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장편소설)

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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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기는 어떤 것이든 그것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되살리는 곳입니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박제사의 추리극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순원 신작!
자연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 실험적이고 과감한 시도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이순원.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해온 그가 1992년 발표한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이후 30년 만에 신작 추리소설을 선보인다. 아내가 죽고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박제사 박인수는 수상한 전화번호 두 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된 아내의 비밀 통장을 발견한다. 그는 곧 아내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아내의 존엄과 살아남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자 마음먹는다. 그와 동시에 의뢰받은 경주마를 박제해나가며 한없이 죽음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자신에게조차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지는 두 죽음의 과정을 되짚는다.

주인공인 박제사는 추리와 박제라는 전혀 다른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죽음과 애도를 날카롭고 다정하게 바라본다. 그 결과 마침내 작가의 선언대로 “서정적 추리소설”이 탄생했다. 《박제사의 사랑》은 이순원이라는 거장이 줄곧 시도해온 문학적 시도의 현재이자 마침내 도착한 문학 장르의 새로운 경계다. 이 소설은 수많은 독자들이 어째서 여전히 이순원의 ‘다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지를 그 자체로 증명한다.
저자

이순원

1957년강원도강릉출생.1985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소〉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그여름의꽃게》,《얼굴》,《말을찾아서》,《은비령》,《그가걸음을멈추었을때》,《첫눈》,장편소설《우리들의석기시대》,《압구정동엔비상구가없다》,《수색,그물빛무늬》,《미혼에게바친다》,《아들과함께걷는길》,《순수》,《첫사랑》,《19세》,《나무》,《흰별소》,《삿포로의연인》,《정본소설사임당》,《오목눈이의사랑》등이있다.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한무숙문학상,이효석문학상,허균작가문학상,남촌문학상,녹색문학상,동리문학상,황순원작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에필로그

부록
작품해설_김나정(문학평론가,소설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앞으로도쓰는일을절대게을리하지않을것이다.”
이순원,30년만의신작추리소설

1985년데뷔이후소설집《그여름의꽃게》,《얼굴》,《말을찾아서》,《은비령》,《그가걸음을멈추었을때》,《첫눈》,장편소설《우리들의석기시대》,《압구정동엔비상구가없다》,《수색,그물빛무늬》,《미혼에게바친다》,《아들과함께걷는길》,《순수》,《첫사랑》,《19세》,《나무》,《흰별소》,《삿포로의연인》,《정본소설사임당》,《오목눈이의사랑》등무수한작품을발표하며한국문학의서정성을대표해온작가이순원이《압구정동엔비상구가없다》이후약30년만에신작추리소설《박제사의사랑》을출간했다.
오랫동안장르를넘나들며새로운소설적시도를펼쳐온저자는신작《박제사의사랑》에수록된작가의말에서30년전“문학판의반응”을언급하며,“추리소설을추리소설이라고말하지못하는것인지아니면안하는것인지”,“그게마치작가와작품을보호하고배려하는방식인것처럼”자신의작품이“추리기법의소설”로불렸던것에대한안타까움을토로했다.작가의의도가장르적편견에의해가려진것이다.그리고약30년이지난지금,저자는“다시멋진추리소설한편”을세상에선보인다.

누구보다죽음에익숙한박제사
그에게다가온가장가깝고낯선죽음

박인수의아내채수인은스스로목숨을끊는다.박제사이자장례지도사로항상죽음의지근거리를살아오던박인수에게아내의죽음은가장가까우면서도낯선형태로다가온다.‘누가’혹은‘무엇이’아내를죽게했는가.아내는‘왜’죽었는가.아내의죽음을정리하며그는그낯선죽음을둘러싼알수없는사실들을하나씩마주하게된다.특유의신중함과추진력으로미스터리를풀어나가며그는아내의죽음을똑바로바라보는것이역설적으로아내의삶을이해하는가장정확한방법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그리고나아가그것을이해하는것만이자신과남은가족들의삶을지탱할수있는유일한방법이라는진실에가닿는다.

“좋은추리소설은그림자인죽음을따라가며그몸통인삶을그려낸다.죽은사람의삶을복원하며남은사람들의살아갈길을찾는다.죽음의진실을밝히는작업은자신을추스르는일이기도하다.가까운사람을잃고남겨진사람은상실과회한에사로잡힌다.죽음이남긴구멍을망자의진실로채워야만살아남은사람은허물어지지않을수있다.”
-작품해설중에서

의뢰받은경주마를“가장아름다웠던시절의모습”으로박제하며동시에아내의죽음과관련된진실을하나씩지나치는동안박인수는애써무시해왔던사실을인정하기시작한다.설사무수히반복적으로마주한다고해도,삶의입장에서는어떤죽음도이해하거나익숙해질수없다는것.《박제사의사랑》은그렇기에낯설수밖에없는것(죽음)을,그럼에도미지로남겨두지않으려는노력,이해할수없기에오해라도해보려는한사람의사투를처절하게그려낸다.

폐허로남아복원될수없는죽음,
그럼에도기억해야만할모든삶에관한이야기

“당신과함께했던날들을잊지않을것이다.
당신을이렇게만든사람을나는꼭찾아낼것이다.“
_본문중에서

작중에서박제사박인수는종종기르던개와고양이를박제해달라는의뢰를받으면의뢰인에게다시한번신중하게생각해볼것을권한다.“당장은슬픈마음”이들어그런선택을할수있지만,박제사가“아무리공을들여도반려동물이살아있을때주던위안과교감까지박제할수는없”기때문이다.세상에존재하는모든죽음은결코완전히복원될수없으며죽은당사자뿐만아니라살아남은생존자의삶역시이전의모습으로돌아갈수없다.그러나그비극적인진실은이소설을통해다시한번우리에게커다란위로를준다.우리가타인의죽음이전으로돌아갈수없는이유는죽은자를기억하고있기때문이다.억지로박제해곁에두지않더라도,죽은자를다시복원해살려내지않더라도우리가삶을공유하며위안을주고받았던“함께했던날들”을잊지않는다면우리곁의사라진사람들은사라진것이아니라는것.책장을덮으며우리는그발음그대로애도(哀悼)가곧사랑의길(愛道)이라는사실을다시금깨닫게된다.그러므로이소설은죽음과애도,그리고한인간의사랑에대한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