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 시인이 산다

그 숲에 시인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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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2부의 글은 문학 현장과 시집에 대한 에세이로, 몇 년 동안 대학 신문에 실었던 것이다. 마주칠 때마다 학생 기자들이 미안해했지만 사실은 내가 고맙다.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겪느냐에 따라 다른 글을 얻게 된다. 이제 보면 온전히 나 혼자서 쓴 것 같지 않다. 3부의 것은 주로 내 시에 관한 경위서 같은 글이다. 우연히 쓴 것만은 아니지만 다른 손이 한 것처럼 느낀다. 4부는 독서 모임 눈빛승마클럽과 책을 읽으며 썼다. 함께 모여 대화하던 그때그때의 햇빛과 공기가 글 안에 술렁인다.
저자

이승규

서울에서태어났다.한국현대시를전공했고대학에서문학강의를하고있다.학술서로『김수영과신동엽』,시집으로『냉기가향기롭다』등을냈다.
빗방울화석시동인으로활동하며백두대간공동시집『혼자걸어도홀로갈수없는』,정맥공동시집『나는흔들린다,속삭이려고,흔들린다,귀기울이려고』,시선집『야고』등에참여했다.

목차

시인은왜산으로갔나자다가도일어나가고싶은(백석과통영)
두만강너우리의강아(이용악과두만강)
깨다졸다기도조차잊었더니라(정지용과한라산)
숲속의예술가들(욕망이여입을열어라그속에서사랑을발견하겠다(박수근,백남준,김수영이살던동대문근처)
벌레의시간에귀기울인다면(박완서의현저동)
심장밑에감추어둔몇줄(니시와세다언덕에서)
우리들의해방일지(이범선과해방촌)
시가뭐냐고누군가물을때(김종삼과정릉동,길음동)
누구나조금씩은안개의주식을갖고있다(기형도와소하동)


깎을수록투명한하나의돛이될때까지돌아오는봄,돌아오지않는사람(김소월시집『진달래꽃』의〈산유화〉)
껍데기는가라(신동엽시집『누가하늘을보았다하는가』)
어서너는오너라(박두진시의의분과신명)
자랑처럼풀이무성할게외다(윤동주시집『하늘과바람과별과시』)
아픈몸이아프지않을때까지(김수영의‘온몸’)
나는바퀴를보면굴리고싶어진다(변화와정진으로서의황동규)
무인도를위하여(신대철시인의‘산’)


냉기가향기롭다지금의맨처음
금강산에서만나는사람
누구에게나배후가있다면
빛나는소리
태백에서왔다
북한산이야기
몸부림치며느닷없이다가오는산(백두대간정맥시집『나는흔들린다,속삭이려고,흔들린다,귀기울이려고』)
바닷가에서온시


슬프고헛되고아름다운지꿈보다해몽보다(『춘향전』의점치는봉사)
징그럽게꿈결같이(이상「봉별기」)
달빛아래서라면(이태준「달밤」의성북동)
장수는오지않는다(최인훈「옛날옛적에훠어이훠이」)
순금의시,변화의목전(손필영시의행보)
살아남은자가살아있다면(한강『소년이온다』)
열정과선의의청춘(장류진『일의기쁨과슬픔』)
불멸과절멸(오르한파묵『내이름은빨강』)
악당의품격(표도르도스토예프스키『죄와벌』의스비드리가일로프)
연극이끝나면(후안마요르가『맨끝줄소년』)
잘되고있다는실감(찰스부코스키『여자들』)
인간으로남는길(마크트웨인『허클베리핀의모험』)
버스가서지않을때(가오싱젠『버스정류장』)
장차왕이될거라니!(윌리엄셰익스피어『맥베스』)
무의미와혼돈의재판정에서(루이스캐럴『이상한나라의앨리스』)
사랑과선(레프톨스토이『안나카레니나』)
난혁명가가될거야(다자이오사무『사양』)
먼지처럼일어서리라(미국의시,여성의시)
저녁이하루중가장좋은때(가즈오이시구로『남아있는나날』)
죽음의독백을위하여(어니스트헤밍웨이「킬리만자로의눈」)
펜을떨어뜨리다(제인오스틴『설득』)
진리를위해죽을수있는자를경계하라(움베르트에코『장미의이름』)
황주와돼지간볶음(위화『허삼관매혈기』)
희극일까비극일까벚나무(안똔체호프「벚나무동산」의노동하는새주인)

출판사 서평

우박이세차게내렸다.피할데없는산정상에서벌을받는것같았다.
뜀걸음으로거제수나무숲으로갔다.
거제수나무가팔을벌려숨겨주었다.
거제수나무아래서나는내가아닌무엇이되고싶었다.
되도록인간이아닌개미,풀,새....
차라리거제수나무곁에서거제수나무처럼고요히,어디서부터내가걸어왔는지생각해볼까.
나를나이게하는인간의첫목소리를떠올려볼까.
컴컴한땅,높다란나무에다시흰빛이내릴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