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 우파라는 거울 이미지를 마주한 미국 좌파의 딜레마

도플갱어 : 우파라는 거울 이미지를 마주한 미국 좌파의 딜레마

$28.93
Description
“끔찍한 닮은꼴이 여럿 출현했다”

오인된 정체성, 다중 위기, 구조적 실패,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을 탐구
개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빈틈없이 혼합해낸 역작
현대의 결정적인 이정표!
극우파 탐구에서 자폐스펙트럼까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완전히 재고하게 만드는 책

이 책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은 진보 진영의 의제를 개발하고 이를 힘 있게 밀어붙이는 일관된 경력을 쌓아왔다. 가령 기후정의 조직인 더리프의 공동 설립자이며, 수년 전 버니 샌더스 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도 활약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다가 사람들이 자신에 관해 험담하는 것을 들었다. ‘월가를 점거하라’ 시위가 정점에 달한 2011년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너도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거 봤어?” “아니 글쎄, 오늘 행진이 어떻다나.” “누가 자기한테 물어봤대? 우리가 뭘 요구하는 건지도 잘 모르면서 참 나.” 이런 험담은 그날로 끝난 게 아니고 그 후 10여 년간 소셜미디어의 게시물을 도배했다. 사실 그들이 가리키는 인물은 나오미 클라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비판하려던 것은 또 다른 유명 인사 나오미 울프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나오미나 이 나오미나 똑같은 사람이라 여겼다. 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자신과 혼동되는 도플갱어가 출현하자 저자는 점점 더 피폐한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10여 년 동안 겪은 일을 수많은 각도로 분석해 『도플갱어』를 썼다.
나오미 클라인은 세계적인 슈퍼 브랜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이면을 해부한 데뷔작 『노 로고』로 100만 부 넘는 판매를 기록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고, 재난을 기회로 공공 영역을 민영화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경고장 『쇼크 독트린』을 펴내 세계적인 참여 지식인이 되었다. 그녀와 퍼스트 네임이 같은 나오미 울프 역시 『아름다움의 신화』를 써서 여성에게 부과된 가혹한 미의 기준을 폭로함으로써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울프는 미용 산업의 폐해를 들추며 섹스와 젊은 여성들의 쾌락에 대해 대담한 논의를 펼쳤고, 여성 리더십 연구 기관 설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두 사람 다 유대인인 데다 흔치 않은 ‘나오미’라는 이름을 가졌고 폭넓은 사회 활동을 했지만, 둘은 매우 달랐다. 클라인은 3세대 좌파에 속하는 인물인 반면, 울프는 자유주의자이자 엘리트 여성으로서 권력의 사다리를 오르려는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은 둘을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고, AI의 자동완성 기능 역시 둘을 혼동했으며, SNS 팔로어들 역시 둘을 구분하지 못했다. 저자 클라인의 주변에는 늘 울프의 그림자가 어른거렸고, SNS에 들어가면 거울세계 맞은편에 늘 울프가 자리해 있었다. 문제는 팬데믹 전후로 울프가 정치적 입장을 바꿔 극우 진영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했고, SNS를 하면서 난데없이 클라인을 태그했으며, 어느덧 온라인상에서 둘의 정체성은 더 단단히 결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저자 나오미 클라인이 나오미 울프와 혼동되는 사적인 도플갱어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될수록 극우파 탐구, 팬데믹 기간의 백신 오보와 웰니스 산업과의 관련성, 자폐스펙트럼을 앓는 저자의 아들과 나치 시대 장애인 소거 전략을 연결하는 고찰, 같은 진영끼리 치고받는 좌파에 대한 반성, 취소문화로 인해 눈엣가시인 인물이 사라졌다고 기뻐하는 좌파의 한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서 드러나는 유대인의 치명적인 문제점에 이르기까지 양극단에서 서로의 정체성을 놓고 대립하는 현대의 모든 사안을 아울러 광폭의 관점과 분석력을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의 저서 가운데 가장 성찰적이고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추천사에서 “나오미 클라인은 우리가 처해 있는 순간을 완전히 재고하도록 하는 책을 10년마다 한 권씩 내놓는다”고 말했는데, 『도플갱어』에서 저자가 한 이슈에서 다른 이슈로 도약하며 기존 사안을 달리 보는 방식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즉 전혀 예상 못 한 주제가 뒤이어 나오는데, 그건 우리 개개인이 사실상 자신이 혐오하는 가치관을 지닌 사람의 모습을 닮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정치 진영이 상대 진영보다 낫다고 여기지만 실상 자기 인식의 한계에 갇힌 것일 뿐임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좌파가 어떻게 저항의 언어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했고, 더 넓은 형태의 방향 감각을 잃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놓쳤는지를 고찰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여성문학상 논픽션 부문
저자

나오미클라인

저자:나오미클라인
캐나다출신의저널리스트이자작가,활동가이자실천하는사상가다.미국조지아주러트거스대학에서미디어,문화,여성학을가르치고있으며,미국비영리미디어의수석기자이자<뉴욕타임스><가디언><하퍼스><네이션>등유수의매체에활발히글을기고하고있다.
페미니스트어머니와물리학자아버지사이에서태어났다.디즈니에서애니메이터로일하던할아버지는파업에가담한것이문제가되어해고되었다.그녀의부모는베트남전에반대하기위해캐나다로이주했다.전형적인히피가정에서코뮤니즘과페미니즘의수혜를입고자랐지만정작자신은쇼핑몰에집착하던십대시절을보냈노라고회고한다.토론토대학에서문학과철학을공부했지만학교에서일어난시위를진압하는현실에서깨달음을얻은그녀는토론토에있는신문사에서일하기위해학교를그만두었다.
1999년글로벌기업들의실상을파헤친<노로고>로전세계에이름을알렸다.슈퍼브랜드들이자신들을쿨하고대안적인것인양마케팅하지만실상가난한사람들을착취하면서엄청난부를얻고있는기업의이면을밝혀내2016년영국<가디언>과미국<타임>에서역대최고의100대논픽션중하나로선정되었다.
<자본주의는어떻게재난을먹고괴물이되는가>(구<쇼크독트린>)는밀턴프리드먼이이끄는시카고학파신자유주의에대한날카로운탐사비평이다.지난50년동안자유시장을전파한다는미명하에전세계에서민주주의가어떻게짓밟혔는지촘촘하게밝혀냈다.자연재해,쿠데타,전쟁,경제위기등자본주의가어떻게재난을먹고자라는지이라크,칠레,미국,남아프리카,러시아,중국그리고한국에이르기까지,가히'재난으로본세계사'라할만하다.2007년전세계25개언어로출간되었으며,그해<뉴욕타임즈>비평가가선정한올해의책에선정되었다.알폰소쿠아론감독에의해짧은영상으로각색되어베니스비엔날레,토론토국제영화제에공식초정작으로선정되었다.이후마이클윈터바텀에의해장편다큐멘터리로만들어져2010년선댄스영화제에서상영되었다.
<이것이모든것을바꾼다:기후재앙대그린뉴딜>(2014)은"<침묵의봄>이후에가장중대하고논쟁적인환경서"라는찬사와함께<뉴욕타임스>가선정한그해논픽션베스트셀러에선정되었다.그녀는이책에서지구의미래에대한논쟁을새롭게구성했다."이책은탄소에관한이야기가아니다.자본주의에관한이야기다.지금우리가겪고있는실패한경제시스템을다시짜야한다.이경제모델은우리지구와정확히전쟁을벌이는방식이기때문이다."그녀는스스로꿈만꾸는낙관주의자라고말하길거부하지만팬데믹이지구를뒤덮은비관적인순간에도특유의긍정성을잃지않는다."기후변화가재난인것만은아니다.그것은더나은세상을만들수있는기회이자알람이고,촉매제이기도하다."
트럼프가집권하자충격을받은다음해에는<노로는충분하지않다>를출간했다.캐나다풀뿌리시민운동'Theleap'에참여해적극적으로활동하고있으며,그린뉴딜을지지하며버니샌더스선거운동을적극도왔다.알렉산드리아오카시오코르테즈,엘리자베스워렌등진보적정치인들을지지하며시민불복종뿐만아니라투표를통해우리가만들세상에적극가담해야한다고외친다.
그녀는지금무한경쟁에떠밀려각자도생만을외치던경주에서빠져나와지금우리가겪고있는이순간을전혀새로운시각으로바라보라고말한다.우리가미래로가서코로나바이러스가지구를뒤덮던순간을떠올린다면,어쩌면지금이우리가세상을바꿀수있었던마지막기회였다고회상할지도모르겠다.책이세상을바꾸는것이아니라행동이세상을바꾸는것이라고믿는그녀는지금도코로나를이용해극단적인부를축적하는기업들을비판하고,이에기대자신의정치력을무한히확장하려는정치인들을경계한다.새로운대안을건설하기위해거리에서고,온라인으로시위를독려하며,신문,라디오,텔레비전등사람들이모이는곳에서부지런히함께한다.남편아비루이스와함께정치/환경다큐멘터리를공동작업하고있다.아들토마에게물려줄세상이존재하길바라며그레타툰베리와함께기후변화운동에앞장서고있다.

역자:류진오
한국계미국인1세.UC버클리여성학과를졸업했고,UC샌프란시스코법·의대에서보건정책을전공하고있다.2021년계간『문학동네』여름호에에세이를발표했다.『도플갱어』를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들어가며_나의짝퉁

1부이중생활(수행)
1장점거당하다
2장코비드,위협곱셈기의등장
3장망가진내브랜드,혹은‘콜미바이허네임’
4장숲속에서나자신과만나다

2부거울세계(투영)
5장그들은휴대폰에대해서알고있다
6장대각선들
7장MAGA의‘플러스원’
8장말도안되게심각하고,심각하게말이안나오는
9장극우,극변을만나다
10장자폐증그리고반백신운동의전편

3부음영지대(분할)
11장침착,음모……자본주의
12장반환이라는방향
13장거울속나치
14장떨쳐낼수없는민족분신

4부정체를마주보다(통합)
15장탈자아

에필로그_누가분신인가?

감사의말
옮긴이의말_언어적쌍안경을버리고벼리며

출판사 서평


“끔찍한닮은꼴이여럿출현했다”
오인된정체성,다중위기,구조적실패,소셜미디어의부작용을탐구
개인적인것과정치적인것을빈틈없이혼합해낸역작
현대의결정적인이정표!

★여성문학상논픽션부문수상

극우파탐구에서자폐스펙트럼까지
우리가처한현실을완전히재고하게만드는책

이책의저자나오미클라인은진보진영의의제를개발하고이를힘있게밀어붙이는일관된경력을쌓아왔다.가령기후정의조직인더리프의공동설립자이며,수년전버니샌더스미대통령후보캠프에서도활약했다.
그런그가어느날공중화장실을이용하다가사람들이자신에관해험담하는것을들었다.‘월가를점거하라’시위가정점에달한2011년11월의어느날이었다.“너도나오미클라인이말한거봤어?”“아니글쎄,오늘행진이어떻다나.”“누가자기한테물어봤대?우리가뭘요구하는건지도잘모르면서참나.”이런험담은그날로끝난게아니고그후10여년간소셜미디어의게시물을도배했다.사실그들이가리키는인물은나오미클라인이아니었다.그들이비판하려던것은또다른유명인사나오미울프였다.하지만사람들은그나오미나이나오미나똑같은사람이라여겼다.이처럼어느날갑자기자신과혼동되는도플갱어가출현하자저자는점점더피폐한삶을살게된다.그리고그로부터10여년동안겪은일을수많은각도로분석해『도플갱어』를썼다.
나오미클라인은세계적인슈퍼브랜드를통해자본주의세계의이면을해부한데뷔작『노로고』로100만부넘는판매를기록하면서베스트셀러작가로등극했고,재난을기회로공공영역을민영화하는자본주의시스템에대한경고장『쇼크독트린』을펴내세계적인참여지식인이되었다.그녀와퍼스트네임이같은나오미울프역시『아름다움의신화』를써서여성에게부과된가혹한미의기준을폭로함으로써인지도가급상승했다.울프는미용산업의폐해를들추며섹스와젊은여성들의쾌락에대해대담한논의를펼쳤고,여성리더십연구기관설립에관여하기도했다.
두사람다유대인인데다흔치않은‘나오미’라는이름을가졌고폭넓은사회활동을했지만,둘은매우달랐다.클라인은3세대좌파에속하는인물인반면,울프는자유주의자이자엘리트여성으로서권력의사다리를오르려는욕망을감추지않았다.하지만대중은둘을같은사람으로생각했고,AI의자동완성기능역시둘을혼동했으며,SNS팔로어들역시둘을구분하지못했다.저자클라인의주변에는늘울프의그림자가어른거렸고,SNS에들어가면거울세계맞은편에늘울프가자리해있었다.문제는팬데믹전후로울프가정치적입장을바꿔극우진영에서활발히활동하기시작했고,SNS를하면서난데없이클라인을태그했으며,어느덧온라인상에서둘의정체성은더단단히결합되기시작했다는것이다.
이책은이처럼저자나오미클라인이나오미울프와혼동되는사적인도플갱어이야기에서시작한다.하지만내용이전개될수록극우파탐구,팬데믹기간의백신오보와웰니스산업과의관련성,자폐스펙트럼을앓는저자의아들과나치시대장애인소거전략을연결하는고찰,같은진영끼리치고받는좌파에대한반성,취소문화로인해눈엣가시인인물이사라졌다고기뻐하는좌파의한계,이스라엘-팔레스타인관계에서드러나는유대인의치명적인문제점에이르기까지양극단에서서로의정체성을놓고대립하는현대의모든사안을아울러광폭의관점과분석력을보여준다.
이책은저자의저서가운데가장성찰적이고기발하다는평가를받는다.『도둑맞은집중력』의저자요한하리는추천사에서“나오미클라인은우리가처해있는순간을완전히재고하도록하는책을10년마다한권씩내놓는다”고말했는데,『도플갱어』에서저자가한이슈에서다른이슈로도약하며기존사안을달리보는방식은감탄을불러일으킨다.즉전혀예상못한주제가뒤이어나오는데,그건우리개개인이사실상자신이혐오하는가치관을지닌사람의모습을닮았을뿐아니라,자신이속한정치진영이상대진영보다낫다고여기지만실상자기인식의한계에갇힌것일뿐임을드러낸다.
이과정에서저자는좌파가어떻게저항의언어에대한주도권을상실했고,더넓은형태의방향감각을잃었는지,그리고그과정에서어떻게세계에대한지배력을놓쳤는지를고찰한다.

이중성에시달리는삶
좌파에서우파로건너가는이들

이책에서저자가구사하는문체는자유분방하고때로는드세며신랄하다.이전저서들과는두드러진차이가나는데,그이유는분석을위해트위터와극우방송들을텍스트삼아수년동안읽고,그들이사용하는문장의상당부분을인용하거나혹은그런뉘앙스에맞춰분석했기때문이다.
SNS시대에우리는텍스트를정독하지않고‘쓱읽고넘어간’다.이런미디어독해법은우리가저자를혼동하게만들고,논점도건성으로파악하게만들며,반대진영사람들을하나로묶어퉁치게한다.저자는처음에자신과울프의혼합·혼동사태를그리심각하게여기지않았다.왜냐하면울프는미국인이고클라인은캐나다에서태어났기때문이다.또울프는개인주의적자유주의자인반면클라인은좌파다.울프는미국과영국의사립대학을졸업한파란눈의여성이고,클라인은캐나다국립대학을중퇴한갈색눈의여성이다.하지만아무도이런점을신경쓰지않았다.대중이보기에두사람은그냥“권력에불만품은나오미들”일뿐이었다.게다가자세히살피지않으면둘은구분하기힘들었는데,왜냐하면논점은완전히다르더라도동일한사안에대해비판적인관점을취하며발언했기때문이다.가령둘다코로나백신에대해논했는데,클라인은공적자금이투입된코로나백신에대해특허권을내세운제약회사나그와같은편에선빌게이츠를비판했다.다른한편울프역시빌게이츠를비판했는데,그가백신으로접종자의위치를추적하고사악한세계질서를구축하고있다는음모론을펼치면서였다.
나와닮은쌍둥이,하지만일그러지고왜곡된모습.도플갱어와만나자아가분열되며이중성에시달리는사람의삶은피폐해진다.가령도스토옙스키의『분신』에서주인공골랴드킨은자신을사칭하는인물때문에결국정신병동에입원한다.저자역시망연자실한채울프의활약을넋놓고관찰하다가‘나는내삶의관객이돼버렸다’고고백한다.즉타인이나를바꿔치기하는한온전한나는존재할수없다.
저자는도플갱어가3단계공식으로만들어진다고본다.분할partitioning,수행performing,투영projecting.즉우리자신은타인에의해둘로쪼개지고,우리가아닌정체성을수행하게되며,결국우리를도플갱어에투영하게된다.이를통해우리자신이라고하기에는애매하지만타인의눈에는우리로비치는존재가만들어진다.
도플갱어는딥페이크캐릭터에까지적용된다.저자는2022년3월한국대선때윤석열의딥페이크캐릭터‘AI윤석열’이인터넷에서화제를모으며“실제인물보다진정성과매력을모두갖췄다”고평가한『월스트리트저널』의보도를인용한다.당시인터뷰에응했던스물세살의대학생이승윤씨는“AI윤석열에게친밀감을느껴윤후보자에게투표할생각”이라고밝혔다.
이책을통해우리가고찰해볼사안중또하나는이것이다.나와쌍둥이였던사람들이어느날완전히반대편정치진영으로옮겨간다.과연무엇때문에이렇게되는걸까.예를들어지인들은저자에게이렇게묻는다.“나오미울프를벼랑끝으로밀어붙인게대체뭐였어?어쩌다그지경이된거야?”저자는좌파와자유파인사들이전제주의우파로건너가는경로에대해이런공식을세워본다.

나르시시즘(과장성)+소셜미디어중독+중년의위기÷대중적망신=우파멘붕.

하지만바로이지점에서주의해야한다.울프가납작찌그러졌다며반대진영사람들은고소해하지만,그녀는자신을아껴주는‘수백만명의반대편품속에푹안겼다고보는편이정확하다’고저자는말한다.즉신세계를찾은것이다.조회수와‘좋아요’의양에따라존재가치를인정받는현사회에서진영을옮겨인기를누리는사람은‘방황’하는게아니라새롭게‘발굴’된것이다.저자는좌파쪽에서퇴출당했다고해서그가사라졌다고여기는건‘유아적사고법’이라며그들이다른세계로건너가영향력을발휘하는것을간과해서는안된다고말한다.
나아가상대방의논점을튕겨내기위해서로반대편진영의언어를도용해서정치적의제를만드는점역시주의깊게봐야한다.가령트럼프의전략가스티브배넌은바이든이선거결과를빼앗아갔다며“거대한절도”운운한다.그러자민주당원들은2021년1월6일미국회의사당점거폭동은트럼프가야기했다는주장을펴며이에맞선다.또다시배넌은민주당원들이한번도트럼프를적법한대통령으로여기지않았다면서치를떨며응수한다.즉거울세계에서양진영은모두상대진영과유사한화법을구사하면서자신들의서사를쓰고,답안을제공한다.

***

우리주변에서도이런일은흔하다.‘이젠여동생이랑말이통하질않아’‘어떻게하면아빠를페이스북에서탈퇴시킬수있을지고민이야’……저자는반대진영을탐구하기위해그들무리와내면속으로깊이들어가면서가족과지인들에게격려는커녕핀잔만들었다.“왜그런고생을사서해?그목소리를어떻게듣고앉아있어?”하지만반대진영으로옮겨간이들의존재감을무시할수없었다.이책은우리가저마다회피하고있는그터널속으로들어가나자신과우리의닮은꼴을깊이있게탐구한다.그리고그것은좁은정치진영에서벗어나이스라엘-팔레스타인문제로까지뻗어나가는기량을보여준다.이모든처절한연구와조사가바로이책이영국에서부커상다음으로권위있는여성문학상Women’sPrize논픽션부문을수상한이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