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 뒤의 여자들 :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

인생샷 뒤의 여자들 :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

$18.50
Description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피드를 확인하는 여성들. 그들을 향한 날 선 비난에 의문을 품고, 열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진 안팎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사진을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 보정을 거쳐 SNS에 올린 후 그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일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칭하는 인생샷(인생사진)에는 사회현상이나 인정욕구로 일반화할 수 없는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복잡한 맥락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서로 지지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일구고 정치를 벌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여성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아름다운 인생샷을 올릴까?”에서 시작해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타인과 어떻게 만나고 있나?”로 이어지다가 “나는 어떤 타자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되었나?”로까지 확장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셀카의 문화사이자 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의 실천 방식을 탐색한 중요한 시도로 읽힐 것이다. 신진 연구자의 첫 저서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복합적인 논의를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비평서이다.
저자

김지효

저자:김지효
학교를세번자퇴하고이곳저곳을떠돌며살았다.한국과해외에서,서울과지방에서,여대와공학대학을,‘sky대’와‘지방대’를,‘한국페미니즘의산실’인대학과보수개신교대학을모두다녀보았다.여기저기를오가는과정에서사람들이속한집단에따라SNS에서자신을드러내는방식이달라진다는것을깨닫고큰흥미를느꼈다.이경험을바탕으로,여성학과에서20대여성들의인스타그램셀카실천을다루는석사논문을썼다.오프라인에서개인이놓인특정한조건과위치가디지털미디어를경유해드러나는방식에관심이있다.

목차

들어가며09

PROLOGUE셀카의문화사:인생샷에도계보가있다
1.네컷사진의원조,스티커사진27
2.태초에하두리가있었다30
3.얼짱신드롬의시작,5대얼짱카페34
4.‘훈녀생정’공부하던그때그시절,싸이월드와얼짱시대38
5.인스타그래머블한인생샷을찾아서43

CHAPTER1인생샷:몸과사진사이
1.콘셉트선정:랜선‘분위기’만들기55
2.인공추억기획:공간과의상준비하기65
3.사진촬영:100장찍어서한장건지기72
4.사진선별및보정:다이어트는포토샵으로80

CHAPTER2인스타그램:피드와‘현생’사이
1.셀카의관객들93
2.‘실친’과‘인친’사이113
3.‘인생샷’과‘실물’사이145

CHAPTER3페미니스트:#인생샷과#탈코르셋사이
1.인생샷찍는페미니스트186
2.페미니스트의인생샷,탈코르셋209
3.인생샷과탈코르셋의차이점234

CHAPTER4페미니즘:페미니스트와페미니즘사이
1.페미니즘의관객들255
2.인스타그램×페미니즘:사적인공간에서공적인운동하기274
3.여성×페미니즘:사랑받고싶은여성과사랑의조건을바꾸는페미니즘286

나가며320
감사의말330

출판사 서평

“우리는인생샷은알지만인생샷찍는여성들은모른다”

피드와카메라뒤의여성들은어떤모습을하고있을까?

인생샷문화와페미니즘적실천사이에서,
자신의존재에질문을던지며나아가는여성들을위하여

촬영과보정을거쳐SNS게시와관리까지
인생샷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인생샷은“사진을찍기위해기념할날을정하는점”(65쪽)에서특별한날을기억하기위해찍은사진과구별된다.말그대로인생을통틀어‘가장잘’나온사진을찍기위해노력한결과물이인생샷인셈이다.콘셉트를정해어느‘카페’에서어떤‘옷’을입고찍을지물색하고결정하는일부터,어떤색감이구현되는‘앱’으로사진을찍고얼굴과몸어느부분을‘보정’을할것인지,그렇게찍은100장중한장을어떤시차를두고업로드할것인지(혹은업로드를포기할것인지)까지꽤긴고민과노동이들어간다.

이책의1장은인생샷이만들어지는과정을단계별로담고있는데,여기서저자는무엇보다인생샷이‘혼자’완성하는작업물이아닌친구,가족,남자친구등과“협업속에서만들어진다”(75쪽)는점에주목한다.그들은가장적절한위치에서무한대로사진을찍어줄뿐아니라원본과보정본사이의큰격차에대한비밀을지켜주는중요한관계다.가장사적이고비밀스러운공간을유지하기위한필수조건이‘협업자’와의연대인것으로,여기에는서로에대한희생과신뢰가깔려있다.게다가협업자의역할은여기서끝이아니다.

인생샷이진정한의미를획득하기위해서는그사진을게시할적합한공간,피드에대한피드백뿐아니라사진의가치를두루알릴만한적절한‘좋아요’와댓글등을제공해줄조력자가요구되기때문이다.이부분은1990년대후반부터등장하기시작한각종SNS(아이러브스쿨,싸이월드,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인스타그램)중에인스타그램에서유독도드라지는특징이기도하다.특히인스타그램에는최근올린후24시간에사라지며,누가게시물을봤는지확인할수있는‘스토리기능’이추가되면서예상관객에따라사진을구분해게시하는것까지가능하다.변화하는SNS에발맞추며그곳에서가장효과를낼수있는단한장을얻기위해수백장의비슷한사진속에서옥석을골라만들어내는현장이바로인생샷과인스타그램인것이다.

우리는왜사진으로나를표현하는가?
인생샷에대한존재론적탐구

이책은20대초반부터후반까지,2019년부터2022년까지인스타그램인생샷문화에참여했던여성들을인터뷰한내용을바탕에둔다.대부분중산층이상으로여러지역에고루거주하며,이중에는수천팔로워를지닌이부터지인들을중심으로소규모계정을운영하는이들까지다양하다.저자는“20대중무려83%가인스타그램을이용”(111~112쪽)한다는근거아래,한창진로를탐색하며친구관계및사회구성원으로서자신의역할을고민하는시기의20대여성들이인생샷을중심에두고자신의현위치를확인하는동시에자신이되고싶은‘나’를실현시키고있다는점에주목한다.

실제로인터뷰이들은인생샷과인스타그램을대하는저마다의태도를지녔다.팔로워를아름다움의지표로여기며남성팔로워숫자가얼마인지를중시하는‘회지’가있다면,자신이남자친구에게사랑을듬뿍받을만한여성임을드러내고싶은마음을담아럽스타그램을하는‘윤희’도있다.또한인스타그램에서“감성적인감수성”을지닌“재밌고흥미로운사람”(119쪽)으로보이고싶어그에걸맞은셀카를찍어올리는영기도있다.그러나여기에서한가지공통점도찾을수있다.바로이들모두‘관객’을상정한다는점이다.다시말해인생샷과인스타그램은그들옆에누가있고그중어떤타인을의식하는지묻는“당신은누구와어떤관계를맺고있는가?”에대한일종의응답이기도하다.현재자신이소속된집단이나가족과맺는관계가어떠한지에따라저만의가치를정립하기도하며,더나아가디지털기술과함께‘온라인속나’와‘오프라인속나’사이의간극을경험하는가운데어떤내가되어야하는가에대한존재론적질문을거듭던질수밖에없다.

모순과간극을인정하고,갈팡질팡하며
디지털페미니즘시대를살아가는다양한방식들

나선형을그리며논의가확장되는이책은4부에가까워질수록저자자신이쉽게해결하지못했던모순을마주하며인터뷰이들에게가장묻고싶었던질문으로향한다.바로동일한공간에서존재하는인생샷문화와디지털페미니즘운동의관계를되짚는일이다.실제로저자는“페미니즘을지지하는여성은인생샷을단호하게배척하리라고여기기쉽지만(중략)페미니즘을지지하며인생샷을찍는여성들이있는가하면,페미니즘을근거로인생샷을강하게비판하는여성들도있”(183쪽)다고말한다.특히인생샷이페미니즘을퇴보시키는주요요인이라고여기며등장한‘탈코르셋’여성중에도인생샷을정치적으로활용하는경우가많다.여기에는온라인페미니즘운동의공간이변화한부분이배경으로깔린다.온라인페미니즘은페이스북에서그시초를찾을수있지만이후페이스북을비롯해트위터가지닌특성과한계(“페이스북과트위터가게시물을‘읽는’공간이라면,인스타그램은‘보는’공간”(190쪽))를절감하며인스타그램으로이동해갔다.이때페미니스트들특히탈코르셋페미니스트들중에는이미지를중시하는인스타그램에‘멋진’나를현시해이를운동방식으로활용하는사례가생겼다.이중‘인기’를얻는여성이생기면서탈코셀렙,페미셀렙같은단어도등장했다.물론그들은자신이인생샷문화의일부임을인정하면서도아름다움을추구하는여성과자신을구분했다(“나는남자들에게보여주기위해서꾸미는게아니라내가만족하려고꾸미는거야!”(213쪽)).

그결과이안에는인생샷을완강하게비판하는여성,여전히인생샷를찍지만그중요도가덜한여성,‘귀여운나’에서‘존나잘생긴나’로스타일이바뀐여성(‘한별’)등이공존하게됐다.그리고이렇게하나로귀결할수없는이상황을직시하자는것이저자가마지막으로전하려는메시지다.

사실온라인공간에서는서로놓인상이한위치까지확인하는게불가능하기에눈에보이는그자체로사람을판단하기가쉽다.그러나디지털공간에서보이는것은그사람의어느한부분일뿐으로,사적인공간에서공적인운동을하는방식은기본적으로모순과한계를가질수밖에없다.그렇다고그모든운동을포기할수는없지않은가.인스타그램에서만할수있는운동이있으며,그것이지닌효과도분명하니말이다.특히인스타그램페미니즘의경우“개인이공격을받거나일상에서큰불이익을얻을위험이적다.또한서로를지지하고믿어주는동지들과함께하기에소속감과안정감이있다.”(281쪽)

그렇다면이러한모순과한계,그리고그속에서피어날가능성을인정하면서각자의자리에서자기만의운동을이어가면어떨까?여기서비롯되는그갈팡질팡을하나의운동전략으로만들수있지않을까.저자가책의말미에남긴문장을들려주고싶다.“사실‘갈팡질팡’은이미정해진결말이기도하다.성차별적세계의구성원인우리는아무리노력해도완전무결해질수없기때문이다.우리는평생여러세계사이를헤매며살게될것이다.”(312쪽)

추천사

고대하던기술과얽힌여자들의이야기가나왔다!이책에담긴셀카와인생샷,인스타그램과얽힌여자들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사진과SNS밖여자들의삶과페미니즘을만나게된다.보정되지않은여자들의혼란과모순속에어디에서도보지못한길이보인다.‘셀카가더는중요하지않게된’저자의셀카이야기,SNS페미니즘에관심이있다면반드시읽어야할책이다.
―임소연|《나는어떻게성형미인이되었나》저자

페미니즘의대중화에참여한20대여성들은정말로인생샷에자아를거는가?불안과조바심으로시작한책을다읽고난뒤,나는저자가열어놓은사유의세계에기꺼이동참하기로했다.이책은인스타를점유하는‘여신셀럽’,‘탈코셀럽’,‘페미셀럽’과이를바라보는여성들모두유동적이며성찰적인논쟁과교섭을통해새로운공동의세계를만들어가고있음을생생히보여준다.
―김현미|《페미니스트라이프스타일》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