등다양한안전제공주체들이있는데,그중에서바로국가의역할에대해심각하게고민해야한다고저자는말한다.
국가는자본주의경제를구성하는세측면,즉생산·분배·소비에모두관여할수있고,이를통해해결책을마련할수있는유일한기구이다.반면기본소득론자들이말하는기본소득은‘분배’측면에서만바라보는해결책이다.이를테면일자리불안문제를기본소득으로해결할수있을까?또그게제일바람직한해결책일까?일자리문제는생산영역의문제이니거기에서다루는게맞을것이다.‘모든개인에게조건없이정기적으로정액의현금’을지급한다고해서모든영역의문제가해결되지는않는다.즉자본주의체제에서보장되어야할것은‘경제적안전’이지소득이아니다.소득의보장은경제적안전의일부만을구성할뿐대중에게가해지는불안정성을해결할수없기때문이다.다시말하면,기본소득이분배측면에서만기여하는정책이라면,국가는생산·분배·소비의모든측면에서관여하며자본주의경제의모순을해결하는데앞장설수있다는것이다.그리고그러한국가를구성할수있는민주주의가중요하다고저자는강조한다.
“결국중요한것은경제에‘민주적통제’라는고삐를씌우는일일것이다.이를통해4차산업혁명의폐해가특정한개인이나집단에집중되지않도록관리할수있다면,그것을가속화하기위해공적자원을투입하는것도더큰정당성을확보할수있을것이다.이과정에서기본소득같은보편적성격의급부가인민의삶을안정적이고풍요롭게하는데도움이된다면얼마든지쓸수있을것이나,우리는그것보다훨씬효율적이고효과적인정책수단들도확보하고있음을잊지말아야한다.”(240쪽)

기본소득의역사:세번의전투,세번의패배

기본소득의역사를알아야기본소득이정확히무엇인지파악할수있다.이역사는곧‘기본’이‘패배’한역사이기도하다.18세기후반부터20세기후반까지세차례산업혁명을겪을때마다‘기본을보장하라’고외치는사람들이등장했다.영국에서최초의산업혁명이진행되자토머스페인은1797년“21세에도달한모든개인에게15파운드의현금을지급”하자고주장했고(1세대),20세기초반전기력에의한산업혁명이일어나자버트런드러셀은1917년“삶에필요한최소한의소득이보장되어야한다”고역설했으며(2세대),1960년대자동화혁명이일어나자로버트시오볼드는‘보편적급부제’를밀턴프리드먼은‘음의소득세제’를주장했다(3세대).이렇듯대중들의삶의안정성이위기에처할때마다‘기본’을외치는주장들이등장했던것이다.그럼결과는어땠을까?그‘기본’의주장들은모두패배했다는게저자의진단이다.
첫번째패배는‘임노동체제’의확립에의해서였다.산업혁명으로인해수많은대중의삶이파탄난것은당연했다.하지만1세대‘기본’주장자들은자본주의의모순과대결하기보다는자본주의이전으로돌아가자는식의주장을펼쳤다.즉지나치게단순하고,보수적인이들의주장은임노동체제가세계각국에서확립되어가자더는설자리가없어졌다.즉노동자에겐‘임금’이‘기본소득’이었던셈이다.그리고노동자들은스스로노동조합이나정당등을결성해자신들의노동환경개선과임금인상을꾀했다.“임노동체제안에서인민대중은나름대로안정적으로소득을확보할수있었고노동자들은스스로조직해자본가에대항함으로써자신들의소득기반을더욱공고히해나갔다.”(38쪽)
두번째패배는‘국가의역할’에의해서였다.1897년공황을겪으면서자본주의는최대의위기에직면했다.20세기초반전기를통한산업혁명을겪으며자본주의는조금씩다극화되었는데,영국이여전히선두에있었지만독일이나프랑스,미국등이빠르게그뒤를쫓았다.그리고자본주의의세계적확장은곧제국주의의형태로진행되었고,그결과세계대전이발발했다.또다시대중의삶이위기에처하자러셀과같은‘기본’론자들이등장한것이다.이때는이미자본주의가확립된상태여서1세대주창자들처럼자본주의이전으로돌아가자는주장은할수없었다.그렇다고자본주의에대항하자고주장하지도않았다.다만‘기본의보장’만을외칠뿐이었다.하지만위기는‘국가’에의해수습되었다.국가의조절능력이향상되면서경제가파국으로치닫는일도줄어들었다.그결과는복지국가의발달이었다.“20세기들어발달한복지국가는무엇보다민주주의와인권의식발전의산물이지만,동시에그것은자본의이해관계에도부합한다.복지국가가아니었다면어떻게든자본이스스로담당했어야하는전체노동력의관리라는업무를국가가대행해주는것이니말이다.그러므로일시적으로실업에처한노동자에게금전적지원을제공하는것은복지국가의가장기본이되는사무다.”(64~65쪽)
세번째패배는소득세제를통한정밀한소득보장제도에의해서였다.20세기초부터세계경제를좌우하는강대국으로떠오른미국은1950년대후반부터자동화혁명을겪었다.이때로버트시오볼드는자동화의전진덕택에생산력이비약적으로발달했고,그결과더이상우리는힘들여일할필요가없게되었을뿐만아니라생산물을분배하는기준도새롭게정의되어야한다고주장하며모든시민과아동에게보장소득을지급하자고주장했다.오늘날의기본소득론과유사한주장이다.반면신자유주의자밀턴프리드먼은소득에따라차등적으로일정액의수당을지급해가장소득이낮은사람도적어도얼마의소득은거둘수있게하자고주장했다.즉음의소득세제다.1960년대미국에서‘기본’논의는이렇게‘보편적급부제’와‘음의소득세제’로양분되었다.둘다복지국가를반대한다는전제아래주장된것이다.그러나자본주의가심화ㆍ발전하면서세밀한소득세제가자리를잡았고,‘기본’론자들의주장은사그라들었다.소득세제가위기에처한대중들에게정밀한소득보장을제공했기때문이다.“이렇게소득세제가자본주의의심화·발전의한결실이라면,대중의삶의안정성을보장해주는데그것을이용하지않을까닭은없다.특히소득세제는원칙적으로국가가국민모두의소득을파악하고있음을전제하므로,만약일정수준에미치지못하는소득을거두는개인이나가구에대해모자라는소득을채워주는것이문제라면소득세제를활용하는것은기술적으로더없이적절하다.”(87쪽)

기본소득의현재:과연기본소득은실현가능할까?

기본소득론자들의주장을몇가지비판적으로짚어보자.코로나19긴급재난지원금,청년수당,아동수당,농민기본소득등은한국의기본소득론자들이말하는것처럼‘기본소득성격의정책’일까?답은아니다.이것들은‘보편적급부’의한형태일뿐이지,여기에는‘원래그들의몫을그들에게되돌려준다’라는기본소득의이념을조금도담고있지않다.즉‘모든개인에게정기적으로정액의현금을지급하는정책’이기본소득의정의인데,기본소득은이정의대로보편적급부의형식을띠지만,모든보편적급부가기본소득은아닌것이다.
기본소득론은나름의역사적검토를통해‘기본’의역사를발굴해내고이를널리알려왔다.하지만자신의역사를인식하는방식이매우모순적이다.무엇보다그러한역사적과정의산물인보편적임노동제,복지국가,소득세제를활용한정교한소득보장제도등의의의를인정하지않고이것들로부터자신들을차별화한다.복지국가형성이나음의소득세제등에는‘기본’론자들의기여도있었으나,오늘의기본소득론자들은복지국가도음의소득세제도부정한다.
기본소득론자들의국가에대한관점도모순적이다.기본소득론의구조를‘징발’과‘지급’으로나눈다고하면,‘징발’과관련해서는부자들에게서많은세금을거둬들일수있는그야말로철옹성같은국가를상정한다.하지만‘지급’과관련해서는무기력한국가가상정된다.우리이웃이뻔히굶어죽고있는데도,세금등으로거둬들인막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