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문법론 (우리말의 본모습 찾기)

한국어 문법론 (우리말의 본모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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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필자는 언어학은 말이라는 경험적 분석 대상을 통하여 인간의 정신 가운데에 존재하는 언어의 모습을 추론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드러나 있는 것(경험적 말)에 대한 관찰을 통해 귀납적으로 일반화하여, 드러나 있지 않은 것(추상적 언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러한 가설의 타당성을 연역적으로 검증하는 일이 언어학자의 연구 작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한국어학에 적용하면, 한국어학은 한국 사람들이 실제 부려 쓴 말 자료에 대한 귀납적 분석을 통해 그들의 정신 가운데에 갈무리되어 있는 한국어의 모습을 가설적으로 구축하고, 검증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태도는 한국어학을 일반언어학에서 주창된 보편적인 언어 특성이 한국어에도 구현되어 있다고 선험적으로 가정하고, 해당 특성을 구현한다고 판단되는 한국말 자료를 수집하고 관찰하여 한국어 문법을 기술하는 접근 방식과 근본적으로 차별화된다.
저자

최성호

서울대학교언어학과학사및석사
미국UCLA슬라브어문학과석사및박사
충북대학교러시아언어문화학과교수(현재,명예교수)

저서
러시아어의어제와오늘:음운론과형태음운론(2020)
남북한의인문적통일과삶(공저,2022)
의미구조와통사구조,그리고그너머(공편,2005)

논문(일부)
한·러언어비교연구:의미와통사층위(러시아학,2020)
한국어조사와어미의성격규정(한글,2018)
명사곡용식의변이패턴체계와변화(러시아연구,2014)
복합기능구성:통사범주의기능적변이와유표화원리(언어학,2007)
고대러시아어의연음성발달연구(러시아어문학연구논집,2003)
SemanticsandSyntaxofMoch’andSmoch’(RussianLinguistics,1999)
AspectandNegatedModalityinRussian(JournalofSlavicLinguistics,1997)

목차

서문

Ⅰ.들어가기
1.1.언어를보는시각:언어vs.말
1.2.의사소통:메시지와텍스트
1.3.기호론:의미와지시
1.3.1.어휘소와단어
1.3.2.의미vs.지시
1.3.3.지시체란?
1.3.4.예시:파생과굴절
1.4.언어학연구방법

Ⅱ.문제와쟁점:우리말본모습찾기
2.1.생략문제
2.2.메시지사건의표상화방식문제
2.3.의미역표상화문제
2.4.굴절vs.교착(“첨부”)
2.5.융합어vs.교착어,굴절어vs.첨부어
2.6.품사문제

Ⅲ.예비적논의:용어와개념정리
3.1.문장
3.2.자연스러움vs.문법성
3.3.표현:구현과실현
3.4.의미론,담화-화용론그리고정보구조론
3.5.어휘론과문법론
3.6.형태론과통사론
3.7.관계개념

Ⅳ.한국어문장의통사적특성
4.1.문장형성:첨가(添加)vs.형식(型式)
4.1.1.메시지의언표화전략:비-표상vs.생략
4.1.2.문장형성원리:필수성vs.선택성
4.1.2.1.문장성분의필수성
4.1.2.2.문장성분의선택성
4.1.3.형식통사vs.첨가통사
4.1.3.1.형식통사
4.1.3.2.첨가통사
4.1.3.3.형식통사vs.첨가통사
4.2.체언의미역표상문제
4.2.1.함의의미역과사건의정체성
4.2.2.함의의미역과중의성
4.2.3.활물성
4.2.4.용언의어휘의미로는해석되지않는체언의의미역
4.2.5.체언에연관되어있는의미역
4.2.6.용언이나체언의어휘의미에의해해석되지않는체언
4.3.소위“조사”와“어미”문제
4.3.1.문장출현의동기성
4.3.1.1.인구어굴절:러시아어의예
4.3.1.2.한국어“격조사”나“보조사”
4.3.1.3.다른예:‘들’
4.3.1.4.“어미”
4.3.2.첨부사(“조사”와“어미”)의범주론과통사론
4.3.2.1.형태론적단위vs.통사적단위:굴절vs.첨부
4.3.2.2.계열체적지위와통합체상의제약
4.3.2.3.“영(零,zero)형태”
4.3.2.4.통사적구조화
4.3.2.5.정리

Ⅴ.첨부사의미론
5.1.체언첨부사
5.1.1.체언첨부사의몇가지특성
5.1.1.1.순서
5.1.1.2.부류화
5.1.1.3.분포vs.위치
5.1.2.체언첨부사의의미와기능
5.1.2.1.‘들’
5.1.2.2.‘는’과그부류
5.1.2.2.1.의미규정
5.1.2.2.2.‘는’-문장의중의성문제
5.1.2.3.‘가’와‘을’
5.1.2.3.1.구조격조사설
5.1.2.3.2.비판적검토
5.1.2.3.3.‘가’와‘을’의의미
5.1.2.3.4.‘가’와‘을’의분포
5.1.2.3.5.정리
5.2.용언첨부사
5.2.1.용언첨부사의몇가지특성
5.2.2.‘었’
5.2.2.1.자료와해석
5.2.2.2.‘었’의의미
5.2.2.3.‘었었’
5.2.3.‘겠’과‘나보’
5.2.3.1.‘겠’
5.2.3.2.‘나보’
5.2.4.‘더’
5.3.문말첨부사
5.3.1.‘어’
5.3.2.‘지’와‘잖아’
5.3.3.‘군’과‘거든’
5.3.4.‘네’와‘데’
5.3.5.‘라’와‘자’
5.3.6.‘을래’와‘을게’
5.3.7.‘는가/나’와‘을까’

Ⅵ.문법적관계와문법적구성
6.1.메시지의언표화
6.1.1.영어의메시지표상화방식
6.1.2.서술론비판
6.1.2.1.서술과서브젝트문제
6.1.2.1.1.‘시’문제
6.1.2.1.2.‘가’문제
6.1.2.2.용언의“논항”문제
6.1.2.3.주요의미역의필수적구현문제
6.1.3.한국어의메시지사건언표화방식:귀속(화)방식
6.1.3.1.예비적논의
6.1.3.1.1.관련성조건
6.1.3.1.2.담화참여자
6.1.3.2.귀속(화)방식
6.1.3.2.1.문법적관계로서의귀속
6.1.3.2.2.문법적관계‘귀속’의실현
6.1.3.2.3.귀속vs.귀속역
6.1.3.3.‘주제’와‘주제-귀속’구성
6.1.3.3.1.귀속구성의선택성
6.1.3.3.2.“대용적제로”
6.1.3.3.3.주제어의의미적특성
6.1.3.3.4.주제어의담화-화용적특성
6.1.3.3.5.주제어와첨부사‘는’과‘가’
6.2.사건표상
6.2.1.예비적논의
6.2.2.보충(supplement)구성
6.2.3.수식(modifying)구성
6.2.3.1.의성의태어
6.2.3.2.주관적수식어
6.2.3.3.빈도표현
6.2.3.4.양상부사
6.2.3.5.‘용언수식어’
6.2.3.6.수식구성vs.보충구성
6.2.4.‘보조(auxiliary)’구성
6.2.5.용언구의“접속화”:접속구성
6.3.개체표상
6.3.1.보충구성
6.3.2.수식구성
6.3.3.동격구성
6.3.4.보조구성
6.4.관계표상
6.4.1.첨부구성:정의
6.4.2.첨부구성:계층적구조
6.4.3.첨부구성의통사범주

Ⅶ.품사론
7.1.품사분류
7.1.1.품사설정과품사할당
7.1.2.품사체계
7.1.3.품사와통사적범주전환
7.1.4.소위“품사통용”문제
7.2.한국어품사
7.2.1.품사설정
7.2.2.체언
7.2.2.1.제한적기능의체언:‘국제’부류
7.2.2.2.‘전격’부류
7.2.2.3.‘유명’부류
7.2.2.4.대명사
7.2.2.4.1.인칭대명사
가.화자와청자표현
나.삼자(三者)표현
다.‘우리’와‘너희’
7.2.2.4.2.“소유대명사”
7.2.2.4.3.“의문사”
7.2.2.5.수사
7.2.3.용언
7.2.3.1.용언의하위부류
7.2.3.2.“자동사”vs.“타동사”
7.2.3.3.“피동사”
7.2.4.통사범주전환
7.2.4.1.용언구의체언구화
7.2.4.2.체언구의용언구화

Ⅷ.경어법
8.1.경어법의화용론적특성
8.2.경어의문법
8.2.1.인물존대의‘님’
8.2.2.주체존대의‘께서’와객체존대의‘께’
8.2.3.행태존대의‘시’
8.2.3.1.‘시’-주어(주체)존대론
8.2.3.2.행태존대의‘시’
8.2.3.3.상황존대:이른바“사물존대”
8.2.4.화자겸양
8.2.5.화행공손
8.2.6.경어법체계

Ⅸ.정보구조론
9.1.예비적논의
9.1.1.담화개체(discoursereferent)와정보적특성
9.1.2.‘단위정보’
9.1.3.발화전략:함의의미역과단위정보
9.1.4.초점(focus)과주목(attention)
9.1.5.주제와정보구조
9.1.6.정보구조의실현
9.2.한국어정보구조
9.2.1.정보구조화패턴:정보의기지성vs.미지성
9.2.2.화행과정보구조
9.2.3.양상과정보구조
9.2.4.통사구성과정보구조
9.3.‘가’-초점표지론검토
9.4.‘는’:주제(화제)표지?또는대조표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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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필자는서울대가계열별로입학생을모집하던시절에인문계열로입학하여1년을인문대학생으로지낸뒤2년차에언어학과로진입했다.언어학에특별한관심이있어서들어간것도아닌학부생으로서는학과에서제공하는여러전공교과목의수강은지루하게느껴졌으며,따라서무슨의미있는지적호기심을불러일으키지도못하였는데,다만그때공부한내용중에필자를의아하게만든게한가지있긴했었다.그것은자연언어의문장은문법규칙에의해“생성된구조”에어휘적단어나문법적인요소가삽입되어만들어지고,특히모든문장은주어인명사구와술어인동사구로이루어진다(즉,“S→NPVP”)는내용이었다.이러한내용을접한뒤한국어모국어화자인젊은필자에든생각은‘내가정말이러한문법규칙을가지고문장을만드나?’,‘나한테이런문법이머릿속에있나?’라는의문이었다.왜냐하면,필자로서는말을할때이러한통사규칙에의거해생성된구조에내가말하고자하는내용을담은어휘소등을집어넣어말하는것같지않았기때문이었다.물론이러한의문은최초에는강렬하긴했지만,지속되지않고곧사그러든것같다.그에대한해법을찾을정도의학문적열정이있지도않았고,무엇보다도내가공부를안해뭘몰라서그러는게아닐까하면서의구심을접었던것이다.
그러나필자의사그러진의구심과한국어에대한관심이필자의머릿속에서완전히사라진것은아니었다.제대후에우연히러시아어를공부하게되고,그것이인연이되어서울대노어노문학과에서조교로재직하게되었지만,한편으로는언어학과대학원에진학하여한국어의선어말어미(안맺음씨끝)의미론을주제로하여석사학위논문을쓰기도했다.그뒤미국UCLA의슬라브어문학과대학원과정에입학하여본격적으로러시아어를공부하면서도,한국어화자로서필자의한국어에대한관심은늘지속되고있었다.러시아어는형태론적굴절(inflection)이발달한언어의하나임은주지의사실인데,러시아어굴절이가지는특성은한국어의“조사”나“어미”가체언이나용언에출현하는현상이보이는특성과여러모로다르다는생각이필자에게들었던것이다.가령,러시아어체언에는항상수(number)와격(case)이접사화되어출현해야하는데,필자로서는체언이지시하는개체가단수인지복수인지를왜항상표현하고,개체가보이는여러특성중에왜하필‘수’인지도의문이생겼다.또한굴절어미(ending)가음성적으로출현하지않을경우에도,그자리에‘수’와‘격’의자질은구현되어있다고기술하는것,즉‘영형태(zeromorph)’의존재도필자로서는새롭게보이는현상이었다.한국어의경우에도조사가출현하지않은체언이가능한데,한국어문법론에서는영형태를설정하는것이가능한지의문이생기는것은한국어화자인필자에게자연스러운일일수도있었다.
학위취득후필자는충북대학교노어노문학과(현러시아언어문화학과)에부임하여학생들에게러시아어를가르치고러시아어관련논문을학술지에발표도하면서러시아어학연구자로서의학문적경력을쌓아갔다.러시아학관련한여러학회에서논문도발표하고,학술지편집관련일도하고,학회장으로일하기도했다.그러는가운데필자가동료학자인같은대학국문학과강창석교수를만난것은행운이었다.러시아어학전공자인필자가국어학자인강교수와학문적인대화를지속할수있었던것은어쩌면필자의내면에잠재화되어있었던한국어에대한관심과애정의발로이었는지도모르겠다.강교수는한국어를어떤특정이론적시각에서연역적으로기술하는연구태도를배척하고,경험적인한국어자료를중심으로귀납적으로한국어문법을구축해나가야한다고믿는학자이다.이러한강교수의학문적접근태도에필자도수긍하면서,한국어문법을새롭게볼필요성이있음을필자도자각하게되었다.한국어대화체에서목격되는“생략”현상은새롭게“부가”현상으로보아야한다는생각이들었고,이러한생각은언어학과학부시절의의구심에해결의실마리를제공해주었다.또한,한국어“조사”나“어미”는인구어적인굴절현상으로기술될수없으며,이들의출현은형태론적현상이아니라통사론적인현상이라는것을깨닫게되었다.이에따라한국어문법에‘영형태’를설정하는것은불가능하다는생각을갖게되었다.
필자는이책에서이러한자각을구체화했다.특히한국어는본질적으로문법적으로규정되어존재하는형식(型式,frame)의구조(틀)에맞추어문장을생성해가는언어가아님을밝히고자하였다.영어나러시아와같은인구어는서술이라는관계개념에의해형식적틀이규정되며,따라서문장은이틀에맞추어만들어진다고볼수있다.가령영어문장의통사분석은무엇이주어이고,무엇이서술어인가에초점이맞추어져있다.주어를어떤식으로정의내리는가는문법이론마다다를수있지만,문장이서술의원리로구조화되어있다는점은모든이론이공유하고있다.더나아가서술을모든자연언어의보편적특성으로간주하여한국어에도서술을적용하여문장통사론을전개해나가는것이한국어문법론의표준화된기술방식이었다.필자는이책에서한국어는서술의원리로형식화되어있지도않거니와,어떤특정의형식을준거로삼아문장이형성되지도않는다는점을논증하고자하였다.필자가학부시절품었던의구심,한국어도영어에서와같은문장형성하는구절구조규칙이있는가라는의구심에대한필자나름의해결책을제시하는셈이다.나아가필자는“조사”와“어미”의출현은문법적규정에의한것이아니라소통의필요에의한것이고,따라서이들은문법적으로필수요소가아니라소통적으로첨부되는요소라는점을명확히하고자하였다.
러시아어를공부한필자에게한국어에대한논저를집필하는것은늘부담이되었다.주제의식은비교적명확했고논지전개와결론도출역시나름논리적이었다고자평할수있었지만,해당주제를다루는기존의업적들,특히연구사적으로의미있는업적들에대한독서가선행되었는지에대해서는적지않은두려움같은것이있었다.해당주제에대해이미충분한논저가존재함에도필자의연구여력이나능력의부족으로언급되지못한부분이본서에서도여럿발견될수있을것으로생각된다.독자의질책을미리받아들이면서동시에너그러운이해를구한다.
마지막으로필자의학문적여정에많은가르침과도움을주신선생님들과선후배동료학형들에게고마움을전하고자한다.먼저서울대언어학과고허웅선생님과고성백인선생님께고개숙여감사의말씀을올린다.허웅선생님의고매한학문과성백인선생님의학문에대한열정을필자가먼발치에서라도따라갈수있을지모르겠다.미국UCLA슬라브어문학과의대학원시절박사학위지도교수였던헤닝앤더슨(HenningAndersen)은필자를말그대로‘러시아어학자’로만들어주신분이다.학은에대한감사의말씀을아무리많이전해도부족할따름이다.필자와더불어한국어의여러현상에대해수많은토론과대화를나눈두분교수님,충북대의강창석교수님,서울시립대의목정수교수님께도심심한감사의말씀을드린다.이미언급한것처럼강교수님은필자에게한국어에대한관심과혜안을촉발해주셨고,목교수님은한국어문법에관련한여러창의적견해를필자가공유할수있도록해주셨다.
필자는본서를사랑하는아내전혜경에게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