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숨, 언어의 결 (시집(詩集) 아닌 시집(市ZIP))

마을의 숨, 언어의 결 (시집(詩集) 아닌 시집(市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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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집(詩集)이 아닌 시집(市ZIP):
시집 도시(市)의 기억을 한 권의 시(詩)로 압축(ZIP)하다.
여기, 조금 특별한 부제의 시집이 있다. 『시집(詩集)이 아닌 시집(市ZIP)』. 저자는 흔히 ‘시집(詩集)’ 하면 떠오르는 고귀하고 난해한 은유의 정원을 넘어서 우리가 매일 발을 딛는 도시의 일상과 순간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 책은 국어 교사이자 마을 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해 온 저자가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 ‘대전’을 걸으며 써 내려간 발자국의 기록이다. 서(西), 중(中), 동(東), 대덕(大德), 유성(儒城)이라는 대전의 다섯 자치구를 따라 펼쳐지는 시편들은 막연히 펼쳐 놓은 장소의 나열이 아니다. 시장 떡집의 훈김, 대청호의 깊은 침묵, 1993년 엑스포의 설렘, 매일 오르는 학교 언덕길…. 구체적인 지명 속에 녹아 있는 개인의 추억은 어느새 보편적인 삶의 애환과 맞닿아 독자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공간은 사람이 스며 들어 장소가 되고, 사람은 다시 그 장소를 기억으로 채워 시로 대화한다”
저자는 도시라는 무대 위에서 공간이 인간의 정체성과 어떻게 얽히는지 섬세하게 포착하며, "마을의 풍경과 숨결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시로 옮겨 적었다"고 고백한다. 그 고백처럼, 이 시집은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을 의미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킨다. 삭막한 도시라고 여겼던 곳에서 발견한 다정한 위로, 그리고 삶과 배움이 함께 숨 쉬는 찰나의 순간들이 6부의 여정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도시의 풍경으로 시작해 시인 내면의 고백(제6부 ‘아(我)’)으로 갈무리된다. 화려한 기교 대신 담백하고 진솔한 언어로 꾹꾹 눌러 담은(ZIP) 이 이야기들은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나만의 장소’와 ‘소중한 기억’을 다시금 꺼내보게 만드는 따뜻한 질문이 될 것이다.

가장 보통의 날들이 건네는 특별한 위로
이 책은 대전이라는 특정 도시에서 나아가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모든 ‘마을’에 대한 찬가다. 저자는 묻는다. 당신은 마을에서 어떤 기억을 품고 있느냐고. 이 시집은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건이 아닌 매일 마주하는 풍경과 그 안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시(詩)임을 증명한다. 익숙해서 지나쳤던 당신의 하루가 실은 눈부신 시 한 편이었음을 깨닫고 싶다면, 이 ‘압축된(ZIP) 위로’를 펼쳐보길 권한다.
저자

윤현식

대전에서나고자랐으며,마을의숨과언어의결을따라살아온교사이자마을교육실천·연구가이다.학생들과언어와삶을나누며,마을의풍경,추억,숨결을마음에담아시로옮겨적었다.학생들에게문학과창작이어렵거나멀리있는것이아님을나누고자일상속장면과감정을시로기록하는작업을시작했다.
화려한수사보다는투박한진심이그어떤울림보다크고깊다고믿으며,누구나일상에서시를만날수있고흔한하루도충분히빛난다는믿음으로펜을든다.마을교육과학교자율시간을주제로한저서를집필하며교육과삶의연결을고민해왔고,이번시집을통해삶,배움,장소가함께숨쉬는순간을독자들에게전하고자한다.

​〈저서〉
『삶과앎이공존하는마을교육·학교자율시간』
『마을을담은학교자율시간교과서』

목차

제1부西

도마동,○○아파트
노루벌
가수원
언덕길중학교
상보안
오량산
신혼,쌍둥이

제2부中

소망
호박잎
그집
보문산
시내
자주색과회색
약속
당신에게바칩니다

제3부東

골령골,그너머의말
식장산,불빛의여울에서
옛도로를지나며
대청호,물의안부
대전역
노을이내려앉은언덕

제4부大德

신탄진오일장
신중(新中)
신탄진역,어느겨울
계족산황톳길
대전육교

제5부儒城

1993
유성오일장
비내리는현충원
수통골
돈가스와그길

제6부我

함께라는이름으로
나는여전히
나는
비상하라
거기까지
너와나
웃지요
살아갈지어다
삶이라는말은
봄을받들다
아버지의무게
걸어온길
그대이름은강물
걸어온길에빛이남는다
헌시(獻詩)
율산(栗山)
촌로(村老)의봄
첫째
먼곳에서의노트
명예
바람이머무는곳에서
정답은없다
아이들의시간앞에서
두송이빛에게
물의뿌리
그분들의삶을보라
마을을걷는다는것은
마을의깊이
여서각독보행(如犀角獨步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가장가까운곳에서길어올린,진심이라는울림
평범한시선으로전하는마을의숨,언어의결
우리는매일어딘가를걷고,누군가를만나며살아간다.그익숙한풍경이면에켜켜이쌓인시간과이야기를우리는얼마나감각하고있을까?『마을의숨,언어의결』은스쳐지나가는풍경을묘사하는것에그치지않고,무심히흘려보낸도시의골목과그안에스며든삶의무늬를복원해내는작업이다.저자가나고자란대전의다섯자치구를따라걸으며기록한이시집은,물리적인‘공간’이한사람의추억과만나애틋한‘장소’로거듭나는과정을섬세하게보여준다.

삶과배움이공존하는시선
저자는국어교사이자마을교육실천·연구자다.그의시에는교실안에서아이들을바라보는따뜻한눈길과,교실밖연구자로서마을을관찰하는세밀한시선이공존한다.학교담벼락넘어들리는소리부터낡은장터의웅성거림까지놓치지않는그의감수성은독자에게"나도내마을을다시한번들여다볼까?"하는마음을갖게한다.

구체적인지명이주는보편적인감동
노루벌,대청호,신탄진역...시집에는대전의구체적인지명들이등장한다.그공간에서길어올린정서는지극히보편적이다.가난했던시절의애틋함,가족에대한사랑,미래에대한불안과희망은지역적경계를넘어동시대인누구에게나깊은공감을불러일으킨다.내가살았던마을과내가걷는골목을투영하게만드는힘이있다.

진심이빚어낸'생활밀착형'시
저자는"진심이그어떤울림보다크다"고말한다.이시집에는멋부린기교가없다.대신땀냄새나는생활의언어와솔직한고백이가득하다.그렇기에더욱잘읽히고,더욱깊이스며든다.시가어렵다고느끼는이들에게,혹은팍팍한도시생활에지친이들에게이시집은'언어의결'을따라걷는산책같은휴식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