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생활

신부 생활

$16.00
Description
수도원 수사들의 ㆍ ㆍ ㆍ 전혀 은밀하지 않은 사생활
세상살이에 서투른 수도원 수사들이 펼치는
우스꽝스럽고 유쾌하며 감동적인 100편의 이야기
범인(凡人)의 삶을 등진 채 종교에 귀의하여 남다른 길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불교의 승려와 가톨릭의 신부, 수녀가 대표적이다. 종교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결과 청빈의 삶을 살아간다. 쉽게 말해서 이성(異姓)을 취하지 않고 결혼하지 않으며 가난하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존재를 추가하자. 바로 수도원의 수사다. 성당에 머물며 매일 신자들과 만나고 대외 활동을 하는 교구 신부와 달리 수사(평수사와 수사 신부)는 수도원에서 먹고 자고 수도회가 정한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살아간다.
수도원 수사를 생각하면, 고색창연한 건물에 스스로를 가둔 괴팍하고 우울한 사내들이 회개한답시고 자신의 등에 채찍질을 하는 모습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유명한 소설 『장미의 이름』이나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수도원 수사를 그렇게 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수도원은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상당히 현대화되었고, 봉쇄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극소수의 수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사는 결코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래도 의문은 든다. 다 큰 남자만 득실거리는 수도원 공동체의 삶은 어떨까? 저자 안성철 마조리노 수사 신부가 이 책 『신부 생활』을 펴낸 이유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대로 이 책은 바오로 수도회 수사들의 삶을 “뻥 안 치고” 날것 그대로 담고 있다. 수도자와 성직자로서 경건하게 살아가는 그 이면에 세상살이에 다소 서툴고 미숙해서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저지르고, 세속에 덜 물든 덕분에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엿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아주 유쾌한 시트콤을 보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실수투성이 삶에서 건져 올린 고매한 깨달음이 한 올 한 올 가슴에 쌓인다. 물질의 속박에서 벗어난 이들의 참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이 유쾌하게 다가온다.
『신부 생활』은 눅눅한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주는 100편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개개인의 종교를 떠나, 나약한 인간 본성과 거룩한 신성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도 끝내 진리를 찾아가는 이들이 보여주는 삶의 여정은 여운과 잔상을 남긴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갖기 위해 내내 분주하고 바쁜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평안과 휴식을 선물한다.
저자

안성철

부산에서태어났다.가톨릭대학교에서학부를졸업한뒤대학원에서선교신학석사학위를취득했고,뉴욕대학교에서홍보전문가과정을이수했다.일찍이사제로서의뜻을세우고성바오로수도회에입회하여1994년첫서원을했고2000년에종신서원을했으며2001년에사제품을받았다.세례명은미카엘이고,수도명은마조리노다.성바오로수도회관구장을역임했고,평화방송라디오프로그램인<마조리노신부의주크박스>를진행했다.

목차

머리말_내가앉은자리가꽃자리

수도원사제가되는과정

짜장면미끼|선택의기로|개선배|뭐하고사는지?|수도원운동|
별명|성령세마리|TMI|악기|불이야!|
떠나가는형제|교통사고|피를뽑자!|슈퍼마리오|보신탕을좋아하는외국인|
핫도그|단풍나무정육점|차량정비|교통순경아저씨|절대따라하지마세요|
하늘로올라갑니다|내복약|사말의노래|식사당번|골프칠줄알아?|
칼국수속의쇳조각|옷에대한욕심|안슬퍼요?|생일선물|신랑신부|
무노동무임금|먹이경쟁|대출보험권유|눈싸움|돈볼라게임|
처음음처럼|신독|눈썰매|새해달력|산방산을왜여기서찾아?|
다골았수다|감옥체험|벌레취급|띄어쓰기|노루|
필리핀영화관나들이|곤돌이|미더덕찜|설풍경|로스앤젤레스|
개여,닭이여?|선크림샴푸|열혈사제|길의위험|과로사|
알뜰폰|공대졸업수사님|늘깨어있어라|사주팔자|전복라면|
건강검진|만우절사건|제주4.3사건|부활소풍|꽃뱀|
월남전용사|팔려간요셉|비즈니스석|돼지잡던날|청소주일|
초보이발사|하느님과부처님의대결|붕어빵|시차적응|추억의스승님들|
해외도서홍보|대장금|테러범|무식한한국신부|미국식친구|
짧은식사시간|감동의미역국|이세상에나쁜개는없다|여자화장실|코딱지먹고싶어요|
낙마|아버님|신부님같지않아요|구안와사|연피정|
염소때문에|물조심|밀월여행|휴가시간표|레드와인염색|
입을오래가셨네|당황하셨어요?|주차장찾아삼만리|인기짱한국신부|무선마이크사태

출판사 서평

개구쟁이구도자들의좌충우돌세상살이
“오늘하루,최선을다해즐겁게사십시오.”

수도원부근에눈썰매장이문을열었다.수사들은몇날며칠원장수사를졸라서기어이눈썰매장으로향한다.그런데걱정이있다.썰매는돈을주고빌리면되지만,스키장갑처럼방수기능이있는장갑은비싸서살수가없다.가진건죄다가죽장갑이나털장갑뿐이다.한수사가기막힌묘안을낸다.작업용목장갑에설거지할때쓰는고무장갑을겹쳐쓰면방한과방수를동시에해결할수있다는것이다.수사들은아이디어를낸수사를칭찬하며모두눈썰매장으로향한다.
상상해보자.고무장갑을착용하고눈썰매를옆구리에낀어른들이일렬종대로정상을향해가는모습을.아닌게아니라아이들과동행한부모들은‘시설’에서나온어른들에게순서를양보한다.오해에서비롯된친절이당황스럽지만,수사들은어떤아이보다즐겁게눈썰매를즐긴다.
『신부생활』은어딘가모르게덜떨어져보이는수도원수사들의일상을담은책이다.수도자와성직자로서경건하고근엄하게살고자하지만,셈법에약하고영악하지못해어리숙하면서도작은일에감사하고행복해하는이들의솔직한이야기를담고있다.신에게삶을의탁한수도자와성직자,세속에동화되지못한주변인,진리를찾는구도자등여러가지면면이복합적으로얽힌대단히새롭고신선한인간상을보여준다.이책에서소개하는에피소드들이대체로우스꽝스러우면서도잔잔한감동을주는이유는수도원수사들이지닌이다양한성격때문이기도하다.
해마다각수도회는새로운회원을맞이하기위해애쓰지만,물질문명의수혜속에서자란청년들을금욕의삶을살아야하는수도회로유혹하기란쉬운일이아니다.그들에게서돌아오는대답은한결같다.“수도원은무섭고따분할것같아서싫어요!”저자가이책을쓴이유다.수도원에서수사들이얼마나재미있게지내는지보여주고싶었다.세상살이에서투른수사들사이에서일어나는갖가지해프닝들이과연저자의속셈에적절하게부합하는지는모르지만,일단‘재미있는’것만은확실하다.아이와성인사이의폭넓은스펙트럼그어딘가에위치한그들의생각과행동,일상을지켜보노라면입가에미소가가실줄을모른다.

세상의가장후미진곳에서평화와사랑을빌다
“지금당신이있는그곳을천국으로만드십시오.”

수도자들이일평생수도원에서한발자국도나가지않는봉쇄수도원이아니라할지라도,수도원에는일반인에게공개하지않는금단의구역이많다.가톨릭전례에따라성소주일로지정된시기에딱하루만어린신자들과일반인에게문을연다.세상의많은것을누리고일상을향유하는이들의시각에서볼때수도원은대단히폐쇄적이고,평생거기에서먹고자고기도하고수련하는수사들역시속박된존재로비쳐진다.그들은도대체왜그런삶을택했을까?이책의저자인안성철마조리노수사신부의말을빌리자면,“진리안에서참된행복과진정한자유를누리기위해서”다.수도원이라는공간과수도자로서의규율에예속된것처럼보이는그들의삶은비종교인으로서는이해할수없는범주에속해있으며,오히려물질과탐욕의손아귀를뿌리침으로써진리와행복,자유를누리고있다.그리고이세상사람들이사랑을회복하고평안과행복을누리기를간절히기도한다.
나의몸과마음을닦고타인의행복을염원하는사람들의삶이어찌거룩하고아름답지않겠는가.하지만저자는수사들의생활에환상을부여하지않는다.셋만모여도엉뚱한일을벌이기일쑤인남자들의장난기가득하고수다스러우며우스꽝스러운일상을여과없이보여준다.그리고그들의이야기에서어린이를발견하게된다.덜욕심부리고덜걱정하기에하루하루가즐거운순진무구한삶을본다.영리하게처신해야남보다잘살고,그게옳은세상살이라고믿는관념에일침을가한다.수도원수사들의삶을대하다보면,만족과행복이라는지점으로향하면서도낙원의삶과는점점멀어지는각박한우리의일상이유난히도드라져보인다.『신부생활』을읽어내려가면,참된행복이무엇인지,잘산다는것의의미가무엇인지를되새기게된다.뜻깊은하루를보내기위해무엇을취하고내려놓아야할지생각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