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 낯선 곳에서 나 혼자 쌓아올린 괜찮은 하루하루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 낯선 곳에서 나 혼자 쌓아올린 괜찮은 하루하루

$16.80
Description
“때론 슬렁슬렁, 때론 허둥지둥,
조금씩 이곳에 스며드는 더없이 좋은 날.”
새하얀 도화지를 받은 듯 들뜬 기분으로 색칠해온
도쿄 살이, 혼자 살이
나의 취향이나 성향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그러는 가운데 나다움이 발현되는 때……. 아마도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하는 시기가 아닐까?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포착해내 공감을 선사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가 ‘혼자 살이’에 대한 책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로 돌아왔다.
스물여섯 살, 오사카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도쿄로 상경한다(‘일러스트’ 업계에 대해 깜짝 놀랄 만큼 아는 게 없었지만 어쨌거나 그랬다). 그렇게 마스다 미리의 도쿄 살이, 혼자 살이의 서막이 오른다(작가는 여전히 도쿄에 혼자 살고 있다). 살 집을 구하고(예산은 월세 7만 엔, 3층 이상일 것), 고심해서 가전과 가구를 들여놓고(쓰레기통 하나도 허투루 들여놓을 수 없음!), 여자 혼자 사는 집이니 방범을 위해 베란다에 남자 트렁크 팬티를 널어놓고(현관에 아빠의 낡은 구두도), 이웃과의 충돌이나 층간소음에 대처하는 등등 오롯이 1인분의 몫을 다 하며 차근차근 행복을 쌓아간다.
이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 작가지만, 상경 초기에는 지나치게 뒹굴뒹굴하는 바람에 어깨가 결려서 접골원을 찾는 무직자 신세였다. 그렇지만 작가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무던한 성격으로 앞으로 펼쳐질 도쿄 생활에 불안함보다는 설렘을 품는다. 새하얀 도화지를 받은 것처럼 미래를 내 손으로 하나하나 색칠해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책 곳곳에서 퐁퐁 솟아난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절의 한 마디를 지나, 그다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출판사 영업을 한다. 그 모습이 일면 태평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주도면밀하고 간절하고 그러면서도 너무나 마스다 미리다워서 웃음이 난다. 그렇게 작가는 착착 자기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길을 개척해나간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집필한 이 책은 갓 상경한 20대 시절을 돌아보는 1장과 코로나 팬데믹 즈음을 그린 2장(어쩔 수 없는 고립감, 그럼에도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내는 작가의 ‘혼자력’이 폭발한다),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는 여운이 어린 3장으로 구성돼 있다. 마스다 미리만의 담백하면서도 경쾌한 울림이 매력적인 이 책에는 처음 상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하는 풋풋한 20대 시절부터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도쿄에서 살면서 이제는 지금 이곳이 더 익숙하고 편안해진 50대까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소심하지만 성미가 급하고, 슬렁슬렁 하는 것 같지만 좋아하는 것 어떻게든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마스다 미리의 상경과 독립, 그리고 28년여의 혼자 살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금 인생의 어느 시점을 지나고 있든 한 조각 설렘, 한 조각 향수와 위안이 스르륵 스며들 것이다.

“낯선 곳에서 비로소 찾은 나의 모습,
그럭저럭 꽤 마음에 듭니다.”
사소한 행복, 고독이 주는 충만함, 함께하는 다정함까지

생활의 터전을 옮긴다는 건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모님과 떨어지고 죽고 못 사는 친구들과 멀어지고,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것. 그건 아마도 멀고도 긴 여행, 혹은 나무 옮겨심기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시험해보고 싶은 기분. 가족과 떨어지기 싫은 기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몹시도 고민한 끝에 상경한 도쿄였다.” 마스다 미리는 그렇게 고심해서 상경한 도쿄에서 치기 어린 허세를 부리기도 하면서(‘일러스트레이터처럼 영어로 된 직업을 가지려면 멋있는 것도 중요하니까 담배를 한번 피워볼까?’)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새삼스레 발견해나간다. 시행착오 속에서 자기다움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보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절로 번진다.
굳이 지름길을 택할 필요가 없으니 골목길에 있는 이 집 저 집을 구경하면서 목적지에 가고, 뜨거운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들고 공원에 가서 초콜릿과 함께 즐기고, 맛있고 예쁜 갖가지 음식을 먹어보며 취향을 넓혀가고……. 혼자서 누리는 사소하지만 충만한 행복이 책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날은 이렇게 말한다. “상경한 지 25년. 몇 년이 지나도 도쿄가 새롭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곳이 좋고, 또 새롭게 발견한 나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마스다 미리의 혼자 살이는 이렇게나 하루하루 충만하다.
아! 그렇다고 해서 도시생활과 혼자 살이가 마냥 고독한 것만은 아니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새로 사귄 사람들과의 다정한 에피소드도 마음 한편을 밝게 물들인다. 우리는 혼자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그렇게 어른이 된다.

“저는 무리하고 싶지 않은 어른입니다.”
마스다 미리의 하루를 뿌듯하게 채우는 ‘느긋한 최선’

도쿄에서 혼자 살며 작가가 알게 된 건 도쿄라는 도시만이 아니었다. 낯선 곳에서 홀로 생활할 때 기실 가장 많이 알게 되는 건 자기 자신이니까. 마스다 미리는 스스로를 ‘무리하고 싶지 않은 어른’이라고 칭한다. 그러면서 잠자는 시간을 줄이거나 식사 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자신에게는 산책 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멍하니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 또한 ‘무리’라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물론 노력은 한다. 노력하지 않는 것과 무리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노력해야만 하는 일도 있고, 노력은 때때로 즐겁기까지 하다. 하지만 무리하면 결국 즐거움과 멀어지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자신을 잃지 않는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언제나 ‘느긋한 최선’을 다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수수께끼 같은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슬며시 찾아온다. 계속해서 나를 알아가고 나와 화해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인지도.

저자

마스다미리

마스다미리益田ミリ

1969년오사카출생의일러스트레이터,에세이스트.평범한일상속에서반짝임을발견해내는작가로,최근만화데뷔20주년기념작『미우라씨의친구』를펴냈다.초기작의수짱부터이번작의미우라씨까지,지금을살아가는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특유의담백한시선으로그리며,시간이흐르면서조금씩변하는삶의모습또한날카로운시선으로담아내고있다.만화,에세이,그림책...

목차


1.상경이야기
내집은어디에
가전제품을사다
혼자살기
방범대책
새로운내가
엄마가오다
핫케이크
한밤중의사건
언어의터널
아르바이트찾기
일러스트영업
신기한편집부
파친코를하다
피팅룸에서
클럽에가다
헤어컷모델
윗집사람
한밤의햄버거가게
헤어짐
맛군

2.도쿄허둥지둥족
2019년
유성구경
A형독감입니다
내가제일하고싶은것
학생수첩
도쿄허둥지둥족
마들렌,좋아해요?
적당히하기연습
모스라
바쁜미래
나이트가드
레이와시대의선풍기
보헤미안랩소디
남의집내부
어울리는음식조합
악어공원
곤란할때는
지갑을사기좋은날
밤새우기좋아하는사람

2020년
재미있게말하는사람
발효의힘
매화를보다
꽃비녀,아르메리아
골목의이름
아마릴리스
까만전화기
온라인회의
빵굽는기계
내몸을잣대로
세상에서제일맛있는과자
스마트폰너머의친구
먹고싶은음식베스트5
나에게보내는편지
선글라스를쓰고사이클링
막막해지기전에
마스크와미용실
책의용어
옛사랑

2021년
운동화블루스
세개의소포
박력분으로만들다
마지막선물
감자샐러드먹고싶어!
마리토쪼
딴길로새는멍멍이
막대불꽃
무리하지않는어른
전부싫어진밤
최근즐거웠던일
최강의조언
최애를원해
기다리는즐거움
오랜만에귀성

2022년
나쁜버릇
인스턴트누카도코
40년만의직소퍼즐
팡데로
부를수있어요
지우개만한고양이
나보다저아이
후토코로모치
‘마음’의무게
작약봉오리

3.막차가떠난후
정말로정말로정말로동시에
영어숙제
진지하게놀다
막차가떠난후
그때의우리

출판사 서평

“낯선곳에서비로소찾은나의모습,그
럭저럭꽤마음에듭니다.”
사소한행복,고독이주는충만함,함께하는다정함까지

생활의터전을옮긴다는건지금껏살아왔던방식에서벗어나완전히새롭게탈바꿈하는것과마찬가지다.부모님과떨어지고죽고못사는친구들과멀어지고,미래를꿈꾸며새로운공간에서새로운나를만들어가는것.그건아마도멀고도긴여행,혹은나무옮겨심기와비슷할지도모르겠다.

“나를시험해보고싶은기분.가족과떨어지기싫은기분.갈것인가말것인가몹시도고민한끝에상경한도쿄였다.”마스다미리는그렇게고심해서상경한도쿄에서치기어린허세를부리기도하면서(‘일러스트레이터처럼영어로된직업을가지려면멋있는것도중요하니까담배를한번피워볼까?’)그동안몰랐던자신을새삼스레발견해나간다.시행착오속에서자기다움을발견해나가는과정을보노라면흐뭇한미소가입가에절로번진다.

굳이지름길을택할필요가없으니골목길에있는이집저집을구경하면서목적지에가고,뜨거운커피를담은보온병을들고공원에가서초콜릿과함께즐기고,맛있고예쁜갖가지음식을먹어보며취향을넓혀가고…….혼자서누리는사소하지만충만한행복이책곳곳에흩뿌려져있다.그러면서도어느날은이렇게말한다.“상경한지25년.몇년이지나도도쿄가새롭다.”시간이흘러도여전히그곳이좋고,또새롭게발견한나를자연스레받아들이기.마스다미리의혼자살이는이렇게나하루하루충만하다.

아!그렇다고해서도시생활과혼자살이가마냥고독한것만은아니다.오롯이자신의힘으로새로사귄사람들과의다정한에피소드도마음한편을밝게물들인다.우리는혼자서,때로는누군가와함께그렇게어른이된다.

“저는무리하고싶지않은어른입니다.”
마스다미리의하루를뿌듯하게채우는‘느긋한최선’

도쿄에서혼자살며작가가알게된건도쿄라는도시만이아니었다.낯선곳에서홀로생활할때기실가장많이알게되는건자기자신이니까.마스다미리는스스로를‘무리하고싶지않은어른’이라고칭한다.그러면서잠자는시간을줄이거나식사시간을줄이는것뿐아니라자신에게는산책시간을줄이거나혹은멍하니있는시간을줄이는것또한‘무리’라는걸알았다고말한다.

물론노력은한다.노력하지않는것과무리하지않는것은다르다.노력해야만하는일도있고,노력은때때로즐겁기까지하다.하지만무리하면결국즐거움과멀어지기때문에둘사이에서균형을잘맞춰야한다.자신을잃지않는단단한마음가짐으로언제나‘느긋한최선’을다하는작가의모습을보고있자면,아무리시간이흘러도수수께끼같은스스로와사이좋게지낼수있을것만같은기분이슬며시찾아온다.계속해서나를알아가고나와화해하는것.그것이진정한어른의모습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