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

$21.00
Description
청년 여성은 왜 광장에 나오는가? 이 질문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답변’이 아닌 ‘경청’인지도 모른다. ‘청년 여성이 왜 광장에 나오는지’는 그들의 발화를 통할 때 비로소 온전해질 수 있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경험 속에서 오롯이 이야기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딸’로, ‘2030 여성’으로, ‘응원봉 부대’로 호명되곤 하는 여성 시민의 광장 경험과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다.
지난 10여 년간 청년 여성은 스스로 진지를 구축했다. 12ㆍ3 내란의 밤 이후 뚝 떨어진 존재마냥 이곳저곳에서 호들갑스럽게 묘사됐지만, 이곳에서 항상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에 분개하며 거대한 추모 물결을 일으켰고, 낙태죄 폐지를 위해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섰으며, 불법촬영물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혜화역에 집결했다. ‘페미’ 낙인과 사상 검증, N번방과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는 무수한 사건들이 삶을 박살 낼 때도, 서로를 도우며 함께 싸우는 법을 배웠다. 남태령과 한강진의 밤 뒤편에는 바로 그 시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탄핵 집회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이동권 집회와 각종 비정규직 노동 투쟁 현장에도 달려나가고 있다. 그 연대가 지속되는 한, 광장은 쉬이 닫히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기획하고 쓴 세 명의 저자들은 여기저기 넘쳐나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뒤로하고 직접 그 여성들을 만났다. 만나서 들은 것을 가능한 한 풍성하게 기록하고 다듬어 인터뷰이 한 명 한 명의 생애를 눅진히 담아냈다. 각자의 자리에서 쏟아져 나온 그 이야기는 탄핵 광장의 경험이기도, 탄핵 이후 세계에 대한 비전이기도, 또한 페미니즘 리부트의 흐름 속에서 이어져온 운동의 궤적이기도 하다.
저자

최나현,양소영,김세희

페미니스트.여자들이들려주는생생한이야기를사랑한다.부산대학교여성연구소에서페미니즘교양수업을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우리의목소리를읽어라·7

첫번째이야기:이민지
연대는아름다운침범·16

두번째이야기:김소결
TK의콘크리트는TK의딸이부순다·42

세번째이야기:최혜수
사람을죽이는배에서사람을살리는배로·68

네번째이야기:김예지
나,고졸생산직.광장을만나다·94

다섯번째이야기:윤혜경·이채현·노정현
학생들은왜거리로나왔나?:예문여고시국선언비하인드·120

여섯번째이야기:한준아
집회최적화인재,페미니스트덕후교사·144

일곱번째이야기:김유진
평범한술집여자의자유발언비하인드·168

여덟번째이야기:김희승
무지개교실,우리를포기하지않는법·188

아홉번째이야기:조은영
치유하는저항,광장의간호일지·216

열번째이야기:소진희
촛불들던소녀에서탄핵집회를이끄는활동가로·242

열한번째이야기:신이서
깻잎한장에펼쳐진수다·270

에필로그
열두번째이야기:기록집담회·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