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걸 : 여성혐오의 논리

다운 걸 : 여성혐오의 논리

$27.32
Description
여성혐오의 본질, 기제, 존속에 관한 모든 것
 2019 미국철학협회APA 도서상
 2019 미국출판협회 프로즈상 인문학·철학 부문 2관왕

암울한 주제이지만, 케이트 맨의 『다운 걸』을 읽는 건 대단히 행복한 일이었다. 진심으로 그 통찰과 분석적 명료함, 정의라는 논제에 대한 헌신적 참여에 한껏 고무되었다. (…) 이 책은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를 오랫동안 사유하고 가르쳐온 내게도 신선한 관점을 선사해주었다. 사유하는 사람이라면 여성에 대한 부정의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에 대해 저마다의 감각이 있겠으나, 여성혐오가 주로 여성에게서 지지와 서비스와 돌봄을 받아내겠다는 강력한 요구와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타당한 논지는 격동의 시대를 사는 우리 각자의 이야기에서 단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 마사 C. 누스바움, 철학자·시카고대학 교수

『다운 걸』은 철학이 세상과 동떨어져 있고 비현실적이라는-혹은 그래야 한다는-견해에 대한 반가운 해독제다. 책 속에서 철학은 현실을 만나고, 거기엔 다름 아닌 삶과 죽음이 걸려 있다. 문학,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소셜미디어, 당대의 사건 사고,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독창적인 불굴의 해설을 내놓는 이 책은, 여성혐오의 작용, 즉 남성의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어야 한다는 오래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여성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것으로 여성혐오를 정의한다. 맨의 분석은 (…) 여성혐오의 억압이 당분간은 느슨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동시대 문화와 정치를 이해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
- 수전 J. 브라이슨, 철학자·다트머스칼리지 교수

『다운 걸』에서 케이트 맨은 (…) 언제나 의도적으로 뭉뚱그려졌던 젠더와 권력의 동학을 감탄이 나올 정도로 탁월하게 설명해낸다. 맨의 작업은 세계를, 또 그 안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을 파악하려고 분투하는 많은 사람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다운 걸』을 읽고 나면 현 상황을 훨씬 더 쉽게,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통찰적이고, 과감하며, 세련된 문체와 개운할 만큼 명료한 시선을 갖춘 책으로, 내가 젠더와 권력에 관해 읽은 책 중 최고의 반열에 든다. 이 책을 통해 배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 리베카 트레이스터, 저널리스트·『싱글 레이디스』 저자

여성혐오가 여성에 대한 적대적, 비하적, 모욕적, 징벌적 처우임을 설득력 있게 정의하는 『다운 걸』은 동시대 문화에서 여성혐오자들의 논리를 긴박하고도 위트 있게 들추어낸다. (…) 개념적 명료함과 열정적 헌신이 결합된 이 책은 이른바 선진 서구사회라는 곳에서 최근 몇 년간 표면화한 추악한 적개심의 요소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책이다.
- 토릴 모이, 문학평론가·듀크대학 교수

케이트 맨의 『다운 걸』은 여성혐오에 대한 개량적 설명, 즉 실제 세계에서 발생하는 여성혐오 문제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설명을 내놓기 위해 전통적 개념 분석과 페미니스트 개념 공학을 대중문화 및 사건 사고에서 도출한 사례들에 대한 비판적 탐구와 결합한다. 그 결과 갖은 방식으로 수백만 명의 삶을 구성하는 현상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매력적이며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설명이 탄생했다.
- 노라 베런스테인, 『마인드』

고통스러울 정도로 시의적절하게, 우리 앞에 만연해 있는 비뚤어진 현상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 여성혐오자 개개인을 폭로하기란 어렵지만, 여성혐오의 뿌리를 뽑는 일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임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 칼로스 로자다, 『워싱턴 포스트』

맨의 책은 가부장제의 감시 체계가 우리 정신과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할 톱니와 톱니바퀴가 되는 법과학적이고 영리한 분석을 제공한다. 날마다 새롭게 돌아오는 뉴스를 접할 때 특히 도움이 되는 선견지명이 담긴 작업이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저자

케이트맨

KateManne

철학자,코넬대학철학과부교수.오스트레일리아멜버른대학에서철학,논리학,컴퓨터과학을전공한후미국으로건너가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2011년부터2013년까지하버드대학소사이어티오브펠로스SocietyofFellows연구원을지낸후,2013년부터코넬대학에서도덕철학,페미니즘철학,사회철학을연구하며학생들에게철학을가르치고있다.남학생수백명에여학생이단세명이던사립고등학교에다닌경험이여성혐오라는주제에“병적으로”끌리게된계기가됐고,2014년아일라비스타에서발생한여성혐오연속살인사건을계기로첫책『다운걸:여성혐오의논리』를썼다.이책은2019년미국철학협회APA도서상을받았고,미국출판협회에서시상하는프로즈상에서인문학·철학부문을모두수상하며학술적으로도대중적으로도성공을거두었다는평가를받았다.맨은같은해영국『프로스펙트매거진』선정‘세계10대사상가’에꼽히기도했다.사회현상을이론화하는일의도덕적중요성을의식하고도덕철학자가되는위험을감수하는대중적글쓰기를즐기며,종교와법,가부장제,인종주의등사이비도덕의허위를공공철학의논리로폭로하는데관심이있다.지은책으로『남성특권』『언슈링킹:비만공포증을직면하는법Unshrinking:HowtoFaceFatphobia』(근간)등이있으며,『뉴욕타임스』『뉴욕매거진』『워싱턴포스트』『보스턴리뷰』『허핑턴포스트』『폴리티코』『타임스리터러리서플리먼트』등에칼럼,에세이,리뷰등을기고중이다.

목차

서문잘못된길로가다

서론말을삼키다
은폐|침묵|달라진목소리|목표|불출석|개요|유감

1장여성을위협하다
아일라비스타살인사건|‘여성혐오란무엇인가’란어떤질문인가?|아마도여성
혐오란

2장여성혐오의개량
샌드라플루크에대한러시림보의발언|개량적이고교차적인제안|남자만의섬
이아니다

3장성차별주의와의구별
성차별주의대여성혐오|여성혐오와성적대상화|설전의기술|어머니는사랑하
되,다른여성은삭제하기|여성에게는허락되지않는것|백래시로서여성혐오

4장남자의것을취하다
여성혐오와권리|여자가주어야할것|남자가마음대로취할수있는것|목숨을
거두다:수치심과가족학살범들|미리보기

5장인간화와증오
휴머니즘적사고의작동|휴머니즘의의미를분명히하다|휴머니즘의문제|사회
적대안|지배하는사람들|여성,너무도인간적인

6장남성을면벌하다
살인을저지르고도처벌을모면하는법|소년이소녀를죽이다|위계구조를존속
시키는증언적부정의|힘퍼시|라커룸토크|여혐누아르의작동법:대니얼홀
츠클로사건

7장피해자를의심하다
이른바피해자문화에대하여|피해자란무엇인가?:도덕적서사의역할|피해자
연기(혹은경시)|『독립적인사람들』:사례연구

8장여성혐오자들(에게)패배하다
남성이여성과경쟁할때:젠더에관한상대적편견들|사회적거부는혐오에서시작
된다|힐러리를겨냥한혐오표현들|혐오는어떻게고착화되는가|거리두기|돌
봄팔이|젠더화된분리지각|가짜

결론아낌없이주는그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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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낌없이주는그녀’
―비대칭적지원관계와여성에게의지하는남성들

날마다소년은그나무를찾아와잎을따서왕관을만들어쓴채숲의왕놀이를하고는했다.소년은나무줄기에오르는가하면가지에그네를매달았고사과를따먹었다.둘은숨바꼭질도했다.그러다지치면소년은나무그늘아래서잠을청했다.소년은나무를사랑했다.(…)그래서나무는행복했으나……실은그렇지못했다.

지금도널리읽히는셸실버스타인의『아낌없이주는나무TheGivingTree』에서나무가“그녀she”라는점은이그림책이은유하는바를생각할때의미심장하다.그녀는소년에게나뭇잎을주고나뭇가지를주고……시간이흘러서는줄기와그루터기까지모든것을내어준다.나무는몸과자원만준게아니다.소년이심심해할때놀아주고소년이의기소침해할때기운을북돋워주고소년이낙담할때위로해주었을뿐아니라,(무엇보다중요하게는)소년이무슨짓을해도,어떤대접을받아도늘같은자리에있어주었다.
어떤사람들은이책이어머니의조건없는사랑을상징적이고도감동적으로그려낸다고생각하는반면,다른사람들은소년이불합리한요구를할때조차나무가선을긋지않고결국에는모든것이용인되고마는설정에우려를표한다.『다운걸』의결론을섬뜩하고도기이한이‘나무(그녀)’이야기로시작한저자는묻는다.“나무는그모든세월을지나는동안정말로행복했을까?만약아니라면,그것은중요한문제일까?소년은그녀에게보답을뭐라도,도대체뭐하나라도준적이있을까?”(458)
여성혐오의본질은“남성이여성보다더우월한위치를점유하고여성에게비대칭적인도덕적지원자역할을부여하는문제와관련이있다”(13)는게저자의귀띔이다.즉,여성의종속과노동,여성의관심과돌봄,여성의인정과사랑이그위치를다지고유지하는데너무나도중요하기때문에여성에게특정한사회역할을강요하고,이를거부하는여성을단속하며,여성에게서도덕적재화와자원을뽑아내는동시에여성의부재와태만과배반을빌미로불만을표시하는적대적권력체계가바로여성혐오인것이다.우월한위치,즉“권리는권리대로누리면서제약에서는비교적자유로운남성의지위”는그남이“특정여성들을바라보고대우하는방식”에영향을미친다(14).여성혐오자에게여성의역량과서비스는남성들에게진빚으로여겨지며,이를제공하지않는여성은응당갚아야할빚을갚지않는―약자를보살피고배려해야할책무를다하지않는―사람으로간주된다.역사적으로남성이누려온지위를인정하지않거나심지어차지하려드는여성은제몫이아닌권력을부당하게탐하는사람이된다.이러한역할위반을들어여성의도덕성은깎아내려진다.맨은여기에여성을권력에굶주린무정하고지배적인존재가아니라,한없이베풀고보살피고사랑하고배려하는존재로간주하는심리에서오는일종의박탈감이반영되어있다고본다.

여성혐오에빠진이들에게여혐은마녀사냥이라기보다도덕성회복운동moralcrusade처럼느껴진다.그러니여성혐오를지탱하는원동력은여성을증오하는마음이아니라,오히려정의를사랑하는마음인지도모른다.뿐만아니라여성혐오는순수하게구조적인현상,즉규범이나관행,제도를비롯한여러사회적구조에관련된현상일수있다.
여성혐오는그잠재적표적이자피해자인여성의관점에서이해되어야한다.이때여성혐오의진정한의미는,여성혐오자가타인의행동을미연에방지하거나통제할목적으로취하는행위로귀결된다.여성혐오는특정사회계층에속한여성들을(가령인종이나계급,나이,체형,장애,성적지향,시스젠더인지트랜스젠더인지여부처럼다소구체적이고완벽한설명이가능한특징에입각해)겨냥한다.그리고그여자가이젠더화된인간계층의구성원으로서적절한규범이나기대를저버리거나그에도전할때맞게될적대적인결과를무기로그녀를위협한다.이러한규범에는그남이누려야할(추정상의)권리와그녀가지켜야할의무가포함된다.(61)

여성혐오의‘논리’:철학적사유

이제는여성혐오가철학적으로의미심장하고심리학적으로복잡하며정치적으로중요한이슈라는점이드러났다.(80)

논의는여성혐오의의미와작동방식을짚어보는데서시작된다.여성혐오는때로순진한개념naiveconception으로판가름되어왔다.이개념으로볼때여성혐오란여성을단지여성이라는이유만으로증오하고적대시하는경향이있는개인행위자들의속성이다.순진한개념으로볼때어떤사안이나누군가의태도가여성혐오인지,여성혐오자스러운지를판단하려면행위자의태도에관한깊이있고완결성있는심리학적설명이필요하다.이렇게따지자면여성혐오의피해자입장에서는특정인이나특정사안이여성혐오적이라는주장의정당성을입증하기가대단히어려워지는반면,여성혐오의혐의를받는행위자입장에서는혐의를벗기위해굳이애쓸필요가없어진다.맨은순진한개념이“여성혐오를불가해할뿐더러사실상존재하지않는,정치적으로그리중요하지않은현상으로만들어버린다”(59)는사실부터짚고넘어간다.“난여자안싫어하는데?나우리엄마도사랑하고,여자좋아해”따위의해명으로여성혐오의혐의를벗을수는없다는얘기다.“여성혐오자도어머니를사랑할순있다.그리고당연히누이나딸,아내,여자친구,여비서를사랑할수도있다.여성혐오자라고해서모든여성을증오할필요는없단얘기다.심지어거의모든여성을증오할필요도없다.그들이특히증오하는대상은거침없이말하는여성이다.”(109)
이렇듯현실적으로여성혐오는여성전체보다는오히려특정여성을표적으로삼는다(지위유지를위해이들을뺀나머지여성―가부장제의법과규범에충실한여성―은오히려칭송받아야한다).관심과섹스와사랑을주지않는여자들,집안을돌보지않고남자를공경하지않는여자들,못마땅할정도로잘나가는여자들,남자가독점하던권력을차지하려는여자들……끝없이나열할수있는이목록은여성혐오가매우다양한조건하에여러형태의편견이얽히며표출되는사회적감정임을말해준다.결국여성혐오는가부장제의기준에부합하는삶을살아내지못했다고여겨지는여성들이,남성의세계에존재하는여성이라는이유만으로갖은형태의적개심을맞닥뜨려야하는사회체제전반의속성인것이다.또한그메커니즘과방식은대단히우발적이고다양하다.
『다운걸』의분석은이러한여성혐오의논리를도덕적으로이해하는데있어다음과같은이점을제공한다.

여성혐오를인식론적접근이가능한분명한현상으로이해하게한다.이에비해순진한개념은여성혐오를자칫신비화할위험성이크다.
여성혐오를정치적인본질과동떨어진다분히주변적인현상이아니라,가부장제이데올로기의당연하고도중심적인징후로이해하게한다.
여성들의교차적정체성을고려하여,여성혐오가여성들에게작동하는방식을다방면에서들여다볼여지를제공한다.적개심을전달하는행위자들과사회적메커니즘뿐아니라그같은적개심의성질과분량,강도,경험,영향까지두루살펴보는것이다.
사회라는바다를항해하며여성이맞닥뜨리는적대적반응을결정적으로설명할심리학적근거를찾기보다는적대적반응자체에초점을맞춤으로써,여성혐오를사회체제적현상으로이해하게한다.그러한적개심은개인행위자들의심리상태에직접적으로근거할필요가없다.각종제도를비롯한사회적환경또한여성들에게유독험악하거나‘냉담하거나’적대적일수있다.
‘여성혐오’라는용어의의미를폭넓게확장시켜시민사회의활동과보조를맞추는한편,어느정도는여성혐오의사전적의미와도더유망한방향으로조화를이룬다.겉보기에이질적인사례들사이의공통적특징을파악하고설명하는데도유용하다.
사회적논란을빚은여성혐오사안에관한여러질문에합당한답변을제시한다.
여성혐오와성차별주의의명확한대조를가능케한다.

여기서특히3장「성차별주의와의구별」과5장「인간화와증오」,6장「남성을면벌하다」는분석철학자로서저자의사유가돋보이는장들이다.저자는인종주의계급차별장애인차별등만연한차별기제들을설명했던철학이론과한나아렌트,버나드윌리엄스등수많은철학가의사상을역동적으로경유하며흔히혼동되는성차별주의와여성혐오를명확하게구별할수있는철학적이해의틀을제시하는한편,여성을인간이하의존재로보기때문에여성혐오가발생한다는널리퍼진논리를조목조목반박하면서그것이오히려여성의인간성,너무나도인간적인여성의특성에집착하기때문에벌어지는현상임을폭로한다.또한여성혐오의거울상이라할수있는‘힘퍼시himpathy’(남성에대한편향적관용내지과도한동정심)는맨이처음제시한용어로,힐러리클린턴을제치고도널드트럼프가당선될수있었던이유,‘전도유망한청년’이라는이유로수많은성폭행가해남성이처벌을면하는이유등을통합적이고도설득력있게설명해준다.한편여성정치인과연예인,작가등실존하는여성혐오피해자들의사례와여성혐오총기난사사건,명예살인,가족학살,강간등현실의여성대상범죄에대한심도있는분석과더불어성적대상화·맨스플레이닝·트롤링·캣콜링·여혐누아르·강간문화와피해자비난·허레이저(여성지우기)·혐오표현·돌봄팔이·이중잣대등여성혐오에맞물리는다양한대중개념을해석하는철학의언어는여성혐오라는무거운주제에도불구하고책곳곳에지성의쾌감을선사해주는대목을마련한다.

성차별주의이데올로기는서로다른성별간에우리가익히알거나알수도있는차이를넘어서는차이가,때로는최신과학의증거를거스르는차이가존재한다고주장함으로써남성과여성사이에차별을두려는경향이있을것이다.그런가하면여성혐오는전형적으로좋은여성과나쁜여성을구별한다음후자를벌하려는경향이있을것이다.종합하자면성차별주의와여성혐오는하나의같은목표를공유한다.바로가부장제사회질서를유지하거나복원하는것이다.그러나성차별주의가오직이성에호소한다면,여성혐오는포악성을띤채어떤사안을강압적으로몰아붙인다.성차별주의가어설픈과학과맥을같이한다면,여성혐오는도덕주의와맥을같이한다.성차별주의가실험복을걸친다면,여성혐오는마녀사냥을벌인다.(155-156)

여성은언제나누군가의누군가다.한사람의인격체일때는드물다.그러나그원인은그녀가사람으로여겨지는법이없다는데있지않다.오히려그녀의인간성이서비스노동과사랑,충실함이라는형태로타인들에게제공돼야한다고여겨진다는데있다.(296)

공정함에대한여성혐오자의인식(혹은인식부족)은자아도취적망상에근거한다.그러한망상에는가부장제의광기와규칙이얼마간내포되어있다.가부장제이데올로기는보통도덕적이고사회적인삶에서여성들에게인간적제공자라는지위를부여한다.그것은여성의인간성을베어버리지않거니와,기실그것을전제로한다.그러나동시에그인간성은그녀의관심을요구하고그녀의신체에집착하며그녀가그남에게이의를제기하거나복종하기를거부하기라도하면그녀를모욕하는(혹은그보다더나쁜)결과를낳는다.(…)나는그행동들이가장근원적으로는,여성이여성으로서존재하는이유에대한의식에서,그러니까도덕적재화와자원을(다른누구보다남성에게)제공하는자라는위치를사회가여성에게부여한데서기인한다고믿는다.(299-300)

연쇄성범죄자는남성의극소수에불과하다.하지만사회체제는그들을방어해주고법으로부터보호해주는쪽으로작동한다.뿐만아니라세상에는여성의관습적재화―가령여러형태의사회적이고성적인노동중에서도특히관심과주의력―를여성에게서얻어내는쪽으로작동하는사회적대본과도덕적승인,물질적박탈이임신중단반대운동부터캣콜링과강간문화에이르기까지매우다양하게존재한다.또한세상에는남성의관습적지위와권력,권위를여성이탐하지못하도록차단하고경고하려는기질과메커니즘도존재하는데,여기에는증언적부정의와맨스플레이닝,피해자비난,그리고피해자에게의문을제기하는다른방법들이해당된다.(361-362)

이장앞부분에서살펴본것처럼사람들에게는지배적인남성의이익을보호해주고그들의평판을유지시켜주려는기질이강하게,그러면서도어쩌면부지불식간에존재한다.그런이유로많은사람이본능적으로,또도덕적으로불가피하다는인식하에,그남이결백한이유와그남에게불리한증언을한여성들이믿을만하지않은이유에관해어떤구실이라도찾으려기록을뒤적거릴것이다.아니면대안적으로는,피해자들이앞에나서는이유가권익을지키는데있지않음을어떻게든증명해내려노력할것이다.마치그들이현저하게다른특정사례나정황에서도같은결정을내리리라고는믿을수없다는듯이말이다.(363-364)

물론여성혐오라는현상의배경에는남성과여성이라는두젠더가각각보유한물질적자원의이질성과더불어억압과지배,소수와다수의교차적구조가복잡하게얽혀사회의지배체제와제도,관료주의적메커니즘등을허용하고강제하는현실이존재한다.저자는여성혐오가페미니스트의시각에서분석되어야함을주장하면서도,화이트페미니즘(백인중산층여성의관점을중심으로하는페미니즘)에대한비판을인정하며때로인종,계급,성정체성과성적지향등여성혐오를둘러싼교차성의그물을복합적으로의식한다.말하자면,저자의분석은시종일관엄격하면서도때때로다층적이고맥락적이다.그렇게철저하고세밀하기때문에,그래서더욱이책의전망이어두운지도모르겠다.“우리가생각하고행동하는과정에서우리의의식적자각이나회복력의한계를훌쩍넘어서는,때로우리의명백한도덕적믿음과정치적신념에뚜렷하게반하는위력이전파되고활성화되는사례가적지않다”(25)는「서문」의예언적지적은,「결론」의마지막문장들에서한층의미심장해진다.

우리는결코그녀의이야기를듣지않는다.그녀는결코,자신이했거나하지않은모종의행동이그런벌을받아마땅한짓은아니라고말할기회를갖지못한다.어쩌면그녀의죄목은단지아낌없이주는나무처럼,그나무가소년을사랑할때처럼“아주,아주많이,심지어그녀자신보다더”그남자를사랑하는데실패했다는것,그뿐인지도모른다.그녀에게그런사랑이부족하거나결여돼있다는사실은,적어도그남의관점에서는목숨을내놓아야할정도로큰죄인지도모른다.어떤여성에게는여성혐오인것이,그래서일부남성에게는시적정의의구현인지도모른다.(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