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제왕 (가잔 칸과 그의 시대 | 몽골제국이 남긴 최초의 세계사)

이슬람의 제왕 (가잔 칸과 그의 시대 | 몽골제국이 남긴 최초의 세계사)

$40.00
Description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의 권위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 명예교수의 역작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집사』의 페르시아어 원본을 번역
몽골제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이해를 위해서는 제국이 통치한 영역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카안의 울루스가 지배했던 동아시아와 몽골리아는 물론, 서방 삼왕가의 영역이 있던 중앙아시아, 킵차크 초원, 서아시아의 역사와 사회상을 고루 파악해야 최초이자 최대의 세계제국 몽골에 다가갈 수 있다. 훌레구 울루스의 7대 군주 가잔 칸 시대의 역사를 다룬 『집사』 제5권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는 몽골제국이 서아시아를 통치하며 이슬람 세계를 제국 안에 통합하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설명하며, 문자 그대로 ‘세계제국’의 탄생을 보여준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완역된 『집사』 한국어판 김호동 역주(譯註)본은 과거 낯선 지역으로 우리를 이끄는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당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은 현재 우리의 인식과 문화의 지평을 풍부하게 넓혀주는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저자

라시드앗딘

Rashīdal-Dīn(?~1319년경)
이란중부의도시하마단에서태어났다.어려서부터익힌제약과의술지식을바탕으로몽골군주일칸의궁정에출사하여문관으로서는최고직인재상(vazīr)에까지올랐다.그러나일칸국의군주를시해했다는정적들의모략으로처형당했다.
역사학을비롯해신학,식물학,약학등광범위한분야의저작들을남겼으며,재상시절가잔칸의명을받들어집필한『집사』는많은학자들로부터‘최초의세계사’로칭해지고있다.중세이슬람권최고의역사가로평가받고있으며,특히『집사』의몽골사관련부분은오늘날에도그독보적인사료의가치를인정받고있다.

목차

이책을내면서5
『집사』의구성표16

가잔칸기
제1장가잔의계보와그의즉위이전의상황19
제2장즉위이후그의활동과업적35
제3장가잔의덕성과행적,그가반포했던칙령들177

40개의‘일화’요목
제1화가잔칸의지식과학문의탁월함181
제2화그의순결과청정193
제3화그의유창한화법195
제4화그가맺는약속의견고함과공정함197
제5화자신이한말은반드시실행하는그의태도202
제6화그가베푸는은사와관용204
제7화우상숭배의철폐와파괴213
제8화예언자의후예들에대한후대215
제9화전투에서보인그의용맹함과인내심217
제10화종교지도자들에게준그의충고224
제11화이교도적인언사의금지228
제12화건축에대한그의애호와권유230
제13화타브리즈등에건설한혜민구239
제14화문서의위조와부정에대한방지책(4통의칙령)252
제15화불법증서의방지와오래된문서의폐기278
제16화불법적징세와징발의방지와대책(1통의칙령)286
제17화농민의보호와육성320
제18화역참제의개혁과사신들의피해방지책322
제19화노상강도와도적에대한대책333
제20화금은의순도제고338
제21화도량형의정비(1통의칙령)345
제22화역참용칙령과패자발부의개혁352
제23화복제칙령과패자의회수359
제24화몽골군에사여한식읍(1통의칙령)365
제25화가잔칸자신을위한별도의군대의정비378
제26화고리대금지382
제27화과도한위자료의금지396
제28화촌락각지에욕탕과사원의건설398
제29화음주의금지399
제30화대오르도에필요한음식비의조달400
제31화오르도들의음식경비의정비405
제32화국고의관리와정비408
제33화무기와무기고의정비413
제34화왕실직속가축사무의정비417
제35화매ㆍ호랑이사육사사무의정비419
제36화농민들의사무정비425
제37화불모지의개간429
제38화사신들의숙소정비437
제39화귀족들의하인과전령들의횡포금지442
제40화여자노비들의사창가강제판매금지445

부록
참고문헌450
찾아보기458
훌레구일족의주요인물들과칸위계승도
가잔칸시대의서아시아(지도)

출판사 서평

세계제국몽골이집대성한역사학의고전『집사』(전5권),마침내완간
라시드앗딘이쓴세계최초의세계사『집사』의한국어번역이완성되었다.서울대학교동양사학과김호동명예교수는2002년『부족지』를출간한이래『칭기스칸기』(2003),『칸의후예들』(2005),『일칸들의역사』(2018)를거쳐21년만에『이슬람의제왕-가잔칸과그의시대』를출간하며마침내『집사』의한국어번역작업을마무리했다.
‘연대기의집성(Jāmiʿal-tawārīkh)’이라는원제목이시사하듯『집사』는몽골제국을건설하고통치했던여러군주들의연대기를종합하여서술한것을넘어서중국,인도,아랍,투르크,유럽,유대등주변세계모든국가와민족의역사를집대성하려했다.거대한세계제국몽골의등장은오늘날우리의눈과귀를사로잡는것처럼당대인들에게도놀라움과두려움을안긴역사적사건이었다.이제국의흥기와팽창과정을중국,이란,러시아,한국,인도,이집트지역의수많은민족과국가가각기자기의언어와문자로기록을남겼다.이렇게다양한언어와형식으로기술된수많은기록들가운데에서도『집사』는그정확성과상세함에서타의추종을불허한다.
몽골제국의역사는그자체로하나의‘세계사’이다.따라서다양한언어와관점에서기록된자료를섭렵하고그것을기반으로하는총합적연구를통해서만비로소그실체에다가갈수있다.그러나현재우리가접할수있는중국측기록은중화주의역사관과세계관을중심에놓고몽골제국의‘세계성’을축소하여그것을중국전통왕조의하나로바꿔놓은것이다.그런의미에서다섯권으로번역된라시드앗딘의『집사』한국어판은몽골제국사연구자는물론많은독자들에게역사의실체적진실에접근하는통로가되어줄것이다.

『집사』의구성

제1부몽골사(일명『축복받은가잔의역사』)
제1권부족지
오구즈족
몽골화된투르크족
투르크족
몽골족
제2권칭기스칸기
열조기
칭키스칸기
제3권칸의후예들
우구데이카안
주치칸
차가타이칸
툴루이칸
구육칸
뭉케카안
쿠빌라이카안
티무르카안
제4권일칸들의역사
훌레구칸기
아바카칸기
아흐마드칸기
아르군칸기
게이하투칸기
제5권이슬람의제왕-가잔칸과그의시대
가잔칸기

제2부세계각민족들의역사
제1권울제이투칸기
제2권제1편아담이후사도와칼리프들의역사및지구상각종족들의역사
제2편본서완성이후전개될역사
제3부세계각지역의경역·도로·하천

*현존하는부분은제1부전체와제2부의제2권제1편뿐이다.


13~14세기최대규모,최초의세계사
『집사』는일칸국의재상라시드앗딘이가잔칸의명을받들어집필한책이다.그는재상의직무를수행하던중칸의칙령과후원을받아이책을집필했기때문에지금은사라진‘원자료’를자유롭게활용할수있었다.그결과『집사』에는제국의확장과운영에관하여다른어떤자료에서도볼수없는진귀한정보가풍부하게남아있다.라시드앗딘은방대한정보를취합하여몽골제국과주변여러국가와민족의역사를집대성했다.이렇게유라시아대륙의역사를총망라하는서술은『집사』이전에는세계어디에도없었기에학자들은이책을가리켜“최초의세계사”라부른다.
『집사』는총3부로구성되어있으며,사계절출판사에서출간한다섯권은모두제1부의내용을번역한것이다.라시드앗딘은가잔칸의명으로제1부를완성한뒤새로즉위한울제이투칸의명령에따라제2부와제3부를집필할계획이었다.그러나그목적을달성했는지는확인하기어렵다.현재제2부제2권제1편의사본만전해질뿐,나머지부분의존재는확인되지않고있기때문이다.

종합적인몽골제국사연구의시금석
앞서출간된제1권『부족지』,제2권『칭기스칸기』,제3권『칸의후예들』이각각몽골제국의준비기,태동기,세계제국의최종적완성기를다루었다면,제4권『일칸들의역사』와제5권『이슬람의제왕-가잔칸과그의시대』는일칸국의군주들이서아시아를정복하고지배하는과정을보여준다.
19~20세기에구미학자들의주도로몽골지배기의서아시아역사연구는커다란진척을이루었다.반면한국과중국등동아시아의학자들이이분야에기울인관심은극히미미했다.근자에들어서야비로소소수의전문가가당시의아랍과페르시아사료에천착하여연구의질적발전을이루고있다.앞으로몽골제국의역사를종합적으로이해하기위해서는제국이통치한영역에대한총체적연구가이루어져야하는데,일칸국훌레구를비롯한다섯명의군주(바이두제외)를다룬『일칸들의역사』와7대군주가잔칸을다룬『이슬람의제왕-가잔칸과그의시대』가그연구의질적·양적팽창을자극할것이다.

아시아최초,세계최고수준의완역
세계여러나라의연구자들은『집사』를“불멸의고전”으로칭하면서도페르시아어원본의난해함과분량의방대함때문에선뜻자국의언어로번역할수없었다.가장먼저1858년에러시아에서번역본이출간되었다.이후한세기가지나소련학자들이『부족지』를보완하여발표했고,이어서20세기말김호동교수가제1권『부족지』의역주작업을마무리할즈음에미국하버드대학교의색스턴(W.M.Thackston)교수가영역본을출간했다.지금까지도러시아어와영어로만번역되었을뿐몽골사연구의오랜전통을자랑하는일본도아직『집사』를번역하지못했다.중국에서는러시아번역본을중국어로중역하여출간했을뿐이다.
14세기초페르시아어로집필된『집사』의정확하고완벽한번역을위해서는무엇보다도좋은사본(寫本)을선택해야한다.또한투르크-몽골어휘에대한지식이풍부하고몽골제국사전반에대한깊은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이런어려움을때문에세계적으로인정받는중앙아시아사연구자인김호동교수의대장정에학계와대중의관심이집중되었다.
김호동교수는주석작업에만전을기하기위해여러사본들을대조하여만든페르시아어교감본3종을번역의저본으로삼았으며,몽골제국당시에관한여러사서를참조하고『집사』와몽골제국에대한전세계의최신연구성과까지주석에반영했다.또한투르크-몽골어에대한심도깊은이해를바탕으로페르시아어원문의어휘와문장을더욱심층적으로분석한내용을주석에밝혀서원문의난해함과모호함을독자들이쉽게읽을수있도록안내한다.
120여종의사본을비교분석하여원본을복원한『마르코폴로의동방견문록』(사계절,2000)으로고전완역의지평을연김호동교수는이번책에서더욱철두철미한준비와자세로역주에임했다.이와같은과정을통해한국어로완역된『집사』는과거낯선지역으로의흥미로운안내서이자당시의세계관을이해하는데필수불가결한사료이며,한걸음더나아가현재우리의인식과문화의지평을풍부하게넓혀주는고전번역의중요성을다시한번일깨워주는작업이라할수있다.


[주요내용]

『집사』의편찬을명한가잔칸은누구인가?

“현재아무도그런일들을알지도탐구하지도않고,조상의이름과계보그리고역사에무지한상태이다.어떻게각종족의대인들의일족과후손이자기조상이겪었던상황과그계보와이름에대하여무지하고무심할수있단말인가.”

가잔칸(1271~1304)이일칸국의7대군주로즉위한1295년은칭기스칸이몽골을통일하고90년이흐른뒤이며,그의증조부훌레구가서아시아원정을통해훌레구울루스의기초를놓은때로부터도반세기가흐른시점이었다.처음에원정대를지휘하며서아시아에정착했던몽골의지휘관들은대부분세상을떠났고,그들의후예는조상의성과를향유하며무슬림위에군림하다가점점자신들의뿌리를잊어가고있었다.가잔칸은몽골귀족들이서로반목하면서곧잘반란을일으키는이유가역사에대한무지와몽골정체성의상실에있다고보았다.이에그들에게몽골제국의탄생과정을분명하게일깨우고조상의뿌리가자신들에게어떻게이어지고있는지인식시키려했다.또한몽골유목부족민의분권적경향을억제하고자신을중심으로국가를통합하려했다.이를위해가잔칸은‘몽골제국’의역사를집필하라고재상라시드앗딘에게명하였다.이렇게볼때『집사』는단순히‘몽골제국의역사’를기록한글이아니라,가잔칸의확고한통치목적과역사의식을바탕으로탄생한결과물이라할수있다.
가잔에이어칸에즉위한울제이투는몽골족의역사적뿌리와조상의위대한업적을강조한가잔칸의의도에서한걸음더나아갔다.그는전세계의모든민족과지역을포괄하는세계제국의경영자인자신에게는그지위에걸맞은‘세계사’가필요하다고여기고『집사』제2부(세계각민족들의역사)의확대편찬을지시했다.그러나제2부는현재일부(제2권제1편)만남아있어서그전모를알수없다.

『이슬람의제왕-가잔칸과그의시대』의의미
가잔칸은‘일칸’이라는칭호보다는‘이슬람의제왕’이라는칭호를더선호했다.그는왕좌를둘러싼권력투쟁과정에서이슬람으로의개종을단행하였다.당시상당수의몽골장병이이미이슬람으로개종한상태였기때문에,개종이자신을승리로이끌것이라는사실을잘알고있었다.‘이슬람의제왕’이라는칭호는그의집권뿐아니라서아시아통치에서도중요한‘합법성’의상징이되었다.이제몽골군주들은종교적측면에서무슬림복속민과동일한이슬람공동체의일원이되었다.
가잔은라시드앗딘을재상으로기용하여다방면에걸친개혁정책을시행하였는데,그상당수가율법(sharīah)에저촉되지않는방식으로이루어지도록했다.그의목표는무력을통해정복하고대다수의무슬림복속민을강압적으로지배하는‘유리된이교도정권’의수립이아니라,정치적합법성과종교적정당성모두를확보한정권을세우는것이었다.
그렇지만그의이슬람개종과개혁정책이곧몽골전통과의단절을의미하는것은아니다.그는오히려자신들의위대한조상인칭기스칸이어떻게제국을건설하였고증조부인훌레구가어떻게서아시아를정복하여독자적울루스를세웠는지,그과정과정당성을분명히알아야할필요가있다고생각했다.그는당시몽골의귀족자제들과병사들이자신의조상이어떤부족에속했으며어떤헌신과고난을통해제국을건설했는지를망각하고있는현실을통렬히질타했다.이처럼『집사』는‘앞으로의제국운영에서무엇보다필요한것은새로운세대의확고한역사의식’이라는가잔의의도가낳은결실이며,그런점에서가잔칸의시대가향후서아시아역사에남긴의미는매우크다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