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없는 시대 (혼자의 삶을 지키는 돌봄의 권리)

가족 없는 시대 (혼자의 삶을 지키는 돌봄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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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족 너머의 세계를 가꾸고 상상하는
살뜰하고 섬세한 돌봄의 기록


정상가족 바깥에서 삶을 열어가기 위해,
혼자여도 존중받는 사회를 지어가기 위해,
더 많은 난삽한 관계를 위해
** 돌봄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한 생활정보 특별 수록! **

징그러운 가족사, 원치 않았던 돌봄과 장례, 상속의 과정을 통과하며 써내려간 1986년생 청년의 자기 기록이자,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 많은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생활정치서. 유년 시절의 한 시점에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저자는 그 이후로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에게 가족이란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는 상처와 불합리는 덮어버리는 면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아버지에게 급작스레 병이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는다. 아버지의 돌봄을 독박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하나뿐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가족과 조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가족 그 자체라기보다 ‘가족이 기본값이 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봄과 의료, 주거와 행정 절차, 장례와 상속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혈연 가족 혹은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는 그 제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뿐더러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변명해야 한다. 자신이 통과한 돌봄의 모든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돌봄을 오직 혈연 가족의 문제로 귀속시킬 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 귀한 기록이 파고드는 것은 정확히 그 지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든, 제도와 행정에서든 소외당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사회를 새롭게 지어가자는 제안이다.
저자

차해영

마포구의회에서일하며현장의문제를제도로옮겨왔다.정치를시작하기전에는소리미디어기반의미디어교육활동을통해다양한세대·집단을만나며각자의삶이말이되고기록이되는순간을함께했다.또한음식기반의소셜다이닝과커뮤니티실험을진행하며1인가구의삶을연결하는관계의장을만들고,그경험이정책과제도로이어지도록과정을설계해왔다.지금은도시디자인을공부하며지역기반돌봄과공간정책을연구하며,돌봄의공백을개인의책임으로돌리는방식대신사회가함께책임지는길을찾고있다.‘혼자’라는삶의형태가권리와안전,관계를가질수있도록기록하고,설계하고,제안하는일을해나가려한다.

목차

들어가는말|가족없는시대의질문들ㆍ7

1.기본값못하는가족ㆍ17

보이지않는가족|되돌릴수없었던방향|떠난사람,떠안은짐|낯선이들과의가족극|말하지않는삶의시작|거리두기라는선택

2.가족도남도아닌우리ㆍ49

어쩌다독립|삶을붙들어준관계들|냉장고를공유하면식구|혼자도가족은가족|가족너머의세계|무인도에살지않기위해

3.예고없이닥친돌봄ㆍ83

시작은전화한통|무너지고다시세우고|보호자가된다는것|혼자가혼자를돌보다|돌고돌아다시가족|마지막외출

4.장례와상속,혼자떠안은몫ㆍ123

빈소없는장례|작은추모식|떠나보낸이들과의대화|본적없는서류상가족찾기|상속포기,나를위한결정|산사람은어떻게든살아낸다

5.관계의이름을다시쓰기위해ㆍ157

함께산다는것의의미|가족의자리를넓히기위해|빈집그리고빈자리|정책이곧삶|혼자일권리?혼자일수있는권리!|설명이필요하지않은삶을위해

나가는말|혼자의삶에서함께의조건으로ㆍ195

부록:혼자감당하지않기위해필요한정보ㆍ201

PART1.사전준비영역ㆍ202
PART2.돌봄·의료영역ㆍ214
PART3.장례·추모영역ㆍ240
PART4.상속·법률영역ㆍ258

출판사 서평

가족너머의세계를가꾸고상상하는

살뜰하고섬세한돌봄의기록



정상가족바깥에서삶을열어가기위해,

혼자여도존중받는사회를지어가기위해,

더많은난삽한관계를위해



**최현숙(작가),장재열(상담가겸작가),신경아(한림대사회학과교수)강력추천**

**돌봄을혼자감당하지않기위한생활정보특별수록**



징그러운가족사,원치않았던돌봄과장례,상속의과정을통과하며써내려간1986년생청년의자기기록이자,가족이라는틀을넘어더많은타인과의연결을모색하는치밀하고섬세한생활정치서.유년시절의한시점에정상가족바깥으로밀려났던저자는그이후로‘가족’이라는관계형태에의문을품고독립적인1인가구의삶을일구어나간다.그에게가족이란사적인헌신과희생을당연한것으로만들고,설명되지않는상처와불합리는덮어버리는면죄부였다.



그러던어느날,오랜시간관계가단절되다시피했던아버지에게급작스레병이찾아오면서그의인생은큰변화를맞는다.아버지의돌봄을독박으로떠안게된것이다.하나뿐인자식이라는이유로모든것을홀로떠안고,원치않는방식으로다시가족과조우하면서그는깨닫는다.문제는가족그자체라기보다‘가족이기본값이되는방식’이라는것을.돌봄과의료,주거와행정절차,장례와상속까지모든것을혼자감당하는과정에서그는그모든제도의출발점이한명의개인이아닌‘가족관계’로설정되어있음을보게된다.



혈연가족혹은법적가족이없거나,있더라도실질적으로혼자이거나,가족이제역할을하지못해방치된이는그제도에접근조차할수없을뿐더러끊임없이자기존재를변명해야한다.자신이통과한돌봄의모든과정을세세히기록하기로한것은바로그때문이었다.돌봄을오직혈연가족의문제로귀속시킬때가족이없는사람,가족이있지만실질적으로혼자인사람은돌파구를찾기어렵다.이귀한기록이파고드는것은정확히그지점이다.가족없이‘혼자의삶’을살아가는이들이자신의삶에서든,제도와행정에서든소외당하지않고더넓은세계와연결될수있도록,이사회를새롭게지어가자는제안이다.



가족이라는기본값이작동하지않을때:가족없이‘나’로서말하기



한국은‘가족’이야기를참좋아하는나라다.연애에서시작해결혼,이혼,재혼,양육까지인생의크고작은사건들이대개가족서사로포장된다.그런맥락에서가족은선택지가아니라기본값이다.삶의중요한순간마다시스템은늘가족을앞세워묻고요구한다.그렇다면그기본값이작동하지않을때개인은어떤일을겪게될까?

사실가족은불편한순간에가장많이소환되는말이기도하다.책임과감정노동을떠넘기고,사적인헌신과희생을당연한것으로만들고,설명되지않은상처와불합리를덮어버리는가장손쉬운면죄부.

저자는부모님의이혼과그이후반복된아버지의사실혼으로인해정상가족바깥으로밀려났던자신의경험에서출발해,그오랜부대낌에대해담담히이야기한다.가족이야기를시작하면너무나많고복잡한설명을늘어놓아야했기에,그속에서정작자신은소외되었기에차라리침묵을택했다.“가족이라는관계로나를설명하고싶지않았다.그런상황을어떻게든피하고싶었다.가족이라는배경없이그저나로서말하고싶었다.”

이책이이야기하는‘가족없는시대’란가족이완전히사라진시대를뜻하지않는다.저자는‘가족없는시대’를‘가족이라는장치가더강하게작동하는시대’라는역설적의미로다시읽어낸다.가족이점점더사라지는시대,즉“많은사람들이‘가족’이라는관계형태에의문을품고‘정상가족’의바깥에서살아가는시대”(신경아)지만,사회는여전히삶의과정전반을‘혈연가족’과‘법적가족’에묶어두기때문이다.



“내이야기의도착지는결국‘나’가아니라‘우리’였다”:예고없이닥친돌봄,그리고기록



‘혈연가족’이라는관계형태에의문을품고독립적인1인가구의삶을일구어나가던저자는어느날급작스러운연락을받게된다.오랜시간물리적으로나감정적으로거리를두고살아온아빠가갑자기이상해졌다는연락이었다.아빠와함께지내던여성은이제자신과는관계가끝났으니그를돌보는건자식의책임아니겠냐고통보해왔다.아빠와함께공장을운영하던또다른이는아빠의상태가나빠지자법인명의를급작스레아빠앞으로돌려놓고는혼자빠져나가려했다.

“그들과아빠는법적으로아무런관계도아니었다.함께산세월도,사업을같이꾸린시간도,가족관계증명서에는남지않으니까.그들에게는보호자로서의권한도,책임도없었다.‘왜하필나야?’라는질문이머릿속에계속맴돌았다.돌봄에준비는없었다.그저그렇게아무런예고없이닥쳤다.”

급작스레아빠의돌봄을떠맡고,그이후로장례와상속절차까지홀로치르게되면서저자는평온했던일상이와르르무너지는경험을한다.그러나그보다더힘겨운건‘가족’‘보호자’‘법적대리인’과같은호명이었다.그호명들은당사자의감정이나관계의현실은묻지도않은채감당하기어려운의무들을한꺼번에쏟아냈다.

“나를짓눌렀던것은가족이기본값으로설계된사회에서‘혼자’로서감당해야하는몫자체였다.돌봄과의료,장례와상속,주거와행정절차의출발점이한명의개인이아닌가족관계로설정된구조.누군가는그구조를아무런문제없이매끄럽게통과할수있지만,누군가는매번사정을설명해야하고,또다른누군가는애초진입조차할수없다.”

법적가족이없거나,있더라도실질적으로혼자이거나,가족이제역할을하지못해방치된이에게는같은절차도훨씬더버겁게다가온다.이때선택지는급격히줄어든다.병원은보호자의동의를요구하고,돌봄은가족이맡는것으로상정된다.제도에닿기까지요구되는서류와증명,관계의요건은또다른벽이되고,책임은명백히한사람에게쏠린다.치료와간병의결정,응급연락,서류발급과제출,장례절차,그후에이어지는정산과신고,상속에대한법적선택과후속처리까지.누군가는그것을나눌가족이있지만,누군가는같은일을혼자끝까지떠안는다.

저자가아빠를돌보며통과했던여러순간들을혼자만의것으로남겨두신대신‘기록’으로써공유하고자한이유는여기에있다.“내가지나온길은특별하거나예외적인사건의연속이라기보다대부분의사람들이언젠가마주하게될문제들에가깝다.”돌봄의상황에처한이들이감당할수없이마구잡이로쏟아지는문제들속에서길을잃고헤매지않았으면하는마음이그과정에대한기록작업을추동했다.

“사소해보이는일들에서의미를찾고,내가겪은것들을기록하고,동의되지않는부분들을질문하고,끝내는정치와제도의언어로다시말해보려했다.그것은개인이감당하던일을사회의질문으로바꾸는작업이었다.‘왜나만이렇게어렵지?’라는탄식을‘왜이구조는누군가를매번박아세우지?’라는질문으로바꾸는것.내이야기의도착지는결국‘나’가아니라‘우리’였다.”



가족없는시대의다음장면:관계의이름을다시쓰기위해,설명이필요하지않은삶을위해



혼자사는사람이‘드문예외’였던시절은이미오래전에끝났다.서울의경우거의열집중네집이1인가구다.혼자사는삶이‘특이한소수’의선택이아니라이미우리사회의가장흔한생활방식가운데하나가된것이다.현실이이런데도결혼,혈연가족을만병통치약처럼여기는사회적분위기는여전하다.

“중요한것은결혼여부가아니라우리가어떤돌봄속에서살아갈수있는가이다.그러니이제새로운질문들을구성해야한다.혼자든함께든관계의형태와무관하게안전과존엄이제도적으로보장되는가.아플때돌봄서비스와의료,주거와소득지원이끊기지않고연결되는가.”

혼자의삶은누군가와함께하는삶과본질적으로다르지않다.아플때연락해도움을받을수있는관계와네트워크가있어야하고,몸이불편하거나기억이흐려져병원,관공서,은행업무를처리하기어려울때동행해주거나절차를함께밟아줄사람과제도가필요하다.돌봄,행정,안전이누구나접근할수있는구조로자리잡고있어서개인의운이나주변의호의에기댈필요가없어야한다.“그리고무엇보다,내가선택한삶을사는것이그자체로존중받는환경이만들어져야한다.”

문제는그연결이아직안정적인제도로구현되지않았다는데있다.서로가서로에게가족이되더라도이를법적으로나제도적으로인정받을수있는경로는지나치게협소한데,가족관계를결혼과입양에매어두기때문이다.이제도적공백을어떻게메울것인가.누가,어떤관계를,어떤방식으로공식적으로인정할것인가.결국핵심은‘특별한혜택’이아니라,가장가까운사람이위기상황에서역할을할수있게하는최소한의제도에있다.

제도가아직그속도를따라잡지못하고있을뿐,이런움직임은삶의현장에서이미시작되고있다.어떤사람들은위급한순간에서로의곁이될수있도록,친구와함께성인입양이라는제도를선택하기도한다.결혼이나혈연이아닌관계는보호해주지않는사회에서기존의틀을다른방식으로활용하려는시도다.또어떤이들은한지역에서20년이넘는세월을통과하며돌봄과일상을나누고,노년을함께대비할공동체주택까지구상한다.관계를둘러싼이런실험들은앞으로제도가어떤방향으로나아가야하는지한발앞서보여준다.

“이제가족없는시대를함께살아가자.그리고그시대의다음장면을함께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