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 그림자 (허묵음 장편소설)

빛과 그 그림자 (허묵음 장편소설)

$20.34
Description
허묵음 작가의 장편소설 『빛과 그 그림자』는 역사적 격동과 개인적 비극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며, 동시에 인간 존재의 근본적 조건을 탐구하는 수작이다. 이 작품이 지닌 문학적 성취는 거대담론과 미시서사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역사의 구조적 폭력이 개인의 운명에 어떻게 각인되는지를 섬세하게 형상화했다는 데 있다.

작품의 서사 구조는 정교한 대칭성을 바탕으로 구축되었다. 부친의 시선은 상실의 순간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딸의 관점은 부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여정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이원적 구조는 단순한 시점의 교차가 아니라, 『빛과 그 그림자』라는 작품의 핵심 은유를 구조적 차원에서 실현하는 정교한 장치로 기능한다. 상실과 갈망, 기억과 망각, 현존과 부재라는 대립항들이 서사 전반에 걸쳐 변증법적으로 전개되면서,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가가 한국 전쟁 이후의 시대적 맥락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이념적 도식화를 철저히 거부한다는 것이다. 빨치산 부모의 아들이라는 설정은 당대의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편견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개인이 역사적 굴레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부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노력조차 시대의 구조적 한계 앞에서 좌절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역사와 개인의 복잡한 관계 양상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저자

허묵음

자유업에종사하던오십대후반,‘인생2막’은글쓰는삶을살기로뜻을세우고책읽기에전념하기로마음먹고,육십대중반에자유업을접고,책읽기와시와산문습작과정을거쳐독학으로소설쓰기공부를하고있는중이다.저서로는단편소설모음집「그여인의초상」과산문집「스친인연기억하기」,장편소설「그날이올때까지」,「저마다다른삶이있기에」등이있다.

목차

이책은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문체적차원에서이작품은절제된서정성과냉정한사실성이절묘하게균형을이루고있다.작가는극한상황에서의심리적변화를은유적표현을통해압축적으로형상화한다.이러한문체적특징은감상적몰입을경계하면서도독자의정서적공감을이끌어내는효과를발휘한다.또한작품전반에스며든시간의식은매우정교하다.과거와현재가선형적으로배열되지않고순환적으로교차하면서,상처의지속성과치유의가능성을동시에암시한다.

이작품의미학적성취는무엇보다개별적경험을보편적차원으로확장시키는서사적역량에있다.한가족의이산과재회라는특수한사건이분단현실을살아가는모든이들의집단적무의식과공명하면서,개인사가곧민족사가되는지점을정확히포착한다.이러한서사적확장은작위적이거나도식적이지않으며,인물들의구체적경험에뿌리를두고있어설득력을갖는다.

이책『빛과그그림자』는분단문학의새로운지평을제시하는작품이다.이념적대립을넘어인간존재의본질적조건을탐구하면서도,역사적현실에대한냉철한인식을견지한다.빛과그림자라는은유를통해삶의양면성을형상화하되,이분법적사고에머물지않고둘사이의변증법적관계를추적한다.이러한문학적성취는우리시대문학이도달해야할하나의준거점을제시한다고평가할수있다.작품을관통하는화해와용서의주제는결코값싼감동이나일방적위안에머물지않으며,진정한치유를위해서는무엇이선행되어야하는지에대한깊은생각을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