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 :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 :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24.00
Description
“이제 이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볼 시간이다!”
인문학자 김상근 교수와 함께 걷는
분노와 투쟁의 도시, 피렌체

저자

김상근저,김도근사진,하인후

저자:김상근
연세대학교신과대학교수이며,학장과대학원장을역임했다.미국에머리대학교를거쳐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르네상스시대의이탈리아와명나라말기의종교교류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전작《르네상스창조경영》과《사람의마음을얻는법》에서창의적사고와르네상스시대를연결시켰고,화가인카라바조와엘그레코,정치사상가인마키아벨리의전기를썼다.피렌체의문화와예술을소개한《천재들의도시피렌체》는SBS특집다큐멘터리로제작되었고EBS<인문학특강>과<세계테마기행>,JTBC<차이나는클라스>에출연하여인문학의대중화에기여하고있다.고전독서모임인‘루첼라이정원’에서그리스,로마,독일,인도,르네상스시대의고전,유대문학과셰익스피어의명작을강의하고있다.《초격차》에서삼성전자권오현회장과의대담을정리했으며,‘여행자를위한인문학’시리즈로《나의로망,로마》와《삶이축제가된다면》도출간했다.

사진:김도근
경성대학교에서사진과철학을전공했다.역사와문명,사람들이만들어내는이야기를시각화하는데관심을두고세계를여행하며사진작업을하고있다.

역자:하인후
연세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석사과정을이수했다.2003년<세계의문학>봄호에단편소설<그림자밟기>를발표했다.이후생업에전념하다,2021년카카오페이지에장편소설《만질수없는》을썼다.현재는니콜로마키아벨리의《피렌체사》완역본출간을준비하며,《군주론》도번역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피렌체,피에젖은한송이백합

1부평민의시대(1216~1434년)
1장베키오다리_귀족의피로물든다리의비극
2장시뇨리아광장_자유만세!피렌체만세!
3장단테의집_흑당과백당으로분열된평민
4장메르카토베키오_발테르공작은물러가라!
5장산타크로체광장_광장을점령한피렌체의하층민들

2부메디치가문의시대(1434~1525년)
6장산타폴리나레광장_그란디의마지막저항
7장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_피렌체공의회
8장피티궁전_메디치가문은궁전을만들지않았다
9장산로렌초대성당_피에로는눈물을흘리지않는다
10장메디치저택_위대한자로렌초는재택근무중!
11장산타마리아델피오레대성당_부활절종은울리고
12장산마르코수도원_사보나롤라와소데리니,메디치의빈자리를차지하다
13장루첼라이정원_교사로변신한마키아벨리

피렌체를떠나며:집으로가는길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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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

출판사 서평

저자는마키아벨리의《피렌체사》를들고독자와함께걸을것이다.마키아벨리가우리에게들려줄이야기는피렌체사람들의일상이다.한조각빵을얻기위해부자들의밥상밑에앉아있었던가난한사람들,넘쳐나는부를주체하지못했지만어떻게든세금을적게내려고온갖꼼수를부렸던귀족들,죽어도귀족들의지배를받지않겠다고절규했던평민들의이야기다.그리고권력의정점에서서피렌체를좌지우지했던메디치가문사람들의이야기도빼놓을수없다.

다른중세도시들과비교할때,피렌체의역사에는특별한점이있다.귀족들보다평민들이더큰목소리를냈기때문이다.이탈리아와유럽전역에서귀족들이공고한세습적권력을유지하던13세기,피렌체의전통귀족들은서로피를부르는복수극을펼치다가함께괴멸했다.그렇게귀족들이힘을잃은이후‘유력한평민들’로불린직능조합출신평민들이등장했고,이들로구성된행정기관이피렌체를통치했다.메디치가문이15세기중엽부터권력을독점하긴했지만,메디치역시평민출신이다.그래서피렌체는‘자유’,특히평민들이귀족이나권력자의지배를받지않을자유를세상의어떤가치보다더소중하게여겼다.귀족과평민사이뿐만아니라평민들사이에도,평민과하층민사이에도‘지배받지않을자유’를향한권력투쟁이이어졌고마키아벨리는이이야기를《피렌체사》에상세히기록했다.

마키아벨리가《피렌체사》를통해보여주는피렌체격동의역사를함께걸으며,우리는거울을보듯우리자신을들여다본다.그가들려주는권력,분노,배신,아첨,보복의역사는결국우리의모습이기도하다.부자와빈자간의갈등,계층간의갈등,권력을둘러싼무자비한경쟁은우리사회에도만연하기때문이다.그렇다면이책을덮고피렌체를떠날때,우리는무엇을안고집으로돌아가게될까?‘여행자를위한인문학’시리즈는먹고마시는여행이아니라생각하고성찰하는여행을목적으로한다.마키아벨리그리고저자김상근교수는책의마지막에피렌체를위대한도시로만들어줄무언가,피렌체사람들을자유롭게만들어줄무언가를제시하고있다.그것이이책을읽는우리도자유롭고위대하게만들어줄것인지,함께성찰해보자.

책속에서

나는피렌체에서태어나서피렌체에서최고의주가를올리다가피렌체에서죽은마키아벨리에게가이드를맡아달라고요청했다.니콜로마키아벨리!산타크로체성당의영묘에새겨져있는짧은묘비명이증언하듯이,“어떤이름도그보다뛰어나지않다TANTONOMININVLLVMPARELOGIVM.”피렌체의아들로태어나피렌체의최고공직에올랐으며,《피렌체사》를집필한마키아벨리보다더뛰어난자질을가진가이드가있을까?▶들어가며|피렌체,피에젖은한송이백합pp.16~17

아르노강변에핀한송이백합은붉은피로물들었다.피렌체에서는귀족과귀족이,귀족과평민이,평민과평민이,평민과하층민이,하층민과하층민이서로싸우다가결국메디치가문의지배를받게된다.피렌체,그곳은피로물든거리였다.지금까지알던피렌체는잊어버리시라.눈이아닌마음으로피렌체를보아야한다!피렌체는아름다운예술만존재한곳이아니라권력을차지하려는피튀기는투쟁,이웃에대한끝없는시기심,조직적인군사반란과길거리의주먹다짐,비열한암살시도와간이라도당장빼서줄것같은아첨,지배받지않으려는평민과하층민의절규와비명이거리를메웠던곳이다.피렌체의성당과공방,수도원과저택을장식하고있는아름다운예술작품들은어쩌면피로물든역사를은닉하기위한수단이었는지모른다.가장과격한장소에가장아름다운예술의꽃이피어오른도시가바로피렌체다.▶들어가며|피렌체,피에젖은한송이백합p.27

우리가알고있는피렌체의부유한상인이자르네상스의후원자로알려진메디치가문은1382년부터등장한다.두파로분열되어있던메디치가문이살베스트로의추방으로인해피렌체시민들의기억속에서사라져갈시점에제3의세력이등장한것이다.그해프란체스코디비치데메디치란인물이처음으로은행조합에정식등록했다.이사건은그동안‘죽먹는사람’이나동네건달,혹은그란디들의하수인으로간주되던메디치가문이진짜“고귀한평민가문”으로발돋움하는계기가되었다.그리고4년후에그의동생조반니가같은조합에가입하게되는데,바로이사람이우리가알고있는메디치은행의창시자다.메디치가문의영광의시대를열게될장본인이기도하다.▶6장|산타폴리나레광장p.189

바로이부분이《피렌체사》의결론이다.이분석때문에마키아벨리는일개근대사회학의개척자에서사상가의반열에들어서게된다.《군주론》을쓴마키아벨리는이제역사의비밀을파헤치는사상가가되었다.마키아벨리는지금까지메디치가문,귀족,그란디의지배하려는욕망과이들의지배를거부하려는피렌체평민과하층민들의적의가모든악의근원이었다고설명했다.이런충돌은로마에서도일어났다.로마나피렌체나계급갈등은피할수없는현실이다.대한민국도마찬가지다.(…)로마에서지배하려는자는타협할줄알았고,지배를받지않으려는자는지배하려는자와명예를함께누리는법을알았다.그러나피렌체평민들은그란디들과함께몰락했다.왜냐하면그들은귀족과그란디들을몰아내고권력을독차지하려고했기때문이다.그렇다면지금피렌체의아들마키아벨리는조국에대한희망을완전히잃어버린것일까?이런악의근원을피하지못한피렌체는영원히역사의무대에서사라져야만하는것일까?
이제마키아벨리는《피렌체사》를끝낸다.마지막결론부분을쓸시간이다.역사가과거사건의일목요연한재현에불과하다면,아마편년체의역사기술을최고로쳐야할것이다.그러나역사는지금의오늘을,이땅의우리를,함께살아가야할우리의미래를밝히는등불이어야한다.▶13장|루첼라이정원pp.415~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