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생학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나)

미국의 우생학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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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나? “선택교배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의 진화를 주도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 우생학은 과학자, 정치인, 의사, 성과학자, 정책 수립자, 개혁주의자들의 오랜 지지를 받았다. 우생학은 나치 독일의 전유물이 아니었으며, 우생학 연구와 강제 단종법 등 정책 수립의 선두에는 미국이 있었다. 북유럽인과 앵글로색슨인의 우월성을 신봉하며 이민 제한을 선동하고, 인종간혼합금지법을 지지하며, 빈민, 장애인, 그리고 ‘부도덕한’ 사람에 대한 강제 단종수술을 옹호했던 미국의 우생학. 미국의 우생학 이데올로기는 지능부터 섹슈얼리티, 빈곤, 범죄 등 인간의 모든 것이 유전에 기인한다는 믿음을 퍼뜨리며 차별적인 법률 제정과 폭력적인 의료 요법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우생학이 폐기된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의 우생학》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말까지 미국 우생학의 한 세기를 파헤친다.
저자

N.오르도버

우생학,이민,성적지향및젠더정체성,인권,그리고HIV/AIDS와관련된지역·국가·세계적이슈를연구하고출판하며강의와활동을해왔다.역사연구자이자정책활동가,운동가로서그의작업은세속주의,반인종주의,퀴어해방,경제적정의,페미니즘,그리고반국가주의에대한확고한신념에뿌리를둔다.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캠퍼스에서인종·민족연구(EthnicStudies)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컬럼비아대학교섹슈얼리티·젠더·보건·인권연구프로그램에서록펠러레지던시펠로십을받았다.사회연구교육센터(CenterforSocialResearchandEducation)가발행하는공공정책과정치·경제이슈저널《소셜리스트리뷰(SocialistReview)》편집위원으로활동했다.캘리포니아대학교,햄프셔칼리지,헌터칼리지,그리고뉴욕시립대학교퀸즈칼리지노동자교육지원센터에서강의했다.LGBTQ,BIPOC(Black,Indigenous,PeopleofColor),이민자정의,HIV/AIDS단체들의연합체인입국장벽철폐연합(CoalitiontoLifttheBar)을공동창립,운영하며HIV감염인의미국입국·거주·체류금지정책을철폐하는캠페인을성공적으로이끌었다.HIV/AIDS대응을위해설립된유엔공동계획기구유엔에이즈(UNAIDS)의HIV감염인입국및체류규제에관한국제태스크팀위원으로활동하며,그러한규제가이민자,이주민,난민,망명자,억류자에게미치는보건·인권·경제적영향을다뤘다.19세기말에서20세기말,한세기에걸친미국우생학의역사와정치·사회적영향력을파헤친《미국의우생학》은2003년초판출간이후미국전역의대학강의에서꾸준히참고되어왔으며,민주주의의위기,극우의부상,혐오와차별의위협한가운데있는오늘날다시금조명받고있다.N.오르도버는뉴욕시에서태어나고자랐으며,현재도그곳에서살고일하며거리에서행동한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들어가는말

1부국가적위생:20세기이민과우생학로비
1장국가를상상하기
2장용의주도한히스테리
3장내부의이민자
4장파이어니어펀드:과학적인종주의와우생학기금
5장무분별한친절과헤픈감상주의:‘박애주의적’충동과싸우기
6장끝나지않은공황상태

2부퀴어해부:100년의진단,해부,그리고정치전략
7장구원자로서의과학
8장일탈을상세하게서술하기:도덕적명령,유전적전제,그리고법의자구
9장생물학변명가들:호소와오산
10장젠더,인종,그리고은유의전략
11장동성애와생체/정신병합:인과론의가산적모형
12장에이즈,백래시,그리고해방적생물학주의라는신화

3부단종수술과그너머:테크노픽스라는자유주의적호소
13장자유주의의맹점
14장벅대벨과그이전
15장마거릿생어와우생학의합의
16장신체적후유증:인종주의,우생학,그리고2차세계대전이후자유주의적공범들
17장새로운테크놀로지,오래된정치:노플란트와그너머
18장장애와우생학:변함없는합의
19장퀴나크린,다가오는공세

나오는말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혐오와차별은어떻게‘과학’이되었나
19세기말~20세기말미국우생학의한세기를파헤치다

흔히우생학을나치독일의전유물로생각하지만,역사적으로그선두에는미국이있었다.특히20세기초반미국에서는우생학연구가가장활발하게이루어졌고,이를토대로이민제한,강제단종법등실질적인정책이수립,시행되었다.이러한정책들은인종,종교,민족,성별,언어,이념적으로‘순수한’국가를지향하는정치적담론과맞물려추진되었다.
저자N.오르도버는우생학을단지과거의극단적사상이나실패한과학으로봉인하지않는다.그는우생학이과학적중립성과합리성의언어를통해어떻게혐오와차별을국가정책으로서정당화해왔는지를묻는다.나아가이문제가우생학이가장활발했던20세기초미국에국한되지않으며현재에도여전히유효하다고주장한다.이책의의의는역사속으로사라진,과학으로서의우생학을조명하는게아니라형태를바꾸어반복적으로호출되어온우생학의끈질긴생명력을보여주는데있다.
저자는우생학이‘과학’인동시에‘정치’였다는인식에서출발한다.선택교배와생물학적결정론은인간의지능,섹슈얼리티,빈곤,범죄를유전의문제로환원했고,이러한우생학적설명은개인의결함을강조함으로써구조적불평등과국가의책임을은폐했다.우생학은빈곤과같은사회문제를기술적·과학적으로해결할수있다는약속을내세우며강제단종법,이민제한같은정책개입을합리화했다.우생학의제도화가가능했던것은과학자,의사,정책수립자,개혁주의자등주류전문가집단의지지안에서성장했기때문이다.우생학은노골적인혐오의언어보다‘공공의이익’또는‘사회발전’이라는언어로작동했다.혐오와차별은‘합리성’의외피를쓰고제도화되었다.

‘순수한국가’라는환상
:‘오염된자’이자‘오염시키는자’로이민자낙인찍기

총3부로구성된이책의1부는우생학이이민정책과결합해미국의국민개념을재구성한과정을다룬다.생물학적범주로국민성을정의한우생학자들은이민자를‘오염된자’이자‘정치체를오염시키는자’로구성해냈다.그과정을저자는1917년과1924년이민법을중심에두고우생학자들이통계와지능검사등을동원해입법과정에개입한방식으로다룬다.우생학자들은노골적인백인우월주의와외국인혐오에기반한‘부적자’라는범주를마치과학적분류처럼제시했고,이러한담론은백인들의불안(1차세계대전이후난민‘범람’에대한,도시빈곤,범죄,질병,그리고인종간사회적접촉에대한)을자극하며정치인들의언어를통해확산되었다.
나아가저자는파시즘의부상이후에도우생학이결코그영향력을잃지않았음을지적한다.우생학적사고는형태를바꿔가며이민정책개혁담론과결합했고,이후의정책논의에서도반복적으로호출되었다.1부는우생학이과학의권위를바탕으로작동했으며,동시에미국의국가주의와인종주의를관통하는정책기술이었음을보여준다.

내부의위험:퀴어를병리화하기

우생학자들에게이민이외부로부터의심각한위험이었다면,내부의위험에는퀴어가있었다.2부는젠더와섹슈얼리티를둘러싼우생학적·의학적담론을분석한다.의학과정신의학,성과학은동성애와젠더비규범성을진단·분류·교정의대상으로만들며병리화했고,이러한과학적판단은법과정책을통해제도적으로작동했다.
아울러저자는동시에퀴어공동체또한사회적인정과권리확보를위해과학담론에의존했다는점을지적한다.동성애의생물학적원인을규명하려는시도는동성애자운동이억압에맞서는전략으로사용되기도했다.하지만이는결과적으로성소수자혐오를바로잡지못했으며,다시한번섹슈얼리티를본질화하는한계를드러냈을뿐이라는것이다.저자는과학이억압과해방의언어로동시에사용된이중적역사를비판적으로검토하며우생학이‘구원’의언어로도기능했음을보여준다.이로써정치가과학적설명에기댈때어떤위험을마주하게되는지드러낸다.

자유주의와우생학의공모

3부는강제단종수술과피임등생체관리정책의역사로자유주의와우생학의관계를분석한다.구조적문제가아니라개인의결함으로환원된빈곤과장애,인종적불평등은과학과기술이라는‘합리적수단’으로해결할수있는문제로제시되며그근본원인이은폐되었다.
저자는난관결찰술,노플란트,데포-프로베라,퀴나크린등의피임제또는단종수술이어떻게인도주의적정책또는공공복지의이름으로강제되었는지추적한다.개인의신체에대한이러한국가의개입은특히가난한여성,유색인여성,장애인에게집중되었다.저자는이를우생학과자유주의의공모로분석한다.‘합리적개혁’으로왜곡된사회체제를바로잡을수있다는자유주의특유의관념에서과학적수사에기반한단종수술등의생명정치는‘개혁’이자‘합리’로여겨졌고,자유주의자들은그것이‘빈곤의악순환을끊을’것이라고진심으로믿었다.
저자는바로이러한믿음,즉과학기술이정치적으로중립적일것이라는,또는기본적으로인도주의적일것이라는믿음자체를문제삼는다.우생학은합리적(기술적)해결책으로불평등을관리하려는자유주의적충동과결합하며더욱오래지속될수있었다.3부는이러한‘테크노픽스’가신체적·정치적폭력을은폐하는방식으로작동했음을보여준다.

21세기,우생학의망령은정말로사라졌는가?

우생학은이민자,유색인,장애인,빈곤층,성소수자를‘부적자’로낙인찍었다.이러한낙인은결코정치적판단과무관하지않았지만중립을가장한과학적수사는그러한판단에근거를부여했다.우생학은2차세계대전이후사실상폐기되었지만그논리는오늘날에도여전히메아리처럼울려퍼진다.그언어는‘사회적비용’,‘생산성’,‘성장’등의단어로둔갑하지만,기본적으로외국인,빈곤,성소수자,장애에대한혐오와차별이며이는우생학적논리와단단히얽혀있다.
우생학은일시적,역사적사건이아니라국가가어떤생명을보호하고어떤생명은배제할것인지를결정한다는일종의사고체계이며이데올로기다.《미국의우생학》은과학과국가권력이결합할때발생하는구조적위험을,그리고그위험에어떤몸들이가장위협받는지를명확하게인식할수있도록독자를이끈다.국가주의,민주주의의위기,극우의부상,혐오와차별의위협한가운데있는오늘의위기는비단미국에만국한되지않는다.이책은살인적시대를버티고이해하고자하는이들에게중요한참고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