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16.80
Description
그리웠다, 이 분위기!
B급 감성과 지적 재미로 중무장한 독서 중독자들의 화려한 귀환
‘B급 감성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지적 인문주의의 대향연’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책 읽기의 매력을 강렬하게 선사한 만화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독자들에게 회자되며 SNS 추천도서, 도서관 인기대출도서로 자리 잡은 이 책은 독서인들에게는 열렬한 지지와 공감을 안겨주고, 비독서인들에게는 책 읽기에 대한 진입 장벽을 없애주는 좋은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이창현(글), 유희(그림) 작가가 연재가 아닌, 단행본 작업만을 위해 오랜 시간 공들인 두 번째 권은 흑백 라인으로 작업해 그림의 밀도를 높이고, 좀 더 친절하고 보편적인 내용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사회 부적응의 아우라가 다소 느껴지는 ‘독서 클럽’은 몇몇 회원이 교체된 뒤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존 회원 사자, 고슬링, 슈, 로렌스와 다시 나오게 된 경찰 그리고 독서 모임에 합류한 신입 회원 사서에 사스콰치까지…. 회원들의 독서에 대한 지나친 애정과 집착, 허세는 여전하다. B급 감성과 지적 재미로 독서인과 비독서인 모두를 사로잡은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과 함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서 클럽의 회원이 되어 모임의 분위기를 만끽해보자.

저자

이창현

만화가,대표작으로『에이스하이』,『빅토리아처럼감아차라』가있다.

목차

01 중생대는문외한이라
02 검은백조이론
03 떠날것인가남을것인가
04 흑맥주와제텔카스텐
05 도란도란
06 거장처럼써라
07 핏빛조류
08 사자우리
09 IfYouMeetMr.Good
10 길잃고저주받은자들
11 히말라야갈수없네
12 나만재밌는거아니지?
13 사서는전자책을꿈꾸는가
14 FreiAberEinsam
15 추운나라에서돌아온작가
알아둬도쓸덴없는작가주석
독서중독자들의독서리스트

출판사 서평

익명의독서중독자들이돌아왔다
2018년12월에나와‘책읽기’와독서인에관한B급감성과지적인문주의교양으로큰사랑을받은『익명의독서중독자들』이두번째권으로돌아왔다.“자기개발은자위행위일뿐자기파괴만이정답”이라는슬로건을내건독서클럽의독서모임이여전히건재함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회원들의구성에는약간의변동이있다.문화센터에서공연한셰익스피어의<멕베스>를마지막으로사라진‘예티’자리에는영장류내지는신비동물학영역에속하는‘사스콰치’가앉아있다.‘선생’은정체가드러나다시병원에감금되었고,‘경찰’은위장잠복근무를마치고시골마을로전근을간상태.기존회원인축구광팬‘사자’와카페를운영하며기타를연주하는‘고슬링’,스파이로활약하다퇴사후비망록을쓰고있는‘슈’,그리고회원들의냉소에도굴하지않고모임에서신작소설을발표하는‘로렌스’가뿜어내는책에대한과한사랑과집착은여전하다.여기에책에관한애정이라면결코뒤지지않는신입회원이등장한다.클럽에서는‘다크섹시’로통하는도서관사서백설기이다.

그리웠다이분위기!
『익명의독서중독자들』1권은강유원작가의『책과세계』로시작한다.“사자가위장에탈이나면풀을먹듯이병든인간만이책을읽는다.”라는문장에독자모두가공감했고,독서클럽의회원들은이를증명이라도하듯사회부적응의아우라를풍기며책과관련한자신들의확고한취향을보여준바있다.2권은일종의독서중독자가테스트로시작한다.

_______은/는처음부터책만파고드는아이였다.(…)결과적으로_____은/는지적이지만소심하고성미가급하고예민한사람,생각과고민이많으며어휘력이풍부하지만누구에게도전혀도움이되지않는사람으로성장했다.

지금입가에흡족한미소가번졌다면당신은독서중독자입니다.(3쪽)

이언샌섬의『도서관책도난사건』에서가져온이문장역시책을좋아하는사람이라면박장대소하며반길것이다.2권에서는도서관과사서가독서중독자들의세계와연결된다.1권에서도도서관은독서중독자들이애정하는공간으로등장한바있다.책으로만접한‘세계에서가장아름다운도서관’에대해이야기한다거나,범인검거라는결정적인순간에도서관연체안내문자를받고‘도서관우수회원에게연체란없다’란없다며범인뒤를쫓는대신바로도서관으로향한다거나,‘근처에도서관이없다면사람살곳이아니라며이사를가라’는유명한밈을생성하기도했다.이번엔그런공간에서일하는사서의일상을생생하게느낄수있다.

아무도책을읽지않는집안에서혼자책을좋아했다.독서에재미를못붙인집에책이늘어날까닭이없으니별수없이같은책을반복해읽었다.어느날집근처도서관의존재를알게된뒤로새로운삶이시작됐다.(8-9쪽)

책과도서관을인생주제어로생각하고,학생때는집-학교-집,사서가되어서는집-도서관-집의생활패턴을유지하며공공도서관사서로일하는백설기는책이좋아도서관사서가되었다.하지만사서의업무란‘사서고생’그자체임을실감하며지내고있다.그중에서도가장고난도의업무는바로포스터디자인.도서관게시판에붙일포스터를고민하던그에게동료사서가가져다준문화센터‘독서클럽’회원모집전단지는충격으로다가온다.

그냥도서관을이용하던시절이좋았지.지금은책에둘러싸여있지만근무시간에읽을순없고…
퇴근하면쓰러지고.도서관이직장이되고부터독서량이줄었어.책이좋아사서가됐는데…(21쪽)

사서,작가,편집자,서점인등책과관련된직업을가졌거나책을좋아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공감할백설기의고민.독서모임을기획하고지원한적은많아도직접독서모임에참여해본적없는그는급기야독서클럽의회원이되기로한다.그리고문화센터독서모임방문을여는순간독자들이그토록그리워했던장면이새롭게재생된다.

독서덕후들의확고하고복잡한책이야기
알코올중독치유모임‘익명의알코올중독자들’처럼직업이나이름은모른채운영되는독서모임의특성상백설기는자신의예명을‘다크섹시’로정하고,회원들과인사를나눈다.진행자사자는책의한대목을낭독하는것으로신입회원을환영한다.

책은인간과는달리,마음을짓누르거나수다를떨거나떼어버리기어렵지가않다.책은불러내지않으면다가오지않는다.마음내키는대로이책이나저책을집어들수있다.책은넘쳐나지만,모두가읽지는않는다.(…)(35쪽,슈테판츠바이크,『위로하는정신』)

독서중독자들모두가감동하는중에사서백설기는혼자초조해하며한국십진분류법에따라청구기호를매기고서가위치까지추정해보는등강박에가까운직업병증상을보인다.이때쯤이면독자들은사서역시사회부적응의아우라를풍기는독서중독자임을확인하고묘한안도감을느끼게된다.사서는사스콰치가추천한로렌스의“욕망의동토”를도서관자료실공간확보를위해이용빈도가낮거나오래된책을보관하는‘보존서고’로옮겨버리기도한다.
사자는자신이좋아하는작가존르카레의별세소식으로상심에빠져있지만축구이야기만나오면과몰입상태로변하기도하고독서클럽회원들과“복잡하고확고하고제각각인”독서취향을내세우며분위기를이끌어간다.바이커갱단잠입수사를맡으면서다시독서모임에나오게된경찰은관련책을찾으려고도서관을찾았다가“클럽에선다크섹시로통한다”는사서의인사를받게된다.
‘완독할필요없다,독서중독자들은베스트셀러에냉담하다’등독서중독자들이알려주는책읽기에관한유용한팁은2권에서도이어진다.재출간되는책은실패확률이적다거나읽고싶은부분부터읽는다,책에메모하는방법같은.전문가인터뷰영상에서배경으로책장이나오면무슨책이꽂혀있나보느라고인터뷰내용은신경도안쓰고,골치아픈일이생기면책을읽거나책을정리하는등책으로스트레스를풀고,독서중독자들이가짜뉴스에절대넘어가지않는이유등독서중독자들의생활습관도모두의마음을설레게한다.

글쓰기비법과창작의고통
2권에서는책을읽는경험을넘어글을쓰는사람의마음까지세심하게담아냈다.‘아구탕과디저트’가게를운영하며파티시에이자쇼콜라티에로일하는슈는스파이일을접고비망록을쓰기로결심한다.고급스러운‘오로라’만년필로제목쓰는데까지는성공했지만자꾸딴생각에빠지거나참고할만한책을읽다가그책에완전몰입해몇달째제목만쓰는생활을하고있다.
창작자의고통과기쁨을가장잘보여주는캐릭터는로렌스다.“냉동과해동사이Blau”로신인문학상을받은이후작품활동을못하고있는그는작법서에나와있는위대한작가들의조언을열심히따르지만‘그분’은좀처럼오지를않는다.

그래.의외로많은소설가들이플롯에집착하지말라고조언했어.인물을만들고그들이뛰어놀무대만마련해주면나머지는인물이알아서펼쳐나갈거라고.
흠,내가설정한인물은…
좋아.이제전차경기장이라는무대만세팅해주면…

아무일도안일어나잖아!(180~183쪽)

B급감성과지적재미로즐기는건강한개그만화
마지막엔역시나대반전이일어난다.로렌스는작가로대성공을거두고,갑작스러운예티의등장으로사스콰치와의관계가드러난다.모임을통해로맨스로발전하는회원들도있다.물론단행본에서만볼수있는보너스에피소드도빼놓을수없다.자기개발서를읽는다는이유로모임에서쫓겨나모두의연민을산‘노마드’와정신병원에감금된‘선생’은짧은등장만으로도강렬한인상을남길것이다.‘알아둬도쓸덴없는작가주석’은작품의이해에깊이를더해주고,‘독서중독자들의독서리스트’역시훑어보는것만으로도회원들의책장을엿보는기분이들게한다.『익명의독서중독자들』과함께건강하고유쾌한책의세계에흠뻑빠져보자.

책속문장

책을좋아합니다.읽는것도좋지만…보는것도좋아요.이쁜표지에끌리기도하고…어느땐심플한표지에반하기도하고…서가에나란히꽂힌문고본을보면안정감이들기도해요.(30-31쪽)

사람들은묻곤하지.대체산에왜오르냐고.나는그런질문자체가성립될수없다고생각해.숨을왜쉬는지묻는사람은없잖아.독서가에게책을왜읽느냐는질문이의미없듯.(166쪽)

그래.슬퍼할것도동요할것도없어.작가에게는끝이있지만책은계속나오는거니까.(232-233쪽)

추천사

나는2018년부터지금까지시간차를두고이정통파개그만화를다섯번쯤정독했는데그때마다매번계속웃는다.심지어웃음의순도가높다는게이책의정말큰장점이다.인문사회과학서의근엄하고오롯한세계로부터이런정도의농담을끄집어낼수있다니가히천재의영역이고말이다.-김용언,<미스테리아>편집장

책이라는‘고급’소재의개그만화라는점도신선하지만더미묘한재미는이작품이독서중독자들을칭찬하는것인지,공격하는것인지모호하다는점이다.책에대한자부심으로똘똘뭉쳐있지만,중독자들은사실친구도없고,성실한납세자도못되는사회부적응자냄새를솔솔풍긴다.그럼에도이런독서모임이있다면꼭참여하고싶을정도로매력이있다.-박성표,〈월간그래픽노블〉전편집장