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너머 : 범죄 전문 피디의 묻기, 뚫기, 그리고 뒤집어엎기

스릴 너머 : 범죄 전문 피디의 묻기, 뚫기, 그리고 뒤집어엎기

$18.00
Description
가기 싫었던 「그알」에서의 8년,
없었던 재미를 찾고 몰랐던 의미를 길어 올린 시간
‘8년’은 무언가를 “딱 1년만 해보겠다”던 다짐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MBC 예능국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SBS 예능국에 입사한, 조직 문화와 맞지 않아 사직서를 내고도 다시 방송국에 붙잡혀 들어간 저자 도준우는 그렇게 몸담은 교양국에서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자신을 매어 둘 「그것이 알고싶다」와 만난다. 스스로를 “관심을 두는 분야가 한두 개쯤 있는” “자기만의 주제가 있는”, 「그알」을 자주 보고 좋아하는 보통의 교양 피디들과 다르다고 여기고도 「그알」의 일원이 되고 만 것인데, 이 책이 아니었다면 끝내 알 수 없었을 어떤 야심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이십 대 초반 힙합에 빠져 반골 정신을 온몸으로 익힌 그에게는 피디가 되어서도 버리지 못한 야심이 있었다. 어쩌면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피디가 된 것일지도……. 바로 만들고 싶은 걸 만들겠다는 것. 그는 「그알」을 무사히 졸업한 피디들에게만 주어지는 프로그램 기획의 기회를 잡기 위해 기꺼이 「그알」 팀에 합류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에 관한 호언장담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듯 탐사 보도 프로그램의 매력에 금세 감화된다. “두 발로 뛰어다니며 모르던 것을 알아내고, 닫혀 있던 누군가를 걸어 나오게 하고, 막막했던 사건의 밑그림을 조금씩 그려내면서 얻는 보람과 쾌감을 아주 살짝 알게 된” 것이다.

알아버린 그는 파고든다. 보이스 피싱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위장 잠입을 시도하기도, 경찰 협조가 어렵다는 이유로 동료들이 다루지 않았던 ‘신정동 사건’을 맡기도, 무모함과 실천력을 무기로 끝내 협조를 얻어내기도, 범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신정동 사건’과 ‘노들길 사건’의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배산 대학생 피살사건의 범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알」의 오랜 시청자라면 기억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엽기토끼와 신발장-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 편, 〈토끼굴로 사라진 여인-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또 다른 퍼즐인가〉 편이 탄생했는데, 그는 이처럼 사건 해결의 작은 실마리라도 건지기 위해 자료와 사람에 끈덕지게 매달리고, 떠오른 의심을 예리하게 인식하고, 떠도는 의혹으로부터 분명한 사실만을 추려낸다. 이 책은 그 파고듦의 기록이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범죄 콘텐츠 제작자의 두려움

「그알」 유튜브 채널에서 목격되는, 우리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도준우는 대체로 쾌활하다. 책은 영상에서 드러나는 육성과 표정에서는 포착할 수 없는 그의 이면을 보여준다. 쓰는 사람이 읽고, 요리하는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로 범죄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 그는 범죄 콘텐츠를 부지런히 본다. 그리고 그가 보고 만드는 콘텐츠의 장르가 그가 가진 고뇌의 원인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강력 범죄자의 이름과 그들의 범행을 다루고 또 다루는, 범죄자의 자극적인 언행만을 부각하는 방송들을 볼 때마다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는 저자는 그 이유를 “내 뇌리에 줄곧 도사리고 있는 불온함에 대한 공포와 정면으로 마주한 기분이 들어서”라 설명한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불온이란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높은 조회수나 시청률을 위해 ‘볼 만한’ 무언가로 만들어야 하는 일 그 자체다. 이 불온한 숙명을 의식하는 그가 소재를 정하고, 취재하고, 영상을 촬영해 편집ㆍ송출하는 전 과정에서 제작 명분을 끊임없이 되뇌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범죄 콘텐츠가 많은 이에게 닿되 가벼이 닿아선 안 된다고 믿는 그가 지키는 것이 있다. 흥미와 스릴이 콘텐츠 제일의 목적이 되면 안 된다는 것. 그가 말하는 ‘스릴 너머’에는 “경각심 제고, 예방법 공유, ‘증거는 반드시 찍히고 발각된다’는 경고의 전달”과 같은 목적이 있다. 그는 언제나 이런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일하려 노력한다. 그의 고뇌를 통해 우리는 ‘교양 피디란 어떤 무게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는가’ ‘교양 프로그램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비교적 먼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기에 앞서 ‘직업인의 책무란 무엇인가’ 그리고 ‘범죄 콘텐츠를 소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일상적인 물음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또 「그알」이 어떻게 지금의 「그알」이 되었는지, 피디들이 그간 어떤 싸움을 통해 지금의 「그알」을 만들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진지함도 진실, 유쾌함도 진실

진지한 소개를 앞세웠지만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영상 속 그를 닮아 유쾌하다. 진지함도 도준우의 진실, 유쾌함도 도준우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언론 고시’라는 언론사 공개 채용을 통과해 피디가 된 그이지만 그 과정이 대단히 학구적이었던 건 아니다. 그는 랩이 좋아 랩을 했고, 격투기가 좋아 격투기에 파고들었으며, 연인의 도발(?)에 UCC를 만들었다가 잠시 UCC 스타가 됐다. 각 잡고 시사 상식을 외우거나 매주 스터디 룸에 삼삼오오 모여 쓴 글에 대한 합평을 나누진 않았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서 선보인 끝에 비슷한 선상에 있는 직업을 얻었다는 뜻이다. 그가 그만큼 수용자의 반응에 꾸준히 반응해온 사람이란 뜻이다.

그는 책에 자신이 직접 쓴 랩의 가사를 실었다. 그리고 우리는 대학 시절 적은 그의 랩 가사와 교양 프로그램에까지 활용된 그의 랩 가사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만드는 콘텐츠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형식상의 유쾌, 내용상의 진지眞摯!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도준우를 딱 이 맥락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그의 정체성을 ‘범죄 전문 피디 도준우’라는 단 한 줄로 기술하는 건 태만이다. 이제는 우리가 아는, 또 모르는 범죄 전문 피디의 면면을 부지런히 발견할 시간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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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준우

저자:도준우
SBS교양국피디.서울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이십대초반에랩에빠져교내힙합동아리‘바운스팩토리’를창설했으며직접만든〈훈민정음랩〉〈용비어천가랩〉을포털사이트에올려큰호응을얻었다.2008년예능국으로입사했지만얼마안가사직서를냈고,동료들의만류로교양국으로자리를옮겼다.「SBS스페셜」「짝」「궁금한이야기Y」등교양프로그램을거쳐2015년「그것이알고싶다」팀에합류했다.‘신정동엽기토끼살인사건’‘노들길살인사건’‘배산대학생피살사건’등미제사건을다뤘으며제28회,제29회한국PD대상올해의PD상을수상하기도했다.현재는「그것이알고싶다」공식유튜브채널에서팀원들과「그알저알」「스모킹권」「지선씨네마인드」등다양한범죄콘텐츠를제작하고있다.

목차


1부뒤늦게밝히는본거지
TV에나오고싶었다11
두번의학사경고가남긴것21
원래는슈퍼액션쪽이었습니다34
네?조회수10만회라고요?38

2부어쩌다교양피디
목표는MBC,어쩌다보니SBS47
크리스마스이브의사직서57
제발사표좀받아주세요63
알고보니아주교양적인인간70
예능국은시끄럽고교양국은고요해79
지금제보만나러갑니다84
사실이게더재밌는데요94
예능에서사고치고온놈,접니다98
해외출장=수하물전쟁102
테……테이프가사라졌다107
쓰나미가와도찍어야해112
혹등고래만나는건힘들어116
누구나한류스타가될수있는섬120
우리는그들보다행복할까126
드디어짝을만나다130
예고의신이라불린사나이137
방송에서디스랩을하라고요?142
위협,협박,고소147
딱1년만해볼게요,「그알」165

3부그렇게「그알」피디가된다
「그알」피디의취재기술169
내겐너무무거운「그알」184
보이스피싱조직에잠입하라190
「그알」피디는가끔사기도당한다198
아무튼첫방207
범인,제가잡아볼게요214
무식함이나의힘219
……헬로키티가아닌데요?227
‘나같은애’231
그땐정말네가범인인줄……236
불방1호가될순없어244
똥줄은이렇게타는겁니다260
유족이자용의자였던남자269
선입견이가리는것274
답은늘현장에있다289
「그알」의대표적인헛발질이라뇨298
문전박대에는익숙합니다만305
캄보디아연쇄멘붕사건311
범죄전문피디의가족으로산다는것317

4부방송국에서유튜브하는사람
「그알」피디가힙합을아느냐325
유튜브시켜주세요!331
왜또……338
범죄와예능사이347
방송국에서유튜브하는사람의비애358
내가공황장애라니!364
시청에불편을드려사과드립니다372
기획은알코올에서나온다(?)382
내겐너무나귀여운쉰여덟살386
「그알」유튜브최대주주392
내범죄쪽(?)가장친한친구398
이순신장군보다더403
‘대지없’그리고‘엿맘’407
저한테감사하지마세요416

마치며421

출판사 서평

가기싫었던「그알」에서의8년,
없었던재미를찾고몰랐던의미를길어올린시간

‘8년’은무언가를“딱1년만해보겠다”던다짐을완전히무색하게만드는시간이다.MBC예능국에들어가고싶었지만SBS예능국에입사한,조직문화와맞지않아사직서를내고도다시방송국에붙잡혀들어간저자도준우는그렇게몸담은교양국에서8년이란긴시간동안자신을매어둘「그것이알고싶다」와만난다.스스로를“관심을두는분야가한두개쯤있는”“자기만의주제가있는”,「그알」을자주보고좋아하는보통의교양피디들과다르다고여기고도「그알」의일원이되고만것인데,이책이아니었다면끝내알수없었을어떤야심을이루기위함이었다.

이십대초반힙합에빠져반골정신을온몸으로익힌그에게는피디가되어서도버리지못한야심이있었다.어쩌면그소망을이루기위해피디가된것일지도…….바로만들고싶은걸만들겠다는것.그는「그알」을무사히졸업한피디들에게만주어지는프로그램기획의기회를잡기위해기꺼이「그알」팀에합류한다.그러나그는자기에관한호언장담이얼마나쉽게무너질수있는지를증명하듯탐사보도프로그램의매력에금세감화된다.“두발로뛰어다니며모르던것을알아내고,닫혀있던누군가를걸어나오게하고,막막했던사건의밑그림을조금씩그려내면서얻는보람과쾌감을아주살짝알게된”것이다.

알아버린그는파고든다.보이스피싱조직을검거하기위해위장잠입을시도하기도,경찰협조가어렵다는이유로동료들이다루지않았던‘신정동사건’을맡기도,무모함과실천력을무기로끝내협조를얻어내기도,범죄전문가들과머리를맞대고‘신정동사건’과‘노들길사건’의연관성을제기하기도,배산대학생피살사건의범인에대한새로운가능성을제시하기도했다.그렇게「그알」의오랜시청자라면기억하고있을수밖에없는<엽기토끼와신발장―신정동연쇄살인사건의마지막퍼즐>편,〈토끼굴로사라진여인―신정동연쇄살인사건의또다른퍼즐인가>편이탄생했는데,그는이처럼사건해결의작은실마리라도건지기위해자료와사람에끈덕지게매달리고,떠오른의심을예리하게인식하고,떠도는의혹으로부터분명한사실만을추려낸다.이책은그파고듦의기록이다.

솔직하게털어놓는
범죄콘텐츠제작자의두려움

「그알」유튜브채널에서목격되는,우리가안다고말할수있는도준우는대체로쾌활하다.책은영상에서드러나는육성과표정에서는포착할수없는그의이면을보여준다.쓰는사람이읽고,요리하는사람이먹는것과같은이치로범죄콘텐츠를만드는사람인그는범죄콘텐츠를부지런히본다.그리고그가보고만드는콘텐츠의장르가그가가진고뇌의원인이다.

우리가기억하는강력범죄자의이름과그들의범행을다루고또다루는,범죄자의자극적인언행만을부각하는방송들을볼때마다“무섭다는생각마저든다”는저자는그이유를“내뇌리에줄곧도사리고있는불온함에대한공포와정면으로마주한기분이들어서”라설명한다.그리고그가말하는불온이란엄연히피해자가존재하는사건을높은조회수나시청률을위해‘볼만한’무언가로만들어야하는일그자체다.이불온한숙명을의식하는그가소재를정하고,취재하고,영상을촬영해편집?송출하는전과정에서제작명분을끊임없이되뇌는건당연한일일것이다.

범죄콘텐츠가많은이에게닿되가벼이닿아선안된다고믿는그가지키는것이있다.흥미와스릴이콘텐츠제일의목적이되면안된다는것.그가말하는‘스릴너머’에는“경각심제고,예방법공유,‘증거는반드시찍히고발각된다’는경고의전달”과같은목적이있다.그는언제나이런목적을염두에두고일하려노력한다.그의고뇌를통해우리는‘교양피디란어떤무게로프로그램을제작해야하는가’‘교양프로그램은어때야하는가’라는비교적먼질문에대한대답을듣기에앞서‘직업인의책무란무엇인가’그리고‘범죄콘텐츠를소비하는우리의마음가짐은어때야하는가’라는일상적인물음에대한힌트를얻을수있다.또「그알」이어떻게지금의「그알」이되었는지,피디들이그간어떤싸움을통해지금의「그알」을만들었는지도엿볼수있다.

진지함도진실,유쾌함도진실

진지한소개를앞세웠지만책의전반적인분위기는영상속그를닮아유쾌하다.진지함도도준우의진실,유쾌함도도준우의진실이기때문이다.이른바‘언론고시’라는언론사공개채용을통과해피디가된그이지만그과정이대단히학구적이었던건아니다.그는랩이좋아랩을했고,격투기가좋아격투기에파고들었으며,연인의도발(?)에UCC를만들었다가잠시UCC스타가됐다.각잡고시사상식을외우거나매주스터디룸에삼삼오오모여쓴글에대한합평을나누진않았지만누가시키지않아도무언가를계속만들어서선보인끝에비슷한선상에있는직업을얻었다는뜻이다.그가그만큼수용자의반응에꾸준히반응해온사람이란뜻이다.

그는책에자신이직접쓴랩의가사를실었다.그리고우리는대학시절적은그의랩가사와교양프로그램에까지활용된그의랩가사사이의공통점을발견할수있다.그가만드는콘텐츠를보면더확실히알수있다.형식상의유쾌,내용상의진지眞摯!책을다읽고나면우리는도준우를딱이맥락에서바라보고이해할수있다.이런그의정체성을‘범죄전문피디도준우’라는단한줄로기술하는건태만이다.이제는우리가아는,또모르는범죄전문피디의면면을부지런히발견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