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나(큰글자도서)

식물과 나(큰글자도서)

$35.00
Description
『식물 산책』 『식물의 책』 이소영 신작
식물과 함께한 삶, 식물이 알게 해준 나와 우리
좋아하면 닮는다. 모든 식물, 모든 기관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하며 각별함이란 것을 무색하게 하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이 이번에는 그렇게 닮아버리게 된 둘, ‘식물’과 ‘나’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식물과 나』는 제목 그대로 식물과 함께하는 ‘나’에 관한 이야기다. 식물과 함께였기에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나, 식물과 함께하는 오늘의 나, 언제까지나 식물과 함께일 내일의 나.
전작에서 식물과 식물 장소, 식물을 그리는 일에 관해 이야기해온 저자가 꺼내놓는 ‘나’의 생장, ‘나’의 사계.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의 것이지만, 생의 절반을 식물과 함께 보낸 사람의 것이기에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작고 눈에 띄지 않아도 생명이 시작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한평생을 살아가는 풀꽃의 성실함, 화려해 보이는 삶에도 기괴해 보이는 삶에도 저마다의 시련과 기쁨, 이유와 가치가 있다는 진리, 혹독한 겨울을 견디면 반드시 봄이 온다는 희망…….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저자에게 식물은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 기억해주는 존재일 뿐 아니라, 인생 자체를 함께하는 존재다. 그러나 단 한 순간이라도 식물과 함께해본 적이 있다면 책장을 얼마 넘기지 않아도 곧장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나’는 우리 모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저자

이소영

식물을그림으로기록하는식물세밀화가.대학원에서원예학석사과정을수료했고,국립수목원에서식물학그림을그렸다.국내외연구기관및학자들과협업해식물세밀화를그린다.『서울신문』에‘이소영의도시식물탐색’을연재하며,네이버오디오클립‘이소영의식물라디오’를진행한다.지은책으로『식물의책』『식물산책』『세밀화집,허브』가있다.

목차

그렇게봄이시작된다


계절이라는마감
식물공부
작지만거대한알뿌리
다시보는할미꽃
닳아가는물감
클레마티스의꽃받침을보셨나요?
가정원예의즐거움
백구와매화
내일도뽕나무가있을거란착각
뒷산의아까시나무
봄의향기
봄나물반찬을먹으며
선배와작약
자세히들여다보면
꽃이피는날
‘등’이라는이름의쉼터
식물을좋아하는방법

여름
꽃다발을만들며
양성화와중성화
복숭아털을만지며
죽은잎
전나무숲으로
존재감없는동물이기를
달맞이꽃과인연
완벽한기록은없다
정미덩굴뒤에는
나를지키기위한가시
베트남의친구
우리나라에서만나는열대과일
벌레잡이식물과여성원예가
밟힐수록강해지는식물

가을
가끔은식물의이름을알려하지않는것도괜찮은일
내소중한뿌리들
신문이하는일
식물과사람
유칼립투스를기억하며
모든사람은식물을마주할권리가있다
잎이보여주는삶의다양성
귀를기울이면알게되는것
귀한꽃을보여줄까요?

겨울
호랑가시나무와나의정원
설강화를좋아하는사람들
이겨울생강을먹으며
귤과오렌지,그리고레몬의색
베리가게에서
생강나무에도곧꽃이필거예요
진짜는겨울에
중요한식물,중요하지않은식물
식물의겨울나기
쌓인눈아래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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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책은봄,여름,가을,겨울네개장으로구성돼있다.긴겨울을견디고막녹기시작한땅위로싹을틔워내는봄부터화려한꽃과탐스러운열매가맺히는여름,색색으로물든이파리를떨구고겨울을맞을준비를하는가을,맨가지를드러내고묵묵히힘을다지는겨울.식물이사계절을나는모습을자세히들여다보면봄의새싹,여름의녹음,가을의낙엽,겨울의황량함보다훨씬더치열하고놀라운삶의풍경이펼쳐진다.봄이라고해서온화함과반가움만있는것도,겨울이라고해서시련과기다림만있는것도아니다.어느계절녹록하지않은순간이없지만,다음계절과그다음계절이오면그순간순간도모두의미를찾아간다.싹을틔웠기에꽃을피우고꽃을피웠기에열매를맺고열매를맺었기에씨앗을뿌린다는한살이과정은그렇게찾아진의미들로연결된다.길게보면그연결은낮이아닌밤에꽃을피웠기에,척박한곳으로이동했기에,잎모양과꽃잎색을바꾸었기에살아남을수있었던진화의과정이기도하다.생명을가졌으니살아가야한다는운명,삶이라는이름으로주어진시간을식물들은지금이순간에도저마다의성실함과강인함으로살아내는중이다.

그런시간의결과라고할수있는식물의형태를면밀히들여다보는게일이자삶이라고말하는식물세밀화가이소영은식물안에서식물보다더넓은세계를관찰한다.이책에는식물계와식물종에관한이야기도있지만,인간이삶에깊숙이개입하면서그들이처하게되는환경,식물을이용하거나식물과함께하기위해인간이만들어낸문화에관한저자의생각도담겨있다.『식물과나』는식물에관한이야기,나에관한이야기이기도하지만더정확하게는식물과내가함께할때식물에게,그리고나에게일어나는일에관한이야기다.인간과함께함으로써식물의삶과역사가어떻게바뀌었는지,또식물은인간의생활과인류의역사를어떻게바꾸었는지-이거대한이야기를저자는사소하고개인적인일상,가장혼자인순간에도그와함께하는식물들을통해들려준다.
저자는그동안특히인간이라는변수에영향받는식물의삶에관해꾸준히이야기해왔다.이책에도그런그를멈춰세우는순간들이등장한다.기록을위해봐놓은길가의풀꽃이잠깐사이모르는사람의발에밟혀훼손돼있는것을볼때,이웃농장에서못팔게되었다고건넨털북숭이복숭아를볼때,산불로전소되어식물이사라져버린숲을볼때.이런장면들을소개하며그가말하고자하는바는결국좋아한다는일방향의마음을넘어함께한다는것이무엇인지,어떻게가능한지를다시생각해보자는것이다.
책에는그에게처음식물의좋음을알게해준가족,그와오랜시간을함께한강아지백구,그처럼식물만바라보고사는동료들,교외의작업실로그를찾아와주는다정한사람들,식물이있는장소에서만난다양한풍경이등장한다.또한치앞을알수없어불안해하던시절,어쩔수없이무덤덤해지거나강인해져야했던시기도언급된다.그때마다그의곁에는언제나식물이함께했다.아무도기억해주지않고아무도알수없는그날그날의기분과사건은식물을매개로그에게기억되고,의미화된다.하지만저자가이책에풀어놓은‘나’의이야기를통해진정으로강조하고싶어하는것은식물이란누구에게나그런존재라는사실,“그사실은내가어떤형태로변모하더라도변하지않을것이고,내가아닌그누구에게라도마찬가지일것”(207)이라는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