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는 돌봄 : 흔들리는 질문으로 서툴게 말 걸기

얽히는 돌봄 : 흔들리는 질문으로 서툴게 말 걸기

$18.00
저자

희음,김누리,윤은성,최예린,김혜수,보란

저자:희음
여러불안정노동을하며르포와시,에세이를쓴다.동물및동물화된존재들의목숨과시간을마음대로주물러온오랜질서가끝나기를바란다.르포《공장이사라지고남은얼굴들》,시집《치마들은마주본다들추지않고》등을펴냈다.

저자:김누리
전주에살며읽고쓰고노래한다.모두가집을잃거나빼앗기지않을세상에머물수있는삶을꿈꾸고실천하기위한기록활동을한다.돌봄과연결의힘에기대어앞으로더정확히비관하고구체적으로낙관하고싶다.

저자:윤은성
기후·생태현안을중심으로활동한다.개와고양이들의체온을나눠받고산다.시집《주소를쥐고》,《유리광장에서》,《여름,연루》(공저)를출간했다.성노동자들을애정한다.예술은정치적이어야한다고믿는다.

저자:최예린
활동명은기린(祺潾),동물·생태·평화를말하는이들에게기대어지낸다.식민지기축산업을다룬연구를했으며,비교문학공부를이어나가고있다.모든존재가각자에맞는시간과리듬으로살아가는세상을꿈꾼다.

저자:김혜수
네덜란드암스테르담에서포르노영화제를공동기획하고있다.이를통해이성애규범적서사에반하는변태적관계성,퀴어한친밀감,난잡한돌봄을꿈꾼다.미친여자를애정하고연대한몸은함께괴물이된다고믿는다.

저자:보란
중등화학교사.어쩌다부모를돌보게된이야기를쓰면서매번실패하는중이다.동료덕분에실패를사랑하게되었다.공저로《우리힘세고사나운용기》,《다름으로환대하며존재로가르치는》을썼다.

목차

프롤로그

이토록갈라진세계앞에서
:돌봄활동가혜리에게기대어잇고엮은이야기―희음

여기우리에게도아침은오고있으니까
:가족아닌이들과다시살아가는집―김누리

여름에만난여름과나
:성노동자해방운동과연대이야기―윤은성

각자의리듬과속도에맞게살아가는세상을꿈꾸며
:다양성,장애,동물이만나는지점을한나그리고몰라와함께이야기하다―최예린

늙은창녀들의수다떠는집에서
:인종,이주,섹슈얼리티의교차성을통한우정과연대―김혜수

지금여기에서,함께뿌리내리기
:존재의고유성에감응하는몸을배우며더나은돌봄의미래를상상하기,전엑시트·자립팸활동가한낱과의대화―보란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매끄럽지않은,확신없는,
긴장감속에서이어지는여섯편의대화
우리의대화는돌봄으로이어질수있을까?

다양한영역에서창작과활동을이어가는6인의필자가돌봄을주제로또다른활동가들을만나대화를나눴다.언뜻인터뷰처럼보이나실상르포-에세이라는새로운형식을고안해지향하는이글들은청자로서필자의위치를가감없이드러낼뿐더러인터뷰이와적극적으로얽히기를주저하지않는글쓰기다.
“더단단한자아”보다“더정확한말걸기와더오래머무르는서로-듣기”를추구하는글쓰기.필자들은그러한태도로이글들이돌봄의또다른양태가되길바라고있다.추상적이고거창한돌봄이아니라지리멸렬하고끊임없이미끄러지고실패하는돌봄에대해말함으로써말이다.‘싸우는이’를‘돌보는이’로바라보는필자들은자기곁의누군가가어떻게싸우고있는지듣는다.서로의싸움과소진에대해이야기나눈다.그리고그것이어떻게또다른관계와돌봄으로나아가는지기록한다.

인간과비인간,가족주의와소유,혐오와배제,
능력주의와속도,탈가정과시설,인종과섹슈얼리티를둘러싸고
흔들리는질문으로서툴게말걸기

6인의필자는저마다다른돌봄의경험과사유를품고있지만,한가지만은뚜렷하게공유한다.곁의삶을지키기위해싸우는사람은돌보는사람일수밖에없다는것.필자들은“누군가를죽도록내버려두지않는세상이오길바라며”싸우는일을투쟁이전에돌봄으로본다.그래서이들이인터뷰를청한이들또한동물권,장애운동,청소년인권운동,성노동자운동등다양한영역의활동가들이다.
인간과비인간,가족주의와소유,혐오와배제,능력주의와속도,탈가정과시설,인종과섹슈얼리티……조금씩다른관심사속에서‘당신과대화하고싶다’며서툴게말걸어나눈대화들의기록은결코매끄럽지도,편안하지도않다.흔들리는질문속에이어지는대화에서는줄곧긴장감이느껴지고,때로는‘인터뷰이를놔두고이렇게자기얘기로빠져도되나?’혼란스럽기까지하다.질문하는이와질문받은이가서로를흔들며지면이물결치듯문장이이어진다.

구체적인돌봄(싸움)의현장들
:생추어리,집,용주골,광장,암스테르담,길거리

이책에담긴돌봄(싸움)의현장들을보자.희음의글에서는축사안‘돈방’이냄새로훅끼쳐온다.아프리카돼지열병이발병한지역의돼지들이‘집단살처분’된축사에동료활동가혜리와함께방문한희음은당장이라도몸을돌려도망치고싶을정도로냄새에압도당한다.그런자신과달리돼지들이머물렀던흔적을전부다보고야말겠다는듯바삐축사를돌던혜리의모습은희음에게무거운메시지처럼다가왔다.‘돼지고기’라는보편의문법을의심하기시작한희음은생추어리에서돼지‘새벽’을돌보는혜리와의대화를통해자본주의및종차별주의에기반한착취와수탈시스템을비판적으로돌아본다.김누리의글에서돌봄의현장은‘집’이다.전주에서나고자라학업을위해서울에서지냈던필자는10여년만에전주로간다.그곳에서지역커뮤니티공간‘지향집’과숙소‘모악산의아침’을운영하는모아를만나가족아닌이들과다시살아가는집에대해이야기나눈다.
윤은성의현장은2023년1월부터성매매집결지폐쇄를위한행정대집행이강행된용주골이다.그곳에서용주골종사자들과의연대에가장앞장섰던성노동자해방행동주홍빛연대차차활동가여름을만난다.둘의대화는성노동을둘러싼구조적·역사적문제와‘탈성매매’및‘성노동은불법’이라는납작하고시혜적인시각을되돌아보게한다.한편,같은성노동담론을다루면서도한국에서태어나미국으로입양된해외입양아이자암스테르담에서성노동자로일하는주리와의대화를기록한김혜수는인종,이주,섹슈얼리티의교차성을통한우정과연대로또한번질문을확장한다.
최예린은동료활동가한나,몰라와의대화로다양성,장애,동물이만나는지점을모색한다.특히아픈몸과마음을중심으로,광장에설수없는몸들의취약성을어떻게책임감의부족으로오해하지않으면서함께감당할수있을지사유한다.마지막으로보란의글은교사로서학교에서만난학생가을(가명)과의관계를수평적인돌봄관계로인지하지못했던경험을회고하며청소년인권활동가한낱과의대화를연다.길거리에서탈가정청소년들을만나며지원한한낱과대화로얽혀들며인식적전환을느끼게되는보란은청소년과의관계뿐만아니라아픈부모돌봄에서겪은여러경험들또한되돌아보며존재의고유성에감응하는몸과더나은돌봄의미래를상상하기시작한다.

결국은관계와돌봄에대한이야기

필자들은한목소리로말한다.“‘독립’이란상상된개념에지나지않는다”고.단단한홀로서기가‘좋은삶’의기본으로여겨진지오래지만이책은우리인간이“한번도독립한적없고앞으로도그럴것”이라며,“각자도생의이데올로기가만든근사한가짜그림”을지우고그자리에관계와돌봄을불러오자고청한다.
그렇게불려나온관계와돌봄에대한이야기들은거칠고,불안하고,고민한다.그런와중에도계속시도한다.관계맺기를,돌봐지고돌보기를,이야기를듣고받아적고반응하기를.여섯편의대화를경청한끝에독자또한자신의자리에서치밀어오르는돌봄이야기를참을수없어지기를필자들은바란다.그것이야말로이책이세상에나온이유이기때문이다.지나치도록소란스럽게돌봄을떠들자.그렇게무한히얽히는돌봄의촉매로이책이읽히기를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