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여배우

조연 여배우

$19.00
Description
배우란 무엇인가?
‘영화 속 연기’와 ‘영화 같은 삶’이 구별될 수 있을까?

수동적이고 주변적으로 보이지만 ‘자각’으로 가득한
‘말’로써 ‘관계’를 살아내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소설

★ 제23회 타이베이 문학상 연금부문 대상 ★
“이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로
많은 배우 지망생에게 꿈의 도전이 될 것이다.”
_ 타이완금마장영화제 집행위원회 원톈샹聞天祥


글항아리 ‘묘보설림’ 시리즈의 열아홉 번째 책으로 등구운의 장편소설 『조연 여배우女二』가 출간되었다.
등구운은 타이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면서 소설가다. 타이완 국립정치대학에서 한국어와 광고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깊어 자신의 이름을 현지 발음인 ‘덩주윈’이 아니라 한국 발음 ‘등구운’으로 표기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조연 여배우』는 권위 있는 제23회 타이베이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최근작이자, 배우로서의 삶을 고찰한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황청黃澄은 일본 여배우와 닮았다는 이유로 우연히 연기에 발을 들인다. 대역으로 시작한 그녀의 연기 인생은 좌절과 기다림의 연속인 신인 시절, 배움을 찾아 떠난 유학 시절, 또다시 불안과 끊임없는 평가로 이어지는 조연 시절로 조금씩 나아간다. 기다림의 고통 속에서 그녀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배우의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그 작은 역할의 배우가 주인공인 다른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 전반에 걸친 주연과 조연의 구분은 그녀의 가족 안에서도 이어진다. 가족 안에서의 주연은 절대로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존재인 언니 황첸黃茜이다. 황청보다 열두 살 많은 황첸은 그녀의 언니이자 보호자이며 롤모델이다. 황청은 결코 황첸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녀가 연기를 하게 된 것도 먼저 시작한 언니 때문이고,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황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황청은 자신이 가족 안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조연이라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지만, 황첸은 자신에게는 없는 재능을 가진 동생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온 황청은 감독과의 관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조연의 자리에 선다. 그러나 황청은 권력관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도 스스로 한 것이라 믿으며 자신의 위치, 자신이 진정으로 가진 것은 무엇이고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한다.
사회에 막 발을 디딘 스무 살부터 조연으로 자리 잡은 마흔 살이 될 때까지 대역과 신인, 조연을 거치며 어리석고, 서툴고, 미숙했던 그녀는 끊임없이 넘어지고 상처받고 상실감을 느끼지만 소설 말미에 이르러 그녀에게는 결코 도달할 수 없어도 자신을 나아가게 하는 이상이 있음을 깨닫고 수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운명을 살아가기로 한다.
이 소설은 거절이 두려워 생일에 반 친구들을 초대도 하지 못했던 소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대역 배우로 데뷔해 20여 년간의 시련과 성장을 거치며 배우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동시에 이 소설은 누구나 궁금해하는 주연이 아닌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조연 같은 평범한 여성이 사회와 가정, 일과 사랑에서 상처받으면서 배우고, 좌절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우리는 성장 스토리, 곤경 속에서도 결국은 성취해내는 성공 스토리를 많이 봐왔지만, 관객은 성장이나 성공 자체 또는 그것을 이루는 경로보다는 인물이 계속해서 상처를 입으면서도 어떻게 살아내느냐를 보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의 대역으로 시작해 실패와 좌절의 연속인 신인을 거쳐, 정체되고 있다는 괴로움과 불안함으로 점철된 조연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주인공의 심리적 조급함과 상실감, 방황과 성취감을 작품은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이 힘 있는 이유는 일본 여배우와 닮아 데뷔한 소설 속 황청처럼, 작가 등구운이 실제로 ‘전지현’을 닮아 그녀의 대역으로 데뷔했다는 점,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에 유학길에 올랐던 작가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내 인생의 주연이다’ ‘인생은 한 번도 사소한 적이 없었다’와 같이, 자신의 좌절과 상처를 속삭이며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조용히 위로한다. 매우 수동적이고 주변적으로 보이지만 자각으로 가득 찬 황청이 그랬듯 포기하지 말고 선택해나가야 한다고.
배우와 작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배우는 글을 분석하고 캐릭터 자서전을 쓰며 관객을 앞에 두고 연기하는 사람이다. 반면 작가는 혼자서 독자를 상상하며 쓰는 사람이다. 등구운의 문장은 그래서 ‘자기와의 대화’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소설의 빼어난 묘사와 우아한 은유는 이런 자기와의 대화의 산물이다. 내가 나에게 이런 표현이 좋은지, 맞는지, 합당한지, 적절한지 묻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성장해나가면서 배우인 작가는 수많은 감각과 감정을 깊이 있고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작품을 심사한 문학상 심사위원은 “기교 또한 감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중요한 사건과 반전을 드러내지 않다가 후반부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정밀하고 성숙한 연기의식은 ‘조연’과 ‘배우’라는 단어가 결코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걸 독자로 하여금 인정하게 만들어준다. 작가는 캐릭터를 묘사할 때 관객의 시선을 정확히 인식해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를 분명하게 그려낸다. “타이완 소설에서 부족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분명한 해결안을 찾은 것 같다”는 심사평도 있다.
이 책은 극장, 연극, 공연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사회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사회도 연극이 펼쳐지고 있는 일종의 극장이기 때문이다. 양자 간의 호응은 책에서 가상과 현실의 대비를 보여준다. 캐릭터를 구축하고, 자신을 찾아 스스로 개조하면서 결국은 깊은 철학적 사유를 만들어내는 걸 바라보는 묘미가 있다.
가장 탁월하게도 작가는 드라마와 현실을 넘나들면서도 자기 연민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경험을 무기로 한 유연함과 강인성으로 삶의 철학을 탐구하고 “영화와 같은 인생”을 예리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저자

등구운

저자:등구운
국립정치대학에서한국어와광고학을전공한후영국에식스대학드라마스쿨에서연기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타이완,홍콩,중국에서영화와연극,집필활동을하고있다.
18세에모델로데뷔해20세부터연기를시작했고,30세에집필과공연기획으로활동범위를넓혔다.『소설집회小說集會』시리즈를출간하며이야기언어의다양성을지속해서탐구하고있다.
저서로는산문집『나의배우일기我的演員日記』,단편소설집『춤추러걸어가기用走的去跳舞』『잠시마음둘곳없는暫時無法安放的』『처음엔신기해보이는것들最初看似新奇的東西』『딸아이의방女兒房』이있고,장편소설『조연여배우女二』로제23회타이베이문학상연금부문대상을수상했다.

역자:이기선
서강대국어국문학과와중앙대국제대학원전문통번역학과를졸업하고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원문위에올려진한국어를다듬고깎는일이좋아서늘즐거운마음으로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마윈이말하다』『혀끝으로만나는쓰촨의골목식당』등이있다.

목차

1막대역
2막신인
3막독립
4막여자
5막여배우
6막딸
에필로그내가건너온바다

출판사 서평

배우란무엇인가?
‘영화속연기’와‘영화같은삶’이구별될수있을까?

수동적이고주변적으로보이지만‘자각’으로가득한
‘말’로써‘관계’를살아내는우리모두에게바치는소설

★제23회타이베이문학상연금부문대상★

“이작품이영화나드라마로만들어진다면그자체로
많은배우지망생에게꿈의도전이될것이다.”
_타이완금마장영화제집행위원회원톈샹聞天祥

글항아리‘묘보설림’시리즈의열아홉번째책으로등구운의장편소설『조연여배우女二』가출간되었다.
등구운은타이완의배우이자연출가이면서소설가다.타이완국립정치대학에서한국어와광고학을전공한그는한국어에대한애정이깊어자신의이름을현지발음인‘덩주윈’이아니라한국발음‘등구운’으로표기해줄것을요청하기도했다.이번에소개되는『조연여배우』는권위있는제23회타이베이문학상대상을수상한작가의최근작이자,배우로서의삶을고찰한자전적소설이다.
주인공황청黃澄은일본여배우와닮았다는이유로우연히연기에발을들인다.대역으로시작한그녀의연기인생은좌절과기다림의연속인신인시절,배움을찾아떠난유학시절,또다시불안과끊임없는평가로이어지는조연시절로조금씩나아간다.기다림의고통속에서그녀는아무리작은역할이라도배우의특별한이야기에귀를기울여야하며,그작은역할의배우가주인공인다른이야기도있을것이라고믿는다.
소설전반에걸친주연과조연의구분은그녀의가족안에서도이어진다.가족안에서의주연은절대로넘어설수없을것같은완벽한존재인언니황첸黃?이다.황청보다열두살많은황첸은그녀의언니이자보호자이며롤모델이다.황청은결코황첸을뛰어넘을수없다.그녀가연기를하게된것도먼저시작한언니때문이고,무엇이되고싶냐는질문에는‘황첸’이되고싶다고말한다.황청은자신이가족안에서누구도부정할수없는조연이라는사실을고통스럽게받아들이지만,황첸은자신에게는없는재능을가진동생에게무한한가능성이있음을알아차린다.
성인이되어사회로나온황청은감독과의관계,남자친구와의관계에서도조연의자리에선다.그러나황청은권력관계에의해어쩔수없이한선택도스스로한것이라믿으며자신의위치,자신이진정으로가진것은무엇이고포기해야할것은무엇인지끊임없이탐구한다.
사회에막발을디딘스무살부터조연으로자리잡은마흔살이될때까지대역과신인,조연을거치며어리석고,서툴고,미숙했던그녀는끊임없이넘어지고상처받고상실감을느끼지만소설말미에이르러그녀에게는결코도달할수없어도자신을나아가게하는이상이있음을깨닫고수천가지로해석될수있는운명을살아가기로한다.
이소설은거절이두려워생일에반친구들을초대도하지못했던소녀가성인이되자마자대역배우로데뷔해20여년간의시련과성장을거치며배우가되어가는이야기다.동시에이소설은누구나궁금해하는주연이아닌아무도관심가져주지않는조연같은평범한여성이사회와가정,일과사랑에서상처받으면서배우고,좌절하면서앞으로나아가는이야기다.
우리는성장스토리,곤경속에서도결국은성취해내는성공스토리를많이봐왔지만,관객은성장이나성공자체또는그것을이루는경로보다는인물이계속해서상처를입으면서도어떻게살아내느냐를보고싶을것이다.
누군가의대역으로시작해실패와좌절의연속인신인을거쳐,정체되고있다는괴로움과불안함으로점철된조연으로성장하면서겪는주인공의심리적조급함과상실감,방황과성취감을작품은그대로전달하고있다.
이작품이힘있는이유는일본여배우와닮아데뷔한소설속황청처럼,작가등구운이실제로‘전지현’을닮아그녀의대역으로데뷔했다는점,연기에대한갈증때문에유학길에올랐던작가자신의경험이바탕이되었기때문이다.
‘우리는모두내인생의주연이다’‘인생은한번도사소한적이없었다’와같이,자신의좌절과상처를속삭이며다시일어날수있다고조용히위로한다.매우수동적이고주변적으로보이지만자각으로가득찬황청이그랬듯포기하지말고선택해나가야한다고.
배우와작가의차이는무엇일까.배우는글을분석하고캐릭터자서전을쓰며관객을앞에두고연기하는사람이다.반면작가는혼자서독자를상상하며쓰는사람이다.등구운의문장은그래서‘자기와의대화’처럼느껴질때가많다.이소설의빼어난묘사와우아한은유는이런자기와의대화의산물이다.내가나에게이런표현이좋은지,맞는지,합당한지,적절한지묻고있는것같다.그렇게성장해나가면서배우인작가는수많은감각과감정을깊이있고세밀하게묘사해낸다.
작품을심사한문학상심사위원은“기교또한감탄을금할수없다”고말한다.작품의전반부에서는중요한사건과반전을드러내지않다가후반부에서거슬러올라가는방식으로독자에게신선한충격을안겨주기때문이다.
정밀하고성숙한연기의식은‘조연’과‘배우’라는단어가결코들러리가될수없다는걸독자로하여금인정하게만들어준다.작가는캐릭터를묘사할때관객의시선을정확히인식해캐릭터의성격과이미지를분명하게그려낸다.“타이완소설에서부족한이러한부분에대한분명한해결안을찾은것같다”는심사평도있다.
이책은극장,연극,공연을이야기하면서동시에사회에대해서도말하고있다.사회도연극이펼쳐지고있는일종의극장이기때문이다.양자간의호응은책에서가상과현실의대비를보여준다.캐릭터를구축하고,자신을찾아스스로개조하면서결국은깊은철학적사유를만들어내는걸바라보는묘미가있다.
가장탁월하게도작가는드라마와현실을넘나들면서도자기연민의늪에빠지지않는다.오히려이러한경험을무기로한유연함과강인성으로삶의철학을탐구하고“영화와같은인생”을예리한시선으로생생하게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