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당연하다는듯인정하며폐쇄된사회에서살아온소년,
넓은세계로첫발을디디다
이소설은셰익스피어의『로미오와줄리엣』에담긴문장으로시작한다.이름이라는게뭐지?장미라고부르는꽃을다른이름으로부르더라도아름다운향기는그대로.성장과정의배경에‘차별’의그림자가짙게드리워진채살아온사람들은그들이어떤향기를가진인간이건,다른이들에게그향기를전할수없는걸까?
차별의원인은무엇일까?외모?성별?나이?피부색?주인공스기하라가차별을당해야하는이유는‘국적’이었다.북한(북조선)국적을가지고있으면서일본에살고있는스기하라는해외여행을나갈수도없었고,원하는학교를선택해서갈수도없었다.
북조선국적을가진이른바‘재일조선인’이자마르크스를신봉하던공산주의자아버지가어느날국적을바꾸기로결심한다.하와이에가보고싶다는,공산주의,자본주의,평화주의,일점호화주의,채식주의등그어떤주의보다더중요한이유때문이었다.아버지는길고진한한숨과함께전향을결정한뒤스기하라에게말한다.“국적은돈으로살수있어.너는어느나라를사고싶냐?”선택할도리가없는환경에따라살아가던스기하라에게처음으로주어진선택지.스기하라는넓은세계를보기로결의한다.
그러나넓은세계는만만한곳이아니었다.넓은세계라고차별이없는곳은아니었고,오히려그를찍어누르려는이들은많아졌고,예전의동료들에게는배신자취급을당했다.그리고,최강의도전자가나타났다.풀네임조차알려주지않는,너무나스기하라취향의그녀,사쿠라이의등장이었다.
재일교포출신최초의나오키상수상자
가네시로가즈키의대표작
123회나오키문학상수상작인『GO』는여러가지의미에서화제가된소설이다.가네시로가즈키는가장대중성이높게평가되는작품에게주어지는나오키상수상자중최초의재일교포였다.차별,혐오,국적,이데올로기,성별…이작품에서다루고있는이야기는결코가볍지않다.이야기의농도역시그어떤작품보다진하고깊다.그러나무겁지않다.마치복서의스텝처럼경쾌하게이어지는이작품의문장을읽어내려가다보면나도모르게심장에흥분이전해지는것이느껴진다.
이작품은재일교포로일본에서살아온청년의자전적인이야기로보인다.하지만극히현실적이면서도,현실을벗어난판타지로느껴질만큼매력적인인물들이빠르게,거침없이,이야기의궤도를밟아나간다.등장인물누구하나,영화라면엑스트라에가까울인물조차인간적인매력이살아있고,생생하게느껴진다.작가의필력이흘러넘치는듯하다.그러면서한치의흠도없는작품이라느낄만큼탁월하다.
주제,재미도,문장,무게,모든면에서완벽하게조율된,언제,어느부분부터손에쥐어도끝까지읽게되는소설이다.
추천사
애초에무겁고어두운주제를다루면서도상쾌하고환한,능숙한솜씨의유머가있었다.작자의필력과젊음덕분이리라.하나하나의에피소드가안타깝고슬픈감성을불러일으켰다.(나오키상심사평중에서)
-히라이와유미에(각본가,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