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한의원

알래스카 한의원

$15.00
Description
출간 전 영화 판권 계약 완료!
〈로봇, 소리〉 〈여고괴담3-여우계단〉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등
다수의 영화 각본을 쓴 이소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김호연 작가(『불편한 편의점』) 추천 도서
이소영 작가는 우연히 동양의학을 접하게 되면서 몸과 마음, 병의 관계성을 탐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 문장을 떠올렸다. ‘한국에서는 치유되지 못하는 병을 가지게 된 여자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가게 된다’. 이 로그라인에서부터 시작된 소설은 주인공을 알래스카에 있는 한의원으로 데려간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겪은 뒤로 오른 팔과 손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끔찍한 통증을 얻게 된 주인공은, 여러 병원을 다닌 끝에 ‘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병명을 얻게 된다. 그러다 정확한 진단 기준도, 치료 사례도 없는 이 병을 완치했다는 논문을 발견하게 되는데. 웬걸, 그곳이 다름 아닌 알래스카에 있는 한인 한의원이다. 주인공은 그길로 알래스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에 있던 직장인을 하루아침에 알래스카의 한가운데로 옮겨 놓는, 다소 황당무계하게 보일 수 있는 전개에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소영 작가만이 가진 힘이다. 눈보라가 치는 미지의 대륙, 환상적인 이야기가 벌어질 것만 같은 알래스카라는 배경에서 펼쳐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과 상처는 곧,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간 전 영화 판권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힘 역시 그 보편성과 탄탄한 스토리에 대한 믿음에 있다고 보인다.

‘알래스카는 부름을 받은 사람들만 온다’는 작품 속 대사처럼 이 소설이 당신을 부르고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기억하지 못한 상처에 대한 진맥이 시작될 것이다. 맥점을 정확히 짚으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플 수 있지만, 이곳에선 받아들여야 한다. 『알래스카 한의원』은 고통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우리에게 함께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자고 손 내미는 이야기다.
_김호연(스토리텔러, 『불편한 편의점』 작가)
저자

이소영

〈화성으로간사나이〉원안으로시작해,꾸준히영화각본을써왔다.개봉된작품으로는〈로봇,소리〉,〈여고괴담3-여우계단〉,〈아파트〉,〈미확인동영상-절대클릭금지〉가있다.『알래스카한의원』은소설출간이전에영화판권이계약된작품이다.수영과고양이쿠바를좋아하고,아직쓰지않은글이더좋은쪽으로이끌거라믿는편이다.

목차

알래스카한의원7
작가의말302

출판사 서평

흡입력있는전개와반전을거듭하는속도감,
한편의로드무비처럼알래스카에서의여정이
눈앞에서생생하게펼쳐진다

『알래스카한의원』은오랜시간각본을써온작가의첫장편소설인만큼,입체감있는등장인물과순식간에독자들을이야기속으로끌어당기는흡입력있는전개로반전의반전을거듭하며이야기가진행된다.독자들은한국에서알래스카로,다시알래스카이곳저곳,호머,앵커리지,스워드로이동하며한편의로드무비처럼생생하게펼쳐지는이야기를만날수있다.원인을알수없는통증을치료하기위해알래스카로떠나게된이지와알래스카한의원의고담의사,한의원아래층에서화원을운영하는리토,한인민박픽업트럭을운전하는핌과쿠바모텔프런트에서일하는캐롤라인,미시즈정그리고시차유령까지….이지는오른팔을치료하러떠난알래스카에서예기치못한질문과인물들을만나게되는데.과연이지는오른팔에붙은유령을떼어내는과정에서어떤진실과마주하게되는걸까?

오른팔에붙은유령을떼어내기위해떠난여정에서
잊었던과거의시간이되살아나기시작했다

이지는가벼운교통사고를겪은뒤로오른손과팔에끔찍한통증을느끼기시작한다.결국마우스조차쥘수없는상태가되어일까지그만두지만,어느병원을가도단순타박상이라는이야기만한다.병원비로얼마를썼을까,가늠할수없을때쯤에야병명이선고되었다.바로‘복합통증증후군’.이지는드디어병명을알았다는안도와동시에더한좌절감을맛보게된다.이름도생소한이병은정확한원인도,제대로된치료사례도없다는것.
이지는간절한마음으로‘복합통증증후군치유모임’에찾아간다.그곳에서헬로키티인형탈을쓴소녀로부터놀라운정보를듣게되는데,바로치료사례가적힌논문이있다는것.이지는소녀의말대로‘알래스카에있는한의원에서복합통증증후군이완치되었다’는내용의논문을발견하고,다시모임에나간다.그러나모두들그논문이거짓이라고말하고,이정보를처음알려준소녀역시모습을보이지않는데….이지는논문속‘완치’의정체를직접확인하기위해,더불어이무모한여정끝에어떻게든알게될진실을위해,알래스카한의원이있는호머로향하게된다.

알래스카까지가지고온동화책속마지막문장,
“시차유령은또어떤아이를먹으러갔을까요?”

이지는알래스카한의원의고담의사에게치료를받으면서,그동안다른병원에서는한번도들어본적없는질문을받는다.“교통사고가일어난날무슨일이있었죠?”사고전후를기점으로있었던일을모두적어보라는고담의말앞에서,이지는처음으로그날을돌아보게되는데.사고가난날은평소와다름없던하루였다.다만조금다른점이라면,서점에서『시차유령』이라는동화책을산것그리고무엇에이끌리듯그동화책을알래스카까지가지고오게되었다는것.이지자신조차특별하게여기지않았던일이었지만,고담은동화책과자동차사고를연결짓기시작한다.이지는동화책속마지막문장을가만히들여다본다.“시차유령은또어떤아이를먹으러갔을까요?”순간오른손가락에서부터통증이몰려오기시작한다.동화책속내용을따라가기시작하면서,이지는점점잊고있던과거의기억을떠올리기시작하는데.과연이지의오른팔속세포가기억하는아픔과동화책사이에는어떤연관성이있는걸까?독자들이이연관성을찾아가면서부터이야기는이전과는다른분위기,다른속도를띠기시작할것이다.

어쩌면이야기가삶을치유할수도있다고
속삭이는추운곳에서온따뜻한이야기

처음앵커리지공항에도착해이지가발견한피켓에는‘Welcome,Easy!’라고적혀있다.영문이름Izy가아닌‘쉽다’는뜻의Easy라고적힌걸보면서,이지는살짝긴장이풀린다.한국에서원인을알수없는통증을달고앵커리지공항으로오기까지이지는너무나복잡한마음들을안고왔는데,막상Easy라고불리니모든일이쉽게풀릴것만같다.하지만이장면은이야기의복선이랄지,중요하게눈여겨봐야할장치같은것은아니다.다만같은발음이지만다른의미로의전환이라는점에서,작품초반의이지와후반의이지는분명다른사람으로존재하게될것이라는점에서눈에띄는장면이된다.
작품속에서이지는인생의여정에서갑작스레길을잃는인물이다.예기치못한사고로건강을잃고,잘다니던직장을그만두고,홀로알래스카로떠나게된다.알래스카한의원만찾아가면다끝날것같던이야기는치료가시작되면서부터새롭게시작된다.이지는오른팔과손의통증,『시차유령』을쓴동화작가의정체를파헤쳐나가면서서서히잊었던기억의조각들을하나씩떠올리는데.통증의원인에다가갈수록더끔찍한고통이기다리고있다는걸알면서도,이지는홀로그기억속으로한걸음한걸음걸어들어간다.다시는그기억을외면하지않겠다고다짐하면서.
현실에서우리역시누구나,언제라도,이지처럼흔들리고,주저하고,외롭고,막막하지만이여정을멈출수없어뚜벅뚜벅걸어나간다.자신의인생전부를걸고알래스카로떠나간이지처럼우리에게도온몸으로인생을마주할용기가이미있을지도모른다.더불어알래스카에서만난인연들이이지에게그랬던것처럼,돌아보면우리역시혼자가아닐지도모른다.삶에지쳐마음껏헤매고싶은사람들에게이지의용기를전하고싶다.

책속에서

영영돌아갈수없는세상일지라도마지막으로누군가의목소리를듣고싶어하진않았을까.
문득이지는허공속에떠도는아무에게나무전을쳐서말하고싶었다.
‘나여기있습니다.’_130p

분명셔터누르는소리였다.이지는이소리를안다.사진기를감싼손바닥의촉감을기억한다.이지는그소리에귀를기울였다.여러번미세하게들렸다.하지만아무리주위를둘려봐도사람은보이지않았다.이지가먼저소리쳤다.
“나여기있습니다!”_217p

서울오피스텔은얼음장처럼차가웠다.이지는방바닥에몸을누였다.차가운기운이온몸을휘감아여전히알래스카에있는거같았다.안도가되었다._297p

알래스카의깊은밤,한치앞도모르는눈보라속에서고담은저너머를바라보았다.경계를넘으면아득한오지였다.어쩌면돌아오지못할거라는예감이들었다.휘몰아치는눈발속으로한걸음더걸어갔다.발자국이눈발에날려사라졌다.그때이지의목소리가들렸다.그순간허공을압도하는오로라가……분홍빛,초록빛으로뒤엉켜흔들리고있었다.송신탑에서날아오는영혼의춤같았다.그리고분명하게알게되었다.
저목소리가들리는쪽으로돌아가고싶다고._3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