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양장)
저자

이디스워튼

EdithWharton(1862~1937)
이디스워턴은1862년미국뉴욕의한부유한명문가에서태어났다.어릴적부터작가로서의재능을보였으나,당시여성에대한사회규범상같은상류층의자제와결혼해야했다.하지만작가의꿈을추구하여장편소설『기쁨의집』(1905),『순수의시대』(1920)등으로큰성공을거두었다.이책『이탈리아의빌라와그정원』(1904)은한잡지사의의뢰를받아이탈리아현지취재여행을다녀와쓴글이다.1913년이혼후유럽에정착하여다양한작품활동을하다가1937년75세의일기로생을마쳤다.소설30여권,여행기와자서전등많은작품을펴냈다.

목차

옮긴이서문
이탈리아빌라지도

서문이탈리아정원의마법

1장피렌체의빌라들
2장시에나의빌라들
3장로마의빌라들
4장로마인근의빌라들
1.카프라롤라와란테
2.빌라데스테
3.프라스카티
5장제노바의빌라들
6장롬바르디아의빌라들
7장베네치아의빌라들

원서의그림과사진목록
언급된책의목록
언급된건축가및정원가
옮긴이해제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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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탈리아에유학한정원마니아가혼신의힘으로번역

이책을번역한역자는헌법재판소의현직헌법연구관겸공보관이다.법조인으로서는특이하게서울근교와시골옛할머니댁에서정원과텃밭을오랫동안가꾸어온정원마니아이기도하다.그는2015~2016년이탈리아로마유학시절우연히이책을만났다.이후로빌라와정원공부를하는한편,틈틈이방문하고구석구석사진도찍었는데이책에실린사진은대부분그가정성들여찍은것들이다.
역자는정원을직접가꾸는과정에서이론적바탕이없음에스스로한계를느끼고수많은정원책을읽었는데,별로만족스럽지않았다고한다.그러던차에로마에서이책을발견하면서마침내눈을뜬것같았다고한다.그래서역자는이책이우리정원문화를한단계업그레이드해줄것이라는생각에어려운번역작업을사명감으로완수했다.

이번책은3년전에초역을마쳤고,계속다듬으면서저자의원주5개를제외한모든각주를직접달고꽤상세한해제를쓸만큼혼신의힘을기울였다.그는역자서문에서“이책은무미건조한설명서도아니고감상에치우친여행기도아닙니다.간결하면서도풍부한묘사와설명,역사와문화에대한해박한지식,간간이드러나는감상과평가가적절히어우러져우리를이탈리아의정원속을거닐도록만듭니다”라고독자에게이책을권한다.

한편,1904년에나온이책엔유명화가인맥스필드패리시가그린그림이실려있다.이번번역본에서는원서의체제를존중해본문에는패리시의원래그림을실어주고,좀더생생한현장사진을원하는독자를위해역자가찍은사진은각장의말미에따로모아서배치하였다.원전의향기를보존하면서도이탈리아정원을처음접하는독자를위해책의정보성을높이기위한선택이었다.

정원도아는만큼보인다

흔히정원을작은천국이라고한다.고요한정원에서우리는편안한휴식을취하고자연의아름다움을느끼므로낙원이라고할수있다.그런데천국혹은낙원이라는뜻의영어‘파라다이스(paradise)’의유래를살펴보면이는비유적인표현이아니라말그대로정원을일컫는것임을알수있다.본래그것은고대페르시아어에서사방이둘러싸인곳이라는정원을가리키던말로서그리스와유대를통해들어온것이기때문이다.

정원도아는만큼보인다.예컨대,플라타너스·사이프러스같은나무에얽힌신화와일화들,분수에설치된조각상의의미,자수화단의다양한패턴,그리고정원의구성원리와기법같은것들을알면정원이달리보이게된다.

아마우리나라의많은여행자들은이탈리아의정원이그아름다운건축이나회화,조각과달리그다지볼품없다는느낌을가졌을것이다.우리가보통상상하는유럽의파란잔디밭에여유를즐기는사람들과만발한장미와꽃들이이탈리아정원에는별로없다.단조로운대칭의회양목화단에더구나기괴한동굴마저꼭있으니눈살이찌푸려지기도한다.심지어내가잘못찾아온것인가,이탈리아의심미안이겨우이정도인가의심마저든다.

이책은위와같은의문을해소한다.워턴은책의첫문장에서이탈리아의정원은꽃을위해있는것이아니라꽃이정원을위해존재하는것일뿐이라고한다.그리고그로토(동굴)는르네상스정원의원칙에서이탈한바로크시대의특수한감수성이낳은산물로서지금우리가보기에는이해하기힘든측면이있다고설명한다.이처럼이책은최고의이탈리아정원전문가만이가질수있는혜안이도처에서번득인다.

이탈리아정원및서양정원의역사

예술사조는시대에따라탄생과발전을거쳐쇠퇴한다음결국다른양식으로대체된다.서양정원도이와비슷하게중세정원-르네상스정원-바로크정원-현대정원과같이시대별예술사조에맞추어분류할수있다.

한편,양식에따르자면,이탈리아르네상스식(테라스식),프랑스식(평면기하학식),영국식(풍경식)정원으로나눌수도있다.더크게2가지유형으로보자면,하나는프랑스식이고다른하나는영국식정원이다.프랑스식정원은자연풍경을닮은영국식정원에대해‘정형식정원’으로도불리고,바로크시대의정원이기에바로크정원이라고도한다.

그런데서양정원의시작은,다른모든서양사에서와마찬가지로,르네상스이탈리아에서비롯된다.이탈리아정원의역사는곧서양정원의역사이다.
서양중세의정원은성벽안의한구획일뿐이었다.하지만르네상스에이르러이탈리아문명이급속히개화하면서이탈리아정원은도약을이루게된다.어느날건축가는테라스에서밖을내다보았다.그리고주변경관이빌라에자연스럽게포함되었다는것을알게되었다.즉,빌라와경관이단일한구성의한부분을형성한다는것을발견하고,이를이탈리아테라스식정원으로발전시킨것이다.

이탈리아의빌라는상류계층이만든전원의대저택으로서정원과농지를포함하는것이다.빌라는경사진언덕에자리잡았고,건축가는그경사지를깎아평평한테라스를몇단만든다음,거기에건물과정원을두었다.그리고정원은단정하게깎은회양목등으로구획하고,분수나조각상들을풍부하게배치하였다.
이런이탈리아식정원은프랑스정원에도입되어절정을이룬다.프랑스의천재조경가르노트르는이탈리아여행을하며정원을둘러보고프랑스에맞는독창적인조원법을창출해냈던것이다.이처럼프랑스식정원은이탈리아식정원의변형내지확장이라고할수있기에,둘은종종동일한것으로취급되기도한다.

그런데,전유럽을풍미한프랑스식정원에대해영국에서반대운동이일어나게된다.정형식정원이지나치게인위적이라고비판하면서,자연스러운풍경과같은정원을만들어낸것이다.이것이영국식풍경정원이다.
이러한정원양식에대해서는자존심을건우열논쟁이오랜기간벌어졌다.이에대해워턴은이제그만할때가되지않았냐고묻는다.어디까지나각양식은양식일뿐이고,‘하나는다른하나만큼이나인공적’이라는점을인정해야하며,각각은‘그자체의미학적가치로판단되어야’한다는것이다.

이탈리아정원이우리에게가지는의미

저자가이책을쓰기위해방문했던빌라와정원들은120년이지난지금도대부분살아남아있다.옛귀족가문의사유지로서초청없이는갈수없는곳도있고,이제는명승지로지정되어입장료를낸방문객에게개방되는곳도있다.또고급호텔이나연회장으로바뀌어호기를부린다면그아름다움과호사를즐길기회를주는곳도있다.정반대로,주인의손길을받지못해평범한아니퇴락한도시공원이되어버린곳도있다.

몽테뉴가말했듯이,“세상에서가장위대한건나답게되는법을아는것이다.”이방의여행을통해나를찾아가듯이,이탈리아의정원은한국의정원이란무엇인지생각하게한다.
사실지금우리에게는정원이별로없다.또한전통정원역시거의남아있지않다.그래서역자는이시대우리의미감을담은한국식정원을만들어야한다고한다.언젠가,누가봐도한국적이면서누구에게도확연히아름다운‘한국식정원’이탄생하기를기대한다.

이디스워턴역시서문끝에서이렇게말하고있다.이탈리아정원의마법을자기집뜰에옮겨놓기를열망하는정원애호가는거기서가져올수있는것이무엇인지물을것이라고.그대답은다음과같다.오직자신에게도움이될이탈리아정원의정신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