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반양장)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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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릴케의 이 편지들은 그간 여러 번역본들을 통해 소개되어 왔다. 때로는 준엄하면서도 편지들 전체에 흐르는 따뜻한 어조는 이 편지들을 친근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고독’, ‘사랑’, ‘성’, ‘인간 존재’ 등 이 편지들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주제들은 시인으로서의 릴케의 시세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자칫 피상적인 인식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국내 릴케 연구와 번역의 권위자이면서 그 역시 시인이기도 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김재혁 교수가 새로이 번역하고 해설을 붙인 이번《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표면적인 것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깊은 곳에는 늘 법칙이 지배하고 있습니다”라는 릴케 자신의 말에 부응하는 번역본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이번 고려대학교출판부판에서는 편지의 수신자인 “젊은 시인”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릴케가 편지를 보낸 스웨덴의 각 지명까지 원어 발음을 찾아 표기하는 등의 정밀한 작업을 거쳐 가히《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번역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2천 편이 넘는 시작품과 많은 수의 산문을 쓴 릴케는 또한 유럽 서간문의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의 편지를 남겨 놓았으며, 지금까지 7천 통이 책의 형태로 출간되기도 했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시간을 편지 쓰는 데 할애한 릴케에게 편지는 “인간들 사이의 가장 멋지고 풍요로운 교제 수단”이면서, 자신의 사고의 편린들을 상대에게 토로하는 마당이었다. 고독의 시인인 릴케에게 편지는 ‘인간적인 소통’을 가능케 해주면서 동시에 시적 창조가 침묵과 고갈의 궁지에 빠질 때 창작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수련의 장이기도 했다. 즉 편지는 외적 발산과 행동보다는 내면성에 경도된 릴케의 세계관의 상징이라고까지도 할 수 있다.

1902년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한 시인 지망생이 자신의 습작시들과 함께 속내를 털어놓는 한 통의 편지를 28세의 시인 릴케에게 보낸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두 사람 간의 편지는 1908년까지 지속되었으며, 편지를 보낸 문학청년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는 자신의 동문(?텐 육군유년학교) 선배인, “약 15년 전 장교가 되기 위해 부모님에 의해 장크트 ?텐 육군유년학교에 보내졌던 그 가냘프고 창백한 얼굴의 소년”, “고독과 방랑 그리고 장미 또는 모순의 시인” 릴케로부터 받은 편지들 가운데 10통을 골라 릴케 사후인 1929년에 묶어 펴냈다.
이 편지들의 수신인인 카푸스는 끝내 시인이 되지 못했지만, 릴케가 한 젊은 습작시인에게 보낸, 시와 시인에 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따뜻하고 솔직한 육성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삶과 창작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무럭무럭 자라나 성숙해 가는 오늘과 내일의 많은 젊은이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저자

라이너마리아릴케

RainerMariaRilke,1875-1926
1875년12월체코프라하태생.1926년12월자신을찾아온여인에게장미꽃을꺾어주려다장미가시에찔린것이화근이되어스위스의발몽에서51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유럽의여러나라와러시아,아프리카,스페인,북구등을떠도는끊임없는방랑속에서살고사랑하며2천편이넘는시와단편소설,희곡을비롯한수많은작품을남겼다.폴발레리,T.S.엘리엇과함게20세기최고의시인반열에서며독일현대시를완성시켰다는평가를받고있다.깊은고독을전제로한인간성에대한끝없는탐구는삶과죽음의합일에대한그의회구와더불어그의문학에서큰테마를형성한다.예술가적치열함을가지고삶을일관하면서《기도시집》,《형상시집》,《신시집》,《말테의수기》,《두이노의비가》,《오르페우스에게바치는소네트》등뛰어난많은작품을남겼다.

목차

들어가는말_프란츠크사버카푸스

첫번째편지_나는시를꼭써야하나?
두번째편지_아이러니에대하여
세번째편지_예술작품과비평에대하여
네번째편지_성에대하여
다섯번째편지_로마에서의생활
여섯번째편지_고독과신에대하여
일곱번째편지_사랑에대하여
여덟번째편지_고통과그치유에대하여
아홉번째편지_인간의감정에대하여
열번째편지_직업의세계와삶으로서의예술

라이너마리아릴케연보
해설_인생의계절에따라읽는릴케의편지

출판사 서평

이편지들에서드러나는릴케는한선배시인으로서의조언자이지만또한자신의문학,시에대하여진솔하게고백하는친구이기도하다.“당신을이렇게위로하려하는이사람이당신에게가끔위안이되는소박하고조용한말이나하면서아무런어려움없이살고있다고는생각하지마십시오.나의인생역시많은어려움과슬픔을지니고있으며당신의인생보다훨씬뒤처져있습니다.그렇지않다면어떻게이사람이그러한말을할수있겠습니까.”‘젊은시인에게보내는’이편지의진정성은교훈적인가르침과더불어시인의이러한공감과자신에대한솔직한고백때문이다.

이러한공감과더불어사랑과성,고독,죽음,예술,나아가인간의존재이유에대한문제들를개진하고있는이편지들은릴케의시적사유에있어중요한측면을담고있는데,‘고독’이그것이다.이고독은일상과의단절이나단순한침잠이아니라,자신이항상맞닥뜨리는일상의풍요로움을전제하고있으며,“글을쓰도록명하는그근거”와의만남이며,그래서시인에게일상은고유하면서항상새로운것이다:“당신의일상의풍요로움을말로써불러낼만큼아직당신이충분한시인이되지못했다고스스로에게말하십시오.”

이편지가한시기의단순한증언에그치지않고,처음출판된이래세기를달리하여지속적으로사랑을받고있는이유는‘고독’,사랑,존재등과같은항구적인문학적예술적주제에대한시인릴케의사유와더불어“인습적사고로인해딱딱하게굳어버린제도권을떠나국외자로서진정한진리를찾아자신의삶을마치수도사처럼추구해간,혹은추구하려한시인의각고의인생의흔적”이불러일으키는감동때문일것이다.

‘젊음’과‘시’를주제로펼쳐지는이편지는고뇌와진지한성찰의편지이지만또한행복한편지이기도하다.문학과시에관해,삶에관해위선없이속내를털어놓는한젊은이에게보내는따뜻한위로와,때로는준엄한조언이담겨있는이편지들을받는이는행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