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초옥 실종 사건

윤초옥 실종 사건

$12.00
Description
“좋다! 제정신이 아닌 이들끼리 세상 무너질 일 좀 같이 저질러 보자.”
진정한 꿈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줄에 오른 아이들의 가슴 뛰는 한판!
여름이 시작될 무렵, 사당패 한 무리가 찾아든 이후로 마을에 흉흉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 밤마다 서낭당에서 수상한 발소리가 들리고, 사내 옷차림에 여인의 얼굴을 한 사람이 돌아다니고, 장터 놀이판에는 호랑이 분장을 한 줄타기꾼이 나타났다. 급기야는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잣집인 윤 대감댁 초옥 아씨가 절에 가는 길에 산적에게 납치되고 만다. 온 마을이 마음씨 고운 아씨의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소란스러운 틈에 홀연히 사라진 사당패를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다. 이 모든 일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윤초옥 실종 사건』은 남다른 꿈을 꾼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아이들끼리 제대로 ‘한판’ 벌이는 이야기다. 사당패 대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줄타기보다 남몰래 화장을 할 때가 훨씬 즐거운 이해. 양반이자 여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억압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를 꿈꾸는 초옥. 거문고를 켜 집안을 일으켜 세우리라는 포부를 가진 홍단. 신분도 처지도 너무나 다른 세 아이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유일한 친구이자 조력자가 된다. 그 우정과 교감, 좋아하는 일에 전부를 거는 용기는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회와 어른이 내린 결정을 답답해하기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는 많은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가슴 뛰게 전한다.

▶줄거리
사당패 대장이자 줄타기꾼의 아들인 이해는 아버지처럼 줄타기꾼이 되라는 재촉에 날마다 줄에 오른다. 하지만 줄타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아무리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해는 혼자 있을 때면, 남몰래 다른 꿈을 꾼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놀이판을 찾아 들른 마을에서 이해는 허름한 남자아이 옷차림으로 밤마다 줄타기를 연습하는 기묘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각자에 줄에 올라선 아이들의 고민과 성장, 우정을 그린 동화.

저자

전여울

재미있는일을좋아하고재미있는글을쓰고싶어하는사람.장난치는걸무척이나좋아하지만,내가별생각없이치는장난이누군가에겐상처가될수있음을기억하며살아가려고합니다.지금까지동화『우리가다른우주에서만나면』,『윤초옥실종사건』,『사진속그애』,『레벨업5학년』(공저)등을썼습니다.

목차

아씨,혼례를앞두고실종되다|7
사라진그넷줄|10
잘못된아이|22
기묘한만남|34
초옥아씨의제안|46
한여름밤의서낭당|56
견습예인,홍단|70
내기한판|83
판에서다|95
비가내리면|104
초옥의결심|117
서로의줄|136
작가의말|148

출판사 서평

그해여름,무슨일이일어난것일까?
이해는줄타기꾼이되어야한다.아버지가사당패대장이자최고의줄타기꾼이기때문이다.아무리연습을해도줄에서고꾸라지는이해에게아버지는화를내며다그친다.
“어서,움직여!줄타기꾼아들답게제대로줄을타보란말이야.”(17쪽)
이해는입을다물고아버지의말을따른다.아무리말해도아버지는바뀌지않을테니,그저줄타기꾼의아들로태어난무게라고여길뿐이다.하지만한가지만큼은쉽게포기할수없다.바로담장(화장)이다.고운분과까만먹,붉은연지가스칠때마다사람의얼굴이바뀌는모습이이해는무척신기하고재미있다.남몰래담장을하다가아버지에게들켜혼나기도여러번이지만이해는담장을그만두지못한다.
어느날,사당패는이해가어릴적잠시살았던동네에머문다.그곳에서이해는또한번몰래담장을하다친이모나다름없는주모에게그모습을들키고,주막을뛰쳐나간다.그러다우연히찾아든서낭당에서허름한사내아이옷을입은양반집아씨초옥과맞닥뜨린다.
『윤초옥실종사건』은어딘지의심스러운초옥의실종사건으로독자들의흥미를북돋운뒤,시간을되돌려‘그해여름에일어난일’을이해의시점에서되짚어간다.시작부터줄타기꾼아들이해의놀라운비밀이드러나는가하면,그넷줄도난사건과사내아이로위장한초옥아씨의등장까지기묘한일들이속도감있게전개된다.비교적느린호흡으로시대를설명하는데에많은장면을할애하는여느‘과거배경’동화들과달리,『윤초옥실종사건』은심상치않은단서와인상적인캐릭터를통해그다음장면을궁금하게만든다.담장이나꼭두쇠같은옛말,조금은예스러운대사에도위화감을느낄틈없이이야기에빠져드는새로운독서경험을선사한다.

간절한소망으로서로를알아보다
이상한첫만남이후초옥은이해를찾아와줄타기를가르쳐달라고부탁한다.양반이줄타기를넋놓고구경하기만해도비난을받는마당에직접줄타기를하겠다니?이해는말도안된다고생각하면서도초옥의간절한부탁을외면하지못한다.그리고줄타기스승이되어주면원하는것은무엇이든들어주겠다는초옥의말에저도모르게비밀을털어놓는다.
“담장……제가담장을할수있게도와주실수있습니까?”(54쪽)
남자라서,천민이어서,줄타기꾼의아들이어서…이해는담장을좋아하는자신을부끄러워하고,남에게들키지않으려애썼다.그런데양반의신분으로천하디천한줄타기를배우기위해무엇이든하겠다는초옥의결연한모습이이해에게자신이원하는것을소리내어말할용기를준것이다.초옥은호탕하게웃으며이해에게말한다.
“좋다!제정신이아닌이들끼리세상무너질일좀같이저질러보자.”(55쪽)
초옥은그시대에여성들이짊어진무게를보여준다.초옥은가진것이많아보이지만,그가운데스스로선택할수있는것은하나도없다.걸음걸이나말투도양반답고여인다워야하며,무엇을배울지,누구와언제혼인할지조차정해진법도를따라야한다.줄타기는자신을얽매는것들로부터벗어나마음껏날수있기를바라는초옥의소망이고스란히투영된꿈이다.
이해에게줄타기꾼이되라는아버지도,초옥에게행복한여인이되라는어머니도두아이에게너는어떤사람이냐고,어떤사람이되고싶으냐고묻지않는다.그래서마을의제일가는부잣집아이와한평생장터를떠돌며자란아이는,이세상에서서로의간절한소망을진심으로응원하는유일한사람이된다.그래서둘은손을맞잡고,정말로원하는일을하기로마음먹는다.

아씨,판에서다
이해의어릴적친구인홍단은집안형편때문에기생이되었지만,거문고를연주하는예인이되겠다는꿈을가졌다.어려운상황에도끝내자신의길을찾아낸홍단은이해에게큰깨달음을준다.이해가자신의얼굴에담장을해보도록허락한뒤,이해의재능을칭찬해주기도한다.그러나이해와초옥의비밀약속을알게되자,초옥을찾아가당장그만두라고한다.
“아씨눈에는줄타기가심심하면한번해보는장난질이겠지만우리같은이들에게이런기예는목숨같이소중합니다.부디더는기예를모욕하지말아달라는것입니다.(중략)저는기예를,또제벗을아씨손바닥안에두고함부로굴리는꼴을가만히두고볼수없어요.”(91~92쪽)
자신의진심을증명해보이겠다는초옥에게홍단은열흘안에모든사람들이모이는곳에서줄위에서라는조건을건다.이해는절대로불가능한일이라고말리지만,초옥은홍단의내기를받아들인다.고운발이퉁퉁붓고수백번줄에서떨어져도다시일어서는초옥과굳은살과상처가득한손으로거문고를놓지않는홍단.실력은아직서투르지만예술을향한마음만큼은가볍지않은두예인의팽팽한자존심대결이시작된다.이해의재치와재주에힘입어,초옥은마침내수많은사람앞에서줄위에오른다.초옥의첫번째놀이판은무사히끝날수있을까?초옥아씨실종사건에는어떤비밀이숨겨져있을까?
『윤초옥실종사건』은과거를배경으로하고있지만,등장인물들이처한상황은오늘의어린이들이충분히공감할만하다.남성이기때문에,여성이기때문에,어디에누구와살기때문에,몸이나마음이남다르기때문에……그모든것에더해‘어린이’이기때문에.아직스스로선택할수있는것이많지않은상황과편견들속에서도어린이는저마다의꿈을품으니말이다.『윤초옥실종사건』은모든어린이가나만의꿈을찾는기쁨,그꿈을위해진심을다하는기쁨을누릴수있기를응원하는작품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