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3.0, 내일을 위한 어제와의 대화

패션 3.0, 내일을 위한 어제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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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패션을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이 편지를 쓴다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3차 산업혁명은 생산 프로세스 자동화와 효율화로 디자인, 패턴 제작, 재고 관리, 주문 처리와 같은 다양한 작업을 컴퓨터화하면서 노동력이 줄고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온라인에서의 패션 e커머스의 발전과 빅데이터는 모든 과정과 결과물들을 검증하고 예측한다.
이제 생성형AI의 등장과 로봇의 발전은 우리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속도와 범주로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술이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준다. 컴퓨터와 모바일이 지난 10여 년간 우리 인류의 일과 생활을 얼마나 어떻게 바꾸었는지 기억하면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의 히스토리, 샤넬과 디올의 탄생과 성장은 기술의 발전 속에 면면히 이어오며 세대를 뛰어넘는다. 결국, 기술을 능가하는, 아니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것은 바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인간의 욕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자면 자크 라캉(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의 말처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더 큰 인간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채우는 것은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중요한 지금, 기술이 세상을 바꾼 역사의 동일 궤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바뀌지 않는 패션업의 본질을 얘기하고자 한다. 기술이 삼켜버려 모두가 까마득히 잊어버린 그것을 기억하며,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기록과 흔적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시대를 뛰어넘어 기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치 않는 가치를 말이다.

저자

민은선

저자:민은선
패션전문매거진‘패션비즈(Fashionbiz)’편집장,대표이사로재직하며패션업계최고의전문가로평가받았다.
1989년평기자로출발해2019년까지패션업계를뛰는현장중심전문기자로활동하며최고경영자(2011년사장,2017년대표이사발행인겸임)위치에올랐다.
패션비즈퇴사후현재그동안의경험을살려고려대겸임교수로‘패션저널리즘’,‘패션과미디어’를강의하고있다.
이메일sophiamin2020@gmail.com
블로그brunch.co.kr/@esmin

목차


Chapter.1
패션업의본질은영원하다
패션은사람의욕망을자극하는것/17
다시옷자체에집중하기시작한패션/25
패션과사랑에빠진인재가필요한시대/34
유행보다철학을담아내는브랜드/46
자기다움이곧글로벌의시작/56

Chapter.2
꼬리자르며달려온패션업,축적과연결이필요하다
굿바이패스트팔로워,헬로퍼스트무버/69
패션업의꽃,여성복의잘못된단절/79
캐시카우에서성장을멈춘한국패션/90
부러워미치겠는꼼데가르송/103
패션No.1못하는삼성,그리고사라진소재기업들/116
잃어버린보석,동대문시장/129
패션유통진화인가?종말인가?/142
용감했던대륙원정1세대,우리가배운것/153

Chapter.3
생각의이동,패션업을새롭게하다
공간을장소로재창조하는콘텐츠/169
‘실버마켓은없다’는역발상/182
불편한진실에서디폴트가된지속가능성/192
널려있는구슬을꿰는컨덕터가필요하다/203
고객여정을바꾸는디지털생태계/213
라이프스타일만드는취향장사/223
생성형AI시대,도구가인간을자유케한다?/235
더이상K는필요없다?!K패션의미래/248

부록
한국패션50년연대기/259

출판사 서평

K-패션의철학은무엇인가?
우리에게는미래의패션을인도할비전이있는가?

왜우리나라패션브랜드에는‘철학’이라는것이없을까?왜일까?그것은아마도유럽패션브랜드들의그림자를열심히쫓아달려온국내패션역사에첫번째원인이있을것이고,두번째는선택의여지가없는백화점중심의국내유통구조일것이다.브랜드의출발이근원적고민보다는백화점의구획위에서출발하는경우가많았기때문이다.또한가지를들자면패션도입기국내기업들이일본패션업계가이미만들어놓은틀을이용하는경우가적지않았던영향도있었을것이다.

굳이변명하자면,우리가철학이없어서라기보다는브랜드를만들기시작한시점부터뿌리보다표피중심으로정형화된틀속에갇혀있었고,그것이오랜관행으로굳어졌기때문이아닐까.하지만우리가알고있는수많은글로벌패션브랜드들은뿌리깊은철학의기반위에만들어져이후의모든브랜딩정책과제품기획,마케팅등모든의사결정을이에의거해한다.
이제대한민국패션의역사는광복이후로만기점으로삼아도80년의역사를넘어간다.새로운패러다임의전환이필요한때다.이시점에서이책《패션3.0,내일을위한어제와의대화》는패션에관한최고전문가의시선으로국내의패션크로니클과미래를조망하고통찰하는좋은지침서가되리라생각한다.

책속에서

결국디자이너에게마케터적인소양,인문학적인시선이필요하다.패션업종사자들의역할은디자이너,MD,이런직업군보다는모두가마케터,궁극적으로마켓크리에이터가돼야한다.마켓의변화하는,그러나보이지않는욕망을읽고,그욕망을충족시킬수있는뭔가를새롭게만들어주는것,결국‘마켓인(Marketin,시장과소비자요구에서출발한제품개발)’과‘프로덕트아웃(Productout,자신의기술아이디어로제품개발)’이결합된상품이필요하다.숨겨진욕망을읽고(마켓인)그걸잘캐치한나만의상품을만들어(프로덕트아웃)소비자를만들어가야(마켓크리에이터)하는것이다.
-p.23~24

모든가능성이충분히열려있고굳이새로만들필요가없을정도로넓은세상에는따올열매가넘쳐났다.그원료를가지고조금만변형해쿠킹하면브랜드를만드는것은어렵지않았으므로카피도점점만연해갔다.어차피패션은서양의산물이니까하는은근한변명거리도있었다.
노력하는만큼성과를인정받고디자이너부터샵마스터까지각직종의실력있는전문가들은몸값을높여서다른회사를선택할수있는충분한선택지도많았던시기다.기업들은매년신입생을공채했고성장기에걸맞은실력있는경력자들을서로서로스카우트하는일도자연스러운일이었다.때로한팀을송두리째스카우트하거나,나중에보니두회사디렉터의자리가바뀌는일도있을정도로도를지나치기도했다.동시에가장많은고용을창출함으로써대한민국경제성장에기여한것도섬유패션산업이다.
-p.73

산업혁명과부르주아의시대,대량생산으로물건이풍요해지고도시로사람들이몰려들며점점자신을과시하고싶은욕망이폭발하던시대,1838년세계최초의백화점인오봉마르셰(AuBonMarche,르봉마르셰의전신)를만든비도형제와동업자부시코부부는아마도비즈니스면에서천재였을것이다(동업하다오봉마르셰를인수해〔1852년〕성장시킨것은부시코부부다).이들은어떻게사람들을유혹할만한물건을한곳에모아판매하는소매시스템을생각해냈을까?
미국에선1858년메이시백화점이최초이고국내의경우1906년일본미츠코시백화점의서울지점(미츠코시는일본최초의백화점이기도하다)이며,한국최초의민족자본백화점은1931년화신백화점이다.화신은화재와6?25전쟁에도명맥을유지해왔지만,과도한투자와물자부족,화재등으로경영의어려움을겪다가1980년대문을닫았다.해방이후1954년미도파,55년신신백화점에이어63년일본백화점미츠코시의경성점이출발인동화백화점의모회사동방생명을삼성그룹이인수하면서신세계백화점으로상호를바꿨다.
-p.143

지난10여년간지구상에서가장많이사용된단어를뽑는다면최상위급에랭크될단어중하나가‘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일것이다.기후위기와윤리적생산,소비에대한주제가본격화된이후‘지속가능성’은최대의화두가됐고각종산업에서이단어만큼자주,강하게회자되는단어도없다.
패션산업에서도서스테이너빌리티는거의트라우마에가깝다.하이앤드에서로앤드까지,럭셔리에서패스트패션까지최근몇년간서스테이너빌리티는가장중요한과제로대두돼왔다.샤넬도,ZARA도,나이키도,파타고니아도,디자이너와스몰브랜드도각자의위치,방식대로서스테이너빌리티를실현하고있거나실현하기위해노력중이다.적어도겉으로는….
-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