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 - 묘보설림 18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 - 묘보설림 18

$16.00
Description
청춘은 그 붉고 아름다운 열매를 바라보며
그것을 손에 넣는 일 말고 더는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는 시간이 아닐까
중국 문단에서 “땡중”이자 “철저한 유물론자”로 통하는
괴짜 소설가 펑탕의 국내 첫 소개작

중화권의 주목 받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묘보설림 시리즈 18번째 책으로 펑탕의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가 출간되었다. 펑탕은 여러 권의 소설을 펴낸 중견 작가로서 “어떤 해석 체계에도 귀납되지 않는”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주목을 받아왔다. 한국에는 첫 소개다.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는 『만물생장』, 『베이징, 베이징』과 더불어 작가 펑탕의 ‘애정삼부곡’ 또는 ‘만물생장’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로 주인공 추수이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룬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이 소설은 주인공의 ‘애정적 사건’을 다룬 그럴듯한 청춘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 않다. 어쩌면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열여덟 소년의 수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한 나이의 감수성이 넘쳐나는 소년의 심리를 줄기차게 파고들며 그 섬세하고 예리하며 때로는 더할 나위 없이 민감한 정서를 그 순간의 솔직함으로 늘어놓은 것만 같다.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는 문체에의 탐닉이라는 것이 얼마나 매혹적인가를 새삼 일깨워준다. 더욱이 그 문체는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육체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스스로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성적으로 이 문제들을 다루고자 분투하는 열여덟 소년의 예민함을 통해 전달되기에 과잉과 결핍의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펑탕은 다재다능할 뿐 아니라 매우 복잡한 삶의 이력을 지닌 사람이다. 인도네시아 화교 출신인 아버지와 몽골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의대를 나와서 임상의학으로 박사학위를 땄으며 미국에서는 MBA 학위를 취득해 세계 1위 컨설팅그룹인 맥킨지앤컴퍼니에서 근무하면서 소설을 썼다. 화룬그룹의 의료 부문 자회사인 화룬의료의 CEO를 역임하기도 했는데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가 출판된 것이 바로 그 무렵의 일이다. 그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전시회를 여는 서예가이기도 하고 의사이며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열여덟, 소녀를 내게 줘』의 주인공 추수이처럼 펑탕은 어린 시절부터 책을 무척 좋아하는 소년이었다고 한다. 두목과 이백의 당시를 사랑하고 D. H. 로런스와 헨리 밀러의 소설에 탐닉했던 소년. 천 년 동안 인류의 문화가 내놓은 걸작들에 대한 숭배와 찬양은 열여덟의 나이에 그를 찾아온 첫사랑에 대한 숭배와 찬양에 못지않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 모든 걸작에 대한 박학다식함과 문체들의 향연으로 가득 차 있다고도 할 것이다. 작가가 거듭 강조했던 것처럼 수다를 떨 듯이 글을 쓰는 즐거움에 탐닉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나는 소설小說(소소한 이야기)라고도 보아도 좋겠다.
학교를 땡땡이친 추수이가 44번 버스를 타고 아직 싼환로가 완성되지 않은 시내를 한 바퀴 돌 그 무렵의 베이징을 아는 사람이라면, 또는 추이젠의 노래 「일무소유一無所有」를 기억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만 “해보자고, 처음으로 뭔가를, 열여덟이 네게 한 소녀를 주었을 때처럼”만을 기억하고 “한 조각 붉은 천一塊紅布”을 말하지 않는 펑탕의 이 소설이 탈역사적이라는 사실에 분노하거나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탈역사적인 시간성 때문에 이 소설은 비로소 열여덟 질풍노도의 시절을 말하
는 보편적인 언어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발문에서 문학평론가 리징쩌는 펑탕이라는 작가가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그의 예술가적 기질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독특한 평가를 하고 있다.

“기존의 어떤 해석 체계에도 귀납되지 않는 소설가란 물론 불행한 존재다. 적어도 그런 소설가는 대가가 될 수 없다. 그는 너덜너덜한 짚신에 닳아빠진 가사 장삼을 걸치고 도첩조차 없이 온 세상을 떠도는 땡중이나 돌팔이 도사에 불과한 것이다. 어느 때든 깔끔하고 멀쑥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땡중이나 돌팔이 도사. 그러나 대가들은 해석되어야 하고 때로는 약탕기에 들어가 푹 고아져 다음 세상을 구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탕약이 되어야 한다. 승려라면 방장이 되어야 불가의 삼보三寶로서 장엄하게 모셔지고 그런대로 꼴을 갖추어 시방세계의 흠향을 받고 우주에 우뚝한 수미산처럼 금은보화와 비단으로 짝을 삼을 수 있는 법이다.
소설가 가운데서 땡중을 찾는다면 아마도 펑탕 같은 사람일 것이다. 그에게는 다른 속내가 전혀 없다. 그는 사람을 등급으로 유형화하지 않는다. 어떤 부모의 자식인지, 지도자와 지식인과 군중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의사가 분만실 가득 들어찬 환자들을 바라보듯이, 세신사들이 목욕탕 안에 득실대는 손님들을 바라보듯이, 인생의 도가니 안에 떨어진 모두가 그에게는 그저 똑같은 존재로 다루어진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다는 점을 깊이 이해한 철두철미한 유물론자다. 거리낌 없이 술과 고기를 뱃속에 채워 넣으면서 기존의 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행보를 보이는 땡중인 것이다.”
저자

펑탕

저자:펑탕
본명은장하이펑張海鵬.아버지는인도네시아화교출신이며어머니는몽골족이다.시인,소설가,수필가이며방송인이고서예가이기도한펑탕은.베이징셰화의과대학에서임상의학박사학위를취득하고미국에머리대학에서MBA과정을마친뒤공기업인화룬의료그룹의CEO를역임한경력이있는의사다.장편소설로『환희歡喜』『열여덟,소녀를내게줘十八歲給我一個姑娘』『만물생장萬物生長』『베이징,베이징北京,北京』『둘이아니다不二』『1호여신女神一號』등이있고,단편소설집으로『안양安陽』『수신기搜神記』등이있다.그외에산문집『살다보니늙었다活着活着就老了』『두려움없이無所畏』등을펴냈고,『펑탕시100수馮唐詩百首』『셋이아니다不三』등의시집도있다.펑탕의소설은자신의학창시절과개혁개방이후중국사회의극적변화를상징적으로보여주며,자신의독특한이력을소재로삼는경우가많다.

역자:문현선
이화여대에서사학과중어중문학을복수전공하고같은대학원에서중국신화와중국문화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세종대,칭다오농업대학에서미디어와스토리텔링,대중문화및문화이론관련강의를주로맡고있다.저서로『무협』『삶에서앎으로앎에서삶으로』『소인경』(공저)등이있고,옮긴책으로『끝에서두번째여자친구』『다리위미친여자』『행위예술』『소녀화불기』『소마고』등이있다.이야기공작소파수의캐릭터프로파일러로서애니메이션및드라마시나리오작업을진행하고있으며,인문연구모임문이원의상임연구원으로서동양고전을풀어쓰고재해석하는작업도지속적으로진행중이다.

목차


서언

1_주상
2_단단해지면돼
3_여자건달을잡아라
4_10만가지왜
5_늙은건달쿵젠궈
6_암컷두꺼비의허리
7_예수와공자
8_여자스파이
9_이자성과초선
10_보온병과맥주
11_거세당한사마천
12_『무경총요武經總要』
13_손짓하는붉은옷소매
14_Thankyou,오줌싸개
15_종아리가눈부시다
16_계집애입술이정말빨갛다!
17_『용호표』
18_떠벌이와상남자
19_취얼
20_빨간실크팬티
21_내가돼지잡는백정같이생겼다고무시하지마요
22_혈관
23_떨어지는꽃은말이없고,사람은국화처럼담담하네
24_종묘사직은영원하다
25_십팔모十八模
26_동東싼환로위의버드나무
27_마음깊은곳
28_난제4중학인걸
29_지금은춤을춘다
30_어스름에이르러방울방울
31_엽하적도葉下摘桃
32_마라도나
33_여인의즐거움女兒樂
34_『서양미술사』
35_『신혼필독』
36_기린사이다
37_브래지어
38_판륵板肋과중동重瞳
39_청춘미문
40_대추나무털기
41_부틸알코올춘약사건
42_포르노잡지
43_나도네가아니꼽단말이다
44_따뜻하고부드러운아름다움

후기
발문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청춘은그붉고아름다운열매를바라보며
그것을손에넣는일말고더는
아무것도돌아보지않는시간이아닐까

중국문단에서“땡중”이자“철저한유물론자”로통하는
괴짜소설가펑탕의국내첫소개작

중화권의주목받는작가와작품을소개하는묘보설림시리즈18번째책으로펑탕의『열여덟,소녀를내게줘』가출간되었다.펑탕은여러권의소설을펴낸중견작가로서“어떤해석체계에도귀납되지않는”는독특한작품세계로주목을받아왔다.한국에는첫소개다.
『열여덟,소녀를내게줘』는『만물생장』,『베이징,베이징』과더불어작가펑탕의‘애정삼부곡’또는‘만물생장’3부작의첫번째이야기로주인공추수이의고등학교시절을다룬다.그러나작가스스로밝힌바와같이,이소설은주인공의‘애정적사건’을다룬그럴듯한청춘소설의형식을띠고있지않다.어쩌면누군가가말한것처럼열여덟소년의수필처럼보이기도한다.그만한나이의감수성이넘쳐나는소년의심리를줄기차게파고들며그섬세하고예리하며때로는더할나위없이민감한정서를그순간의솔직함으로늘어놓은것만같다.
『열여덟,소녀를내게줘』는문체에의탐닉이라는것이얼마나매혹적인가를새삼일깨워준다.더욱이그문체는완전히통제할수없는육체와도저히이해할수없는스스로의감정의소용돌이속에서이성적으로이문제들을다루고자분투하는열여덟소년의예민함을통해전달되기에과잉과결핍의절묘한균형을유지하기위한노력을필요로한다.
펑탕은다재다능할뿐아니라매우복잡한삶의이력을지닌사람이다.인도네시아화교출신인아버지와몽골족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고의대를나와서임상의학으로박사학위를땄으며미국에서는MBA학위를취득해세계1위컨설팅그룹인맥킨지앤컴퍼니에서근무하면서소설을썼다.화룬그룹의의료부문자회사인화룬의료의CEO를역임하기도했는데『열여덟,소녀를내게줘』가출판된것이바로그무렵의일이다.그는소설가이자시인이며전시회를여는서예가이기도하고의사이며성공한사업가이기도하다.
『열여덟,소녀를내게줘』의주인공추수이처럼펑탕은어린시절부터책을무척좋아하는소년이었다고한다.두목과이백의당시를사랑하고D.H.로런스와헨리밀러의소설에탐닉했던소년.천년동안인류의문화가내놓은걸작들에대한숭배와찬양은열여덟의나이에그를찾아온첫사랑에대한숭배와찬양에못지않았다.그래서이소설은그모든걸작에대한박학다식함과문체들의향연으로가득차있다고도할것이다.작가가거듭강조했던것처럼수다를떨듯이글을쓰는즐거움에탐닉할때비로소그가치가빛나는소설小說(소소한이야기)라고도보아도좋겠다.
학교를땡땡이친추수이가44번버스를타고아직싼환로가완성되지않은시내를한바퀴돌그무렵의베이징을아는사람이라면,또는추이젠의노래「일무소유一無所有」를기억하고가슴이뜨거워지는것을느껴본적이있는사람이라면,다만“해보자고,처음으로뭔가를,열여덟이네게한소녀를주었을때처럼”만을기억하고“한조각붉은천一塊紅布”을말하지않는펑탕의이소설이탈역사적이라는사실에분노하거나아쉬워할수도있을것이다.하지만그탈역사적인시간성때문에이소설은비로소열여덟질풍노도의시절을말하는보편적인언어가되었다고도볼수있다.
발문에서문학평론가리징쩌는펑탕이라는작가가문단에서차지하는위상과그의예술가적기질에대하여아래와같은독특한평가를하고있다.

“기존의어떤해석체계에도귀납되지않는소설가란물론불행한존재다.적어도그런소설가는대가가될수없다.그는너덜너덜한짚신에닳아빠진가사장삼을걸치고도첩조차없이온세상을떠도는땡중이나돌팔이도사에불과한것이다.어느때든깔끔하고멀쑥한모습으로사람들앞에자신을드러내지못하는땡중이나돌팔이도사.그러나대가들은해석되어야하고때로는약탕기에들어가푹고아져다음세상을구하고사람을이롭게하는탕약이되어야한다.승려라면방장이되어야불가의삼보三寶로서장엄하게모셔지고그런대로꼴을갖추어시방세계의흠향을받고우주에우뚝한수미산처럼금은보화와비단으로짝을삼을수있는법이다.
소설가가운데서땡중을찾는다면아마도펑탕같은사람일것이다.그에게는다른속내가전혀없다.그는사람을등급으로유형화하지않는다.어떤부모의자식인지,지도자와지식인과군중은어떻게다른지생각하지않는다.마치의사가분만실가득들어찬환자들을바라보듯이,세신사들이목욕탕안에득실대는손님들을바라보듯이,인생의도가니안에떨어진모두가그에게는그저똑같은존재로다루어진다.그는모든사람들이평등하다는점을깊이이해한철두철미한유물론자다.거리낌없이술과고기를뱃속에채워넣으면서기존의원칙에얽매이지않는새로운행보를보이는땡중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