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델리카트슨 (먹기, 읽기, 먹기에 관해 읽기, 그리고 먹으면서 읽기에 대하여)

내 영혼의 델리카트슨 (먹기, 읽기, 먹기에 관해 읽기, 그리고 먹으면서 읽기에 대하여)

$22.00
Description
아무리 먹고 읽어도 날마다 허기가 지는 《뉴욕타임스》 서평가 드와이트 가너의 에세이. 먹기와 읽기에 대한 집착으로 자신의 존재를 졸여내 담은 듯한 이 책은 문학책만큼이나 요리책을, 작가들만큼이나 셰프들을 인용한다. 드와이트 가너는 자신의 책을 “복합적 과식의 산물”이라 말한다. “늘 (1) 읽는 동시에 먹고 있기를 바라고 (2) 음식에 주목”하는 그가 말하는 아침, 점심, 장보기, 음주, 저녁에 동행하다 보면 한 인간이 책과 음식을 얼마나 먹어치울 수 있는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우리가 입에 집어넣는 것에 대해” 말해왔는지 새삼 놀라울 지경이다. 드와이트 가너가 비평가 시모어 크림의 표현을 빌려 먹기와 읽기로 점철된 자신의 기억을 “내 영혼의 델리카트슨”이라 불렀듯,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군침을 삼키며 저마다의 델리카트슨을 떠올리게 될 책이다.
저자

드와이트가너

저자:드와이트가너(DwightGarner)
2008년부터《뉴욕타임스》서평가로글을써왔다.이전에는《뉴욕타임스북리뷰》선임에디터였다.그의에세이와비평은《뉴리퍼블릭》《하퍼스매거진》《슬레이트》등여러잡지에실렸다.지은책으로《가너의인용들(Garner’sQuotations)》등이있다.

역자:황유원
서강대학교종교학과와철학과를졸업했고동국대학교대학원인도철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13년문학동네신인상으로등단해시인이자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일요일의예술가》《하얀사슴연못》《초자연적3D프린팅》《세상의모든최대화》,옮긴책으로《모비딕》《폭풍의언덕》《위대한개츠비》《바닷가에서》《에로스,달콤씁쓸한》《길을찾는책도덕경》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의말
들어가며
1.아침
2.점심
3.장보기
막간:수영혹은낮잠
4.음주
5.저녁

출판사 서평

아무리먹고읽어도날마다허기가지는
《뉴욕타임스》서평가드와이트가너
그가말하는아침,점심,음주,그리고저녁
“그의글을읽고있으면페이지를핥고싶어질정도다.”

2008년부터지금까지《뉴욕타임스》서평가로글을써온드와이트가너의독특한먹기-읽기에세이가황유원시인의번역으로처음독자들을만난다.서평가가쓴에세이라고하면흔히‘읽기’에대한이야기를떠올릴테지만,이책은읽기만큼이나‘먹기’를이야기하는식탐가득한책이다.탐독과식탐은드와이트가너라는한서평가의삶에서가장큰자리를차지한두단어다.부제에서도드러나듯그는‘먹기,읽기,먹기에관해읽기,그리고먹으면서읽기에대하여’내밀한자신만의이야기를한가득풀어낸다.
중학교시절부터읽기와먹기에동시에심취한그는집에돌아오면한아름읽을거리를거실에던져놓고부엌에서마요네즈잔뜩뿌린샌드위치를챙겨와서는몇시간씩내내읽는아이였다.눈만큼이나입과위장으로읽어댄그에게,읽는동안“음식이다떨어지지않게끔”하는건중요한독서법이었다.책이쏟아지는만큼먹거리도잔뜩인세상이니,탐독과식탐에기인한허기는좀처럼채워질줄을몰랐다.한바탕먹으며읽고난책장에는기름투성이지문들이문신처럼남았다.
이처럼드와이트가너에게읽는일과먹는일은한쌍으로붙어있는행위다.그가비평가시모어크림의말을빌려먹기와읽기를둘러싼자신의기억을“내영혼의델리카트슨”이라부른것도그때문이다(델리카트슨은통조림,소시지,치즈등의조제식품과함께샌드위치같은간단한식사를판매하는곳을칭한다).그에게는입으로먹는일과영혼으로먹는일(‘책은마음의양식’이라하지않던가)이동떨어져있지않았고,따라서이책도“복합적과식의산물”이되었다.
아침,점심,장보기,음주,저녁이라는총다섯장으로구성된그의이야기는“전방위적으로굶주린인간”즉,가너자신의하루를독자가함께통과하도록이끈다.그하루엔우리가입에집어넣는것들에대한그의사견(?)뿐만아니라헤밍웨이에서미셸자우너까지무수한작가들이어떻게생각하고무엇을말했는지,그이유는무엇인지에대한이야기가가득하다.

“읽고먹기위해사는이들에게이책은하나의향연이다.”

드와이트가너의이독특한독서일대기는역사적으로꽤나오랫동안경시되었던‘먹기’의의미를되살려주기도한다.가너가이야기하는음식들이란결코거창한요리들이아니다.‘미식’에대한이야기로오해할독자들을고려해서인지,그는“나도안다”고먼저입을떼며“음식이야기를과하게하면왠지잘난체하는속물이된듯한기분에사로잡”히는독자의마음을헤아린다.그러고서는영국의연극평론가케네스타이넌의말을인용하며이렇게덧붙인다.“모두가훌륭한음식을먹을수있어야해요.식도(食道)의쾌락을부정하는사회주의는영국청교도전통에훼손된사회주의입니다.”
모두가먹고마시는데관심을가지진않으며,모든작가가먹고마시는일에진심인것도아니다.그러나저자는조금은덜강건(?)한영혼이라비판받을지라도,먹는일에열심을쏟는사람들을열렬히대변한다.영국의소설가새커리의말을인용하며,“당신이먹는일에신경쓰지않는다고자랑하는것은당신의성격적결함을자랑하는것이나마찬가지”라고재치있게응수하면서.
아침의커피한잔으로시작해차,시리얼,달걀,토스트,버터,베이컨,비스킷,도넛으로나아가는동시에아침식사를얼마나성대하거나소박하게할것인지,어디서할것인지,얼마나오래할것인지등먹기에관한그의이야기는쉴틈없이쏟아진다.매장이이런식이다.그사이사이무수한작가들(주로소설가와시인들)의말과그들의작품속인물들의말이우수수쏟아진다.정신을차려보면식재료장바구니와도서장바구니가동시에가득차고만다.
이책의옮긴이이자시인인황유원은이책의또다른미덕으로“기억의환기”를꼽았다.가너의이야기를읽다보면자연스레독자자신만의“영혼의델리카트슨이떠오른다”는것이다.가너는“우리는모두그런것을하나씩가지고있다”고말한다.그의말처럼,이책을읽으며자신만의델리카트슨을떠올리지않기란어렵다.“읽고먹기위해사는이들에게이책은하나의향연”이라는《뉴욕타임스》의서평이결코과장처럼들리지않는다.

음식과책,
외롭고지친영혼을달래주는확실한두가지

이책은결국영혼을달래준음식과책들에대한이야기다.음식과책,더구체적으로는음식과문학,외롭고지치고아픈영혼을달래주는확실한위안이이두가지에있다는사실은낯설지않은이야기일지도모른다.그러나어쩐일인지이둘을하나로엮어이야기하는책은보기어려웠다.드와이트가너의책이오랜갈증을해소해주는것처럼느껴지는이유다.
“읽으면서먹으려는욕망,문학속에등장하는음식을예의주시하려는욕망은세월이흘러도거의사그라지지않았다.오히려증세가더심해진듯하다.사실나는여전히그때그뚱뚱한아이인것이다”라는가너의고백은섭식이란행위의본질을돌아보게한다.영혼과위장으로동시에먹는그의이야기는인간인우리가바로그러한행위없이는살수없는존재라는사실을새삼상기시킨다.그리고불현듯엄청난허기를느끼게만든다.책은때로한사람을살린다.꼭먹는일처럼생을연장시킨다.
무언가읽고먹는시간을“삶에서가장빛나는순간들”이라일컫는드와이트가너는그렇게이어진생의순간들로한권의책을써냈다.이책을통해독자들도저마다의‘영혼의델리카트슨’을떠올려보게되길소망한다.먹기와읽기에열과성을다하는저자의기세를이어받아,“복합적과식”의즐거움을한껏만끽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