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정적 그 누추한 진실

꿈의 정적 그 누추한 진실

$15.94
Description
실제 직면한 내 애상의 거울이다. 기가 소진돼 심신이 불안한 것일까? 내 꿈엔 늘 게걸스럽고 더럽고 불결한 공포의 좀비가 등장해 밤잠 편치 않은 구속적 내 영혼을 밤마다 갉아먹고 있다. 나는 비실대고 초점 잃은 허탈로 밤마다 삐질삐질 진땀을 흘려야 했다. 엊그제 오랜 병마로 백 년 친구인 아내를 잃어 화장시키고 혼자가 되어 외롭고 쓸쓸한 나날을 맞는다. 내 생에 처음 닥친 운명적 허무다. 밤마다 헛것이 씌인 듯 동에 닿지도 않는 별천지의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미로 속 꿈 때문에 시달려 정신과 병동에라도 가야 할 판이다. 낮잠에도 밤잠에도 꾸어지는 환상에 깨어지는 머리와 심약함이 날로 늘어가 사지 멀쩡한 환자 아닌 환자가 되어 피를 말리고 있다.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고 나잇살로 불쑥 나온 뱃살도 꺼져갈 만큼 수척해간다.

눈은 하가마가 되어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쑥 들어가 초췌하고, 본래의 인상을 지워가는 반송장의 몰골이 되어간다. 밤마다 잠이 들면 외까의 비명을 지를 만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해 불가의 별천지의 꿈 때문에 이제 밤은 나에겐 두려움의 대상이다. 실제 존재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상상 이상의 발칙하고 엉망진창 두서없는 개갈치 않는 꿈속 몽혼은 이제 내 단골 메뉴다. 숨 가쁘게 기어오르고 채이고 몰리고 다치며 허우적거리는 내 침상의 몸부림은 어떤 모습들일까? 내가 나를 알 수 없는 아이러니로 만들어낼 테다. 시달림으로 경직된 목과 자고 나도 개운치 않은 무언가 꽉 채워진 듯한 무거운 머리, 그 얼얼함! 참 못 말리는 고질병이다. 이 계기를 들어 나는 내 영적 자원이라는 미명하에 방증에 가까운 허무맹랑한 꿈을 하나하나 글로 치부하고자 했고, 많은 이들과 함께 산발적 꿈 이야길 공유하고자 고민하기로 했다. 이야기 속에는 괴기스러운 인간말종 좀비가 등장하게 되는데 등장 괴벽의 무리인 좀비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알 필요가 있고, 알고 난다면 받아들이는 그 공포의 혐오스러움은 하나의 해프닝 같은 모델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무슨 이야기든 이야기 속에는 오묘함과 희열이 있기 마련이다. 알고 보면 시시껄렁한 별것도 아닌 것이 되지만 모르는 상황일 땐 흥분과 열정, 몰입이 되므로 편향적 사고가 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상징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불안을 반영하는 영상문화 속에 등장하는 사회적 거울인 좀비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시적 상징의 표현이다. 20세기 속 서구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한 드라큘라나 좀비, 일그러진 삶 속에 두드러진 그 모습은 변모해가면서 21세기 한국 영상문화에까지 영향을 끼쳐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스크린 속 영상물이 오늘날 좀비라 보면 될 듯하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괴물 좀비! 우리는 영화 속 좀비를 보면서 징그럽고 무섭다는 편견 하나로 그칠 뿐 그 좀비에 대한 비밀은 알려고 들지 않는다. 단지 제작자들의 지능적 아이디어로만 형상화한 하나의 피조물로, 흥분과 공포를 자아내기 위한 매개체로 흥행을 위주로 한 계략적 의도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좀비라는 대상이 비록 서양에서 시작되었지만 동양 특히, 한국 영상물에서 좀비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좀비라는 상상의 존재가 내포하고 있는 데에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 외에는 별 신경 쓸 일이 아님을 일축한다. 좀비는 더럽고 추하고 징그럽고 무서운 살아있는 괴물로 피를 부르는 괴기스런 상징이며, 늘 배고픔을 드러내며 먹자고 달려드는 걸신의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좀비의 핵심은 배고픔이라는 단순한 욕망으로 해석하는 현대인의 복잡한 현실을 반추하는 의미 깊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저자

허신

인천서구가좌동출생
토박이작가

[작가연보]
2013년「꿈이머문슬픈인형」
2014년「사랑할수밖에없는이유」
2024년「이시대의자화상」,「잊혀진주소168번지」,「문학을흉내내었읍니다」

목차

첫머리글
이글을쓰면서


밤마다내영혼을잡아먹는심령의마구간
소나기내리던날밤의망령
잠행의나라
비사몽월광의밤
마달로의타이밍
좀비의도시바시리
영혼을훔치는희대의사기꾼바빌루니아
두번을태어나도똑같은놈
혐오의골짜기
저주의두어금니
활난의별천지
애장
구척장신
허수아비의망령
풍수지리
우연한눈길
설잠
야리야리의꿈
몬태왕국의나발리임금님
생사의수단
능멸의시간
혼령의방문
헛것
망자를불러내는신의딸들
헛것들의반란
한밤의길손
창가의귀신
광란의질주
제물
잡년
진눈깨비의허상
패륜
탐욕의말로
졸부의조건
화냥기
죽음의그늘폐가
발작
형벌
애난의알츠하이머
가상의세계행성을가다
위정자들
귀접
섬광
악신의영역
납골당의원귀들
짚시의남자
도박의그늘
객사
우중의곡소리
보이지않는궁전
자살

출판사 서평

삶의여정은긴잠으로부터시작된다.인생의절반은잠으로일관한다는말이낭설이아니다.사람이면행하는일상이다.낮과밤을상관치않고빠져드는게잠이다.아련한잠에도취되어반송장이된무아지경속에서도사람은꿈을꾼다.젖먹이어린아이의잠든얼굴을들여다본모든어머니들은하나같이잠든아이가잠결에방실대며웃는모습을목격했으리라.젖먹이조차도꿈을꾼다는사실이다.아이가꾸는꿈은단순하다.모태에서세상밖을내다볼수없어아무것도본것이없기때문이다.성장과정의꿈일뿐이라이르고,그꿈은아름다운개꿈이라고일축해도좋을것이다.하루하루가다르게성장하는과정에서어린것이몸으로말하는무언의성장통임을보여주는과정이다.세상에나같은아이가또있을까싶게내성장의기간은꿈을꾸기위해태어난특별한혼돈의아이같았다.성인이되어머리허연지금의이나이에도꿈은계속된다.산꼭대기에서두팔을벌려하늘을자유자재로유영하는환상적허울이묻어나는단맥상의꿈을꾼다.하늘을나는꿈은성장기때만꿀수있는꿈이다.

알라딘의요술담요처럼창공을휘저어날았고,묘기를부리는비행으로협곡을비집고날았다.이같잖고두려움없는꿈은주책일까?몽상일까?누구나잠이들면크고작은꿈을꾼다.꿈은현실에서실현불가능일수도있고,단지몽상에불과할수도있겠다.불가능한꿈과희망을신념으로희망을갖는사람을몽상가라이르지만그들에겐무언가구미당기는자기위주의꿈에대한선입견에사활을거는걸보면꿈을굳이의기소침해할일만은아닌듯하다.현실에서강렬하게바라던희망이꿈에서실현되는거꾸로의현실처럼와닿는기적같은일이일어나는이면도있다.이는절대신뢰할수없는감성적인로망이너무깊은나머지꿈이불러내는투명적환상일뿐이다.그러므로대다수의사람들이꿈을허투루간구치않고소중히다뤄자기안일의흑백을가리는신같은존재로꿈을다루기도하며,꿈에따라그날의일진을점치고일확천금을꿈꾸며복권도사고,돼지꿈,똥꿈에길흉화복의운세를소원하기도한다.꿈의기억은하루가생명이다.짧게도하루,길면이삼일이면잊혀지는것이꿈의특징이다.

우리는모두영혼을가지고있다.꿈은신으로부터혹은영혼으로부터자신에게오는영혼의메시지일거라생각된다.나는철학가이거나역술인또는심령가가아니다.일반대중으로서그럴것이라는혼자만의생각을두서없이표현할뿐믿고,안믿고는독자의몫이다.꿈속의사위는언제나신비로가득하다.나아닌타인과의어울림에서나를꼭신뢰받는인물로승화시킨다.꿈의해몽은믿을만큼제대로해야꿈가치의소중함에서비롯된값진꿈값을할것인즉좋은꿈은신처럼소중히다루어나만이간직한그날운세의보물로간직할일이다.이것을행운의꿈이라이름한다.좋은꿈은혼자마음속에숨겨남에게발설치않는꿈나름의원칙이있다.용꿈,돼지꿈,돈꿈을꾼사람들의공통된심리다.

꿈은크게나누어다섯가지종류로따져분리한다고한다.첫번째심몽(心蒙)이다.평소깊게생각해반복해서꾸어지는꿈을말한다.정몽(正夢),평생에볼일도없고느끼거나생각조차해본일도없는데꿈에또렷이나타나깨어나서도꿈의전후현상이두드러져생생하게남아있는경우를말한다.허몽(虛夢),심신이나태하거나쇠잔할때꾸어지는기분나쁜꿈으로몸이허약한이들이꾸는꿈을말한다.잡몽(雜夢),꿈과욕망이두드러진이들이꾸는꿈으로별의미가없는자신의노이제로가불러오는심신고단한꿈이다.영몽(靈夢),신화적이며영적인꿈이다.일대선조가꿈에나타나경고하는중대의미를갖는꿈으로일생에한번꿀까말까하는귀하고신비한꿈을말한다.

그대들이여,꿈을꾸어라!정몽,잡몽,심몽,허몽,영몽보다값지고현실에가까워질수있는생각이살아있는절대적희망의꿈을말이다.뚝배기보다장맛이라고했다.꿈풀이의해몽은하나의거품이다.문명의이기핸드폰속게임이라일축하며꿈은부득이나만의존재물이아닌누구나꾸는돌림병같은몽환적질환임을상기하고기대이상의편애에서자유로워질일이다.다만좋은꿈이라면의미를부여할일이다.멀리옛선조들은꿈을조상이나신의계시로받아들인숭고함이있었다.그편견에치우쳐그날일진에반영하고행동반경마저자제하며간밤의꿈에촉각을세워촌각을다투는하루를살았으니그순수함이곧우리백의민족영혼임을말해주는듯하다.꿈은꿈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