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문화유산 이야기 (아빠와 딸, 역사의 시간을 걷다)

강원도 문화유산 이야기 (아빠와 딸, 역사의 시간을 걷다)

$20.25
Description
“내 인생의 소중한 국보와 보물은 문화유산 그 자체보다,
그 곁에서 나눈 딸과의 시간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면서 딸과의 대화는 항상 부족했다. 여느 일터처럼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거의 매일 야근이 어어졌고 회식도 잦았다. 늦은 시간에 퇴근해 딸 얼굴을 보면 행복했지만 대화를 나눌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를 당연한 것처럼 대하는 딸을 보면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딸과 함께할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소통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깊게 고민하다 넌지시 물었다.
“딸, 아빠랑 여행 갈까? 전국 곳곳에 멋진 문화유산이 많단다. 어때?”
딸은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재미나게 놀만한 데도 있어요? 맛있는 것도 사주실 거죠? 그렇다면 가보죠, 뭐.”
아빠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딸의 배려일까?
그렇게 딸과의 주말여행이 시작되었다. 나는 답사할 문화유산에 대해, 특히 관련 스토리를 찾아 열심히 공부했고 현장에서는 가급적 딸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저녁에는 자연휴양림에서 함께 삼겹살도 굽고, 찌개도 끓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차 딸이 재미있어 했다. 특히 시큰둥하던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흥미를 나타냈다.
한 달에 2~3번은 답사 여행을 떠났다. 가끔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딸은 학교에 가족 동반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해 3~4일씩 떠나기도 했다. 그렇게 15년 남짓 방방곡곡을 다녔고 수많은 문화유산을 마주했다. 딸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되었고 이제는 제법 알은체한다.

에피소드 하나. 어느 날, 대학생이 된 딸이 신이 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방학 기간에 외국인 학생들을 몇 주간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도우미 역할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일정 중 경복궁 등 유적지를 방문해야 하는데 담당 교수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솔할 수 없어 딸이 대신 그 역할을 맡았단다. 어릴 적 멋모르고 아빠의 설명을 듣던 일을 거울삼아 아주 쉽고 재미나게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주었더니 반응이 뜨거웠다는 것이다.
지금은 딸도 직장인이 되어 함께 답사 여행을 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지난 15년 이상 주말마다 여행을 함께 다니며 문화유산에 대해 주고받던 대화들, 저녁이면 자연휴양림의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서로의 생각과 삶에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내 인생의 소중한 국보와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동안 딸과 함께 답사했던 수많은 문화유산 중 나름대로 각 지역을 대표한다고 생각한 것들을 추려 설명하는 형식으로 꾸몄다. 글을 쓴 의도와 책의 구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과 학부모, 일반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의도로 썼다.
둘째,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인 강원도의 문화유산을 소개했다. 순차적으로 충청도 등 타 지역의 문화유산도 소개할 예정이다.
셋째, 각 장마다 ‘자세히 알아보기’ 코너를 두어 문화유산과 관련해 알아 둘 필요가 있는 사항이나 특정 유형의 문화유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다.
넷째, 책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필자가 찍은 것이며 부득이 직접 찍지 못한 사진은 출처를 밝혔다. 필자가 찍은 사진의 질이 낮더라도 이해를 바란다.

학창 시절 내내 아빠와 답사 여행을 함께 해준 딸이 고맙기 그지없다. 또 이를 계기로 돈독하고 애정 어린 부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
“해니야, 사랑한다! 그리고 항상 아빠를 위하는 마음, 고맙다!”
저자

나곽주

대학에서심리학을전공했다.밥벌이를위해전공과동떨어진통신회사와방송사에서33년을일하다최근정년퇴직했다.하나뿐인딸과대화할시간과공간을만들기위해15년동안함께전국의문화유산을찾아여행을다녔다.그렇게얻은우리문화유산의아름다움과그것에얽힌스토리를많은사람과공유하고자글을쓰고강의를하고있다.

목차

추천사
머리말


제1부.철원,양구
01.불상이스스로찾아낸안식처,도피안사(到彼岸寺)
02.전쟁의상처를안고평화를꿈꾸는곳,철원노동당사
03.호수에서구해낸고인돌,양구고인돌공원
[자세히알아보기]한국의고인돌


제2부.고성,속초
01.두번이나도난당한불사리,건봉사(乾鳳寺)
02.최고의명산이품은절,설악산신흥사(神興寺)
[자세히알아보기]사찰이름에담긴의미


제3부.강릉,양양
01.풍광도,스님마음도아름다운절,보현사(普賢寺)
02.사굴산문의본거지,굴산사지(崛山寺址)
[자세히알아보기]구산선문(九山禪門)이란?

03.영동지방에서유행했던석탑과보살상,신복사지(神福寺址)
04.강릉시민의자부심,강릉향교(江陵鄕校)
05.조선최고의천재가태어난곳,오죽헌(烏竹軒)
06.우리나라에서가장큰살림집,선교장(船橋莊)
07.애틋한사랑이야기가담긴천하의절경,경포대(鏡浦臺)
08.강릉의수호신이된스님과장군,대관령성황사와산신당
09.쌀뜨물이흐르는계곡,선림원지(禪林院址)
[자세히알아보기]팔부신중(八部神衆)이란?

10.신라선종(禪宗)이잉태된곳,진전사지(陳田寺址)
11.의상대사와관음보살의만남,낙산사(洛山寺)


제4부.동해,삼척
01.입맛이까다로운부처님,삼화사(三和寺)
02.기암괴석을병풍으로삼은정자,해암정(海巖亭)
[자세히알아보기]창살의종류

03.기암괴석위에세운누각,죽서루(竹西樓)


제5부.춘천,홍천
01.당나라공주의슬픈사연이얽힌절,청평사(淸平寺)
02.강원지역문화유산의보고,국립춘천박물관
03.통일신라연화대좌전시장,물걸리사지(物傑里寺址)
04.아름다운주변경관과다양한볼거리,수타사(壽陀寺)
[자세히알아보기]사찰전각의이름에는어떤뜻이담겨있나?


제6부.원주,횡성
01.남한강변의광활한폐사지,거돈사지(居頓寺址)
[자세히알아보기]비석의구조

02.우리나라에서가장화려한승탑과탑비,법천사지(法泉寺址)
03.왕건의속내가담긴절터,흥법사지(興法寺址)
04.신자들의피땀으로세운성당,풍수원천주교회(豊水院天主敎會)


제7부.평창,영월
01.고구려양식의석탑,오대산월정사(月精寺)
02.신라왕자와조선임금의사연이얽힌절,상원사(上院寺)
[자세히알아보기]한국동종(銅鐘)

03.신선이노니는곳에자리잡은부처,무릉리마애여래좌상
04.단종의한이서린곳,청령포(淸泠浦)와장릉(莊陵)


제8부.정선,태백
01.부처의사리를모신독특한탑,정암사(淨岩寺)
[자세히알아보기]적멸보궁(寂滅寶宮)이란?

02.민족의성지,태백산(太白山)

출판사 서평

나곽주작가의글을읽다보면강원도지역의우리나라문화유산을따라걷고있다는느낌보다는독자들이마치작가와딸이지나온시간들을함께걷고있다는느낌이먼저다가온다.이책은강원도곳곳에남아있는문화유산들을소개하는책이지만,그보다앞서한아버지가딸과나란히서기위해선택한소통의기록이다.작가는바쁜일상속에서소중한사람들과점점줄어드는대화를붙잡고싶었고,그방법을여행에서,그중에서도문화유산답사에서찾았다.“딸,아빠랑여행갈까?”라는머리말의한문장으로이책의여정은그렇게시작된다.
도피안사에깃든불상의사연,철원노동당사에남은전쟁의흔적,양구고인돌공원에옮겨진돌무덤의시간들은부녀의대화와질문,그리고고개를끄덕이는딸의시선과이해를통해그의미와가치를찾아간다.작가는매번딸의눈높이에맞춰이야기를풀어나가고,그과정에서강원도지역의문화유산은시험을위한하나의지식이아니라삶의일부로스며든다.

특히인상깊은점은작가의문화유산을대하는진지한태도다.건봉사에봉안된불사리의이동과도난,반환의과정이나신흥사영산회상도가사라졌다가다시돌아오기까지의이야기를다루는대목에서는감정의과잉을삼간다.대신그시간을견뎌온문화유산의무게를차분히전하고있다.“문화유산은제자리에있을때더욱가치가있다”라는이문장은역사와기록을바라보는작가의마음의결에가깝다.결국독자는문화유산들이사라지고옮겨지고다시돌아오는과정들속에서,우리가무엇을지켜야하는지자연스럽게되새기게된다.
또한중간중간보충하여설명하는‘자세히알아보기’코너도이책의흐름을부드럽게받쳐준다.고인돌의형식과의미,구산선문에대한설명,사찰이름에담긴뜻까지독자가한번쯤품었을질문을놓치지않는다.설명은친절하지만가볍지않고,깊이는있으되부담스럽지않다.학생과학부모,일반독자들을함께떠올렸다는작가의의도가책전체에고르게배어있다.

무엇보다이책에는시간이쌓여있다.한달에두세번씩이어진답사,때로는휴가를내어며칠씩떠났던여행,저녁이면자연휴양림에서별을보며나눈이야기들…그렇게흘러간15년의시간은또다른이야기를만든다.작가가말한“내인생의소중한국보와보물”은문화유산그자체보다,그곁에서나눈딸과의시간이었다.그래서인지이책은함께걷고,묻고,기억하고싶은사람들의책이다.아이와부모가나란히걷는길을찾고있는이들에게,혹은누군가와시간을나누는방식이조금은서툴게느껴지는이들에게이책은좋은안내서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