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

$23.00
Description
‘이방인’, ‘진흙’ 그리고 ‘불멸의 금강석’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종교적 삶, 그리고 시를 만나다
누군가에게 종교는 철학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종교는 안식처이다. 하지만 제라드 맨리 홉킨스에게 있어 종교는 의심하고 증명해야 할 철학 논제도,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위안이나 안식처도 아니다. 그에게 종교는 그를 목마르게 하는 가뭄이자 그를 사정없이 두드리는 망치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 은총이었고, 인생이었으며, 시상詩想이었다. 시상詩想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홉킨스는 금욕하고 헌신하는 삶 속에서, 만물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 하나하나를 경외하고 찬미하는 시선을 잃지 않는 뛰어난 시인이었다.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는 19세기 후반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고단하고 외로웠던, 그러나 동시에 찬란하게 생동했던 그의 인생행로를 소담히 담아낸 홉킨스의 전기이자 작가론이다.

제라드 맨리 홉킨스는 19세기 후반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기질적으로 타고난 미학적 감수성을 토대로 “확고한 신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범신론적 자연 시와 구분되는 독창적인 자연 시”를 썼던 시인으로서 일반적으로는 자연 시인이자 종교 시인으로 분류된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전통적 사고와 현대적 특성”이 혼재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낭만주의와 모더니즘, 가톨리시즘과 세속주의 등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변화해 가던 빅토리아시대의 과도기적 정서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홉킨스는 언어에 대한 민감성과 문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기반으로 언어의 시적 변용과 활용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고, 이에 자신의 시 속에 강세 부호를 덧붙여 운율 효과를 강화하거나 ‘스프렁 리듬’이라는 새로운 리듬 체계를 만들 정도로 독창적인 행보를 펼쳤던 시인이기도 하다.

홉킨스는 저자 김연규가 “어떤 시인은 교묘하리만치 철저하게 자신을 시와 분리하지만, 홉킨스는 그런 시인이 아니다. 삶의 순간이 찬란하면 찬란한 대로, 암담하면 암담한 대로, 시에 고스란히 담아낸 시인이다”라고 평가했듯이, 소외된 자아의 비참함도, 신에게 응답받지 못할 때의 절망감도 숨기기지 않는다. 그 때문에 홉킨스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헤엄치는 송어 위에 점점이 박힌 모든 장밋빛 반점을 (중략)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신 그분께서 창조하셨다(「알록달록한 아름다움」”라고 찬미하는 한편, “새는 둥지를 짓지만 저는 못 합니다 / 아니 애써도 겨우 시간의 고자, 깨달음 주는 작품 하나 못 낳으니 / 오 생명의 주인이신 나의 주님, 제 뿌리에 단비를 내리소서(「‘주님, 당신이 진실로 옳으십니다’」)”와 같이 처절한 자기 고백을 담아 절규하기도 한다. 『홉킨스 평전』은 그런 홉킨스를 때로는 비판적인 눈으로 관찰하는 동시에 때로는 포용적인 태도로 들여다보며, 홉킨스의 삶 그 자체를 다정히 쓰다듬는 책이다.
저자

김연규

저자:김연규
-영문학박사
-국립강릉원주대학교학술연구교수역임
-현재국립강릉원주대학교인문학연구소특별연구원
-현재국립강릉원주대학교강사
-역서『제론시오의꿈』(2021),그외홉킨스,뉴먼,키츠등에대한논문다수를발표.

목차


목차
글쓴이의말3

1.행복한유년기8
2.하이게이트스쿨의작은영웅13
3.옥스퍼드대학①“나의공원,나의기쁨”26
4.옥스퍼드대학②“부정한나자신”38
5.옥스퍼드대학③“진실한가톨릭의장소에”61
6.첫직장:버밍엄오라토리오수도회세인트필립가톨릭학교84
7.예수회견습수사수련기:영신수련99
8.예수회철학수련기:스코투스의개체신학114
9.예수회주니어리트담당수사학교수144
10.예수회신학수련기①「도이칠란트호의난파」158
11.예수회신학수련기②「신의장엄」182
12.사제로서적당한자리찾기202
13.교구사제①옥스퍼드228
14.교구사제②북부대도시247
15.제3수련기:‘열정을회복하고영원을준비하는’273
16.가르치는직업의소명282
17.아일랜드①‘어둠의소네트’304
18.아일랜드②“해야할일”335
19.아일랜드③“불멸의금강석”362

홉킨스연대기383
주석385
인용문헌406
홉킨스작품찾아보기413

출판사 서평

“세상의거친불은오로지재만남긴다”
‘평범하고한심한불쌍한질그릇’,‘바보’그리고‘불멸의금강석’
예수회수도사제시인제라드맨리홉킨스의
종교적삶,그리고시를만나다

누군가에게종교는철학이고,또다른누군가에게종교는안식처이다.하지만제라드맨리홉킨스에게있어종교는의심하고증명해야할철학논제도,언제든지기댈수있는따뜻한위안이나안식처도아니다.천성적으로예민하고섬세한기질을가졌던그에게19세기기독교신앙의맹목성과엄격함은때때로잘맞지않는옷이되어그를옥죄고,웅크리게하고,불편하게만들었다.그러나시련앞에산산이깨져버리는돌이있는가하면,더욱굳건히다져지고벼려지며마침내그속에서본연의빛을드러내는보석도있는법이다.그리하여홉킨스에게종교는그를목마르게하는가뭄이자그를사정없이두드리는망치인동시에,그자체로서은총이었고,인생이었으며,시상詩想이었다.

시상詩想이라는단어에서짐작할수있듯이,홉킨스는단지종교인이기만했던것이아니다.그는금욕하고헌신하는삶속에서,만물이가진고유한아름다움에대한경외와찬미의시선을잃지않는뛰어난시인이었다.『홉킨스평전:예수회수도사제시인제라드맨리홉킨스의삶과시』는19세기후반기영국을대표하는시인인제라드맨리홉킨스의고단하고외로웠던,그러나동시에찬란하게생동했던그의인생행로를소담히담아낸홉킨스의전기이자작가론이다.

“생명의주인이신나의주님,제뿌리에단비를내리소서”
‘신의장엄’이빚은숭고한세계에부치는
가장‘낮은자리’로부터의처절한고백

제라드맨리홉킨스는19세기후반영국을대표하는시인이다.기질적으로타고난미학적감수성을토대로“확고한신학적세계관에기초한”,“범신론적자연시와구분되는독창적인자연시”를썼던시인으로서일반적으로는자연시인이자종교시인으로분류된다.그의작품세계에는“전통적사고와현대적특성”이혼재되어있으며,따라서그의시를통해우리는낭만주의와모더니즘,가톨리시즘과세속주의등의가치가서로충돌하며변화해가던빅토리아시대의과도기적정서를살펴볼수있다.또한홉킨스는언어에대한민감성과문학에대한남다른열정을기반으로언어의시적변용과활용을연구하는데몰두했고,이에자신의시속에강세부호를덧붙여운율효과를강화하거나‘스프렁리듬’이라는새로운리듬체계를만들정도로독창적인행보를펼쳤던시인이기도하다.존던,조지허버트와함께3대종교시인으로불리는홉킨스는영미시문학과종교문학을다룰때반드시짚고넘어가야할작가중한사람이지만,한국에서의대중적인지도는아직까지다소낮은편이다.홉킨스가순수하고절대적인신앙과철저한금욕주의를원칙으로삼는수도사제의삶을살았고,이에따라시와예술에대한자신의열정마저절제해야한다고여겨사는동안공개적인작품활동을거의하지않았기때문이다.그는신에게받은언어적능력과영감을시로승화하고자노력했지만,그가몸담은수도회였던예수회와의견해차이나그의지나친창의성으로부터파생된복잡성및난해함등으로인해실패로귀결되었으며,결국홉킨스의첫시집은그가사망한후30여년이지나서야그의친구이자영국의계관시인인로버트브리지스에의해출간되었다.평생토록마른뿌리에내릴한줄기‘단비’를갈망했던그는마침내1900년대에들어그의문학적,언어적독창성을인정받으며영국인이사랑하는시인으로자리잡았다.

홉킨스의인생을찬찬히따라가다보면그가종교시를썼다는사실이,또한그가평생을종교에투신하는사제였다는사실이다분히아이러니하게느껴질지도모른다.그가어린시절부터반항적이라고할수있을정도로주관이뚜렷하고,사회적보편성이나주류체제에순응하는것보다는자신의신념을관철시키며자신만의길로나아가는인물이었기때문이다.홉킨스가태어나활동했던19세기영국사회는영국국교회를중심으로돌아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성공회라고도불리는이기독교교단은영국국가교회로서“우월한지위를누”리고있었으며,당대에는“대학을졸업한엘리트가영국국교회사제가되는것이오랜관행”일정도였다.런던의중산층가정에서태어난홉킨스역시국교회신도인부모에게서국교회신도로서성장했다.하지만그는자신만의교리해석과믿음을따라사랑하는가족들의만류와애원을무릅쓰고,자신의선택이끝내자신을사회적으로불리한위치에데려다놓으리라는예정된고난을겸허히마주하며로마가톨릭으로개종해죽는날까지수도사제로살았다.

한편,홉킨스는‘사제’라고하면으레떠올릴만한얌전하고고상한성격은아니었다.그를기억하는사람들의증언에의하면,그는“예상외로매우쾌활하고재미있는”친구였으며,“갑자기손에든책을내려놓더니축구골대위로올라가혼자어깨를흔들며춤을”추는등의느닷없는기행을벌이기도했다.이런홉킨스의예측불가능한성정과독특한시각은절제를미덕으로여기는수도회의가치와상충할수밖에없었고,이러한그의마음한구석에유리된존재로서의외로움을심어주었다.저자김연규가“어떤시인은교묘하리만치철저하게자신을시와분리하지만,홉킨스는그런시인이아니다.삶의순간이찬란하면찬란한대로,암담하면암담한대로,시에고스란히담아낸시인이다”라고평가했듯이,홉킨스는소외된자아의비참함도,신에게응답받지못할때의절망감도숨기기지않는다.그때문에홉킨스는아름다운자연을바라보며“헤엄치는송어위에점점이박힌모든장밋빛반점을(중략)변치않는아름다움을지니신그분께서창조하셨다(「알록달록한아름다움」”라고찬미하는한편,“새는둥지를짓지만저는못합니다/아니애써도겨우시간의고자,깨달음주는작품하나못낳으니/오생명의주인이신나의주님,제뿌리에단비를내리소서(「‘주님,당신이진실로옳으십니다’」)”와같이처절한자기고백을담아절규하기도한다.

“물총새가불꽃을붙잡고,잠자리가불길을그리듯
…자아가되어그자체로산다나자신이라고말하고읽는다
…내가하는그것이나라고,그것때문에내가왔다고외친다”

전기傳記라고하면대개한개인을위대한인물로포장하고찬양하기위한전략적도구로서의전기나,사실관계를나열하며순차적으로따라가기만하는다소따분하고고루한전기를먼저떠올릴지도모르겠다.하지만그런측면에서『홉킨스평전:예수회수도사제시인제라드맨리홉킨스의삶과시』는홉킨스를추종하는책도,홉킨스를분석하는책도아니다.『홉킨스평전』은오히려홉킨스가그러했듯이때로는비판적인눈으로관찰하는동시에때로는포용적인태도로들여다보며,홉킨스의삶그자체를다정히쓰다듬는책이다.그리하여『홉킨스평전』은홉킨스가태어나죽기까지의일생에서펼쳐졌던크고작은사건들과교우관계,그가생전에남긴일기와편지,시작품과그의연구까지를총체적으로따라가며,한아이가‘수도사제시인제라드맨리홉킨스’가되기까지걸었던곧은발걸음을온전히좇는한권의과정으로완성되었다.자유로운방랑예술가적열정을품은채절제와극기의삶을살았던,‘불멸의금강석’과같은시인홉킨스.『홉킨스평전:예수회수도사제시인제라드맨리홉킨스의삶과시』를통해그의인생을함께거닐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