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가 그렇게 음란한가요? (반양장)

제 얘기가 그렇게 음란한가요?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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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놈들의 섹스는 잘못됐다”며 2015년 《이기적 섹스》로 등장한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 그로부터 꼭 10년 만인 2025년 그의 두 번째 단독 저서가 출간되었다. 이번엔 섹스 이야기가 아니라 섹스를 말한 여자 이야기다. 섹스를 말하고,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이라 커밍아웃하고, 섹스토이를 파는 여자에게 지난 10년간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10년이기도 한 이 시간은 얼굴을 드러내고 활발히 활동한 한 명의 페미니스트에게 어떤 일상으로 경험되었을까?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음란한’ 여자로 몰리기, ‘감히’ 여자가 얼굴을 드러내면서 성을 ‘떠들’ 때 어떤 세상이 펼쳐지는지 은하선은 자신의 삶으로 이야기한다. 지난한 혐오와 차별, 온갖 성적 모욕이 판치는 난장판에도 불구하고, 더 시끄럽게 드러내고 계속해서 떠드는 한 페미니스트의 존재가 상쾌한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은하선

저자:은하선
섹스를하고글을쓰는페미니스트.저서로《이기적섹스》(2015),공저로《그럼에도페미니즘》(2017),《페미니스트유토피아》(2017),《나만그런게아니었어》(2019)등이있다.EBS〈까칠남녀〉,SBS〈정치를한다면〉과〈SBS스페셜〉등다양한방송에도출연했다.클래식음악계성폭력을고발한성폭력피해생존자이기도하다.퀴어오케스트라무지개음악대에서오보에연주자로활동하며,고양이까미,복순그리고파트너벨라와함께살고있다.eunhasun.com

목차

프롤로그:지극히편파적인

1부
여자가섹스를말한다는것
‘갤럭시보지’은하선
#클래식음악계내성폭력
미투진짜맞아요?
네,잠재적가해자아니신거잘알겠고요
변화가억울한사람들
누구맘대로사이좋게야

2부
종교의이름으로혐오하노라
문제는은하선이아니다
누구나혐오의타깃이될수있다
친구가‘되어준다’는오만함
페미니스트는맥락을읽는다

3부
누구를배제할것인가
이름짓기
싸움은가까이에서시작된다
아내가있는여자입니다
먹지않겠다는‘욕망’
폭력을고민하기

에필로그:불확실함이라는확실성

출판사 서평


욕하고돌아서는게아니라
맞서고싸우고배우기

저자가맞닥뜨린혐오와차별의순간들은지리멸렬하다.섹스칼럼니스트,페미니스트,바이섹슈얼,섹스토이,사람들은그런키워드들을곧장여성혐오/성소수자혐오와연결짓는다.섹스를얼마나많이했으면글까지쓰느냐는코웃음,‘딜도팔이’라는조롱,오래된관계의파트너가있는데도좀처럼인지되질않고언제든‘깨질수있는관계’처럼여겨지는차별적인식등사적인영역과공적인영역을가리지않는다.
은하선은그런순간들중유독강렬하게남은굵직한‘사건’들을이책의이야기들로소환하지만,단지고발을위해서는아니다.그보다는자신이경험하고투쟁한혐오와차별의순간들에서기어이길어올린통찰을공유하고,이를통해여성과성소수자들은물론이고특히나‘차별주의자’들에게끊임없이말을걸기위함에가깝다.자신이겪은상황들이어째서어처구니없는것인지,그럼에도거기서무엇을배우고어떻게나아갔는지,우리가함께생각해볼지점들은무엇인지그는자신의경험들을풀어놓으며계속해서말을건다.

문제는은하선이아니다

성적모욕을주고자희롱하는인터넷창의댓글들은일상이고,뱉은말의일부가편집되고왜곡되어혐오의불쏘시개가되는것도다반사,급기야는은하선이가는곳마다혐오세력이따라붙는다.“은하선은물러가라,물러가라,물러가라”구호를외치며특강자리가마련된강의실앞에그들이진을친다.하지만파이터의기세가남다른그이기에,결코그들의요청대로물러나는법이없다.“주최측에마이크볼륨을최대로올려달라고요청”하고“낼수있는한가장큰목소리로”두시간여의강의를이끌어나가는것이그의투쟁방식이다.“성인용품업체대표를인권강사로초청승인하다니전주시는제정신이냐”라는현수막이걸려도“딜도만큼평화로운물건이세상에또어디있다고”코웃음치는그다.
인권을말하는이런저런자리에초청받을때마다곤욕을치르니활동명을바꿀까고민도한다.‘은하선’이라는이름이하도욕을먹으니무겁게느껴졌던탓이다.그러나그는자신을향한사람들의혐오가말그대로자신을향하는게아님을안다.‘은하선은물러가라’는외침은페미니스트,섹스를말하는여자,성소수자더러물러나라고외치는소리임을그는알고있다.“문제는‘혐오’이지‘은하선’이아니다”라고말하는그의단언에무거운마음으로고개를끄덕이게되다가도,뒤이어“섹스토이사업을그만두면가장슬퍼할사람은내가아니라바로그들(혐오세력)일것”이라농담하는은하선의강단가득한문장들을읽다보면어느새입꼬리가올라간다.

싸울수있는만큼싸우되
웃음과농담을잃지않기

자신의경험과삶으로혐오와차별을조목조목고발하고싸우면서도끝까지숨지도농담을잃지도않는사람.은하선은현실의고루함과잔혹함에맞서다기어이해학의경지에오른,수많은퀴어페미니스트중한사람이다.대표하려든적없으나하필이면(?)텔레비전에나가는바람에많은걸대표하게된사람.그때문에‘은하선’이라는이름하나로무차별혐오폭격을맞으면서도투쟁과재미와농담중그무엇도놓지않은그에게고마운마음까지든다면지나친감상일까.
여자가섹스를말한다고난리,페미니스트라면서탈코를안한다고난리,양성애자면그냥남자를만나면되지왜커밍아웃까지하느냐고난리,섹스토이를판다고난리,섹스좋아한다면서미투에목소리를내느냐고난리.한여자가그저자기자신으로살겠다는데세상은이여자의온갖것들이다‘음란’하고‘문란’하다며조용히하라고난리법석이다.
그럴수록더시끄럽게떠드는그가,“제얘기가그렇게음란한가요?”되묻는그가,제자리걸음만하는것같을때면그저맛있는무를떠올린다는그가,이존재가어쩐지위로가된다.웃으면서싸우고,농담을잃지말자고다짐하게된다.세상이뭐라든자기자리에서일상의투쟁을지속해온사람.그가지난10여년의이야기를이렇게또책으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