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당사자의목소리를찾아서:초기당사자운동의흐름
미쳤다는것을어떤집단혹은공동체의문화및정체성의근거로제시하는흐름에대해,즉매드프라이드운동과매드포지티브운동의인정요구에대해사회는어떻게응답해야할까?이런물음에답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오늘날까지이어져온정신장애인당사자운동의역사부터짚어야한다.저자라셰드는1970년대의민권운동,소비자/(서비스)이용자/생존자c/s/x운동등19세기후반부터영국과미국에서전개된당사자운동의흐름을개괄하며여타의사회운동과차별화되는매드운동만의급진성과독창성을발굴해낸다.
1960년대후반~1970년대초반은여성,흑인,성소수자들의민권투쟁에지대한영향을받아정신장애인민권운동이시작되던시기였다.영국의경우정신과환자연합이,미국의경우정신이상자해방정선,정신과환자해방전선,그리고정신과적폭력에대항하는네크워크등의단체가그흐름을주도했다.물론이전에도민권의제를외친단체들은있었지만,1970년대이후출현한이당사자단체들은자신들을동정적인시선으로바라보는정신건강전문가들을배제하고당사자들로만조직을꾸렸다는점에서노선을뚜렷하게달리했다.정신의학자체를‘종식’시키면서강제입원및강제치료를폐지하고정신과환자가정신의료기관밖에서자립적으로살아갈수있도록하는것이이들의활동목적이었다.즉이들은정신질환을가진누군가가있고,그들에게치료를제공하는의료시스템이존재한다는기존‘정신의료시스템’의핵심가설자체를해체했다.이른바‘의식화consciousness-rasing’라고불리는급진적전환이다.
1980년대에들어서면서당사자정체성은여러갈래로분화하기시작한다.라셰드는이를크게두가지종류로나누어살펴본다.그한편에는의료서비스가시장기반의방식으로전환되는과정에서환자및환자경험자ex-patient를일컫는명칭으로등장한‘소비자’혹은‘서비스이용자’가있으며,다른한편에는이런식의소비자정체성을비판하며등장한‘생존자’정체성이있다.생존자담론은‘환자’라는용어에담긴의존성과취약성을폐지하고자하며,‘자신이살아남았다’는사실을매우다양한층위에서해석한다.
이를테면,살아남았다는것은“정신의료시스템안에서발생하는강제구금”“파괴적이고무용한치료”“정신적고난과괴로움”“사회안에존재하는차별과낙인”등여러층위의고통과폭력에서살아남았음을의미한다.이처럼강제적으로부여받았던‘환자’정체성대신‘생존자’라는새로운정체성을택하는과정에서당사자는자신의경험에관한‘전문가’로부상한다.그러나생존자담론에는분명광기라는현상에부착되어있는부정적인가치(정신질환및병리학의언어에서영향을받은가치들)을완전히전복시키지못했다는한계도있다.‘생존’의개념에서드러나듯,이담론은광기의경험을여전히부정적인무엇으로상정하기때문이다.
‘광기’의언어를되찾아:‘매드프라이드’담론
라셰드에따르면,정신질환의언어와이를뒷받침하는사회규범,가치관에확실하게도전하는담론은매드프라이드가유일하다.매드프라이드운동은기존당사자운동과유사하게정신장애당사자가겪는부당한억압및낙인의경험에서출발하면서도,‘매드mad’라는언어를보존함으로써광기를긍정적인무엇으로발전시키고자한다.즉이담론은광기를둘러싼인식의체계전체를전복시킴으로써하나의정체성으로서광기를적극적으로주장한다(‘매드정체성’).“광기의언어와텍스트는억압의언어를전복시키고폄하된정체성을되찾으며,차이에대한존엄과프라이드를복원한다.”
1997년최초로결성된매드프라이드는새로운당사자운동의시대를열었다.1993년토론토에서개최된정신과생존자프라이드데이에서사용되기시작한‘프라이드pride’라는용어를끌어와,(서비스)이용자/생존자의관점의무력함을비판하고나선것이다.당시적지않은활동가들은해당관점이관료적시스템에흡수되어무기력해지는현상에문제의식을느끼고있었다.매드프라이드운동에뛰어든활동가들은이새로운운동이약물거부운동을지속하면서도“광기의경험과그것을둘러싼언어들”을되찾을것을선언했다.현재까지매드프라이드는한국을비롯해캐나다,영국,미국,프랑스,호주등다양한국가에서개최되었으며,특히7/14로지정된국제매드프라이드데이는하루에서일주일가량지속되는축제로자리매김했다.이행사에서당사자들은다양한예술전시,공연,야유회,시위,음악등의다양한활동과정신의료시스템과관련된패널토론등을기획하며매드정체성과매드문화를기념한다.
매드프라이드운동의핵심은광기에대한관점의변화에있다.광기를질환으로바라보는관습적인이해에서그것을정체성과문화의근거로재발견하는관점의전환이야말로매드프라이드의핵심이다.따라서광기의경험은더이상‘정신질환’과‘정신병’이라는언어의틀에갇히지않으며,광인역시환자나희생자가아닌자신의독특한경험과현상에의미를부여할수있는역량있는주체가된다.이운동에관여하는당사자들의언어는매드프라이드의급진성과전복성을생생히드러낸다.“광기는나와분리되어존재하는‘질환’도,내가치료하길원하는‘증상’의집합체도아닌,내정체성의한측면이다.”“매드포지티브접근법은나를병리화하지않는다.나는더이상‘아픈’사람으로인식되지않는다.오히려나를‘정상’이라는기존의편협하고배타적이며차별적이었던개념에서벗어나는사람으로만들어준다.”
“모두가미친세상에서살고있”음을:‘매드포지티브’전략
그렇다면매드프라이드운동은정신적고난및장애의문제에어떻게접근할까?무엇보다우리는당사자활동가들의글에서자주언급되는매드포지티브Madpositive라는틀에주목할필요가있다.매드포지티브란흔히정신병리학에서비정상적인이상징후로간주하곤하는감각적왜곡,환각,환청,망상적지각등을특별하고가치있는것으로여기는접근법을말한다(매드포지티브의관점에서그런증상들은‘감각인식이고조되는상태’‘강렬한음성감각과시각적자극’‘평범하고일상적인경험에서복잡성과중요성을감지할수있는능력’등으로새롭게언어화될수있다).이런시각에따라광기라는현상은독특하고창조적인산물들의잠재적원천이된다.매드프라이드관련글과당사자활동가들의발언에서광기와창조성사이의연결고리는자주언급되며,그글들은‘정신적으로아프다’고간주되는이들이이룩한문화적,예술적공헌을강조한다.
“매드프라이드는‘미쳤다’고간주되었던사람들이우리세계에기여한위대한문화적공헌을상기시킨다.”“매드프라이드는광인들의강점에초점을맞추고,우리의존재를기념하는행사다.이것은우리삶을비극적이고살가치가없는것,혹은광인들을폭력적으로묘사하는경향과뚜렷한대비를이룬다.……그것은우리의기술,공헌,창조성,시,작문,음악,예술,연극,유머,아이디어,지식,우정,공동체를기념하는것을목표로한다.”
매드포지티브접근법에기반한창조적실천들은명백히부정적으로보이는광기의측면을새롭게구상한다는점에서매우중요하다.매드프라이드운동은매드포지티브의사유를바탕으로정신적고난과장애를다루는전략을구축한다.첫번째전략으로는,광기가정신적고난과연관되어있음을받아들이면서도그것을한개인의실패나병리학적요인에따른결과가아닌사회적관계적문제에서비롯되는문제로여기는방식을생각해볼수있다.이전략을통해매드프라이드운동은학대,차별,억압,낙인,빈곤,불평등과같은사회적문제들을거론한다.‘정신질환’이라고불리는증상들은사회의주요영역및시스템에존재하는잔혹한문제들과결코무관치않은데,이지점을누락한채그책임의화살을개인의생물학적요인에겨눈다는것이다.또다른전략으로는정신적고난과장애가‘질환’이아니라인간의경험과기능상에존재하는다양한차이임을확인하는것이다.즉그런현상을‘질환’으로만드는것은그와같은차이를수용하지않는바로그세계이다.
우리에게는‘우리자신이될권리’가있다:‘광기’라는정체성의인정을향해
양면성을지닌광기의특성은한개인이지닌특질과민감성이‘위험한선물’일수있다는매드프라이드담론의핵심적인주장으로이어진다.자기자신을공격하는목소리를거듭해서듣는등광기의고통스러운측면은광기라는특별한선물에지불해야할수도있는대가와도같다.이처럼당사자들은광기및그와결부된다양한현상들을자신과분리되어존재하는‘질환’이아닌자기정체성의한측면(내가누구인지,내가세상을어떻게경험하는지에대한것)으로인식하며‘자기자신’,즉‘광인’으로서살아갈권리를주창한다.‘광인으로서살아갈권리’에는광기라는정체성을바탕으로자신들만의독특한문화와공동체를꾸릴권리역시포함되어있다.
이러한권리들을쟁취하기위해매드프라이드담론은“광기및정신병을정의하는사회적신념,규범,가치관,전반적인관행”에변화를요구한다.사회가광기라는독특한정체성을수용하고,광기의창조적이고영적잠재력을인정하며당사자들을긍정적인시각으로바라본다면,광인들이세상에기여할수있으리라는것이매드프라이드의전망이다.그러나매드프라이드는어떤차이를가지고있든관계없이평등하게권리를누려야한다는‘평등의정치’그이상을표명한다.프라이드운동이요구하는것은그다름에대한‘인정’으로,다른모든이들과마찬가지로동등한권리를부여받는것을넘어자신들의정체성과삶에대한존중을획득하고자한다.
라셰드는그렇다고해서그담론을의심의여지없이타당한것이나자명한도덕적의무로받아들여서는곤란하다고지적한다.어떤담론을무조건적으로수용하는태도는사회변화에대한요구를진정으로충족시킬수없기때문이다.당사자들의운동을더욱더깊이이해하고존중하기위해서라도,그래서그운동의파급력과가능성을더많은이들과나누기위해서라도확언보다는질문이필요하다.그런점에서라셰드는“미쳤다는것은정체성이될수있다”는것을확증적으로밀어붙이는대신“미쳤다는것은정체성이될수있을지”를끊임없이질문하며,미쳤다는것이하나의정체성으로인정받기위해필요한사회적조건들을세밀히견주어나간다.
미쳤다는것은정체성이될수있을까?:‘정체성’에대한사유와인정의범위
라셰드는광기,즉미쳤다는것이하나의정체성으로인정받을수있는지살펴보기전에광기가문화를구성할수있는가를질문한다.물론당사자활동가들의문헌은광기의독특한경험을기반으로하는매드문화의가능성을시사하지만,사실상매드문화라는발상은문화공동체의범주에깔끔하게들어맞지는않는다.이를테면,매드문화에는체계적인의사소통매체로서의공유된언어sharedlanguage가존재하지않는다.“조현병이나양극성장애를진단받은사람들은전세계에걸쳐존재하기때문에각자의지리적위치가다르며,단일한언어나공유된역사같은것이존재하기어려운환경이다.”이런특성은광기가하나의문화를구성할수있다는생각의설득력을약화한다.
그러나라셰드에따르면,문화적권리에앞서우리가검토해야하는것은‘사회적정체성’의문제이다.만일광기가문화(공동체)를구성할수있다고하더라도,그문화적권리의정당성을확보하는과정에서결국정체성의문제와맞닥뜨릴수밖에없다.이렇듯라셰드는문화가정체성에결정적으로의존하며,문화적권리가중요한것은그것이정체성의핵심요소이기때문임을지적한다.또한정체성은문화적소속이외에도직업,인종,종교,성별,성정체성등다양한집단범주의영향을받으며,문화적권리보다훨씬더광범위한영역을포괄하는개념이다.다시말해이책의핵심쟁점은‘정체성’에있다.‘각자의정체성의타당성과가치에대한상호인정,그리고그것을가능케하는화해적태도로서로를마주하도록노력해야한다’는것이저자의주장이라고할수있다.
그렇다면망상,극단적인기분,수동성현상등으로발현되는광기는정체성의근거가될수있을까?아니면정체성형성의기반을약화하는‘정신병’에지나지않는가?이와같은광기의현상들은흔히중대한인식적결함을나타낸다고여겨지며,따라서실패한정체성으로섣불리단정되곤한다.이질문에답하기위해라셰드는어떤정체성주장이사회적인정의범위에들기위해반드시충족되어야하는세가지요건을제시한다.(1)해당주장은실패한정체성이아닌논쟁의여지가있는정체성이어야하며,(2)통합된정신의표현이어야하며,(3)충분한기간에걸쳐지속되어야한다는요건이바로그것이다.(1)과관련해라셰드는해당주장이진릿값을가질수있는지,즉진실인지거짓인지판별가능한지여부를검토한뒤,진릿값을가질수있다고간주되는경우에대해착오의본질을살피며판단을이어간다(애초진릿값을가질수없는주장들은대등한지위를갖는하나의관점에해당하므로).다시말해,당사자의관점에서도해당주장이틀린경우그것은실패한정체성에해당하며,해당정체성범주에대한급진적인개념을제시한다는점에서당사자가틀렸다고여겨지는경우그것은논쟁의여지가있는정체성이된다.
‘유럽계백인여성’으로서자신을‘흑인’으로정체화한레이철돌레잘의사례는특정정체성범주(흑인)의의미자체를의문에부친다는점에서매우논쟁적인개념을제시한다.그녀는흑인이라는사회적범주를급진적으로해체함으로써자신의흑인정체성을주장했으며,바로그점에서(자신이흑인이며흑인정체성을가졌다고믿는)돌레잘이단지착오나망상에빠져있다고판단하기어렵다.즉이사례를통해우리는논쟁의여지가있는정체성의함의를파악할수있다.어떤정체성이논쟁의여지가있다는것은“우리가경청하고토론을진행해야할”가치가있으며,모종의사회적·정치적행동을통해그정체성범주에문제를제기하고수정을요청할수있음을뜻한다.결국모든망상적정체성이반드시실패한정체성인것은아니며,각각의정체성주장은각각의방식과맥락에따라세밀히분석될필요가있다.
‘광기’를새로쓰기:다양한‘매드서사’의가능성
광기에대한풍부한이해를이끌어내기위해서는다양한형태의매드서사Madnarrative가공존할수있는사회적환경을구축해야한다.광기를하나의정체성으로인정하라는요구는곧본질적으로광기를탈의료화하고,지배적이고억압적인의료서사를정서적,경험적,심리적다양성이포함되는대항서사인매드서사로새로써야한다는요구와도같다.이때매드서사는자아의분열및불연속성과같은특정정신적현상이정체성형성을방해하는손상으로부적절하게여겨지는사회적편견을바로잡는역할을수행하며,나아가당사자에게도자신의체험을통합된관점으로이해할수있도록하는청사진을제공한다.라셰드는매드서사의이런기능을‘광기를정돈하는것’으로명명한다.즉광기를정돈한다는것은광기를부정하지않으면서인정의범위안으로끌어들이는시도를말한다.매드서사가행하는‘정돈’은다채로운인정의시나리오를가늠하고확보하는데필수적인작업이다.
이책에서는‘영적변화’의서사,‘위험한선물’서사,‘치유의목소리’서사로대표되는세부류의대항적매드서사를소개하고있다.영적변화의서사에서는광기의영적측면을부정하는정신의학적접근법을비판하며영적화두를되살리고자한다.여기에는영적접근을위한사회적공간과광기의잠재력에대한깊은이해가존재했던다른공동체및역사적시대와대조되는‘선진자본주의’사회에대한문제의식이담겨있기도하다.이런관점을토대로몸-자아-세계로분절되는관습적구분을무너뜨리며광기의경험을재구성한다.위험한선물서사의핵심을이루는것은광기만의독특한사고과정에서무언가가치있는것을얻을수있다는생각이다.이서사는당사자들이직면할수있는고난과어려움을인정하는동시에광기가지닌창조성과독특한관점에의미와가치를부여함으로써그체험을새로운해석적맥락에위치시킨다.
마지막으로,목소리듣기운동HearingVoicesMovement,HVM에서비롯된치유의목소리서사는정신의학이‘환청’으로간주하는목소리에대한새로운관점을제기한다.‘목소리들림’현상을정신병리적현상으로간주하는대신,한사람의삶의이야기와의미있는인간적경험으로해석하는것이다.목소리는“삶의문제에대한중요한정보를나타내는‘메신저’”이기에,당사자(목소리청자)가해당목소리와어떤관계를형성하는지에초점을맞추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따라서이서사의핵심은목소리에대한당사자자신만의독특한이해에있다.목소리와의특별한관계를발전시킴으로써당사자는목소리에대처하는능력을키우고,그과정에서개인적인성장을도모할수있는계기를발견할수있게된다.
‘화해’로나아가는길:‘광기’가문화적자원이되는사회를꿈꾸며
라셰드가제기한‘미쳤다는것은정체성이될수있을까?’라는질문은우리를‘사회적대화’라는최종종착지로이끈다.이책의제목이기도한이질문은다음과같은방식으로다시쓰일수있다.정신장애당사자들그리고매드운동이제기하는인정요구에이사회는어떻게응답해야하는가?사회는구체적으로무엇을해야하는가?
광기를치료해야할질환으로바라보는정신의학과그틀을깨고광기의창조성과타당성을제시해보이는당사자운동사이의극심한대립은쉬이해결될수있는문제는아니다.이대립구도는사회적대화에존재하는깊은간극을다시한번상기시킨다.여기서라셰드는달성된결과로서의화해가아닌태도로서의화해를논하며대화에필요한태도와기술을섬세히벼려나간다.대화에앞서우리(모든사회구성원)는“다른사람들이사회속에서스스로의타당성을검증받고자리매김할수있다는것이나의그것만큼이나중요하다는것”을인정하는태도를가져야한다.즉나자신의정체성과삶의기획이중요하고,또그타당성을사회적으로승인받는일이상대방에게도마찬가지로중요한일임을인정할때,비로소우리는상대방의말/주장을경청할수있다.이경청속에서화해의가능성이열리게된다.
매드서사에다가갈때필요한태도는바로이것이다.정신장애당사자들의입장에서정신의학의관점은자신의정체성에대한무시와오인을초래하므로,매드서사를이해하려는(사회구성원들의)진지한노력이선행되어야대화가이뤄질수있다.물론이해와화해의태도를확장하지못하도록가로막는방해물은수없이많다.무관심,부정,방관자효과부터(타인과의)정서적연결의부재,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제까지,우리의관심을가까운지신을넘어더많은타인들에게까지확장하는것은무척이나어려운일이다.라셰드가보기에무엇보다가장심각한문제는타인을자신과근본적으로다른존재로여기는우리의편협한생각이다.이를테면,어떤타인을우리와같이고통받을수있는능력이없거나,인간의핵심적가치와역량을결여한존재로여기는것이야말로화해를가로막는가장큰방해물일수있다.이런편견들을뒤집고타자를자신과같은능력/역량을지닌존재로바라볼때화해의가능성이열릴것이다.
라셰드는광기와관련한작업의중요한향후과제가“우리를성공적인화해로이끄는대화”를구체적으로설명해줄개념과방법을찾는데있다고지적하며책을마무리한다.그리고그작은단초를앤스위들러가제시한‘문화적레퍼토리culturalrepertoire’개념(“문화란상징,이야기,의례그리고세계관의‘공구키트toolkit’이며,사람들은이키트를자신이가진여러문제를해결하는데다양한형태로사용할수있다”)에서발견한다.매드서사와성공적화해를이룬다면,우리는의학적,심리학적관점을넘어광기와관련된문화적레퍼토리를더욱풍부하게만들수있을것이다.
광기가문화적자원이된다면,어떤이들이그자원을활용할수있을까?한가지분명한것은,매드서사가단지당사자뿐아니라사회의더많은이들에게수혜를줄수있다는사실이다.지금당장광기의현상을경험하는이들,심각한사고장애나인지장애를겪고있는이들,비록지금은아니지만미래에그런현상을경험할수있는이들까지.우리는언제든그와같은정신적어려움,고통을겪을수있는존재다결국,사회는반드시광기와의대화를시작해야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