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자: 끌려간 거인

마신자: 끌려간 거인

$16.80
Description
타이완 요괴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는 어디로 끌려가는가”
마신자 전설과 민족 정체성 문제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
타이완 장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샤오샹선의 장편소설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마신자는 사람을 홀려 산속으로 데려가는 타이완의 전통적인 요괴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 사람들은 기이한 실종 사건이 벌어지면 그 사람이 마신자에게 ‘끌려갔다’고 표현하곤 한다. 타이완에 마신자가 있다면 류큐에는 싯키라는 요괴가 있다. 서로 다른 땅을 배회하는 두 요괴는 유사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고 간다. 소설은 이 두 요괴 전설을 매끄럽게 넘나들며 반복해서 묻는다. ‘나는 어느 땅에 속한 사람인가?’
샤오샹선은 요괴 도감과 인류학 학술서를 아우르는 철저한 고증에 기반해 서사를 구축한다.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통과하면서 타이완과 류큐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입체적이고 섬세하게 복원된다.
저자

샤오샹선

1982년생타이완소설가.둥우대학중문학과를졸업하고,타이완대학철학과석사과정에서유학을전공했다.두해연속진처판타지소설상대상을수상하면서타이완장르소설계의신예로떠올랐고,타이완문학금전상金典獎과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소설상최종후보에올랐다.
저서로소설『타이베이성안의요괴가날뛰다臺北城裡妖魔跋扈』『제국대학붉은비소동帝國大學赤雨騷亂』『금매살인마술金魅殺人魔術』『도시전설모험단都市傳說冒險團』『폐선저편의인조신廢線彼端的人造神明』,산문『식민지여행殖民地之旅』『동해안십육야東海岸十六夜』가있다.앤솔러지소설집『화려도일화:건華麗島軼聞:鍵』『쾌:젓가락괴담경연』『실파샤역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歡迎光臨錫爾帕夏車站』를공동집필했다.
문화유산,원주민,타이베이민속등에관심이많으며,한때타이완대학원주민연구센터에서근무하기도했다.‘타이베이지방이문異聞작업실’의공동설립자로『유요론唯妖論』『순요지尋妖誌』『타이베이요괴학은재밌다臺灣妖怪學就醬』등의창작프로젝트에참여했다.

목차

마신자:끌려간거인
후기

출판사 서평

★소설가천쉐,양솽쯔추천★

장르소설의외피를쓴역사소설
타이완과오키나와근현대사를파고드는서술

3만5000피트상공,비행중인항공기의조종석에서기장신야오가흔적도없이사라진다.‘공중의밀실’에서벌어진기이한실종사건이다.신야오의대학선배이자기자인쉐펀은신야오의고향인타이완의어촌난팡아오로향한다.그곳에서그녀가마주한것은단순한사건해결의실마리가아니었다.신야오의할머니와진외조모역시과거에비슷하게실종됐다는마을의소문,그리고류큐혈통을지닌한가족이오랫동안품어온비밀이었다.쉐펀은신야오의할머니댁앞에서그의약혼자인유어를만난다.인류학과대학원생인유어는신야오를이해하고도울수있었던유일한사람이다.쉐펀은유어와함께끈질기게대화하면서실종사건을추리하기시작한다.
두사람의대화속에서드러나는신야오집안에얽힌이야기들은타이완,류큐의근현대사에대한서술로가득하다.신야오의진외조모인샤쯔는오키나와의요나구니섬출신으로,성인이되자일자리를찾아타이완에왔다.요나구니섬은오키나와에속해있지만,오키나와본섬보다타이완과훨씬더가깝다.이섬과타이완섬사람들은자주교역했는데,요나구니섬이속했던류큐왕국이오키나와현에편입되고,타이완이일본의식민지가되면서두섬이밀접한경제·문화공동체로재편됐기때문이다.샤쯔는타이완성류큐인민협회회원이었고,그녀의오빠창타이랑은류큐혁명동지회회원이었다.이러한역사적디테일에서이남매가자신들의류큐인정체성에천착했다는사실이드러난다.
이뿐아니라오늘날에도중국과일본사이에서분쟁을일으키는댜오위다오또는센카쿠열도의영유권문제도소설속에서다뤄진다.이섬은소설에서‘무인도’로등장한다.신야오의할머니칭쯔가초등학생이었을때어업을위해자유롭게오갈수있었던이섬은,일본이영유권을주장하기시작하면서더는접근할수없는곳이되었다.신야오의실종사건을해결하기위해샤쯔와칭쯔실종사건의전말을밝히는과정은이렇듯타이완,오키나와역사에대한구체적인서술로촘촘히채워진다.
역사적서술에더해민속학적자료도풍부하게인용된다.난팡아오가개발되면서사라진카우카우족이비중있게언급되고,손등에문신을새기는류큐인들의전통이묘사되며,마신자와싯키뿐아니라랄리메나,우야우야츠마스,사라우등타이완원주민들이믿던전설속의존재도소개된다.

민족정체성의문제
공동의타이완을상상하기

이소설에서마신자전설은단순한괴담이아니라민족정체성의알레고리다.타이완의마신자와류큐의싯키는사람을홀리는방식이극히유사하지만서로다른땅에속한요괴다.소설은이두존재를통해타이완과류큐경계에놓인신야오집안사람들의정체성문제를들여다본다.류큐에서타이완으로건너온샤쯔는타이완한인과결혼했고,그들의딸칭쯔역시타이완한인과결혼했다.샤쯔는자신이일본인이아닌류큐인이라고굳게믿었고,그신념을딸에게물려주기위해칭쯔의손등에먹물로도형문양문신을새겼다.손등에‘하지치’라는문신을새기는것은류큐인들의전통이었다.하지만칭쯔의남편은구습이칭쯔를옭아맬것이라면서그문신을싫어했다.그리고문신을새긴칭쯔의어머니를원망했다.
어느날샤쯔가신비하게실종됐을때칭쯔는그녀가싯키에게끌려갔다고믿었다.하지만칭쯔의남편은그녀가마신자에게끌려간거라고주장하며이를굽히지않았다.그러다칭쯔역시실종되자신야오는그녀가싯키에게끌려갔다고여겼다.칭쯔의손자,8분의1류큐혈통을가졌던신야오는스스로에게물었다.‘만약나도두사람처럼실종된다면,나는마신자에게끌려간걸까,싯키에게끌려간걸까?’이는타이완과류큐중어느곳에도온전히속하지못한다고느낀신야오의고뇌였다.다시말해‘나는타이완인인가,류큐인인가?’라는자기민족정체성에대한물음이었다.이소설의진짜미스터리는기장이어떻게사라졌느냐가아니라,신야오가스스로던진이질문에있다.그리고이질문은비단한가족의내력이아니라동아시아근현대사의폭력이수많은이에게남겼을법한상흔을암시한다.
샤오샹선은타이완섬의역사가타이완사람들에게도낯설다는문제의식을드러낸다.짧은기간내에일본의식민지배와중화민국정부수립을겪으면서생겨난수많은질문이아직충분히답해지지않았다는것이다.그뿐아니라타이완의향로를결정하기위해서는,즉공동의타이완을상상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타이완역사의복잡성을이해해야한다고말한다.이때그는소설창작자로서타이완을낭만화함으로써타이완사에대한관심을불러오겠다고선언한다.이소설이왜장르문학의형식을빌려왔는지를가장잘설명해주는대목이다.또한카우카우연못,난팡아오대극장처럼사라진풍경을묘사하는데공들인이유도설명된다.과거타이완섬의모습으로향수를불러일으키고,환상과기괴를의도적으로부여해타이완의아름다움을드러내기위해서다.역사를낭만화한다는것은단지아름답게장식하는것이아니다.과거의조각들에생명력을불어넣어,독자들이그시대속을직접거닐게만드는일이다.
마신자이야기는그낭만화의여정이며,역사가남긴상처와복잡하게얽힌타이완인의정체성을마주하는장소로독자들을불러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