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사이드는정의의문제다!
지금당장,에코사이드에저항해야하는이유
‧에코사이드란무엇인가?
‧에코사이드는누가,어떻게일으키는가?
‧‘한국형에코사이드’의원인은무엇이고,누가일으키는가?
‧에코사이드범죄는어떻게처벌할수있는가?
불타는지구에서정의를묻다
“모든인간과생명체가정당하게누려야할생존권,행복추구권,환경권등여러헌법적권리를보호하기위해서는‘지금당장’에코사이드를금지해야하지않을까?”(246쪽)
“에코사이드저항은시장의자유보다는지구의평화가우선하는세상을만들려는정치운동이다.”(251쪽)
전세계가연일기후위기로들끓고있다.생태위기,비상사태,대멸종등환경문제가종말론적언어와결합하여쓰일만큼오늘날지구는지속불가능하다는경고들이많다.그어느때보다도‘친환경’‘녹색소비’‘에너지절약’등의구호가많은상황인데도‘생태학살’이라불리는에코사이드범죄도자주목격되고있다.게다가지구는극단적인폭염과한파가반복되고,산불등자연재해가빈번하게발생하고있다.그런데자본주의의확산과그를통한이익을가장많이취한인간집단(글로벌북반구,백인남성,기업)보다환경오염과는가장거리가먼국가와집단이가장많은환경비용을떠맡고있다(2025년트럼프는미국대통령에취임하자마자파리기후협약을탈퇴했다).이런상황은공정하지도않고,정의롭지도않다.이약자집단에는자연생태계와비인간존재들도포함된다.국가,기업,권력집단등이아무리에코사이드를일으켜도국제법은물론국내법으로도제대로처벌할수없는상황이다.새만금개발사업,삼성기름유출사건(태안기름유출사건)등과같은한국형에코사이드만봐도그누구도처벌받지않고,책임지지않았다는걸알수있다.지금이순간에도지구곳곳에서는석유채굴,광산개발,공장식축산과농업,전쟁과무기실험등각종환경파괴행위,즉에코사이드가발생하고있다.이모두‘경제적이익’,‘경제발전’이라는명목하에제대로된검증도이루어지지않고있다.‘빼앗고,만들고,버리는경제’안에서우리는지금일상적으로에코사이드를경험하고있기도하다.
지구가위험하고,무너지고있다는이야기는이제모두가아는사실이다.에코사이드를일으키고방조하는정부도,기업도‘지속가능성’을이야기하지만,정작지구의종말시계는점점더앞당겨지고있을뿐이다.그렇다면무엇을어떻게해야할까?
《지금당장,정의실현》은‘생태학살’을의미하는‘에코사이드’개념으로우리사회가생태적으로지속불가능한이유를비판적으로분석하고,대안을찾아가는책이다.특히이책은에코사이드저항운동의역사와현주소,그리고그의의를깊이조망하고있다는점에서소중하다.그간국내에서이런관점으로서술된책은드물었기때문이다.무엇보다‘에코사이드는정의의문제’라는명료한메시지를던지면서누가에코사이드를일으키는지고발하고,정의의관점에서이들을어떻게처벌할수있는지를고민한다.더나아가저자만의에코사이드개념을제시하고,그것을바탕으로에코사이드의원인과발생경로에대해매우탁월한분석을선보인다.제목에도담겼듯이에코사이드는모든인간과생명체를위해‘지금당장’금지되어야한다.그리고국제법으로처벌할수있는근거가‘지금당장’마련되어야한다.그것이바로‘정의실현’이라고저자는주장한다.
에코사이드에대한기초지식은있지만,개념을좀더깊게알고싶은사람들,새로운언어가필요한환경운동가들,환경법에전문지식이있는법률가들과학자들,인권운동의확장을모색하고사회-생태적전환을고민하는많은이들에게유용한책이될것이다.
에코사이드는정의의문제
저자는다음과같이에코사이드를정의한다.“사회적지위또는권력을동원할수있는개인또는집단의정치적,경제적,사회적이익창출을목적으로체계적으로생태계를교란하거나해체하여거주불가능한상태로만드는일련의제도화된행위또는부작위.”(61쪽)즉에코사이드는환경범죄에대한처벌을강화하는의미에서형사/사법정의,사회운동의언어이자사회적계약의원칙으로서사회정의,그리고인간과자연의관계를고민하는생태정의를가로지르는개념으로이해해야한다는것이다.
저자에의하면에코사이드는생각보다가까이에서일어난다.2007년태안앞바다에서벌어졌던‘삼성기름유출사건’을보자.이사건은‘한국형에코사이드’로서한국역사상최악의해양기름유출사고였다.그곳이바로저자의고향이다.그런데이사건은‘태안기름유출사건’으로알려지면서사건을일으킨‘삼성’이라는이름은사라지고말았다.사건이후공동체와생태계는이루말할수없을정도로큰피해를봤다.그런데과연삼성은처벌을받았나?정부는제대로역할을했나?환경법은제대로작동했나?삼성은법적책임을띠는배상금이아니라보상금으로피해자를회유했고,정부는삼성의책임회피를도왔으며,주민들은아직도제대로된보상을받지못했다.왜에코사이드를일으키는기업은책임을피해가는가?왜법과정부는제대로된역할을하지못하는가?왜피해자들은피해를인정받지못하는가?“이것은정의가아니다.”저자는이사건을계기로사회문제로서환경문제를연구하는사람이되기로결심했고,이후학문연구와다양한사회운동을하면서정의를실현하는하나의저항운동으로서에코사이드를이해하게되었다.
이책에서저자가말하는정의란“억압받는집단이가진열망의표출”이다.즉그시대에주어진정치적,사회적,경제적,문화적모순과장벽을깨뜨리고,자유롭고평등한세상을만들기위해‘사회를이렇게바꾸자’는투쟁의언어이다.이렇게저자가환경파괴에정의를묻는이유는세가지다.“첫째,우리사회가자연을어떻게대우해야하는지에대한도덕적원칙에대해질문한다.둘째,환경파괴의악순환을초래하는사회체제속에서차별과폭력을겪고있는집단의민주적인투쟁에정당성을부여한다.셋째,환경파괴를조직적으로초래하는개인과집단에책임을묻고,오늘날‘환경보호제도’의기원및한계를비판적으로검토하는기준을제공한다.”(29쪽)
에코사이드논의의시작,베트남전쟁과고엽제
1943년식물학자아서갤스턴은‘2,3,5-트리오도벤조산’이라는화합물을흡수한식물은성장이빨라지지만,일정수준을넘어서면모든잎을떨어뜨리며말라죽는다는사실을발견한박사논문을발표했다.그런데이연구가뜻하지않게인간과식물을대량으로살상하는무기개발에활용되었다.바로‘고엽제’다.이고엽제는1948년영국이말레이시아에서처음사용했고,이어서베트남전쟁당시미국은대량의고엽제를베트남땅에살포했다.베트남약2만곳의마을에서400만명이고엽제에노출되었고,베트남전체산림의5분의1이상이사라졌으며,고엽제살포로사망한베트남인만40만명에이른다.한국군을포함생존자들은지금까지도각종질병과정신적고통을겪고있다.땅에스며든독성물질과불발탄등이일으키는자연환경피해는지금까지정확히알려진바도없다.
아이러니하게도고엽제무기화반대운동을펼친이가바로아서갤스턴이었다.갤스턴은사람을대규모로학살하는‘제노사이드’라는용어를모방해,‘집’을뜻하는그리스어‘오이코스(oikos)’에서따온‘에코(eco)’를붙여‘에코사이드’라는용어를만들었다.그리고미군의고엽제살포는“자연환경을의도적이고영구적으로파괴”한에코사이드이며,이는“인류에반하는범죄”라고주장했다.또1948년유엔총회에서‘집단살해방지협약’이체결됐듯이,‘국제에코사이드금지협약’을채택해야한다고강변했다.
고엽제살포작전,즉‘랜치핸드’작전이한창이던1966년,유엔총회에서‘대량살상무기개발및중단에관한협약’등의내용이담긴결의가채택되었고,여러차례미국의고엽제살포를비난하는결의채택도시도되었다.그렇다면미국은어떻게대응했을까?미국정부는‘인명피해를의도하지않았기때문에’제초제와고엽제가화학무기가아니라고주장했다.이런이유로국제법을위반한적이없다고맞섰다.고엽제살포는우거진삼림속에숨어서미군에피해를입히는베트콩을제압하기위한정당한,또는불가피한작전이었다고하면서법적책임을피했던것이다.이러한의도성입증문제는전쟁에직접공모하거나전쟁으로이익을얻은집단,특히기업에전시파괴에대한책임부과를어렵게만드는장벽으로작동하고있다.
죽고,파괴되고,사라지는에코사이드현장들
저자는에코사이드사례들을5개의유형으로정리한다.①전쟁수단으로서에코사이드,②‘부차적인피해’로서에코사이드,③에코사이드-제노사이드:뿌리뽑기와땅뺏기,④제도화된살상:일상의에코사이드,⑤대형환경재난과산업재해.이유형들을살펴보면어떤권력집단이어떻게체계적으로에코사이드를일으키는지알수있다.대부분국가,기업,권력집단과연결되어있다.
베트남전쟁의고엽제무기화를통해에코사이드논의가처음시작되었듯이,에코사이드는전쟁과떼려야뗄수가없다.전쟁에서승리하기위해자연생태계를파괴하는것은필수불가결한행위로여겨지기때문이다.또군대는온실가스배출,무기실험및훈련중발생하는환경오염,불발탄,독성폐기물과외래생물이동등다양한2차환경오염도발생시킨다.
당연하게도에코사이드는제노사이드현장에서도발생한다.대표적으로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뿌리뽑기’사례가있다.이스라엘은1967년팔레스타인강제점령을시작한후지금까지80만그루이상의올리브나무를뽑아버리고,아보카도와파인애플플랜테이션을확장중이다.단일작물플랜테이션은주변지하수를빠르게고갈시키고토양의재생능력을떨어뜨려에코사이드를초래하는대표적인원인중하나이다.또오일샌드채굴을위해캐나다정부와기업들이선주민들의땅을빼앗는행위도여러이유로에코사이드이자집단살해범죄로볼수있다.‘석유대박’은선주민들에겐‘삶의죽음’을의미했다.
이처럼사고에가장책임이큰자들이사고발생사실자체를감추거나사고의규모를축소해책임을회피하려는시도를적나라하게볼수있다.그리고환경재난과산업재해는대부분취약집단이거주하는공간이나위험물질을다루는시설들이밀집해있는곳에서발생한다는점에서사회적불평등의지리적분포와중첩하기도한다.
한국형에코사이드의현장들
한국형에코사이드를일으키는구조적요인들은뭘까?저자는권력집단에유리하게기울어진민주주의제도,토건국가,그린벨트식환경보호사고,그리고‘쓸모를찾지못하는’환경법을꼽는다.
새만금간척사업을살펴보자.새만금갯벌죽이기는‘단군이래최대국토개발사업’이라불릴정도로가장긴시간동안한국정부와건설사,외국인투자회사,심지어미군까지조직적으로가담하고있는‘한국형에코사이드’다.갯벌이사라졌고,주민들은삶의터전을잃고뿔뿔이흩어졌다.처음엔농지를만들겠다고했다가염분농도때문에농사를지을수없으니산업단지와도시를만들겠다고했다.심지어지금은국제공항을짓겠다는계획도발표되었다.여러번이사업을중단할기회가있었지만,그때마다정부는‘공익’,‘경제적이익’을내세워사업을강행했다.대체용도조차갈피를못잡는간척지가바다를정화하는갯벌보다어떤‘공익’에부합한다는걸까.새만금간척사업은국가가주도한생태학살일뿐이다.
또한해외로수출하는한국산무기들,해외에서에코사이드를일으키는한국정부와기업들,국가주도로이뤄지는각종토건사업(가덕도신공항사업,설악산케이블카,지리산산악열차,4대강등),기업이일으킨낙동강페놀사건등도한국형에코사이드에해당된다.
에코사이드,어떻게처벌해야할까
“잔혹한에코사이드를저지를수있게허용하는정치적,사회적,생태적,기술적조건들을제한하고,실제로저질러진환경파괴에책임을묻고,피해자의존엄한삶을회복하며사태의재발을방지하기위해서는가해자들이의존하고있는‘법적으로문제없다’는논리를깨뜨리는것이중요하다.”(57쪽)
중대한에코사이드범죄를일으키고있는국가,기업,권력집단등은어떤처벌을받고있을까?실망스럽게도처벌은제대로이뤄지지않고있다.국제법과국내법모두처벌규정이미미하기때문이다.
1998년채택되고2002년7월1일공식효력이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