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태양

작은 태양

$16.22
Description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에 품은 작은 태양이다!
타이완 아동문학의 거목 린량의 선善과 미美를 향해 가는 에세이
반세기 동안 160쇄를 찍은, 타이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민 도서

공간, 아이, 풍경, 시간을 인식하고 느끼는 감각

『작은 태양』은 타이완의 국민 작가 린량이 쓴 에세이로 지난 40년간 타이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으로 꼽혀왔다. 이 책은 국내 독자들에게 두 가지 창이 돼줄 것이다. 하나는 아이들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도록 하는 창, 다른 하나는 타이완의 생활사를 엿보도록 하는 창이다.
첫발은 단칸방에 살림을 차린 저자의 신혼 이야기로 내딛는다. 대기는 늘 수증기로 가득 차고, 사람들은 물에 흠뻑 젖은 물고기처럼 걸어다니는 타이베이에서 신접살림을 마련한 두 사람의 결혼 초년 생활은 「단칸방」이라는 글 한 편으로 마무리되고, 시간은 널을 뛰어 첫째 잉잉, 둘째 치치, 막내 웨이웨이가 태어난 복닥복닥한 나날들로 휙 날아간다. 총 43편의 산문이 이어지는데, 아빠 주위를 맴도는 행성처럼 아이들은 제 자리를 잡고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해간다.
이 집 아이들은 특별한 교육을 받지도, 세계를 누비며 견문을 넓히지도,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지도 않는다. 대도시에서 맞벌이하는 부모는 집에 돌아와도 살림하고 글 쓰느라 바쁘며, 첫째와 둘째는 300근의 책가방을 메고 주어진 생활반경 속에서 원을 그리며 살아간다. 막내는 터울 진 언니들 틈에서 어떻게든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쓰지만 방치되기 일쑤라 주로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쓸쓸히 하루를 보내던 중 언니들이 학교를 파하고 돌아오면 막내는 드디어 ‘혼잣말’ 수업을 마치고 현관에 나가 환영사를 외친다. “언니들아, 집에는 뭐 하러 왔는데!” 집 안은 아이들이 어질러놓은 물건들로 늘 엉망이다. 이렇듯 린량이 꾸밈없이 그려낸 가족의 모습은 우리의 생활을 본뜬 듯하다.
그런데 기이한 점은, 너무나 단란하고 따뜻해서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 이런 아이가 되고 싶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샘솟게 한다는 것이다. 공간을, 아이를, 풍경을, 시간을 인식하고 느끼는 감각이 생경할 정도로 살아 숨 쉰다. 린량의 가족 다섯과 같은 다정함이 있다면 어떤 생활도 평범치 않다는 것을 저자는 글로써 보여준다. 아이를 이렇게 키우라는 조언도,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잘 컸다는 자랑 하나 없지만, 그의 가족사 15년을 읽으면 각자의 어린아이가 내면에서 기어나와 나에게 말을 건다. 네 생활은 하잘것없을지 모르지만, 우리 집은 사랑이 샘솟았고, 그 시간은 소중했지. 이런 동반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야.
저자

린량

林良(1924~2019)
60여년간어린이책을쓰고번역하고연구한타이완아동문학계의태두.중국푸젠성샤먼출신으로생후7년여간일본고베에서살다가중일전쟁을계기로중국에돌아왔다.이후의피란생활과아버지의죽음으로집안형편이어려워졌지만,따뜻하고화목한그의가족은향후린량의인생관과문학창작,성격형성에큰영향을미쳤다.
1942년부터『청년일보靑年日報』기자와『청천靑天』편집자로시,산문,단편소설을활발히썼다.1946년타이완으로건너온뒤에는‘국어추진위원회’연구팀에합류했고,1948년부터『국어일보』에오랜세월글을썼다.
‘그림보고말하기看圖說話’라는칼럼에어린이를위한동요와동시6000여편을발표하는한편,1966년부터1993년까지는‘쯔민子敏’이라는필명으로‘다화茶話’라는제목의칼럼을게재했다.쉬운말,유머러스한필치,부드러운마음으로글을쓰며현대의산문가들과는구별되는독특한문체를보여주었고,동시에린량이라는본명으로아동문학을계속썼다.
『국어일보』에발표한글들은『작은태양小太陽』『조화로운삶  和諧人生』『달빛아래서방직한다  在月光下織錦』등의산문집으로묶여나왔다.그중가장널리사랑받은작품은『작은태양』이다.대중적이면서도깊이와통찰력을지닌『작은태양』은‘아홉살부터아흔아홉살까지읽는책’‘세대를뛰어넘는책’‘가족을다룬최고의책’‘타이완문단을영원히비추는작은태양’으로평가받으며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청소년추천도서로선정되었다.또한1972년출판된이래160쇄를찍었고,애니메이션과뮤지컬로도제작됐다.
린량은『평이한말로이루어진예술  淺語的藝術』이란책에서아동문학은이해하기쉽고통속적인언어로써야한다고주장했고,이는후대의아동문학창작자들에게커다란영향을끼쳤다.
‘아동문학의어르신,아동문학의상록수’‘린량할아버지’라불리는그는린환장  林煥彰과함께‘중화민국아동문학회’설립을주도해타이완아동문학의토대를마련했다.또한『아동문학주간』창간과‘아동문학목적장   牧笛獎’제정에이바지해수많은신인작가를육성하고격려했다.
타이완국어일보사사장과이사장을역임했으며,타이완평생공로금정상·타이완문예상평생공로상·중산문예창작상·국가문예상특별공헌상·행정원신문국종신금정상·국가문예상종신성취상·타이완문예최고상·신의아동문학특별공헌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작은태양
단칸방|작은태양|포악한두살|시가있는집|태양을찾아남쪽으로|심야일꾼|금빛모임|목욕|똥누기

2부예술가집안
살얼음|텔레비전어린이|나무로성탄쇠기|예술가집안|막내의‘자리’|그녀|헤라클레스를떠나보내며|스노|웨이웨이와스노

3부진산여행
시험준비|먹이기|진산여행|분실사건|50시간정전|새벽|흰머리소동|반쪽인간|건물

4부쓸쓸한공
쓸쓸한공|여름방학단상|개산책|싸움교육|달과어린이|웨이웨이의일상|스노에게|천국새

5부불사르는시기
뚱뚱한계절|엿듣기|불사르는시기-잉잉에게|자전거등원|공장장|작은경당|웨이웨이의손님|플라스틱잔칫상|작은메뚜기

출판사 서평

평이한말로이루어진예술의작가,린량

린량은1924년생으로타이완아동문학의거목으로불린다.왕수펀아동문학가가말하길,린량의동화는따뜻하고,산문은유머가넘치며,문학론은예리하고,인품은돈후하다고했다.60여년간어린이책을쓰고번역하고연구한린량의작품들은선善과미美를향해힘차게내달린다.‘선’과‘미’라는말은그의생활을돋보기로들여다본관찰자가뽑아낸너무추상적인낱말이지않을까.하지만독자들은그의글과삶에서이렇게귀납시킬수밖에없다.구체적세계들이다른어떤단어로도집약되기어렵기때문이다.린량이보여주는건세아이를먹이고씻기고놀아주고이야기나누고,유치원과학교에데려다주는것이다.그는그저이런일상생활을충실히재현하는글을쓴다.
이를테면막내웨이웨이는‘텔레비전고아’가되는것을극혐하는인물로그려진다.TV를켜자마자아이는자기가‘심하게교양없다’는사실을여지없이드러낸다.바지에오줌을싸거나바닥에똥을누고,벌러덩드러누워잠든척하거나꽃병을부순다.막내는결코TV를용납하지않는다.TV앞에서어른들이목을쭉뺀채커다란상자에만정신이팔려있고자신한테관심을안두면이‘텔레비전고아’는참는방법을모른다.TV뿐만이아니다.책을볼라치면막내가책을빼앗는다.글을쓸라치면펜을빼앗는다.누군가와이야기라도나눌라치면그사람을몰아내버린다.집을좀치울라치면오줌을싼다.책상을정리할라치면똥이마렵단다.
하지만TV는막내의어휘력을늘려준주역이기도하다.O형의이아이는TV속말들을그대로빨아들여다음과같은말을곧장쏟아놓는다.“나오늘엄청신나.”“엄마,무지무지사랑해요.”“작은언니가날학대해.”“큰언니가최고로귀엽다니까.”“아빠,저리좀가주세요.”“꼬마친구들,어린이세상에잘오셨습니다.다같이즐겨요!”
이게좋은일이다아니다를판단하지않고아빠로서저자는입에서텔레비전말이흘러나오고,머릿속에텔레비전사고를장착하고,즐기는취미도텔레비전의영향을받는의심할수없는현실을인생문제로받아들인다.
첫째잉잉의생활묘사도들여다보자.잉잉이아침에일어나면저자는가슴이철렁내려앉는다.어젯밤에다못풀고잔수학교과서를가지고또서재로올것이기때문이다.“형나이가동생나이의두배보다여섯살적으면…….”저자의대뇌는다시첫째의계산기가돼주어야한다.하나같이목욕을싫어하는아이들이지만,수학마니아(?)첫째는목욕하라는말에도수학핑계를댄다.“근데조금만기다려주실래요?수학문제를반밖에못풀어서요.”이말을내뱉고나서도다시백년은더기다려야한다.더는늦출수없다고으름장을놓으면아이는몽유병자처럼휘적휘적욕실로들어간다.잉잉이수학문제를들고낑낑거리는모습을보면안타깝지만부모는잉잉이자기운명의주인공이되게끔‘크게’만들기로결심한다.즉일체의간섭을거둔채아이에게‘책임감’을모조리떠넘긴다.아이가제운명과싸우는모습을보노라면부모로서무척괴롭다.마음이쓰라리기보다는‘가렵’달까.걸핏하면공짜로‘시범’을보이고싶고,걸핏하면아이들앞에서아빠의수학솜씨를자랑하고싶은것이다.
린량은아동문학을‘평이한말로이루어진예술淺語的藝術’이라고정의했다.그는동명의책에서아동문학은이해하기쉽고통속적인언어로써야한다고주장했고,이는후대의아동문학창작자들에게커다란영향을미쳤다.한평생아이의마음을간직한채호기심어린눈으로세상을탐색하던사람으로그의펜끝에서는어떤평범한일도흥미롭고특별하게재탄생된다.

아이들은부모마음에품은작은태양이다

이책은‘단칸방’에서이야기를시작한다.“창문밖은세상,창문안은집.우리집에는방이딱한칸있고,우리방에는빈벽이두개있다.”저자는나무판자로된벽하나에담홍색꽃무늬벽지를바른다.열쇠를꺼내자물쇠를따고문을열때마다새삼느낀다.‘참작기도하지,우리집!’부부두사람이방한가운데서마주보고선다.공간은꽉찬다.그들의작은방은세상없이안쓰러운고아처럼느껴져두사람은작은마음을보태그모든결핍감을채우겠노라다짐한다.다행히타이완의음습한우기를뚫고작은태양셋이태어난다.
작은태양셋은육아기계인아빠를배려하려고나름껏노력한다.저자가원고를쓰느라밤을새우면손가락세개가저마다세개의입에갖다대고“쉿,쉿,쉿”소리를낸다.이애가저애한테조용히하라하고저애가이애한테조용히하라한다.차르르,커튼이드리워진다.첫째가말한다.“커튼치면햇빛이안들어와서아빠가더오래주무실수있어.”두살막내가돌돌말린이불을펴주겠다며침대로기어오르다주르르미끄러진다.“떨어졌어!떨어졌어!”막내의탄식이들린다.첫째와둘째가다시손가락으로입단속을한다.“방문잘닫고가자.누가들어와서시끄럽게하면안되니까!”둘째목소리다.작은발여섯개가쿵쾅거리더니문이쾅하고닫힌다.고운마음씨들이만들어준‘수면환경’속에서저자는잠이확깬다.서로의배려가흘러넘쳐샛길로새버린진풍경이다.
이책에서주목할것중하나는표현력이다.축축한빗속에서살아가는타이완인들을저자는물고기로묘사한다.“올해춘절은‘비오는명절’이다.‘행인들을말없는물고기로만드는’궂은비가쉬지않고내린다.”가오슝으로여행을떠나면서는“주룩주룩내리는빗속에서타이베이를떠난우리는가오슝에서태양을따라잡았다”라는빛나는표현을구사한다.태양이길동무가돼주어실컷여행을잘하고온아빠와세딸은다시금진창길로,음습한도시로,영원히끝나지않을일더미속으로돌아왔지만마음만은달라져있다.이들가족은남쪽에서태양을만났고,마음속에작은태양을품고집으로돌아온것이다.게다가하얀개스노까지합세해일상에는따사로운볕이드리운다.윗세대와아랫세대,인생과인간성,역사와현실을응집해더높은곳을향해가려는힘이이들가족에게서뿜어져나온다.그리고그에너지는눈부신단어와문장들속에담겨작은태양처럼빛을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