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양장본 Hardcover)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양장본 Hardcover)

$19.83
Description
“벽돌책 완독은 다른 행위로 대체하기 어려운,
독자의 사고 체계에 가해지는 일종의 충격이다”

·벽돌책 읽기는 삶을 향한 끝없는 지적 근육과 감정 훈련의 과정이다
·종합건설지성을 키워주는 책은 벽돌책일 확률이 높다
·삶이 과정을 생략할 수 없듯이, 독서도 과정을 생략할 수 없다
·문해력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과 태도의 문제다

사고의 복잡한 설계를 구축하는 책들
크고 복잡한 사유를 구축하는 사상가, 학자, 작가들은 까다로운 설계를 마다 않고 두터운 분량의 원고를 써내곤 한다. 도스토옙스키나 제임스 조이스 등 오래된 작가를 떠올릴 필요도 없이 21세기 현재에도 서가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책의 상당수는 벽돌책이다.
책이 ‘두껍다’는 것은 분류의 한 가지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분량 역시 기준이 될 수 있다. 어떤 사유들은 그것이 펼쳐질 수 있는 드넓은 서식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사고는 수평으로 널리 뻗어나가는 가운데 수직으로도 내달린다. 수평과 수직이 교차할 때 갖는 폭발력은 벽돌책에서 온전히 드러난다. 벽돌책들은 어휘나 이야기의 구조, 논리나 해석의 다면성, 이야기의 중층성, 주제에 대한 통달성, 견고한 연속성으로 대체 불가의 깊은 독서를 경험케 한다.
사람의 감정과 정서도 언어와 생각의 자유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낡은 지식을 지워낸 후에야 독자는 새로운 재료로 전과 다른 정서를 키울 수 있다. 이때 그 사유의 토양이 크다면 생각의 씨앗들이 지적 자원으로 변모할 확률도 더 커질 것이다. 벽돌책을 읽는다는 건 그런 행로를 거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분별력 있는 질문을 던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책을 점점 더 멀리하는 시대인 오늘날 작가들조차 ‘완독할 필요 없다’ ‘얇은 책으로도 충분하다’ ‘읽거나 말거나’라고 하지만, 이는 어쩌면 독자를 반쯤 속이는 말이다. 벽돌책을 쓰고 읽는 데에는 절대적인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이 물리적 시간은 곧 형이상학적 세계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독서의 묘미다, 물질이 정신으로 전환되는 것. 저자 장강명은 여러 해에 걸쳐 읽은 벽돌책 100권을 소개하면서 크고 튼실한 서가를 독자들 머릿속에 설치하는 일을 돕고자 한다. 우선 벽돌책의 기준을 700쪽으로 잡고, 이 책들을 일곱 유형으로 나눈다. 그리고 그 한 권 한 권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 글들은 소설가로서의 필력이 발휘된 에세이 100편이라 할 수 있다. 혹은 논픽션 작가로서 사물/사태를 유형화하는 사고방식이나 비평 능력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각 장의 도입부 글들을 읽으면 독자는 왜 얇은 책은 안 되고 벽돌책이어야만 하는가, 200쪽짜리 책 네 권은 왜 800쪽짜리 책 한 권과 같을 수 없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게다가 완독한 사람만이 거두는 내밀한 만족감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시도의 첫걸음을 떼면서 그 취향을 가능한 한 오래 품도록 독려한다. 이미 벽돌책을 꽤나 읽어본 독자라도 자기 경험을 되짚으며 머릿속 책장을 재배치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장강명

월급사실주의소설가.
단행본저술업자,문단차력사.
신문기자로일하다가2011년『표백』으로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열광금지,에바로드』『호모도미난스』『한국이싫어서』『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댓글부대』『우리의소원은전쟁』『재수사』(전2권),연작소설『뤼미에르피플』『산자들』,소설집『당신이보고싶어하는세상』,짧은소설『종말까지다섯걸음』,산문집『5년만에신혼여행』『책,이게뭐라고』『책한번써봅시다』『아무튼,현수동』『소설가라는이상한직업』『미세좌절의시대』,르포『당선,합격,계급』『먼저온미래』등이있다.한겨레문학상,수림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문학동네작가상,젊은작가상,오늘의작가상,심훈문학대상,SF어워드우수상등을수상했다.뜻맞는지인들과온라인독서모임플랫폼그믐(www.gmeum.com)을운영한다.

목차

머리말어슬렁어슬렁걷는기분으로

1장벽돌책을읽은사람은전과다른방식으로생각하게된다
-첫도전용으로좋은,술술넘어가는벽돌책들
001『핑거스미스』|002『재난,그이후』|003『폭격기의달이뜨면』|004『사람을위한경제학』|005『눈먼자들의경제』|006『꿈꾸는책들의도시』|007『끝없는이야기』|008메리와메리『메리와메리』

2장AI시대에벽돌책독서가더중요해지는이유
-사유의과정을보여주는벽돌책
009『우리본성의선한천사』|010『생각에관한생각』|011『왜서양이지배하는가』|012『도도의노래』|013『용과독수리의제국』|014『사고의본질』|015『도덕의궤적』|016『통제불능』|017『인간무리,왜무리지어사는가』|018『문명과전쟁』|019『나이듦에관하여』

3장어떤생각들은그에걸맞은분량을요구한다
-크고촘촘한생각이담긴벽돌책들
020『축의시대』|021『행동』|022,023『부모와다른아이들』1,2|024『열정과기질』|025,026『생각의역사』1,2|027『경제학자의시대』|028『진화심리학』|029『사회심리학』|030『한낮의우울』|031『세계철학사』|032『중세의가을』|033『현대의탄생』|034『과학을만든사람들』|035『인간본성의법칙』

4장지적지구력이라는‘정신의기초체력’
-도발적이거나논쟁적이거나불편한벽돌책들
036『특이점이온다』|037『루시퍼이펙트』|038『안티프래질』|039『빈서판』|040『권력과진보』|041『이것이모든것을바꾼다』|042『문명의붕괴』|043『무신론자의시대』|044,045『모던타임스』1,2|046『자폐의거의모든역사』|047『조현병의모든것』|048『마오주의』|049『신의전쟁』|050『마키아벨리의피렌체사』|051『잿더미의유산』

5장시간을함께보낸다는감각
-삶을체험하게하는벽돌책들
052『아메리칸프로메테우스』|053『권력의조건』|054『레이먼드카버』|055『조지프앤턴』|056『레닌』|057『레오나르도다빈치』|058『히치콕』|059『스티브잡스』|060『찰스다윈의비글호항해기』|061『애거서크리스티자서전』|062『메디치가문이야기』|063,064『4321』1,2|065,066『불을가지고노는소녀』,『벌집을발로찬소녀』|067,068『일리움』,『올림포스』|069『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070『크로스로드』|071『순수』|072『굶주린길』|073『다윈영의악의기원』|074『게스트』|075『최악』|076『망내인』|077『화석맨』

6장모듈형벽돌책들의매력
-곁에두고심심할때읽으면좋은모듈형벽돌책들
078『일』|079『교양』|080『죽이는책』|081『기드모파상』|082『작가란무엇인가』|083『100가지동물로읽는세계사』|084『지독하게인간적인하루들』|085『오리지널마인드』|086『뉴욕타임스과학』|087『진리의발견』|088『시간의탄생』|089『촘스키,사상의향연』|090『안그러면아비규환』|091『엄마가날죽였고,아빠가날먹었네』|092『THE좀비스』|093,094『한국추리소설걸작선』1,2

7장버거운책을읽는것도좋은경험
-심오하거나다소딱딱한벽돌책들
095『선과모터사이클관리술』|096『컨버전스』|097『보수의정신』|098『붕괴』|099『로마는왜위대해졌는가』|100『호라이즌』

출판사 서평

벽돌책을읽는사람은전과는다른방식으로생각하게된다

저자는“벽돌책을읽는사람은전과는다른방식으로생각하게된다”고말한다.두꺼운책을읽는경험은‘나’안에갇혀있지않고타인과최대한넓고깊게접촉하는일이기때문이다.내가읽고있는책의작가에게빠져들면독자는자신의행동과생각을허물며조정할필요를느낀다.저자는이것을청년기의사랑이나혼자하는첫해외여행에빗댄다.이둘은대체로실연과실패를안기지만견뎌낸후에는더좋은삶이기다리고있기때문이다.
1장에서소개하는8권은처음도전하기알맞은가독성뛰어난책들로,독자는이것들을읽고나서관점이나내면의변화를겪을것이다.벽돌책은사실상‘과정’이전부라할수있다.저자가논의를이끄는과정을좇으면서저자와직접논쟁을벌이거나혹은등장인물과친해지게된다.예컨대752쪽분량의『폭격기의달이뜨면』을읽으면건조한사료더미에서피끓는드라마를접하게되고,그결과치명적약점이넘치는처칠을사랑하기까지하게된다.또발터뫼르스의『꿈꾸는책들의도시』를읽고는전반부의동화풍상상력과유머에서점점진중한문제의식으로옮겨가‘문학의감동이란무엇인가?’를자문하게된다.
장강명작가는전작『먼저온미래』에서인공지능시대에글쓰는작가의존재가치하락을어떻게풀어나갈지그실마리를찾으려시도했다.이때그가자신을지키기위해가장많이한것은아이러니하게도‘벽돌책읽기’였다.그는AI시대에는인간에게새로운성격의앎이요구되며,이는바로여러논리를검토해서종합하고책임지는능력,커다란견해를설계하는복잡한사고력이라고본다.이런작업은거대한현실을분석하고,이를추상화하며,여러논리를견디는거대건축물을짓는것과같다.그는이런지적능력을‘종합건설지성’이라부르는데,많은벽돌책작가가일찍이종합건설지성을보여주었다.
2장은이처럼커다란지적설계를하도록북돋우는책11권을소개한다.여기서핵심은저자의생각에대한동의/반대보다논리를극한까지밀어붙이는힘,새로운틈을파고드는질문의방식등이다.가령이런책들을읽으면인간의비이성을우리가마침내다룰수있을지모르겠다는희망이생기고(대니얼카너먼),익히알던사실을재구성하는탁월한관점을배우기도하며(이언모리스),슬프고아름다우면서동시에지적인현실감을느끼고(데이비드쾀멘),범주화와유추를통해사고의도약을이루게(더글러스호프스태터외)된다.

복잡하고거대한사고는벽돌책에담겨있을확률이높다

양이질을담보할수있을까.책에관한한이질문에대한답은‘예’일가능성이높다고저자는말한다.“어떤생각들은그에걸맞은분량을요구하기때문이다.”저자는“복잡하고다면적인진실,깊은사유의과정은얇은책에담을수없다”는도발적인견해를드러낸다.내용이새롭고도전적일수록설명과논증과정은길어지며,하나의사유가중단없이이루어지는생각의영토가필요하기때문이다.방대한규모의저술을한저자들은자신이처음던진질문을수정하기도하고,반대쪽주장들을아우르면서확장하는방식을취한다.
3장에서는크고촘촘한생각을고해상도로전해주는책16권을소개한다.가령피터왓슨의『생각의역사』는머릿속에단단하고거대한규모의서가를설치하는일이나다름없다.그서가는‘형이상학적책장’이라할수있는데,당신머릿속에흩어져있던수많은책이그곳에서가지런히정렬될것이다.앤드루솔로몬의『한낮의우울』을읽으면서는‘암흑의핵심’에있는것들이얼마만큼언어화될수있는지그능력의최대치를엿볼수있을것이다.
복잡한생각을하지않으려는습성은사실21세기들어자유민주주의사회의공론장붕괴를가속화하기도했다.그리고그원인의상당부분은인터넷과소셜미디어에있다.온라인논쟁에서는한문장으로단칼에승부를봐야하며,참여자들모두점점더조급해지면서집중력과주의력은이전같지않다.지적지구력이떨어지는사람은복잡한사유를견디지못하는데,이는사회적으로나개인적으로나큰비극이다.주변세계가뿌옇고모호해질때자기삶을설계하는능력이나최선의선택을하는능력은떨어지기때문이다.
저자는현대를살아가는데가장밑바탕이되는힘은‘지적지구력’이라고말한다.현란한주변세계를높은해상도로이해하거나복잡한사유를견디도록해주기때문이다.그렇다면이런능력은어떻게키울수있을까?도발적이거나불편한주장을펼치는벽돌책을읽으며저자와긴논쟁을펼쳐보라.이때자신의판단은보류하고상대의말을경청해본다.벽돌책을읽는것은지적예의를훈련하는일이기도하다.독자는저자가세운전제,채택한증거를수백페이지에걸쳐따라간뒤에야비로소반론할자격을얻는다.4장에서는그런도발적인책16권을소개한다.기술문명,기후위기,문명의붕괴등거대한주제들을다룬책들인데,이것이과연위기인지아닌지,주범은누구인지를판단할때독자는대립의날을세우게될것이다.이때선취한지식속에서체득한논쟁의방식을활용해자기입장을수정·정립하는것은단단한기초체력이되어줄것이다.

미세한체험이쌓여일으키는거대한정서적충격

벽돌책읽기는한권의책과오랜시간을보내는일이다.독자는등장인물과함께시간을보낸다는감각까지얻게된다.장강명작가는이때독자의내면에신기한일이일어난다고말하는데,즉“그인물을평가하지못하게되”는것이다.가령에릭라슨의『폭격기의달이뜨면』을읽으면서처칠의고민에함께붙들려마침내그를애정하게되었다고까지말한다.처칠은역사적으로상반된평가를받는인물이다.그렇다면이책을읽은후처칠을높이평가하게됐을까?이질문에대해서저자는책을읽기전보다답하기더어려워졌다는데,타인이겪은고통을오랜시간들여다보면그를이분법적으로판단할수없게되기때문이다.이런주제와관련된책26권을5장에서소개한다.처음에는책속인물들이낯설수있지만,점점더몰입도와감흥이높아지는책들이다.
저자는“벽돌책이만든공간에서독자는인물의숨소리를느낄수있다”고말한다.그경험을미세하게하다보면절정에이르러독자가받는정서적충격은거대해진다.우리는책속인물들을반드시좋아하게될까?꼭그렇지는않지만,단언컨대“혐오스럽기만한사람은없다”고저자는강조한다.오펜하이머,레이먼드카버,살만루슈디,레닌……혼란에빠지고자책하는인물이든,자신을잘포장하는야심가든,교활하고조급한인물이든독서후에는그들을단면적으로평가하지않게된다.
이어서각챕터가독립적이고병렬적이어서하나로꿰어지기보다는풍성한사례가이어지는종류를저자는‘모듈형벽돌책’이라부르는데,이들책은크고복잡한생각을담고있진않더라도벽돌책의고유한경험을고스란히안겨준다.모듈형벽돌책읽기는“주의력결핍시대의해법이될수있다!”정보과잉,정보파편화시대에두꺼운책의성취감과얇은책의경쾌함을함께얻을수있는읽을거리이기때문이다.이런책17권이6장에서소개된다.
벽돌책읽기는자칫억지로읽어야한다는의무감으로이어질우려가있다.과연그렇게라도읽어야만할까?억지로읽는것은가장안좋은독서방법이다.하지만지루해서책장이안넘어가는책을완독하는데서오는깨달음과이익도있다.첫째,자신의지적한계를가늠할수있다.둘째,어떤사안을다이해하지못한채로파고드는훈련을하게된다.셋째,벽돌책을읽으면지적으로겸손해진다.나는겨우읽어가는데누군가는이미이책을써냈다는점에서고개가절로숙여진다.이런겸손함은문해력부족을해결하는실마리가될수도있다.‘나는모르는게많다’고여기는사람은더많이배우면서세상을정확하게보게될수있기때문이다.그렇기에대미를장식하는7장에서는딱딱하지만심오한벽돌책6권을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