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퇴보 (인도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거대한 퇴보 (인도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32.58
Description
지금 이 순간의 인도는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

7년간 진행한 수백 명의 인터뷰
보도, 역사, 논쟁이 결합된 탁월한 르포
습기를 머금어 구겨지는 종이처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사람들을 변화시키다

“10년 전쯤부터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쳐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첫 문장이다. 바깥에서 들어온 이념과 신념이 가족, 친구, 이웃 사이를 파고들면서 서로 때려죽이고, 비난하고, 고발해온 삶이 여기 담겨 있다. 저자의 친척 한 명은 언제부턴가 무슬림들은 인간도 아니라고 비하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낯설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전에 무슬림에 대해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말만 꺼냈다 하면 무슬림 이야기로 몰고 간다. 최근 인도에서는 습기를 머금어 구겨지는 종이처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거대한 퇴보』는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의 분쟁’이라고 간단히 요약될 수 없는 책이다. 최근 10년간 평범한 인도인들은 ‘사실’보다 ‘감정’에 더 몰두해 자신들의 기억을 만들어왔다. 감정은 폭력에서 양분을 흡수하면서 덩치를 점점 더 키워왔다. 이제 사람들은 인도의 다원주의적 뿌리를 대놓고 거부하기 시작했다.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당선 이후 우파 힌두 민족주의가 득세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서로가 정치와 언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점점 더 냉담해지고 알 수 없는 존재로 변모해갔다.
이 책은 사라진 것에 대해 애통해하는 기록이자, 조사에 기반한 회고록이며, 극단주의로 몰고 가는 우파 힌두 민족주의의 뿌리를 캐려는 시도다. 저자는 지난 7년간 폭동 피해자, 가해자, 경찰 등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 인터뷰했다. 감정, 목소리, 일어났던 일 모두 저자의 문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아이리시타임스』는 이 책의 특징으로 “아름다운 문체”를 꼽았다. 다년간 목격하고 인터뷰한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의미가 바래거나 뒤바뀌기도 한다. 이를테면 저항과 자유를 부르짖는 모습이 감격스러워 남겨두었던 저자의 3년 전 기록은 지금 다시 보니 구역질을 일으켰다. 당시의 열정이 너무 나이브했고, 지금 변한 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도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는가를 연대기로 다루지 않는다. 역사의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방식으로 상황을 명확히 보려 한다. 이를테면 몇 년 전 큰 이슈가 되었던 인도의 신원 확인 프로젝트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훼손되기 전 인도의 독이 흘러나온 시작점을 찾으려는 것이다.
저자는 기자 정신으로 인도 뒷골목에 들어가 수많은 디테일로 책을 완성한다. 이야기는 여러 장소와 시간을 넘나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니사르다. 2020년 2월 24일 오후 3시에 일어난 폭동의 목격자인 그는 데님 등의 옷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목격 이후로 생업은 제쳐둔 채 한 달 중 거의 절반을 법원에서 보낸다. 그것도 1년 내내. 인도의 사법 체계에 맞닥뜨려 니사르가 겪는 시련을 저자 역시 끝까지 함께하는데, 이것이 이 책의 전체 서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이기도 하다.
저자

라훌바티아

저자;라훌바티아RahulBhatia
인도의권력구조및기술도입을다룬글과탐사보도를주로쓰며책임성과접근성을중시하는작가다.뭄바이를기반으로활동하는수상경력이있는그의보도는『뉴요커』『가디언롱리드』『뉴욕타임스』『포린폴리시』『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카라반』『쿼츠』『GQ인디아』등에실렸다.
로이터글로벌조사팀에소속되어나렌드라모디행정부에서인도의종교,비즈니스,기술에집중했다.2022~2023년하버드대학래드클리프연구소펠로를지냈으며,비영어권언론에서쓰인논픽션보도기사에수여되는트루스토리상을수상했다.저널리즘비영리단체인피플리프로젝트PeepliProject의공동설립자다.

역자:양진성
중앙대불어불문학과를졸업한후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한불과에서공부했다.미국에거주하며영어,프랑스어번역가로활동중이다.
옮긴책으로는『존맥스웰사람을움직이는말의힘』『세계최고의CEO는어떻게일하는가』『허브코헨의협상의기술1』『감각의거짓말』『풀스펙트럼』『조바이든,지켜야할약속』『괜찮지않아도괜찮아요』『낮잠형인간』『누가제노비스를죽였는가?』『토니와프랭키』『레퀴엠』『고양이지기의행복한비밀상담소』『윔피키드』『서른개의관』등100여권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여파
존중받지못하는이들을위하여|양철지붕아래의피난처|묘지|모두가의심받는세상|자유의외침|그들만의힘으로|눈물|증언|배신자들|법정에서그의날|우울한법정|안도감을찾아|사적인기억들|위험한시간들

2장새로운나라
신념의옹호|책과소총|신뢰할수없는애국자들|죽은자들의언덕|가장부자연스러운방식

3장가족문제
가족|부모와아이들|동델리살인사건|힌두인은오전6시에일어난다|읽기와오독

4장기술적인문제
비전가의장난감|설계|거대한비전|내장|이토록강력한권력|신원확인프로그램소송

5장교육
진짜역사|이런게인생

출판사 서평

거리는역사가된다

2014년모디가당선된후그가속해있는인도국민당BJP과그를뒷받침했던인도국민의용단RSS은현재의우파힌두민족주의를극단으로치닫게하는세력이되었다.이책에서저자는BJP와RSS의내부자들을인터뷰하며이들조직을파헤친다.RSS는1925년에만들어졌는데,창설자인헤지와르는모든폭동이‘무슬림폭동’이라고확신하며‘독을품은쇳소리’가퍼진다고여겼다.현정권의지도자들은2014년이후타종교신자들에대한증오감을키울것을촉구했고,힌두가우월하다는생각을점점더노골적으로드러내왔다.

그것의최대분기점이된것은현정권의내무장관아미트샤의시민권수정법안이다.예리한저널리스트인저자는1장을아미트샤가무심코발언했던장면에서시작한다.샤는원래경청을잘하는인물이었지만,이제는무슬림을박해할수단인시민권수정법안을통과시키려하고있었다.이법안은표면적으로는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의소수민족에게도시민권을부여한다는명분을내세웠지만,실제로는이법의시행으로거의200만명의시민이무국적자로전락했다.그리고그들대부분은무슬림이었다.

“시민권수정법반대,국가시민명부반대.”2019년12월15일자미아대학에서는학생들이이구호를외치며시위하러모였다.그리고경찰은바리케이드양쪽으로부터시위진압을시작했다.구타가발생했다.뒤에서옆에서앞에서곤봉이사정없이날아들었다.무슬림들은“갈기갈기찢어버려야해”라는말과함께.

그로부터3개월후학살이자행되었다.2020년2월뉴델리에서는경찰폭력과반무슬림폭동으로53명의사망자가발생했다.저자는그사상에뿌리깊게관여한이들,가해자들,이웃들,목격자들,피해자들을이책의주요인물로등장시킨다.

현관문을열면들어오는건도시의실패들뿐

무함마드메하르반.그는사진가로서저자에게수많은인터뷰대상을소개해주었다.처음에평화로웠던시위는충격적인폭력에직면했다.새로운모습의인도가부상중이었고,정교분리주의와평등이라는오랜규범들은내팽개쳐졌다.이낯선나라는상황에따라필요하면살인까지도정당화하기시작했다.저자는이사람들과상황을이해하려고노력하면서이야기를들었다.

하지만무슬림들은자신이당한일을증언하다가도위협을느끼면곧바로종적을감췄다.무슬림이고게이이며노동계급출신인J―가그렇게사라졌다.저자는다시메하르반을통해2020년2월힌두폭도들이불태운시장으로가게되었고,거기서니사르를만날수있었다.

니사르는이책의핵심목격자다.2020년2월23일저녁정치지도자카필미슈라는델리북동부에군중을결집시켰다.이로인해무슬림들은거리에서살해당했다.이튿날인24일오후,남자들은니사르의집에서몇분이면닿는운하위낮은다리위에멈췄다.그들은바리케이드를설치하고,대형확성기를꺼냈다.다리위에서인도국민당의지역지도자가군중을선동하기시작했다.불길한구호들이울려퍼졌다.“할례받은놈들은쫓아내라.”“힌두여,깨어나라!깨어나라!”

군중은이웃들에게인사대신조롱과전투의함성을내뱉기시작했다.저녁5~6시쯤남자들은무슬림의집과가게의문을부수고들어갔다.손에는몽둥이,쇠막대를들고있었다.어둠속에서벌어진대학살은오로지소리로만가늠되었다.고함,뜀박질,비명.

경찰서에피해를신고하기위해방문했던니사르의고난은이때부터시작되었다.가해자의이름을대면경찰은이름을빼고담백하게진술하라고했다.가해자를두둔하는것이었다.그러고는거꾸로니사르를심문하기시작했다.똑같은질문이계속반복되었고,더나아가그들은니사르기억의신빙성이떨어진다며따졌다.이런심문은동부델리카르카르두마법원단지5층에있는71호법정에서1년내내계속되었다.

사실니사르에게는희망이삶의방식이었다.하지만현관문을열면눈에들어오는건도시의실패들뿐이었다.그리고그실패들을자꾸만자신에게도투영할수밖에없었다.자신의집앞을가로막고있는남자들,사방에흩어진종이와재.점점흐려지는폭동의장면들.이것이그가가진패의전부였다.이런현실속에서그는희망의크기를대폭줄였다.그는지치지않고매일법정을드나들며증언했지만,저자는니사르역시여느목격자들처럼용기와무모함사이에갇혀꼼짝도못하는것을지켜본다.

아룬다티로이가강력추천한이책은세계최대민주주의의위기에봉착한인도를파헤치면서관료제,법집행기관,언론,사법부에희망을걸고있는모든사람에게경종을울린다.놀랍도록세밀하고철저한보도를바탕으로하는기록은지금이순간의인도를정확히포착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