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들이 사는 법 (평범한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게 산다)

그네들이 사는 법 (평범한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게 산다)

$18.00
Description
일본 논픽션의 거장
사와키 고타로가 포착한 삶의 단면들

칼럼도 에세이도 논픽션도 소설도 아닌
생의 한순간을 감지하는 33편의 이야기
“일본의 기존 논픽션이 객관적 사건을 좇았다면, 사와키 고타로는 인간의 심층을 좇는다.” 일본 평단은 사와키 고타로를 이렇게 평했다. 그는 1970년대 후반 객관적 사실 보도에 치중하던 기존 논픽션의 딱딱한 틀을 깨고 주관적 관점과 심리 묘사를 결합한 ‘뉴 저널리즘’을 정착시키며 논픽션의 지형도를 새로 그렸다. 르포라이터로 데뷔하면서부터 강렬한 감성과 참신한 문체로 주목받은 사와키 고타로는 20대 중반에 홍콩에서 런던까지 1년간 육로로 여행하며 쓴 르포르타주 『심야특급』 3부작을 통해 그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특히 3부작 중 1, 2권은 일본의 거품 경제가 절정이던 때 출간되어 많은 일본인이 그가 택했던 그 경로를 따라 여행했고 일본 청년들에게 『심야특급』은 ‘배낭여행 바이블’이 됐다. 이로써 그는 일본 문화 전반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주는 기쿠치간상을 수상하며 오야소이치논픽션상, 고단샤논픽션상 등 여러 곳에서 의미 있는 상을 받았다.
사와키 고타로는 스포츠, 범죄, 여행, 인물의 평전 등을 소재로 삼아 다방면에서 인간의 본질을 꿰는 글을 써왔는데 그의 문체 특징 중 하나는 독자에게 친절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과 풍경을 담담하게 제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깨닫게 만든다. 마치 하드보일드 문체 같은 느낌을 준다. 그의 문장은 호흡이 변주되어 나타나며 이를 통해 발생하는 특유의 리듬감은 흡인력을 자아낸다. 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사와키 고타로의 글을 두고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이 작가의 내면을 통과해 하나의 완벽한 문학 작품으로 승화했다”라고 격찬하며 “논픽션을 문학이라는 반열”에 끌어올린 작가라고 말했다.



저자

사와키고타로

1947년도쿄에서태어난논픽션작가이자소설가,수필가다.요코하마국립대학경제학부를졸업했고르포라이터로데뷔하며강렬한감성과참신한문체로주목받았다.『젊은실력자들』『패배하지않은자들』등을발표한후1979년『테러의결산』으로오야소이치논픽션상,1982년『순간의여름』으로닛타지로문학상,1985년에『버번스트리트』로고단샤에세이상을수상했다.1986년부터간행한『심야특급』3부작으로1993년JTB기행문학상을받았다.논픽션의새로운가능성을추구하며1995년에는타계한소설가단가즈오의아내를화자로일인칭시점으로쓴『단』을발표했고2000년에는첫장편소설『피의맛』을선보였다.2006년에는『빙벽』으로고단샤논픽션상,2013년에는『카파의십자가』로시바료타로상,2022년에는『하늘길여행자』로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다.최근에는장편소설『달력의물방울』을발표했다.

목차

「내추럴」
비야,비야,내려라,내려라
바람의학교
한바퀴빙돌아
행방불명
차미그린커플
호두같은
랄프로렌양말
일본의날
갤럭시
청춘
혹시복권에당첨된다면
내이름은
수첩
철탑을오르는남자
핫라인
또하나의핫라인
사막의눈
편지
답신
무반쪽
어머니들
딸들
마지막더비경마
비탈길
넥타이저편
축제뒤
마돈나의「라이크어버진Likeavirgin」
이발사의휴일
햇병아리의옹알이
별과무지개
자운영밭에두고온것
침대위의성인
후기

출판사 서평

사와키고타로가내보이는
“불가사의”한순간들
살다보면그럴때가있다.당연한것들이갑작스레생경해질때,지상에서두발이한뼘붕뜬것같을때,되돌아보니어떻게여기까지왔는지알수없을때가.삶의지문을가만히들여다본사와키고타로는이런순간을“불가사의”라는단어로명명한다.불가사의라는단어는“사람의생각으로는미루어헤아릴수없이이상하고야릇하다”라는,인간초월적인뜻을내포한다.불가사의한순간은선형적경험이차곡차곡모여서생기는것이아니다.무관해보이는어떤‘순간’이포개질때‘나’가주변화되면서그틈에서비집고들이닥치는것이다.그가화자로삼는인물대부분은평범하다.“평소”와같은도로를다니고“주기적으로”철탑에올라가며“매일”운전하며손님을태우고목적지로향한다.그러나그들은평범하게살지않는다.일상의항상성을유지하기위해서는가변성에견디거나대항해야한다.견고함을위해몸부림치고있는것과같다.사와키고타로는이런몸부림에집중하며작중인물들을비춘다.

보통의소재를통해
겹쳐보는다른삶의궤적
「무반쪽」의‘나’는거래처임원의집안장례식에참석하기위해버스를탄다.나는버스에서할머니의말에주의를기울이게되는데,할머니는바로옆좌석에앉은젊은엄마한테무반쪽을건네주며가져가달라고말한다.젊은엄마는필요하지않은선물을받은사람처럼당황하여머뭇거린다.나는그모습을보면서무언가를겹쳐놓는다.바로자신이다.나는할머니가그저짐을덜기위해낯선사람에게무를건네는사람이아님을안다.상대에게무언가를건내는것은‘내것’이었던일부를드러내는연약하고도강인한시도임을누구보다잘알기때문이다.나는좌석을양보하면상대가난처한표정을짓는그찰나의모습을견디기어려워자리가있어도애초에앉지않는사람이다.그런내가무반쪽을보고자신가족의안위를걱정하는어머니를떠올린다.이처럼불가사의함은평범하고사소한순간에서발생한다.커다란충격으로생활의지반이흔들릴때가아니라톱니바퀴처럼무언가맞물려틈새가벌어질때생겨난다.「내추럴」에서프로야구선수남편을둔그녀는야구를야구로서즐기지못한다.그와결혼하고나서남편의실적은아내의탓이이어졌기때문이다.그러나그녀의아들이프로야구세계에들어간순간부터야구의의미는달라진다.아마도그녀에게유사한두경험의궤가다른궤적을그리는순간일것이다.그런일화들이이책곳곳에있다.「넥타이저편」의‘나’는아내의부탁으로백화점으로간다.그곳에서그는대학교때고급넥타이매장에서아르바이트하던자신을떠올린다.그는명품관에서일하며진열장에놓여있는고급스러운,그러나무난하지않은넥타이를욕망했다.일에적응하면서운좋게고객응대를맡게된그는일부러고객들에게그넥타이를보여주지않거나다른상품을추천하며넥타이를그자리에두게만든다.그러던어느날자신과비슷한또래의남성이진열장앞으로성큼다가오더니별다른고민도하지않은채,그넥타이를가리키곤지갑에서돈을꺼내구매해간다.순식간에욕망체가사라진그는“나중에두고보자”며중얼거린다.문득지금,백화점에서과거를떠올린그는자신을되돌아보기시작한다.그정도의물건을구매할수있는경제력을갖췄지만,그것을매고회사를갈수도놀러갈만한곳을알지도못한다.욕망체였던“명품넥타이”는그에게시도해볼수있는많은가능성중극히일부만을시도하면서살았다는,허망을불러일으키는불가사의한존재가된다.


일본인의전후삶을
들여다보는정치적시도
사와키고타로는시대작가라고명명할수있다.1980년도에『아사히신문』에연재된글을묶은이책에는,전쟁이라는역사의굴곡이일본인의몸에고스란히아로새겨있다.‘평범한사람들은평범하지않게산다’는의미는각각의정치성을띠고있다는의미다.「일본인의날」핫시는자신이“미국”이라는나라에서‘일본의날’을어떻게기념하려했는지상세하게서술한다.이방인으로서미국에서살아남기위해,자신을증명하기위해,더엄밀히말하면자신의‘존재’를증명하기위해분투하는이야기다.핫시는자신을“인종뿐만아니라국적그자체가여전히일본인”이라고규정한다.미국에서일본인으로살아가는그는,소속감을느끼며일할수없음을깨닫곤언더커버경찰로일한다.언더커버경찰은경찰이라는신분이노출되는순간생명에위협을당하는건물론이고,중간에일을그만두면다른언더커버를위험에빠뜨릴수있기에늘언더커버이길요구받는다.일본인이일본인이길요구받는것과같다.그는일본의날을기념하기위해미국어느거리에서축제를기획하지만미국의도움은커녕일본도쿄도청의도움조차받지못해결국,미국기업의지원으로일본의날을기념한다.여기서더모순적인것은일본의날은일본이제2차세계대전에서패배해미국에항복한날이라는사실이다.핫시의행동은패전국의국민으로서씨름하는모습을보여주기보단자신이원하는곳에서내가‘나’로살아가기위한투쟁에더가깝다.


이책은1991년에출간된후1996년에재출간되었다.2023년에14쇄를찍었는데그만큼꾸준하게독자들이찾는책이라고볼수있다.작중인물들의생활방식이지금과많이상이하지만,그럼에도지금의독자들이이책을펼쳐보는이유는원형이라는답에있다.사와키고타로본인도「후기」에서이야기했듯작가는발광체의빛을감지하는데불과하다고말했다.그는절제된문체로대상과의거리감을조절하여작가의시선을투영하는데집중한다.사와키고타로가감지한그빛은변하면서도변하지않는것일테다.그것은아마시간의연속성을허무는“평범한사람들”이지않을까.그가포착한삶의단면들은이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