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봄여름가을겨울

조용헌의 봄여름가을겨울

$18.00
Description
때때로 찾아가 에너지를 얻는 ‘나만의 명당’이 있는가?
봄여름가을겨울 계절 따라 염원과 기운이 뭉친 영지와 명당을 찾아가는
조용헌의 강호 인문학 여행
이 땅에 유불선(儒佛仙)이 전래되기 전 투박하고 강력한 ‘믿음’이 존재했다. 밤하늘의 별자리를 올려다보며 미래를 내다보고, 바위나 돌 위에 물 한 그릇 떠놓고 현세의 안녕을 빌었으며, 심산유곡에서 마음을 닦았다.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옛사람들이 가장 중시한 것은 ‘공간’이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감각이 퇴화하기 전 인간은 지기(地氣)와 수기(水氣), 천기(天氣)를 수신할 수 있는 장소를 본능적으로 알아보았고, 그곳에서 수행하고 기도하며 영험을 경험했다. 또 좋은 터에 집을 세워 후대에 인물이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이런 곳을 사람들은 명당 또는 영지라고 부른다. 특히나 부드러운 지질을 지닌 육산(肉山)과 험준하고 강한 지질의 골산(骨山)이 두루 분포하고, 내와 하천과 강이 발달한 한반도는 명당과 영지의 보고다.

일찍이 사람을 지(知)의 경전으로 삼아 명문 집안의 가풍과 고수, 고승, 도사들의 가르침에 귀를 열고 삶의 비의를 전해온 조용헌은 이제 전국 방방곡곡을 주유하며 옛사람들이 특별히 여기고 신성시했던 땅으로 떠나는 차원 높은 여행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책 『조용헌의 봄여름가을겨울』은 각각의 계절에 따라 찾아가서 머물며 기운과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답사하고 소개하는 품격 높은 여행 안내서인 동시에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장소에 민중의 염원과 바람이 응집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인문 지리서다.

오늘날에는 직장과 교육, 소비, 의료가 원활하게 공급되는 곳을 두고 입지와 부동산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과거의 선각자들은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기운을 끌어올려주는 대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을 좋은 땅으로 여겼다. 먹고살기 위하여, 뒤처지지 않기 위하여, 더 갖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불길이 치솟는 도시에 자신을 던진 이라면, 때때로 찾아가 마른 장작 같은 삶에 기운과 수분을 공급할 나만의 명당과 영지가 있어야 하리라. 등산화 수십 켤레를 소모하며 직접 찾아가고 체험한 저자의 수고로움이 있으니, 우리는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저자

조용헌

강호동양학자,사주명리학연구가,칼럼니스트.보이는것을통해보이지않는것을감지하는혜안을지닌이시대의이야기꾼.강호江湖를좋아하여스무살무렵부터한국은물론중국일본을드나들며수많은기인,달사,학자들과교류하고,700여개의사찰과고택을답사했다.문文·사史·철哲·유儒·불佛·선仙·천문·지리·인사등을터득한그의학문세계를강호동양학이라일컫는다.미신으로만여기던사주명리학을좋은...

목차

저자서문_공간이시간과인간을지배한다



세계유명셰프들이찾는사찰의비밀_서울진관동진관사
뱃길밝혀준신의산,맥반석의기운이뭉친곳_전남영암월출산
세명의재벌을낳은바위_경남의령남강솥바위
서산대사의스승들이공부한곳_경남함양벽송사
미륵신앙원조진표율사가선택한터_전북김제금산사1
백제유민부터전라도민초들이메시아를기다린곳_전북김제금산사2
가지끝의열매처럼북한산기운뭉친명당에흰부처가…_서울홍은동옥천암
지리산에서가장기가센도량에서벌어진전투_전남구례화엄사

여름

이곳에가면눈녹듯고민이사라진다_전남여수향일암
번아웃이왔다면용이노는물을찾아라_지리산용유담
호리병구멍속의숨겨진명당_지리산법계사1
이천년내력을가진여산신은왜불교사찰에둥지를텄는가?_지리산법계사2
열많고성질급한사람이때때로찾아가야하는곳_경북울진성류굴
노고단의맥이내려와멈춘곳_전남구례용호정
삼재도피해간명당이지킨『조선왕조실록』_전북무주안국사
첩첩산중깊은곳에숨은도인들의수행터_지리산묘향암
절에서더부살이하는산신각이왜대웅전보다높은곳에있을까?_산신각

가을

이성계가왕의‘금척’을받은곳_전북마이산금당사
용서하기힘든사람이있다면이곳으로가라_달마산도솔암
때로는고독을벗삼아야하리라_지리산세석평전1
패배한자의산,그러나목숨을살리는산_지리산세석평전2
이곳에서기도하면신통력이?_설악산계조암
열받았을땐물가의거북바위에게물으라_경남거창수승대거북바위
철의손가락이지키는요새_지리산의신마을과원통암
도닦는이와혁명거사들의아지트_지리산연곡사
1,700년전뻘에묻혀있던나무가부처로거듭난곳_전남완도고금도수효사

겨울

지리산최고의뷰포인트_지리산금대암
암태도민초들의강인함을잉태한땅_전남신안군암태도노만사
설악산늑대소년통해속세로나온삼천년무술의정체_계룡산기천문본문
서른개의굴을거느린‘늙은장수’_지리산노장대
바위절벽의조선최강요새,경상우도민의피가뭉친곳_경남함양황석산성
안동고택충효당부엌8각기둥에숨은비밀_경북안동시풍산읍충효당

출판사 서평

“공간이인간을좌우한다!”
직업과기질,각자의사정에따른맞춤형명당여행

사람이짐승과구분되는가장큰분기점은종교다.원시신앙은의식과제사라는삶의형식을만들어냈고,공동체를형성하는강력한매개체였다.국가의우두머리는영험한기운이흐르는땅에서제사를지내며하늘의뜻을물었다.무속이가장중요한정치행위였던것이다.

무속신앙은크게3가지로구분한다.칠성과용왕,산신이다.메마르고광활한사막의민족은밤하늘의별자리를삶의길잡이로삼는칠성쪽이었고,배를타고무역을한해양민족은용왕신앙이강했으며,우리나라와같이산이많은지역에서는산신에기댔다.

지형을중시하는산신신앙계통에서는산과물,방위를따지는풍수가발달할수밖에없었다.풍수는자연이숨겨놓은운과에너지의비밀창고를찾는원시학문이다.태곳적부터사람은생명을보존하기위해,자신과후대의안녕을위해,더많은재물을얻기원하며,팔자를바꾸기위해,깨달음을향한심안이열리기를바라며곳곳에숨은혈(穴)을찾아다녔다.공간이인간사를좌우한다고믿었던것이다.

무속신앙의무당들이기도하던터는삼국시대에불교가전래하면서고승들의수행처가되었다.초기의승려들은무당이자도사이며풍수의대가였다.그들은도력과불력을높일수있는장소를도량으로삼았고,조선시대들어숭유억불정책에따라산으로쫓겨난사찰들은대개이런곳에자리를잡았다.

이책의저자조용헌은고승과도사들이수행한도량,큰인물이태어난마을,난리를피해간고장,민중의염원과뜻이집결된장소,풍수도참의대가들이점찍은터,자연의기운이뭉친결국(結局),역사의패자들이마지막으로기댄땅으로독자들을이끈다.단순히이름난명당과영지를찾아가는것이아니라,풍수와천문,역사의흐름속에서그곳이명당이자영지일수밖에없는이유를밝힌다.한편으로는각자의사정에맞는처방을내리기도한다.돈만지는직업을가진사람은물가로가야하고,평소화가많은사람은낙조가아름다운곳으로,우울증이있는사람은바위의기운이강한땅이제격이다.

“그곳에서그일이일어난데에는다이유가있다!”
땅과사람,역사의상관관계를추적하는강호인문학여행

고려때만해도귀한신분이었던승려는조선시대에들어천민으로전락했다.궁궐근처와저잣거리에있었던사찰들도죄다인가와거리를둔산으로숨어들었다.역설적이게도이때부터승려들과사찰은고대로부터내려온영지에터를잡게되었다.기가센도량에서수행한승려들은당취를형성한다.당취는승려들의비밀결사조직으로,유교를숭상하는조정의입장에서보면반정부세력이었다.중답지않은중을낮잡아말하는‘땡추’가바로이당취에서유래했다.

대표적인조직이금강산당취,묘향산당취,지리산당취다.잘알려진서산대사,사명당등이당취의우두머리였다.당취는급박한상황에소식을알리기에적절한경로를따라절을세우고,서로긴밀하게정보를교류했다.사찰이앉은땅의강력한기운을제대로다스리면고승이되고,그렇지못하면무술승이된다.

당취의조직력과무력이제대로발휘된사건이바로임진왜란과정유재란이다.왕과조정의대신들이목숨을부지하기위해의주로달아났을때나라를지키겠다고나선승병들이바로이당취의승려들이었다.정치적탄압으로쫓겨간영지에서수행하고수련한승려들이호국의주인공으로전면에나서는역사의아이러니가펼쳐졌다.

땅은사람을배출한다.일명솥바위라고불리는경남의령남강의정암바위가있는인근에서삼성과금성(현LG),효성의창업주가태어난일은풍수의관점에서보면우연이아니다.이바위에서잠을자고일어난한도인이앞으로이주변에서큰부자세명이탄생할것이라고예언한일도땅과사람사이의신묘한작용을따져서나름근거를갖고한이야기였을것이다.공간은그저수동적으로머물러있는객체가아니라,갖가지묘용을일으키는가장근본적인바탕이다.

저자조용헌은이렇게이야기한다.“사람사는일은삼간(三間)에서이루어진다.시간,공간,인간이다.간(間)은틈새다.시간의틈새,공간의틈새,인간의틈새에서우리한세상이씨줄날줄로교직되는셈이다.이삼간가운데우리의의지로바꿀수있는부분이공간이다.어떤공간에있느냐에따라시간의흐름이변하고만나는인간의종류가달라진다.”

제도화된종교와학문에의해‘미신’이라는딱지가붙은풍수도참과음양오행,사주팔자,무속은비문명의세계에서삶을영위하는데반드시필요한일상의도구였다.까마득한과거로부터수많은이들의기도와염원과희망이뭉친명당과영지를찾아가는일은미개한세계로발을들이는것이아니라,우리안의투박하고강력한원시성을회복하는여정이다.그리고그땅에서린사람의역사를발굴하는일이다.『조용헌의봄여름가을겨울』이그길로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