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거든, 사랑으로 채워라 : 하루를 바꾸는 28개의 단편 소설집

비어 있거든, 사랑으로 채워라 : 하루를 바꾸는 28개의 단편 소설집

$17.00
저자

전종채

저자:전종채
시골과섬,도시에서서른다섯해동안교사로살았다.
은퇴후오래마음속에품었던소설로인생2모작을시작했고,그첫걸음이이책이되었다.빠르게흘러가는시대속에서도왜사는가와사랑에대한질문을품는독자와만나고싶다는바람을담았다.
원고를집필하며,2008년부터2025년까지이어진일기천여쪽을다시펼쳐지나온날들의흔적과생각을차분히되짚었다.그기록속에서삶의여러결들이자연스레이야기의바탕이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산골소년의사랑이야기1
산골소년의사랑이야기2
비어있거든,사랑으로채워라1
비어있거든,사랑으로채워라2
사랑은언제나옳다
비탈에서도꽃은핀다
늦은봄날의프로포즈1
늦은봄날의프로포즈2-푸니타의노래
우리는가족이되었다
아버지의마음
당산밭,나는엄마다
부모는문앞까지만
세렝게티고시원
슬퍼할시간3분
개구리섬‘와도’의기적
공간이사람을바꾼다
석양엔새들도둥지로난다
어떤식물원
태극오리먼동이와노을이1
태극오리먼동이와노을이2-다시바이칼호로
동백꽃은시들지않는다
들국화는누가입히나?
늙은늑대가울었다
평일도1
평일도2
차가운진실
파크골프이야기
자화상
버진로드
나는달릴수있어
나는오늘도걷는다
너는내게부르짖으라1
너는내게부르짖으라2
10분의의미

작가인터뷰

출판사 서평

『비어있거든,사랑으로채워라』는개인의상실을넘어우리시대의그늘진풍경을가감없이드러낸기록이다.치매노인의혼란,역사의비극,그리고실패한청춘의방황이구체적인장면속에펼쳐진다.그러나이책은단순한목격담에그치지않는다.작가는무너짐과흔들림마저삶을지탱하는구조였음을보여주며,그빈틈을‘사랑’이라는가장확실한자재로채워넣는다.35년교직생활과17년의치열한기록으로빚어낸이이야기들은,지금흔들리는당신에게건네는가장진솔한고백이자응원이다.독자는타인의삶을바라보는것을넘어,그온기속에함께스며들어다시일어설용기를얻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문장은호흡과닮았습니다.달려온문장은숨이차고,오래서있던문장은무릎이떨립니다.그래서우리는쉼표하나를더두고,말줄임표하나를건너며,서로의속도를맞춥니다.문장의작은표지들위로사랑이다리를놓습니다.그다리의시작과끝에는늘두사람이서있습니다.쓰는작가와읽는독자.독자의들숨이작가의날숨과맞닿는순간,한줄의문장은비로소온기를띱니다.
-p.4

가난은남아있었고,피곤도줄지않았다.그런데감동이자리잡을만큼의빈자리가있었다.그빈자리에는매일작은행동들이쌓였다.-따뜻한물한컵,의자의식,배웅의발걸음,몽돌한개.
등대불빛이흔들리듯아늑하게방을적셨다.그들은큰것을미뤘다.대신서로에게사랑을미루지않았다.그래서,가정은사랑으로채워졌다.
집의불은조금늦게꺼졌다.서로를비추느라.
-p.45

겨울이오기전,보리밭을갈았다.차가운바람속에서어린싹들이서리에눕고일어나며푸르게숨쉬었다.한치댁은허리를숙이며그모습에눈을뗄수없었다.‘이어린싹들이…추위에얼마나버티려나.’생각했다.보리는찬서리를견디고,추위속에서도자라기위해힘을쏟고있었다.
-p.107

“부모는문앞까지동행하고,문손잡이는아이가잡게하십시오.”
강사가말했다.그말을듣는순간,문득깨달았다.자식이제힘으로설때까지기다려주는것,그게진짜부모의도리였다는걸.혼자걷는밤길.겨울바람이더매서웠다.
-p.120

나무들은바람도없는데가지를흔들고있었다.마치서로인사라도하듯이.(…)식물들은별빛을기억하는법을가르쳤고,상처를내려놓는법도가르쳤다.그리고무엇보다‘함께사는법’을보여주었다.
-p.170

나는내게로가까이다가서는사랑의발자국소리를듣고있다.이제누군가와가족이되리라는기분좋은예감도하고있다.우리는파도치는해변에함께섰다.평일도의해변에서면언제나파도는푸르게다가오고소랑도의격한파도소리는나를춤추게한다.파도는매번같은속도로오지않았다.그러나오늘은우리의속도에맞춰왔다.가슴한복판에서큰파도가번졌다.
-p.235

민준은변함없는계절같았다.따뜻하고,편안하고…모든것이예측가능했다.그는분명공항에일찍나와있었을것이다.사과하고,다시시작하자말할것이다.
종호는낯선계절의바람이었다.남반구의계절처럼익숙하지않았고,향기도다르며,내가모르는방향으로불었다.그러나그바람은서연에게처음으로방향을바꿔보고싶은충동을안겨주었다.
-p.326

현대인들을가만히들여다보면무언가에끊임없이얽매여있다는생각이듭니다.욕심,두려움,이기심같은것들이우리를무겁게짓누르고,영혼을갈증나게하죠.저는그해결책이‘비움’에있다고보았습니다.비워야비로소가벼워지고자유로워질수있으니까요.흙탕물이담긴그릇을깨끗하게하려면맑은새물을계속부어흘려보내야하듯,우리마음도마찬가지입니다.
-작가인터뷰

노년은쇠락하는시기가아니라,더당당하고자유로우며성숙해질수있는시기라고믿어요.육체적인강건함은젊은시절보다못하겠지만,마음먹기에따라삶의활력은더깊고진해질수있죠.제소설〈늙은늑대가울었다〉에나오는장노인이나〈나는오늘도걷는다〉의주노인의모습이제가지향하는‘좋은어른’이에요.
-작가인터뷰

사랑이고파질때,마음이허기질때이책을펼쳐보셨으면좋겠습니다.〈비어있거든사랑으로채워라〉에서강산이“양심이시키는일은미루면안돼”라고말하며사랑하는연인을떠나는장면이있습니다.그순수한마음을읽으며잠시그안에머물러보셨으면해요.좋은사람과사랑의존재를확인하는것만큼큰위로는없으니까요.
-작가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