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평론가 :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쓰고, 듣고, 생활하는 법

눈치 없는 평론가 :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쓰고, 듣고, 생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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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여 년 가까이 음악에 관한 글을 쓰며 살아온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쓰기, 듣기, 생활에 관해 풀어놓는다. 흔히 대중음악‘평론가’라 불리지만 저자는 주관적이기 마련일 평론을 객관적인 무엇인 양 포장하기 싫어 오랫동안 자신을 대중음악‘의견가’라 소개해왔다.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오늘 이곳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꿈꾸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평론은 노동이자 운동이다. 굴종 없이, 계산 없이, 부끄러움 없이 쓰고 살려다보니 종종 눈치 없단 소리를 들어도 별수 없다. 좋은 평론을 쓰기 이전에 나쁜 평론을 쓰지 않는 데서 평론가로서의 책임감을 말하는 사람, 혹여나 자신이 쓰는 평론에 영향을 미칠까 음악인들과 사진 한 장 찍기조차 조심스러워하며 거리를 두는 사람, 음악평론이라는 일을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노동에 대한 애정을 한결같이 자부하는 사람,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곁에서 눈물처럼 짭짤해지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 자기애 넘치는 세상에 자기 자신을 그렇게까지 사랑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 대통령 윤석열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세 곡을 꼽아보는 사람이니 ‘눈치 없다’는 핀잔쯤은 기꺼이 정체성으로 삼아버리는 사람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에 정말로 진심이다.
저자

서정민갑

저자: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맛있는빵과디저트를사랑한다.음악의아름다움이구현되는방식과사회적역할에특히관심이많다.무해한사람이되고싶어하고,스스로놀라는글을쓰고싶어하며,더나은세상을만들고싶어한다.블로그(https://blog.naver.com/windntree)에가면어떤음악을들으며사는지엿볼수있다.2004년부터한국대중음악상선정위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2005년에는광명음악밸리축제프로그래머로일했다.〈RedSiren〉콘서트,〈권해효와몽당연필〉콘서트,서울와우북페스티벌등공연과페스티벌기획/연출/평가도병행한다.《그렇다고멈출수없다》《음악열애》《누군가에게는가장좋은음악》《음악편애》《밥딜런,똑같은노래는부르지않아》를썼으며,《대중음악의이해》《대중음악히치하이킹하기》《인간신해철과넥스트시티》는함께썼다.《한국대중음악100대명반1:음반리뷰》《한국대중음악100대명반2:인터뷰》《레전드100아티스트》《음악과부도》《나쁜장르의B급문화》《한국대중음악명반100》도거들었다.

목차

프롤로그:대중음악평론하며살아가기

1부쓰면서듣기:평론,노동에관하여
대중음악의견가의평론론
우리는모두편파적이다
최소한나쁜평론은쓰지말자
대중음악의견가의기쁨과슬픔
평론가도생활인이다
오늘도부끄러운이유
이런평론가한사람쯤있어도괜찮지않을까
음반리뷰를어떻게쓰냐고묻는다면
평론은술래잡기
평론가와음악인의거리
무조건편들기는위험하다
원하는글은아직쓰지못했다
나는이렇게듣는다
물러날때를아는사람

2부들으면서생활하기:음악,예술에관하여
오래살고싶은이유
음악을진실하게하는시간
모르는삶을향하는노래
지금예술은어디에있을까
불가능한꿈을꾸기
우리시대예술가는어디에있을까
어떤음악이좋은음악이냐고묻는다면
상업성과예술성이라는이분법
노래가세상을바꿀수있을까
민중가요를위한변명
내가사랑한민중가요
추억하기보다오늘을응원하기,꽃다지와노래를찾는사람들
가슴을울리고세상을깨우는노래,김광석과안치환
아직도노래가필요한세상
좋은음악은서울에만있지않다
노래로조율할때

3부생활하면서다시쓰기:세상,삶에관하여
꽤근사한삶을살게된비결
당신의생각을듣기위해쓴다
음반리뷰를읽지않는세상
취향의시대,이렇게살아가면어떨까
자기애넘치는세상
삶의즐거움과의미
대통령윤석열과함께듣고싶은노래세곡
이태원참사,그후의몇가지생각들
불편하지않은배움은불가능하다
모든것은지나간다지만
소소한즐거움이삶의전부일리없다

에필로그:계속만나기를바라며

출판사 서평

눈치없이쓴다는것

20여년을대중음악평론가로살아오며오랫동안음악에관한글을써온그에게평론이란무엇일까.음악평론에서음악의의도,표현,의미,차별성,아름다움등을빼놓고이야기하기는어렵겠지만서정민갑은여기에“소리의무게”를덧붙인다.그는“음악인이내놓은소리와이야기가지금의사회에서어떤가치가있는지따져보고소리의무게를헤아”(22쪽)리는것까지를평론이라말한다.한곡의음악,한장의음반이듣는이와예술계와사회에서어떤역할을하는지에서그는음악의가치를찾는다.이가치를정확하게찾아내고,사실관계에근거해그맥락을보여주며,이를통해찬사나비난이아니라새로운시선의제안으로나아가는것까지를그는평론이라여긴다.
권위에굴복하고통념에기대는평론은결국평론을쓸데없는일로만들어버린다고말하는저자는그런면에서‘눈치없이’쓴다.평론만으로는생계를꾸릴수없어들어오는심사와강의,인터뷰,공연연출도종종맡으며먹고살기의문제를고민하지만여전히들을수있고쓸수있음에안도한다.평론의목표는생계만이아니지만,생계를잇지못하면지속할수없다.“물독이차지않는다고실망하지않고,단순노동의반복을견디는”(45쪽)일로서평론을말하면서도“이일을퍽사랑하는모양”(88쪽)이라잠시고백하고“셔터를내려야할때징징대는사람,뒷방에모여앉아잔소리하는고인물은절대되고싶지않다”(92쪽)고다짐하는그의이야기는저마다의노동을하는우리의삶과그리멀리떨어져있지않다.

눈치없이듣는다는것

대중음악평론가이지만듣는것만큼이나읽고,보는것에진심이다.온라인서점개인보관함에담아둔책이3901권,OTT서비스에보고싶다고찜해둔영화가3556편,드라마가598편이다.요즘은일주일에두세번연극까지챙겨본다.그는이리스트를지우기위해오래살고싶어하는사람이다.“지금껏책을읽고음악을듣고영화/드라마를보는동안고정관념은번번이무너졌다.찾아서읽고보고듣기전에는그렇게쓰는사람이있는줄몰랐다.그렇게말하는방식이가능한지알지못했다.”(97쪽)걸작들을보며고정관념이깨지고어느새낯선곳에와있었던경험을통해비로소자신의세계가넓어졌다고말하는저자는다른세상을꿈꾸는예술의힘을확신한다.
음악과예술을사랑하는마음과함께그힘을제대로알아보기위해,눈치없이듣기위해그는온갖것들을보고읽는지도모른다.저자는“지금도어딘가에서한줌밖에안되는이들이싸움을이어가고있으며,그곁에는항상노래하는이들이있다는사실”(100쪽)을상기시킨다.오래된맥줏집을지키려는이들의한겨울밤저녁문화제현장에서기타한대와함께울려퍼진“눈물처럼짭짤해지는노래”를음악의진실한순간으로이야기한다.남성,백인,권력자의이야기가넘쳐나는세상에서모르는삶을향하는노래,‘개인’은넘치고‘우리’는드물어진세상에서“삶을뒤흔드는사회와운명과인간의욕망”을말하는예술을언제나기다린다.

눈치없이산다는것

쓰고,듣고,생활하는일이딱히분리되어있지않으며원칙과신념을지키기위해매일같이자신을몰아붙였기때문일까.눈치없는이사람도어느날공황발작을맞닥뜨리고만다.평론이라는노동에대해서든,음악을비롯한예술에대해서든,자신의삶에대해서든꼿꼿한철학으로우직하게나아가는것처럼보여도실상은매일에고민과성찰가득이다.눈치없이쓰고,듣고,생활한다는건정말로세상이나남의마음을읽지못해서가아니라,그런기준을알면서도같은기준으로타협하지않음이다.그러니고민과성찰이끊일리없다.
그냥가끔은눈치좀보면안될까.좋은게좋을때도있는거아니냐고,저자의이야기들을읽어나가다누군가는한순간그런의문을품을지도모르겠다.분위기파악잘해서찬물끼얹지않는게성숙이고미덕인것처럼여겨지는세상이니말이다.하지만그‘좋은분위기’란대개누구에게좋은것일까?많은사람이“개인의삶과일상의즐거움을옹호할때,나는거대담론과공공의삶에무게를싣는사람으로살다가고싶다”(247~248쪽)고말하는사람한명쯤,그래서가끔눈치없단핀잔을들으며사는사람한명쯤,세상에는분명이런평론가한사람쯤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