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 (그 시작에 대한 탐구)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 (그 시작에 대한 탐구)

$23.00
Description
친밀한 낯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부근’을 만들어내는 시도
사회학은 어떻게 삶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는가”
‘관계 끊기’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사람
삶이 자기 손에 달려 있지 않다는 느낌
내 주변 아는 사람들이 나와 무관하다고 느끼고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낯선 존재가 되는 시대

이 책은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샹뱌오가 다섯 사람과 나눈 대화를 묶은 것이다. 대화의 주제는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다. 낯섦은 이전에도 사회학자나 철학자들이 ‘이방인’ ‘타자’ ‘손님’ ‘환대’라는 주제로 논의해왔다. 반면 이 책의 대화는 ‘친밀한 낯섦’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오늘날 젊은 층은 낯선 사람과의 관계보다 아는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을 더 힘들어한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거리를 두면서 ‘준準낯선 상태’를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은 나와 무관하다고 느끼며, 심지어 ‘관계 끊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샹뱌오는 이를 ‘낯섦화’ 현상이라고 일컫는데, 이것은 종국에 자신에게까지 향한다. 즉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과 단둘이 있는 것조차 버거워한다.
샹뱌오는 이렇듯 나와 내 주변이 흐릿해지고 추상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부근의 소실’ ‘방법으로서의 자기’ 등의 개념을 만들어 실생활로 확장해온 학자다. 안팎의 경계를 뚜렷이 나누지 않고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 매번 새로워지는 네트워크로서의 ‘자기’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삶이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무력감을 호소하는 요즘 시대에 이 책은 내 부근에서부터 생활 감각을 찾아보려는 시도다.
이 대화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정의와 감각을 얻을 것이다. 샹뱌오와 대화를 나누는 다섯 명의 전문가는 현장에서 사고를 얻는다. 이들의 경험이 사고로 수렴되는 점진적인 과정을 대화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데, 그건 여느 담론과 다르다. 사고와 경험은 덩굴처럼 얽혀 우리 몸을 단단히 감싼다. 사고는 관찰, 기억, 신체적 감각, 대화와 분리되지 않는다.
책 주제인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는 단순히 낯선 사람한테 친절하자, 그들과 친구가 되자는 의미가 아니다. 낯선 사람 앞에 서면 우리는 저절로 다른 시선을 갖고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을 관찰·주목·상상할 때 내 주변은 생명력을 얻기 시작하며, 낯선 사람은 ‘관계’로서 내 앞에 존재한다는 것이 이들 대화자의 공통된 시각이다. “따뜻함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공기 중에 흩어져 있”는데, 그걸 포착할 수 있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저자

샹뱌오

項飚
독일막스플랑크연구소사회인류학연구소장.
중국저장성원저우출신으로,톈안먼사태직후인1990년베이징대학에입학해사회학을전공했다.학부와대학원재학때베이징성곽남쪽에형성된,인구10만명에육박하는원저우출신상인집거지인저장촌浙江村을드나들며인류학적연구를수행했다.그결과물인석사학위논문이명저로인정받아,옥스퍼드대학에무시험으로장학금을받고진학했다.
그의연구는독창적인현장조사와이론적통찰력을바탕으로국제적인권위의상들을수상했다.박사논문인『글로벌‘바디쇼핑’』은인류학계의영예인앤서니리즈상을수상했고,『경계를넘는공동체』는첸쉐썬도시학금메달을수상하며그해올해의사상가로선정됐다.논문「약탈적인군주와군주같은행상인」은윌리엄L.홀랜드상을수상했다.또한『주변의상실:방법으로서의자기』는중국도서리뷰사이트더우반에서‘2020년가장영향력있는책’으로선정된바있다.
샹뱌오는연구자가학계내부에만머물지않고대중매체와적극적으로소통하며‘연구대상의삶과맞닿아야한다’는철학을실천하고있는데,『낯선사람과부근을만들기』가그런실천의대표작이다.

목차

서론:나는낯선사람이다_샹뱌오
투명하지만숨막히다
인정과관심:낯선사람으로서지방의개천용
반향적동일시
안생할수없는낯선사람,안생적사고는어떻게가능할까

제1장사람은외모가아니라내적인생활의감각을봐야한다
—예술가류샤오둥과의대화
‘생활’과‘살아있음’은다르다
성실함이란끊임없이자신을바로잡는것이다
분류의목적은구체적인사람을보기위함이다
몸은한사람의생활이누적되어나타난모습을보여준다
쿨하다는것,판단할용기가있고,그판단이매우정확한것
생활양식아래에도여전히생활이있는가?
온라인은관점과관점의충돌,오프라인은사람과사람의교류
오늘날의삶은의미의과잉과결핍을동시에마주하고있다
반복적으로일하는것은반복적으로밥을먹는것과같다

제2장우리가두려워하는것은친밀한관계인가,낯선사람인가?
—‘몰약화원’운영자허와피와의대화
신변의안전과벗어나고싶은마음
낯선사람에대한경계와친밀한관계에대한두려움
낯섦화와단절을통한문제해결
소라게인격,겉으로는‘네가나를필요로해’,사실은‘내가너를필요로해’
경비집단:전형적인‘익숙한낯선사람’
위험은‘오염’에대한두려움
경비원의자존감은매우낮다
두려움은일종의멤버십이되었다
블라인드박스식의생활은두려움의또다른측면이다

제3장조립라인에는역사가없고,사마터를할때만있다
—다큐멘터리감독리이판과의대화
왜「사마터,너를사랑해」를촬영했는가?
자기희화와사마터는다르다
사마터는하나의가족이자의미의공간이다
사마터는‘댜오쓰’와다르다
벼락부자,포부,복수
진입이어려운기숙사
낯섦과낯섦화의차이
콰이서우의사마터
각자에게는모두긴박감이있다
사마터와부모세대의간극은해소될수있을까
지식과처한환경의단절
그들의생활현장에가자
젊은이들은어떻게자신의생활에대한해석체계를형성하는가
생활에대한우리의이해는왜질감이없을까

제4장왜낯선화원은우리에게기쁨을주는가?
—도시사구활동가류웨라이와의대화
부근의재건,‘손잡이’가매우중요하다
사구화원은일종의돌봄이다
화원에서발생하는문제는어떻게처리하는가
돌파하려거든그냥실행에옮겨라
화원이아무리작아도이름은있어야한다
식물의논리는접힘이아니라펼침이다
‘작음’은종종탄성이더크며,취약성을극복하게한다
사구조성은부근을봐야한다

제5장동물원에서동물을본다는것은결국자신을들여다보는일
—‘동물의왕’선즈쥔과의대화
훙산동물원은무엇이다른가
눈은마음의창이라는말,모든생명에적용된다
동물을어떻게볼것인가?
인간은범주로세상을이해하지만,동물은자신만의방식을가진다
동물을이야기하면사람과사람의관계도달라질수있다
존중한다는것은우리가지속적으로주의를기울이며,매번새로움을발견한다는의미다
조화로운섭식과적자생존
인간을중심에두지않을때오히려더풍부한감각과사유를얻는다

제6장“낯선사람과부근을만들기”는“부근의소실”논의의연장이다
낯선사람과의교류는일종의상황읽기이자,자신의생활경험을불러오는과정이다
구체적인손잡이를찾아삶의과정을체감하며의미를느끼기
세대간의낯선사람:나이들어가는부모와대화하기
아프고나서야비로소온전한자신을마주하게된다
젊은이들의‘유리멘탈’,좋은일이다
생활이란온갖‘불필요한것’이다
타인의매력과힘은사실자신에게서나오는것이다

후기:대화의장을“만들다”_자둥팅
‘부근을보기’에서‘낯선사람을보기’로
‘정성을다해꽃을심다’와‘신경쓰지않아도버드나무는자란다’
대화의장을확대하다

옮긴이와샹뱌오의대화:열려있는도구함

내가본대화자들_샹뱌오

출판사 서평

성실하다는건어떤어려움이있다는뜻
쿨하다는건가장중요한것을집어드는용기

샹뱌오와의대화는책으로엮이기전다른매체를통해청년들의고민을수집하고이에대해이야기하는방식으로진행되었다.‘오페라’라는네티즌은늘회사동료들이낯설게느껴졌다.그래서재직중에는겨우인사만하고지냈는데퇴사하고나자비로소깊은교류가생겼다고한다.친밀한낯섦이일상화된것이다.익명의또다른학생이내놓은고민은다음과같다.“나는스스로를받아들이지못합니다.‘나’는자신을혐오하는데특정한대상이있진않아요.노력하는모습을빼면나한테는좋은게하나도없어요.”두사례에서보듯,젊은세대는주변사람들과자기자신모두낯설어한다.그낯섦에서부근을하나둘만들어나가는것이바로이책의목표다.
샹뱌오에따르면우리사고는기존지식에서생겨나기보다생활의구체적인‘상황’에서일어난다.따라서대화자들은낯선사람들과부근을만들면서맞닥뜨리는‘사고의상황’에주목한다.이를테면주택단지에조성하는화원에서낯선이웃들은같이식물을심다가전에없었던삶의감각을얻는상황에놓인다.즉상황은어떤것이든일상생활의구성단위이며,갖은상황을만들어내는과정이우리삶자체를재구성한다.상황은수단이아니고그자체로목적이된다.
다섯사람과의대화를책으로엮은것은사고의상황을깊이확장하기위해서다.글은영상처럼즉각적인충격을주진않지만사람들에게더강한머무름의감각을제공한다.머묾은사고가경험을붙잡도록하고,세계에뿌리내리는느낌을갖게한다.
그러면이책은왜‘낯선사람’을출발점으로삼았을까?그건‘생활’이매우큰범주이기때문이다.포괄성을갖고자대화상대로도다양한연령,배경,전공을가진이들이참여케한다.
첫번째상대인류샤오둥과의대화는이책의백미라할수있다.화가인그가펼치는관점은통념들을부수며개념정의를완전히다시한다.그는작업할때짧은시간안에되도록여러종류의인물을그리려고한다.생활은우리에게빠르게변화를쫓도록재촉하기에모델을선택할때조차머뭇거릴시간이별로없다.그런데가끔가족처럼익숙한사람을그릴때문득그대상이낯설어지는순간이온다.그모델에게서현재뿐아니라과거의모습도표현하며‘그다운’점을찾아야하는데,그게쉽지않아류샤오둥은끊임없이재조정한다.자신의마음을가다듬을뿐아니라붓질도천천히조정하는데,그럴수록그림은더성실해진다.
류샤오둥의성실성에끌린샹뱌오가묻는다.“성실하다는건스스로를끊임없이놀라게하며,계속해서자기자신을열고생각을조정하는과정이라고보면될까요?”이에대한류샤오둥의답변은핵심을건드린다.“그건꾸밈이없다는뜻입니다.”둘은서로의생각을일치시키며다음과같이정의내린다.성실하다는건“그안에어떤어려움이있다는뜻이고,이에따라계속해서스스로를교정하는과정”이다.그림을그리든글을쓰든갑자기막히는부분이생긴다.그때그패배가자기조정을거듭하도록북돋고그것이성실성으로이어지면상황을완전히장악할수있게된다.
하지만여기서반론이제기될수있다.‘세상은점점더편해지기만하지않나요?모든물건이배달되고,사람들이힘들게일하는모습같은건보이지않도록사회적으로관리되고요.’이에대한샹뱌오의답변에귀기울여볼만하다.“지금우리삶은너무편리한데바로이게성실함을없애버리는방향으로가고있다.”편리하면노력을할필요가없어진다.그리고그렇게스스로를교정하는과정이사라지면우리는야만의미래를맞게될것이다.
또다른예로‘쿨하다’는것에대한류샤오둥과샹뱌오의재정의역시매우신선하다.류샤오둥은요즘젊은이들이쿨하다면서이렇게말한다.“쿨하다는것은판단할용기가있으면서,그판단이매우정확한거예요.”샹뱌오와함께이주제로대화하면서둘은다음과같은결론을도출한다.“쿨하다는것은많은것을버리고,가장중요한것을집어드는용기”다.

세부감각과질감이중요하다
멀리있는사람에게몰입하는것의위험성

다큐멘터리감독리이판은이책에서사마터들을다룬다.사마터는‘스마트’를음차한것으로,낮에는공장의조립라인에서일하지만공장밖에서는독특한헤어스타일로소외감을극복하려하는저소득층청년들을일컫는다.이들은주로공장에딸린기숙사에서생활한다.그런데기숙사에같이사는이들은친해지기보다서로갈등을일으키거나혹은가능한한왕래하지않으려한다.이를위해시간을일부러엇갈리게쓰고,묻지말아야할것들을정하며,넘지말아야할선을긋는다.이처럼관계를최소한으로하려면많은정신적·감정적에너지가소모된다.인사를할지말지망설이고,가까이다가가도될지고민하는것이다.이런낯섦은하나의‘노동’으로유지된다.샹뱌오는이에대해생활전체가범주나절차에의해짜이면서,낯섦이사회화의기술이되었다고본다.
(친밀한)낯선사람에대한경계는사실특정한개인에대한것이라기보다관계전반에대한것이다.이로써우리는한가지능력을잃는데,바로사람을보는능력이다.예컨대바로옆에있는사람이어떻게행동할지예측못해그를두려워한다.반면SNS상에서만나는사람에게는깊이몰입하고공감하는아이러니가생겨난다.안전해지려면오히려가까이있는이들을이해하려시도해야할텐데우리는반대로하며,자기자신을열어두는것역시위험하다고여긴다.
주변사람들을낯설게보고그들을경계하면우리는구체적생활에대한질감을잃는반면,논리적이고분석적인말은많이하며,주변에대해무의식적인상태에머물게된다.행여주의력이발현된다하더라도대개는부정적인주의력이다.예컨대기분이나쁘다거나,어디서냄새가난다고느끼는식이다.샹뱌오와류웨라이는우리에게정말로필요한것은지속적인주의력이라면서,주변화단의식물을향한주의력을예로든다.이것은겉보기에사회적이지않지만,단지내화원을보며대화를트게만들어긍정적인주의력을끌어낸다.
낯선사람과깊이있게교류하려면이야기는더세밀하고,반성적이어야한다.이를위해상대가놓인처지,세부에대한상황감각을가져야하는데,이것은소셜미디어의높은추상성과는반대된다.“낯선사람을많이보고,자신에대해많이생각하며,분석을줄이고,서술을많이하는것이중요하다”고샹뱌오가강조하는이유다.

낯선사람을연구하는전문가들

이책에서샹뱌오와이야기를나누는대담자는모두‘낯선사람에게관심을가진’전문가들이다.이들은낯선이들의삶과심리상태를이해하고표현하는일을한다.예술가류샤오둥은고도의사실주의화풍을통해우리주변에있지만존재감은흐릿한농민공이나지방의개천용이어떤모습으로살아가고있는지를보여준다.인류학자허와피는매일마주치지만낯선부류인경비원들을연구하며,동시에웨이신공공계정을통해오늘날의범죄사례들을체계적으로분석한다.다큐멘터리감독리이판은낮에는공장의조립라인에서일하지만공장밖에서는독특한헤어스타일로소외감을극복하려하는저소득층청년인‘사마터’들을소개한다.도시디자인전문가류웨라이는낯선사람들이함께참여하는도시사구의화원조성을꾸준히이끌어오고있다.그는사람이아닌식물이어떻게타인의존재속으로들어가는‘손잡이’가될수있는지보여준다.마지막으로난징훙산삼림동물원의원장선즈쥔은동물원을동물중심의동물원으로바꾸려하며,낯선존재로여겨져온동물을그공간의중심에두려한다.예술가,연구자,사회실천가로서이들의작업은일상의익숙한현상을낯설게바라보도록함으로써당연하다고여겨온세계에새로운성찰을불러일으킨다.
이들과의대화전반에서샹뱌오가일관되게강조하는것은생활을사고해야한다는것이다.하지만더중요한게있다.“생활을사고하되,생활을사고대상으로만만들지않아야한다.”사고가생활을위해존재하는것이지생활이사고를위해존재하는것은아니기때문이다.다시말해사고를거치지않은생활은살만한가치가없고,사고에지나치게몰두한생활은생활이라고할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