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돌밭같이 험악한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났다가 삶의 생채기 덧난 상태에서 아까운 청춘을 강물처럼 흘려버리고 이제 인생 정점(頂點)인 구순을 맞이한 산 노을 인생의 하소연입니다. 육신은 노란빛에 물들고 오각(五覺) 은 홀로 걷는 밤길과 같은데 영혼과 육신을 매질해 가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 이유로는 20여 년간 간병하면서 지극히 사랑했던 아내(87살 때)를 내 나이 89세에 갑자기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별한 이후 밀물처럼 다가서는 극심한 외로움을 감당해내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매일 밤 자정이 가까워지면 이유 없이 덮치는 외로움 때문에 지겨운 시간과 싸워야 했고 또한 감정과 현실의 혼합체 형성에 극하게 몰두하게 되는 상황을 피치 못했던 것입니다.
문풍지 스민 바람 (최규협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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