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들 (양장본 Hardcover)

사냥꾼들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이 책은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을 문명적으로 대하는 길을 모색하고 추구한 우리 세대의 기록이다”
-어떤 날은 차도에서, 어떤 날은 인간의 침대 위에서……
집 안팎을 넘나들며 인간과 엇갈리고 마주치는 고양이들
-그런 그들에게 바치는 타이완 국민 작가 주톈신의 근심 어린 서한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외치는 포용에의 주문
저자

주톈신

1958년타이완가오슝의펑산에서태어났다.국립타이완대학의역사학과를졸업했고,『삼삼집간三三集刊』의편집장을맡기도했다.현재는글쓰기만을전문으로하는작가이며,『고도』『방주에서의날들方舟上的日子』『흙의노래擊壤歌』『어제내가어렸을때昨日當我年輕時』『시간이흐르다時移事往』『군대에있는형제들이그리워요想我眷村的兄弟們』등을썼다.시보時報문학상과연합보聯合報소설상등을여러차례수상했다.주톈신의가족은타이완에서이름난문학가족으로,아버지주시닝은소설가,어머니류무사는번역가다.언니주톈원역시영화감독허우샤오셴과함께「비정성시」각본을쓴각본가이자작가이며,남편탕누어는타이완최고의문화비평가이자전방위학자로인정받고있다.

목차

서문9
사냥꾼들  17
사람과고양이가만날때  45
아빠냥  71
리가보  97
냥천사  111
모든고양이가사랑스러운건아니다  129
다른나라고양이  171
신하이고양이  189
밥이아닌사랑을원하는고양이  209
싱창리고양이의독백:
우리가서로를용인하기를  229
옮긴이의말243

출판사 서평

작은것들,단절된것들,사라진것들에예민하게반응하는글쓰기를선보여온주톈신이오랫동안품고안고먹인도시의사냥꾼,고양이의생애에대해말한다.주톈신은소설가이자각본가인언니주톈원,타이완최고의문화비평가이자전방위학자로인정받는남편탕누어와함께타이완을대표하는문학가로,2012년소설『고도』로국내독자들을만났다.불의한세태에대한치열한고발정신을특유의서정적인문체로표현하는그는『사냥꾼들』을통해‘길고양이를괴롭히지말라’는다소해묵은주문을다시금주목해야할낯선주장으로새롭게건져올린다.소파위에서,식탁아래서생생하게겪어낸경험을문장가다운아름다운말로엮어냄으로써.

고양이에대한,고양이를바라보는마음에대한
완전히새로운묘사

이책은고양이를그려내는기존의이미지를소비하면서도그것을거부한다.주톈신이소개하는고양이는마냥사랑스럽지않으며,심지어불량하다.「모든고양이가사랑스러운건아니다」에서는고양이의고약한면모를‘겁쟁이고양이’‘못생긴고양이’‘말하기좋아하는고양이’‘훔쳐먹는고양이’‘꽁한고양이’‘집에붙어있지않는고양이’‘독신남고양이’‘불량소녀단’과같은항목별로분류하여‘귀엽고예쁜’동물이라는고양이의신화에구태여흠집을낸다.그는“그가암암리에폭력에가까운행위로늙거나어린묘족을괴롭히는모습을한두번본게아니”라든가“한한은진짜진짜못생겼다”“예전에우리집에살았던커다란흑백무늬수고양이는추한생김새때문에아추라는이름이붙었고,때때로히틀러라불리기도했다”라고쓴다.

이로써얻어지는건무엇인가.그가‘비방’하는목적은분명하다.“다들아름다운인연이시작되리라는기대에부풀어길고양이를입양하려는마음을먹었을터.그러다보니나에게는다음과같은사실을알릴의무가생겼다”라는말로미루어볼때작가는고양이의다양한면모를알지못한채귀엽다는이유만으로덥석입양해쉽게파양할경우를미연에방지코자한다.동시에달성되는또다른가치도있다.동물이귀엽지않아도,심지어‘불량’해도사랑스럽다는작가의자연스러운태도는어느새읽는이조차도‘못생긴한한’을자연스레긍정하고사랑하게끔만든다.대상을조건없이,자연히,저절로사랑하기.주톈신은자신의사랑을통해무조건적이고맹목적인사랑의가능성을증명해낸다.

소설적상상또한이책의묘미다.고양이를오래바라보던작가는스스로고양이가되어자신에게고한다.“아이고,똘똘하고모든걸다안다싶은내집사도이즐거움은결코알수없겠지.갖가지소식을실은산들바람이풀끝을스치고,풀끝은가장예민하고가느다란배털을사박사박훑고,그빛과그림자는초단위로또는그보다더미세하게달라지고,백만년간뜨거운핏속에응축된조상들의목소리에소환되는그순간,시간은시간이아니다.”(42)문장을읽고난독자는인간을벗어나고양이의몸이되어배털을스치는가상의공기를체험하게된다.주객이뒤바뀐상황속에서작가는대상으로고정되어있던고양이에대한더큰이해에도달하게되고,독자역시같은경험을통해고양이와더욱가까워진다.이책을읽고난우리는이로써고양이를더잘알게되었노라고당당히말할수있는것이다.

사냥꾼이사냥당하는도시,
주톈신이고발하는타이베이

주톈신이타이완에서마주하는고양이들의공통적인특징이있다.야성이다.그들묘족은인족(주톈신의표현)을경계하며,인족의“목소리와몸짓이아무리상냥하고온화해도,조금도위협적이지않아도”그들과가까워질세라냅다도망치기바쁘다.얼핏그들은도시의질서에길들지않은,문명의반대말로서의야성성을갖고있는듯보인다.하지만조금만자세히들여다보면그들야성성에는다른이유가있다.주톈신은방어적이고회피적인타이완고양이들을보며탄식한다.“대체무엇때문에그들은그토록사람을경계하며죽어라달아나는걸까?무엇때문에그들은에게해작은섬의고양이들처럼우리를쓱보고는기지개를켜고단잠을잘수없는걸까?”동시에작가는묘족이야성적일수밖에,인간에게적대적일수밖에없는이유를이해한다.“내가만약이섬나라의묘족이라면,나역시그럴테니까.”

호기심에이끌려고양이에게다가가는아이에게“더러우니까떨어지라”고다그치는부모부터길고양이에게끓는물을뿌리는노점상주인,학생들이보는앞에서아기들고양이를4층창밖으로던져버린교사,묘족이지나다니지못하도록마당에울타리를두르고철조망까지친어느고급주택의집주인까지.타이베이에서고양이는그들에게붙여진사냥꾼이란별명만큼호령하고군림하지못한다.이도시의사냥꾼들은죽거나버려진것만을‘사냥’해야하는비운을감내해야하며,도처에도사린사냥‘당할’위험을감지하며살아가야한다.

이책이현재의우리에게유의미한이유는책이가진문제의식이바다건너한반도에그대로와닿기때문이다.책에서그리는고양이의무대는사적공간인집이아닌공적공간인도시다.도시인들에게박해받는도시고양이의비운을읽는독자는비단그곳에만머무르지않고,내가사는이곳도시고양이의삶으로까지생각을옮겨오게된다.이책을읽으며우리는타이완에서박해받는고양이를상상함과동시에당장내가앉아있는건물밖에서,담벼락사이에서,주차장구석에서울고있는이쪽의고양이역시떠올리게된다.“공공연히통치자의이익과선호에부합하는사람만골라유권자로삼으려고하는데,하물며‘내종족이아닌’이들의사정을봐줄리가?”라고묻는주톈신의물음앞에서우리는이책이애초에다른언어로쓰였던번역서라는사실에놀라게될것이다.

사냥꾼아닌사냥꾼을두고도주톈신이책제목을『사냥꾼들』이라고지은데는이러한이유가있을것이다.제목은고양이의본능을지켜주고싶다,뛰놀도록,배회하도록,살아있는개체와섞이도록,그렇게내내진정한사냥꾼이도록해주고싶다는소망을품고있다.인간의생존만이유일한과제가된도시에서고양이애호가는필연적으로수호자일수밖에없다.“우리집에는이미개여섯마리에토끼세마리가있었고,고양이는수도없이많(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